지승호, 더 인터뷰 - 인터뷰의 재발견
지승호 지음 / 비아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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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의 인터뷰집은 특별한 기획 같았는데, 이번 책은

강준만, 이상호와는 언론 이야기를 하고,

강풀과 박순찬은 만화 이야기이며,

오지은과 한희정은 가수 이야기다.

김난도는 뭐, 이야기다.

 

가장 먼저 이상호 기자와의 인터뷰를 읽었다.

뭔가 찜찜했다.

그랬다. <다이빙 벨>을 보아야 했다.

2천원에 다운받아 밤늦도록 보았다.

다시 가슴은 1년 전 그 시린 바다로 되돌아갔다.

 

이상호의 고발뉴스.

고발은 사회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하는 거이라고 한다.(288)

 

세월호 사태에 직면하여 모든 뉴스들이 청와대발 조작된 내용을 기레기처럼 베끼고 있을 때,

이상호 기자는 혼자서 아픈 몸을 이끌고 유가족과 함께 했다.

제 돈 몇 억 들여서 장비를 싣고 온 이종인 알파잠수 대표의 눈물...

그 투박한 바다 사나이의 눈물은 분노가 아닌, 애정의 정수로 흐르는 눈물이었다.

 

과거에 아이들 학교 보내기 위해서 송아지를 팔면

어미 소가 그렇게 울었대요.

몇 날 며칠을 운다고 해요.

그런데 아무도 그 어미 소가 재수 없이 운다고 얘기 안 한대요.

몰래 와서 여물을 쑤어 주고 몰래 와서 쓰다듬어 주고 간다는 거예요.

자식 잃은 어미소한테도 그렇게 하는데,

자식 잃은 유가족들이 진실을 알려달라고 울부짖는데도

우리 사회는 여물을 챙겨주기보다는 돌을 던지고 있거든요.

이것은 정말 우리 사회가 우리 몸값이 소 값만도 못한 거죠.(314)

 

세월호는 자본이 살해한 사건이다.

그래서 인간 사는 세상을 위해 세월호의 진실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싸가지 없는 진보>의 강준만과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난도.

인터뷰에서도 대비된다.

 

책을 읽고서 코멘터리 해야된다는 것이 나의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 사람은 안 읽었어, 하고 느껴지면,

책에서 다 설명햇는데 왜 이러실까,

읽었는데도 그랬다면, 악의적인 것이고요.

뭔가 확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18)

 

강준만은 비판에 대해서 겸허하고 변화를 깨닫는데 반해, 김난도는 변명과 남탓으로 일관한다.

 

서울대 교수님이시니 다른 나라 말씀을 하시는군요,

하는 피드백은 댓글로 많이 붙는데,

그걸 보면 제목밖에는 읽은 것이 없구나. 그게 느껴져요. 이런 비판은 오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143)

 

교육제도에 대하여도 참 단편적이다.

 

교육제도야 바꾸기 어렵고 바꿔봐야 부작용만 나지만,

이 나라 어머니들이 생각을 바꾸면 상당히 많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157)

 

참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다.

이 나라 어머니들이 왜 그렇게 자식 교육에 올인하는지를 고민해본 일이 없는 모양이다.

국가는 아무 것도 해주지 않는 현실, 아니 갈수록 1:99의 벼랑으로 몰리는 현실에 반응한 것이 지금의 지형도다.

교육제도를 바꾸기 어려운 게 아니다. 부작용은 <사립대>에서 시작된다.

기업 문화의 사립대를 전격적으로 손봐야 하고, 국가의 기조가 비정규직 양산이라면,

어머니들은 생각을  <제 자식 살리기>에 몰두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선생님은 진영에 속하는 선생님은 아닌 것 같아요.

지나치게 정치적인 발언을 하거나 실제 정치를 하는 것도 좋은 선생님은 아닌 것 같아요.(172)

 

이런 사람이 멘토라니, 그건 아니다.

이 편향된 시대에,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1:99로 싸우는 현장에서,

나는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적 선생님이야~ 하는 말은

곧 권력자들의 앞잡이라는 웅변이나 마찬가지다.

 

교황님, 중립을 지키시죠~ 했더니,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순 없다~! 하지 않았는가.

 

그에 비하면 '장도리'의 박순찬은 명확하다.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것도 저는 정치적 편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어떤 정치 세력의 읟에 따라가기 때문에

그것도 정치적 편향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 되는 것이 당연한데,

그것을 근본적으로 방해하는 세력들이 분명 있습니다.

소수 세력들의 이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다른 이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그런 세력들이 있지 않습니까.(191)

 

중립은 없다.

중립을 가장한 무관심과 무식이 독재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이다.

 

바꿔봅시다, 엎어봅시다.

그건 이제 끝난 거 같아요.

다만 애초의 취지에 충실하게

잔잔하게 화려하게 중심에 있지는 않더라도 삶의 곁가지로 가는 그런 의미로서의 작업,(72)

 

강준만의 '인물과 사상'이 보여주는 비전이다.

과연 끝났을까?

새누리당 제2중대일 뿐인 등신같은 야당밖에 없다고, 과연 바꿀 수 없을까?

광복 70년이 지나 아직도 친일 청산에 손도 못대고 있는 현실에서, 미래는 더 암담하기만 한 걸까?

 

강풀은 그림을 그리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림에서 밀린다고 하면 남은 게 뭐가 있나 생각하니 이야기더라고요.

노력해도 잘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노력해서 잘 될 수 있는 것은 놓치지 말아야 하잖아요.(85)

 

정치 현실 역시 이래야 하는 것 아닐까?

민주당 같은 썩은 집단은 과감히 버리고,

열심히 하고 있는 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세력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국민의 희망이 불타오를 수는 없을까?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는 이정희에게 앙심을 품고 정당을 해산하는 현실에서,

대안없는 선거를 반복하며 나락으로 추락하고 말아야 하는 것일까?

노력해서 잘될 수 있는 것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

 

강풀의 아버지가 목사님이신데,

무당에 귀신을 그려서 죄송하다 했더니 이렇게 말하셨다.

"너의 상상력도 하느님께서 주신 거야. 뭐 어때."

훌륭한 분이시다.

 

홍대 마녀라는 오지은의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한 마디.

 

마법처럼 모든 것이 흘러가지 않아요.

마법은 사실 착각과 사기일 수 있어요.

정말 깊은 데까지,

똑같이 깊은 지점에 가려면 정말 사전 준비를 많이 해야 되는 것 같아요.(263)

 

음악만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든,

마법처럼 흘러갈 때, 착각하면 안 된다.

사전 준비를 하고 깊이 파지 않으면, 잡을 수 있는 것도 놓치게 된다.

 

한국은 그래서 지금 후회막급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 아닌가...

 

지승호는 열심히 준비해서 인터뷰하기로 유명한 인터뷰어다.

같은 이야기를 듣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지승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인터뷰다.

그의 최고의 명작은 <나는 꼼수다>가 아니겠는가?

 

유시민이, 노회찬이, 심상정이, 박원순이, 이재명이, 그리고 많은 진보 교육감들이 품었던 꿈을,

지승호가 인터뷰하여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다면,

그의 그림자같은 작업 역시

아무 음도 내지 않지만 마에스트로가 되는 지휘자 역할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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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5-06-17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7) 인용하신 김난도 글을 보니 이 나라의 `어머니`로서 욱~~!하는데요? 무슨 박근혜같은 말씀이신지....

글샘 2015-06-17 23:05   좋아요 0 | URL
박그네가튼 ㅋ 그게 심한 욕도 되는군요. 김난도는 관심 없는데 자꾸 보여서 본의아니게 까게되네요.
 
역사 ⓔ 3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3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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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지식채널은 획기적인 기획이었다.

김진혁 피디는 '광우병' 사태때 '17년 후'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결국 친일파를 기획한 프로그램을 만들다 ebs를 나오고 만다.

 

5분 안에 풍부한 화면과 자료를 녹여

최대한 언어는 줄이고,

이미지적 전달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으로,

역사 채널 역시 그런 기법을 배운 책이다.

 

정성껏 기도를 올리고 있지만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외방의 각 마을과

인접한 여러 고을로 번지고 있습니다.(168)

 

호열자(콜레라)에 대한 평안 감사의 장계다.

작금의 사태가 떠올라 인간의 나약함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역사 속에서 배우지 못하는 자들은 미래를 잘 살기 힘들다.

 

역사 속 사람들을 만나노라면,

그 시대나 지금이나 삶이란 것의 본질은 같다.

시시한 속에서 웃고 즐기며 애환을 넘기는 것이다.

 

어느 날

당시 인기 소설이던

임경업전을 읽어주던 전기수

소설 속 장군이

살해되는 대목에 이르자

청중 중 하나가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입에 거품을 물고서는 담배 써는 칼로

책읽던 사람을 찔러 죽였다.

 

전기수의 책읽기 비법.

1. 읊조리듯 노래하듯 읽어라.

2. 가슴으로 외워라.

3. 눈길, 표정, 자세를 청중에게 맞춰라.

4. 이야기가 고조되는 부분에서 잠시 멈춰라.(331)

 

이런 재미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어 좋다.

풍부한 읽을 거리들도 가득하다.

관심있는 분야로 확산적 독서를 하기 좋은 책.

 

 

 

 

 

고칠 곳...

241. 월급쟁이 헛바람 내는 토산(한국만의) 크리스마스 이브... 여기서 토산 土産은... 일본어 '오미야게'다. 선물이란 뜻이다. 한국적이란 말과는 관계없다.

 

371. 야뇌 백동수... 전설적인 무사... '굶주린 야수'라는 뜻의 '야뇌 也餒'라고 적혀 있는데, '野餒'가 맞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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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의 세계사 -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마녀사냥들
정찬일 지음 / 양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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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식은 달나라를 오가며 인공위성을 통하여 순식간에 지구 반대편에 메일도 보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과연... 인간은 지혜로운가?


인류는 이성이 소통하는 방향으로 진보해 왔다는 생각이 우세하지만,

전혀 그러하지 않은 면도 많다.

 

힘을 가진 자들의 우격다짐이 모든 이성을 마비시키는 장면을 보면,

암컷을 위해 일대일로 들이받는 동물보다 하나도 잘나지 못한 종족이다.
아니, 그것이 오히려 이유있는 전쟁인 셈이다.

 

이 책에는 <집단 광기에 휩쓸린 보통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하다.

소크라테스, 로마화재로 몰린 기독교, 병자호란 후의 환향녀들, 마녀사냥, 드레퓌스 사건, 관동대지진 학살, 매카시즘, 홍위병, 크메르 루주, 르완다의 학살들에 대하여 쓰고 있다.

 

제가 유죄선고를 받는다면 그것은 많은 사람의 편견과 악의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앞으로도 일어날 것입니다.
제 소송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소크라테스의 변명 중)

 

소크라테스가 예언했듯, 인류는 끝없는 편견과 악의로 ‘이방인’을 창출했다.

다수의 결정은 언제나 옳을까?


플라톤이 주장한 ‘소수의 철인’이 지배하는 정치는 곧 스승의 무덤에 바치는 헌사(43)

 

인간의 오류는 반복된다.
그리고 그 이방인의 창출에는 반드시 소수의 권력자와 그들을 따르는 다수의 어리석은 군중이 있어왔다.

 

마녀사냥에 성공하려면 아무리 전제국가라도
권력자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동의하는 다수의 존재가 마녀사냥의 성패를 결정짓는 열쇠.(73)

환속한 지 1년 만에 죽은 여성은 1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104)


조선은 이렇게 잔인한 나라였다.
전쟁을 부른 것은 부패한 관료들이 추대한 ‘인조’ 임금이었거늘, 그 피해는 늘 힘없는 백성의 몫이었다.

 

마녀사냥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절대적인 것처럼 설파되는 이념이나 사고는
어느 시대를 살더라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는 점.(130)

 

정부는 늘 언론을 통제하려 든다.
마녀사냥을 위해서다.

 

지난 토요일, 지승호의 인터뷰를 읽다가 이상호 감독의 ‘다이빙벨’을 다운받아 보았다.
눈물이 흘렀다.
통제된 진실은 그렇게 울었다.
슬퍼서 울었고, 비참해서 울었다.
그 투박한 바다 사나이 이종인 씨가 눈물흘릴 때, 같이 울었다.

 

마녀사냥은 흔히 지식인을 겨냥한다.
소크라테스와 같은 이유다.
진실을 이야기하려 하기 때문.

 

통제된 방송은 박원순 시장이 국가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외친다.
대통령께서는 인기 몰이 중이란다.


손바닥으로 가려도, 하늘이 다 가려지진 않는다.

 

어느 날, 진실은 그렇게 부패된 가스와 함께 수면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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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치킨전 -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 따비 음식학 1
정은정 지음 / 따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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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종류로 보면 '튀기거나 굽거나'다.

여기서 치킨은 닭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다.

끓이거나 볶는 것은 '닭이라 부른다. 닭갈비, 닭백숙, 닭도리탕

튀기거나 구웠을 때 비로소 닭은 치킨으로 와서 우리에게 치느님이 된다.(94)

 

한국에서 '치킨'이란 것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통닭이나 백숙에서 치킨이 되기까지의 현대사 속의 이야기도 담겨 있고,

치킨의 홍보 이야기나, 그 치열한 영업 이야기,

그리고 하림의 양계 풍토까지 치열하게 조사했다.

 

한국의 현대사가 당연히 반영되어 있고,

정치적, 경제적 패권의 흐름이 적용되고 있다.

재미도 있지만, 자료를 어떻게 분석하면 이야기책이 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IMF 이후 한국의 자영업의 판도를 지배하는 치킨집,

<사장이라 쓰고 노동자라 읽는다>는 현실의 씁쓸함은 고통이다.

 

2010 기준 자영업자의 비중은 30%에 육박하고

이는 OECD 국가 중 두번째로 높지만 해결책은 묘연하다.(128)

 

배달의 민족, 배달의 기수가 나르는 가장 큰 품목이 '치킨'인 것은 물론이고,

<불금엔 치맥>이라는 공식까지 어울려 치킨 시장을 둘러싼 권력다툼 사이의 새우등 터지기는

고쳐질 비전이 없다.

 

후라이드 치킨의 기름 맛을 즐기고 싶지만 그 느끼함은 견딜 수 없는 한국 사람들이 '치맥'을 만들어 냈다.(231)

 

통큰 치킨이라든지,

조류 독감이라든지,

조류 독감에 닭을 매몰할 때 사료까지도 매몰한다는 아이러니.

차라리 조류독감이 낫다...는 슬픈 현실...

 

특정한 한 소재를 들입다 판 것인데도, 사회의 변화와 역사가 반영되어있다.

훌륭한 글쓰기 태도이고, 재미있는 읽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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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행복한 여행
신은미 지음 / 네잎클로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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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평가원 모의고사일이다.

메르스로 휴교하는 지역 아이들은 어쩌고 있나 걱정이다.

 

감독을 하고 나오는데 한 녀석이 지나가다가,

'이 책은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책이라던데요~ 읽어도 돼요?' 한다.

아주 똑똑한 녀석이고 머리좋은 녀석이다. 그러니 그런 소리도 듣고 기억을 해 둔다.

 

책을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책>이라고 날조된 현실.

그것은 가보지도 않고 <비인간적인 공산당이 민중을 착취하는 전쟁에 혈안된 공포 국가> 북한을 아주 잘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통념과 흡사하다.

 

아줌마는 아줌마다.

1권에서 만난 수양딸을 만나러 다시 북한으로 가다니...

수양딸 설경이를 만나러 갔다가 불시에 고위 관료를 만난다.

긴장한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굉장한 선물.

바로 만날 수 없는 수양딸을 만나게 해주고, 정 선생의 소망인 계순희 선수도 만나게 해준 것이다.

무뚝뚝한 관료들이 주는 이런 폭탄 선물은 말 그대로 감동이다.

 

신 선생님 책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내용이 잘못돼 있긴 하지만 조국에 대해 잘 모르고

또 외부이 시선으로 보아 그런 게니 리해합니다.

진정한 동포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91)

 

유홍준의 답사기를 읽을 때는, 미리 계획된 것도 바뀌고 하는 것때문에 갑갑한 면도 있었으나,

그 당시가 얼마나 유화 국면이었던가를 알게 한다.

금강산 여행도 가고 하던 평화롭던 시대가 있었거늘...

 

아무런 권한도 능력도 없으면서 북의 원점을 파괴하겠다고 공갈치는 남한 관료의 말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고 협박하는 북한 대표의 말도 모두 다 알맹이 없는 수사나 호기에 불과할 뿐이고,

하루하루를 허덕이며 살기 바쁜 국민들을 인질삼아

작금의 현실을 정치적으로 이용만 할 뿐이다.

그들은 막상 전쟁에 자신들의 목숨을 담보로 할 만한 의지도 없는 허풍쟁이들이며,

그럴 만한 배짱도 없는 졸장부들이다.(113)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은 이회창의 군대 안 간 큰 아들이다.

그 사건만 아니었으면 150% 이회창이 당선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남한에서 군대 문제는 민감한데,

메르스 와중에도 총리 후보의 군대 면제 문제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다.

피부병이라고 확진나기도 전에 면제라니.. ㅋㅋ <허풍쟁이>고 <졸장부들>임에 분명하다.

 

좌빨, 수꼴, 종북, 반북 같은 논할 가치도 없는 무개념 단어들을 남발하지 말자.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마음으로 통일은 논하자.(132)

 

이런 용어는 어떻게 보면 정부에서 나온 통일 교육 개념서같지 않은가?

그러나... 현실에서는 친일파가 그대로 둔갑한 자유당의 후예들이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하여 빨갱이, 종북을 울궈먹는 것이 이 땅의 비극이다.

 

시절만 잘 만났으면, 중고생 권장 도서 목록 1번에 들었어야 할 책이다.

음악을 한 평범한 아줌마 치고는 글솜씨도 빼어나고 표현력도 뛰어나다.

북한은 그저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관찰한 것이다.

 

네덜란드 관광객과의 대화

네덜 : "북한 사람들이 이렇게 희희낙락할 수 있다니 믿을 수 없어요.

사진에서 북한 사람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내가 북한에 오기 전 매스컴에서 본 북한은 커다란 광장에서 군사 퍼레이드나 하고

비참한 어린이들이 진흙탕 위에서 구걸이나 하는 모습이었어요."

남편 : "당신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에요.

나도 내 북부 조국에 처음 오기 전까지는 그런 장면들만 봐 왔어요.

우리가 농촌을 지나면서 본 대로 

이 나라는 분명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이 사람들 보면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지 않아요?

서방에 의해 악마화된 북한의 모습에 이들이 잘못 알려져 있는 것 같아요.

네덜 : "맞아요. 지중해 연안의 호화 별장에서 흥청망청하며 잔뜩 놀고 나선 자살을 하기도 하지요."(210)

 

삶의 기준을 '가진 것'으로 따진다면 분명 북한은 못가진 나라 편이다.

그러나, <소유>가 아닌 <존재>의 가치를 따진다면, 결코 북녘 조국 역시 가볍지 않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이번 여행에서 이 아줌, 또 하나의 수양딸을 얻었다.

오지랖도 넓지만, 그게 동포 사랑의 증표 아니겠는가.

 

북한에서 제일 보기 싫어하는 장면을 많이 봤다.

여성이 무거운 짐을 등에 짊어지거나 두 손 가득 들고, 남성은 유유자적 걸어가는 모습이다.

한번은 부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짐을 잔뜩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는데 남편은 한가하게 뒤에서 담배피우며 걸어가는 모습도 보았다.

이런 현상은 평양보다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한 것 같다.

말끝마다 '봉건의 잔재'를 들먹이다가도,

남성에게 편할라 치면 슬그머니 '아름다운 우리의 풍습'이라며 덮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241)

 

날카롭다. 1권보다 더 깊은 곳이 보이는 느낌이다.

1권보다 감동이 무뎌진 부분도 있지만,

그거야 감격이 회를 거듭할수록 옅어지는 건 당연지사고,

새로운 경험에 눈뜰때마다 작가는 생각을 깊이 한다.

훌륭한 학습자다. 원래 자신의 사상을 품고 있던 사람보다 더 유능한 학습자이고 철학자다.

 

52일간

3만 5천명

군 인구의 4분의 1

남자 1만 9천 149명

여자 1만 6천 234명

 

신천박물관에 갔다 오는 날은 밥 못 먹습니다.

밥이 넘어가면 기게 조선사람이 아니지요.(263)

 

곳곳에 항일 유적지고, 특히 신천박물관은 미국의 학살에 의한 사망자를 추념하는 곳이다.

2달도 안 되는 기간에 3만 5천을 학살했다니...

한국 전쟁은 <소문없는 전쟁>이었다더니, 누구도 취재하지 않은 뒷자리에 이런 어둠이 있었다.

미군은 제주도에서도 수만 명의 학살을 자행했다. 비록 그 기념일 지정조차 미미한 가엾은 나라지만...

 

어서 조국이 통일되어야 할텐데...

한 5,6년 전까지만 해도 남조선에서 많은 동포들이 왔었습니다.

아아, 정말이지 그때는 곧 통일이 되는 줄 알았어요.(288)

 

아마 조만간 다시 금강산이나 어떻게든 관광길이 열릴 것이다.

그때는 미루지 말고 서둘러서 다녀 오리라.

역사는 반드시 밝은 쪽으로만 흘러가지는 않는 법이니까.

 

연평도 포격, 천안함 사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에 대하여도 이야기를 나눈다.

북한 사람의 생각이 오히려 합리적으로 들리는 것은, 내가 '빨갱이'여서일까?

 

수양딸 수향이는 만삭의 오마니가 되어 있고,

새로 맺은 수양딸 설향이는 눈물바람으로 이별한다.

 

오마니, 지난 열흘간 정말 행복했습니다.

외국인 관광 안내원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외국인 아닌 우리 동포를 안내했어요.

함께 지내는 내내 민족이란, 동포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291)

 

여우의 신포도처럼,

북녘의 가엾은 동포들은 세뇌되어서 저런다.

툭하면 조국이고 수령님이어서 믿을 수 없다.

남북의 간극을 결코 좁힐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외국인도 만나서 이야기 한두 마디면 금세 친해지는 것을 누구나 겪었다.

남북의 사상과 이념 차이로 인하여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없다는 분열 세력의 호도에 끌려다닐 순 없다.

 

유엔마저 폐지를 권고한다는 국가보안법.

거기 관심을 갖고 찾아보던 유튜브 영상에서,

"이 법안이 잘 돼야 인민공화국이 되지 않고 자손 만대 자유국가를 물려줄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을 본다.

그자가 신은미의 할아버지였단다.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얼마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고초를 겪는지...

우리는 수도없이 보아왔다.

그러나, 언론의 호도로 어리석은 민주당 역시 <국가보안법 철폐>에 반대하는 의원으로 가득하지 않았던가.

 

눈앞의 이익을 좇느라

대의를 놓치며 살아온 가엾은 나라의 백성들.

이제 좀 가슴 펴고

대한국민임이 자랑스럽게 살 때도 되지 않았을까?

 

남쪽 조국과 북쪽 조국이 평화롭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그나저나 낙타고기 먹었다는 그 여자는,

고열에 시달렸다는 그 여자는,

메르스를 안고 미국으로 갈 것인가?

가서 THAAD 체제를 옹호하며,

제 밥그릇을 위해 또다시 흥부의 밥그릇을 걷어차는 놀부 심보를 발휘할 것인가?

 

이런 책을 <국가보안법>으로 건다는 것이 참으로 해괴망측하지만,

뭐, 이 나라의 탄생 자체가 식민지 - 미군정 - 자유당 - 군사독재의 공화당 - 민정당 - 민자당 - 한나라당 - 빨갱이 새누리당으로(이때부터 빨갱이란 말은 안 쓰고 종북이란 말만 쓴다.)...  해괴망측이었으니...

참으로 통일로 가는 앞날이 멀고 먼 길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런 책은 더 나와야 한다.

우리는 북녘을 갈 수 없으니,

재미동포들이 더욱 가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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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심 2015-06-0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균형된 시각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참 힘든 세상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즐겁습니다. 건강 챙기시고 계속 좋은 글을 쓰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보기만 했지 답글을 단다는 게 조금 어색하고 맞춤법에 민감함(^^)을 느끼지만 답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네요...

글샘 2015-06-09 16:36   좋아요 0 | URL
이런 글들도 전혀 균형잡힌 시각이 아니지요. 가려지고 오도된 탓에 진실이 무엇인지에 접근하기는 불가능이 아닌가 싶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는 금강산 구경도 다녔듯이,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랄 뿐입니다.

2015-06-09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5-06-12 08:17   좋아요 0 | URL
네. 균형이란 이름으로 소수자를 억압하고, 중립이란 이름으로 강자의 논리를 주입하는 꼴을 우린 많이 봐 왔죠. 불가능은 불가능이어서 아름다울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