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들의 도시 - 한국적 범죄의 탄생에서 집단 진실 은폐까지 가려진 공모자들
표창원.지승호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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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명백한 범죄자이다.

나라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한 예는 전무후무했다.

그런데 그는 아직도 대통령 자리에서 외빈들을 접대한다.

이건 나라가 아니다.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자가 되었다.

그는 막말의 일인자라고 한다.

백년 전의 KKK와 같은 주장을 하기도 한단다.

그가 당선되자 '당신은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난리라 한다.

그런 미국을 걱정할 때인가?

 

나는 미국이란 나라는 적어도,

시스템이 안정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트럼프가 전쟁이나 외교적 분쟁을 개인차원에서 부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한국은 어땠는가?

이승만이 자국민을 학살한 예까지 갈 것도 없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의 정당을 무당이 해산했단다.

일설에 의하면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을 막기 위해 세월호를 가라앉히고,

국정원이 깊이 개입해서 덮고, 그 동안 대통령을 재웠다 한다. 어디까지나 낭설들이지만...

국민의 세금을 수조원 더 거두고, 누군가는 그걸 외국으로 도피시켰다.

이런 것은 박근혜나 최순실의 문제가 아니다.

나쁜 개인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것은, 시스템이 모두 공조해서 자기의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2013년에 쓴 책이다.

세월호와 국정농단에 대하여 전혀 모르던 시기의 표창원이다.

다만 국정원의 선거부정에 대하여 분개한 표창원이 국회로 들어가게 된 사연,

그리고 한국 경찰의 무기력함에 대하여 쓴 책이다.

재미있는 프로파일러의 경험담보다는 한국 사회에 대한 고민이 의미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일단 정말 무식하게 대놓고 불법과 불의를 자행하던

유신이나 5공 등 과거보다는 나아졌다는 사실은 희망적이다.(446)

 

아, 정말 희망은 있는 것일까?

무당의 통치는 민주주의 전체를 짓밟았는데...

그래서 나는 분노하는 것이다.

 

저는 안 하면 안 하지

지는 싸움은 안 한다는 것이 소신이거든요.

지지 않을 수 있다. 는 계산이 섰어요.

하지만, 져도 할 수 없다.(344)

 

쉬운 싸움은 아닐 것이다.

박근혜의 무능과 범죄 행위는 명백하지만,

저들을 감옥으로 보내기까지는 오래 싸워야 하리라.

 

그가 한국의 경찰 제도가 후짐을 공부하고,

셜록 홈즈의 나라로 공부를 떠난다.

35군데의 영국 경찰서를 돌면서 공부했다는데 거기서 배운 것. 의미심장하다.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는 개인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데,

영국은 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하고, 개인은 그 안에서 자기 역할만 하면 되는게 가장 큰 차이.(87)

 

박근혜는 아몰랑이고, 최순실이 정치, 경제, 외교, 예산, 입시, 의료까지 해처먹을 수 있었건 것은,

제왕적 대통령을 보좌하는 시스템이 전무했다는 것이다.

소위 문고리(내시) 역할을 하는 것들이 권력을 휘두르는 곳에 시스템은 없다.

 

지금 미국 걱정할 때가 아니다.

적어도 미국 시스템은 한국보다 수천만 배는 낫다.

귀거래한 대통령을 한 명도 가지지 못한 비극의 나라.

이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시 시작할 때이다.

 

그의 유학 시절,

빨간 펜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느낀 점도 배울 점이 있다.

 

글을 잘 쓰는 게 뭐지?

글을 잘 쓰는 것은

읽는 사람이 쉽고, 편하게 읽도록 쓰는 거야.

그리고 빨간 펜으로 고쳐주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더 고급스럽게 쓰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쉽고, 간결하게 쓰는지를 말하는 것.(73)

 

지승호와의 인터뷰 초입에서 그의 주장은 요약되어 있다.

 

우리 제도와 시스템을 믿어달라는 것이 보수의 모습인데요.

우리나라는 그게 아니고, 거꾸로예요.

우리는 오히려 밑바닥 민중들이 제도 시스템을 탄탄히 받쳐주고

감내하고 인내하면서 지탱해주고 있는 거예요.

기득권층은 전부 말아먹고 있는 거구요.

가진 자들의 부도덕성, 비윤리성을 드러내고,

그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법의 심판을 받지 않는 모습을...(16)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트럼프 아니라 어떤 바보가 권력을 잡아도 돌아가는 나라를...

 

누군가는 조선 노론 300년에서 시작이 되었다 하고,

누군가는 일제 친일파들을 온존시킨 데서 시작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무너질대로 무너진 나라를 일으켜세울,

밑바닥을 친 순간이 아닐까?

 

이 이상 시스템이 붕괴될 수는 없다.

위기의 '기'라는 글자가, '기회'의 기라는 글자와 같은 글자라는 사실에 희망을 걸어 본다.

 

이 책의 표지에는 '양들이 일가를 이뤄 가족 사진'을 찍는 그림이 있다.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일지도 모른다.

아, 양들이 왜 죽었나.

침묵하다 죽었다.

이제 양들은 침묵할 수 없다.

광장에서 범죄자를 감옥으로~! 외쳐야 할 때다.

 

236. 억울한 죽음을 풀어줘야겠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민주화가 됐다, 한 사람의 인권을 챙기는 사회가 됐다는 반증인데요... 방증이다. 간접적인 증명은 '방증', 주장이 틀렸다고 반대되는 증거를 들이미는 게 '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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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 서울대 교수 조국의 "내가 공부하는 이유"
조국 지음, 류재운 정리 / 다산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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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맘에 안 든다.

원래 정의의 여신 디케는

눈을 가리거나 감고 있다.

이 책의 여인은 두눈 부릅뜨고, 아주 비싼 실크로 온몸을 감싸고 있으며,

3급 행정관의 도움이라도 받은 듯,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눈을 가리고,

평형을 잡고,

그리고 칼로 내려치는 것이 법이다.

한국의 법과 전혀 다른 상황이긴 하지만...

 

하긴, 한국의 사법은, 만인(10,000인) 앞에 평등하다고 하지 않던가.

 

조국은 왜 법의 길에서 진보를 추구하는지,

왜 사회에 참여하는 목소리를 내는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민청련의 상징은 두꺼비였다.

두꺼비는 알을 품으면 뱀을 찾아 나서 스스로 잡아먹히지만

그 알은 뱀을 자양분으로 부화해 마침내 뱀을 죽이고 수많은 두꺼비로 태어난다.(98)

 

우리가 살아온 나날의 슬픔이 담긴 말이다.

 

사회주의는 근본적이어야 한다.

근본적이라는 것은 뿌리에로 접근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뿌리는 인간이다.(112)

 

에리히 프롬의 말이란다.

조국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말이다.

지금 한국의 삶이 헬지옥으로 일컬어진 데는 과도한 자본의 세상에서 비롯하는 것이 크다.

사회주의적인 근본을 잊지 않는 자세는 그래서 중요하다.

 

정치는 표면이고 경제가 본질이죠.(125)

 

삼성 반도체의 백혈병 노동자의 죽음을 그린 '또 하나의 약속'에 나오는 말이다.

이명박근혜의 나라 말아먹기의 본질이 저것이다.

정치는 표면, 돈 먹기가 본질.

더러운 것들을 쳐내기 위해서는 근본에 더 다가서야 한다.

혁명이 필요한 때인데, 어쩌면 박근혜가 그 기회를 부여한 것인지도 모른다.

근본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시대를...

 

이 땅과 그 위에 있는 우주공간은 어떤 나라의 일부가 아니며,

어떤 기구의 관할권에도 속하지 않는다.(131)

 

버클리 대학의 진보적 학풍이 풍겨나는 글이다.

조국의 글을 읽으면, 한국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를 빙자하여 경제를 도륙낸 세력이 아직 건재하건만,

희망이란 온갖 죄악 사이에서 남아있는 판도라 상자와도 같은 것이니...

 

중용은 비겁도 만용도 아닌 '용기'이다.

중용은 현실의 부정의와 부당함을 직시하고

그것을 고쳐서 최상, 최적의 현실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행동하는 심성과 자세(166)

 

중도를 '비겁' 내지 '기회주의'로 써먹는 자들이 있다.

김무성이나 나경원처럼 박쥐같은 것들은 비겁자들이다.

중도는 그야말로 정의의 친구인 것이다.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들 속에 혼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205)

 

나도 이 니체의 말을 사랑한다.

혼돈은 춤추는 별의 바탕이다.

지금도 질서를 이야기하는 정치가가 있다.

질서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자들이다.

 

힐러리가 대선에서 패색이 짙다.

박근혜의 공문서 유출에 비하면 새발의 피 정도 잘못으로 뒤집힌 것이다.

그런 자의 입에서 경제를 걱정하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내년 예산을 어서 짜서 순실이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런 파렴치한 마음이 읽힌다.

살의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한국 사회의 이 혼돈이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기 위한 혼돈이면 좋겠다.

 

지식을 가지면

잘못된 옳은 소리를 하기 쉽다.

잘못 알고 있는 것만 고정관념이 아니다.

확실하게 아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세상에 정답이란 없다.

한가지 문제에는 무수한 해답이 있을 뿐.

이건 군사 독재가 만든 악습이다.(211)

 

질서가 좋은 것이라고 배웠고,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로 시작되는 긴 글을 외우며 살았다.

군사 독재가 '고정관념'의 국가를 부른 것이다.

 

내 작업을 돌이켜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없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 소리에 현혹됐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 목적이 결여되어 있던 때였다.(조지오웰, 244)

 

요즘 지나치게 정치적 관심사가 높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정치적 관심이 돌아보면 좋은 세상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생각도 든다.

 

조국, 우리 세대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오래 힘을 써주기 바란다.

 

고칠 곳...

 

42. 노란 벽돌 길...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니라 '오즈의 마법사'이다.

 

58. 멀리 떨어져 차갑게 바라보는 것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이는 자존심이 약하다는 반증이다. (여기서는 '방증'이 맞다. 반증은 어떤 주장에 상반되는 증거를 뜻하고, 방증은 정황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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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9 21: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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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기자 정의 사제 - 함세웅 주진우의 '속 시원한 현대사'
함세웅.주진우 지음 / 시사IN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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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역사를 살고 있다.

날마다 썩은 고름이 온 거리에 넘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다 기록되는 일이 역사다.

역사 중에서도 아주 치욕스러운 역사를 통과하고 있는 것이다.

3.1운동 저편에서는 일본 순사가 총을 들고 우리 민중을 억압했지만,

지금은 몇몇 내부자들이 자기들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서 이합집산 중이다.

 

국가의 부가 몇몇 높은 자리와 대기업에만 편중되도록 사기를 치는 이런 것을 국가라 한다면

나는 국가를 포기하고 싶다.

그러나... 어쩌랴. 이것이 모두 역사 속에 담긴 것을...

 

주진우 기자와 함세웅 신부의 강연집을 엮은 것이다.

아주 쉽게 술술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70년대의 암흑기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이야기도 있을 수 있다.

 

지금 박근혜나 새누리당이 하는 나쁜 짓을 잘 관찰해 두세요.

그리고는 미래를 상상하는 겁니다.

내가 미래에 살고 있으면 지금을 과거로 어떻게 얘기할까.

미래와 대화하는 사람이 되면 현실을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57)

 

작년에 한 이야기인데, 마치 오늘 한 이야기 같다.

역사란 그렇게 과거와의 대화이며, 나와 미래의 대화일 수 있겠다.

거저 ,공짜로 오는 미래는 없다.

 

고난의 때에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면서 때를 만들고 때를 찾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106)

 

성서 말씀이라 한다.

황지우의 시가 떠오르는 아침이다.

너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마침내, 내가 가야 한다.

그런 자세의 변화만이 세상을 바꾼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

 

우린 귀하게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시당하고 있는 거예요.

깨어나지 않으면 가장 비열한 놈들한테 지배를 당하게 되죠.

실제로 우리가 지금 개돼지로 당하고 있습니다.(119)

 

1년 전에는 지금같은 일이 터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1945년 12월 27일,

동아일보에 오보가 납니다.

미국과 소련이 남북한 정치 상황을 놓고 협상을 벌인 결과

소련이 신탁통치를 주장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실 신탁통치는 미국이 주장한 거였어요.

소련은 남조선 북조선이 함께 통일 정권을 이루면 좋겠다, 이런 입장이었고요.

그게 바로 역사적인 '동아일보 모스크바 3상회의 오보사건'이었죠.(198)

 

아, 이때부터 언론은 책임없는 오보를 써제꼈나보다.

함 신부님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부르지 않는다.

불법부정선거임이 명백한 선거를 통해 되었으므로, 그 여자로 부른다.

야당의 티격태격에 대하여는 너그럽다.

 

아이 뭐, 걱정하지 마세요.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겁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둘 다 지지하세요.(217)

 

지금 이 판국에서 그나마 믿을 수 있는 몇몇의 지도자들이 있어 다행이다.

맨 앞에서 국민과 함께 걷고 있는, 피켓을 들고 있는 이들이 있어 고맙다.

대국적인 경지에서 이 땅의 부정부패 일소에 조금이라도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날마다 그렇게 기도한다.

날마다 그렇게 바란다.

난 교회고 성당이고 싫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기도하게 된다.

 

나쁜 넘들을 제발 주님 곁으로 모시고 가라고.

그리고 제발 좀 살려 달라고...

이 백성을 살려 달라고 날마다 기도한다.

 

자기가 믿는 신념, 신앙, 믿음을 실천하는 겁니다.(251)

 

교회에 가서 나쁜 짓 한 것을 사함 받고 다시 나쁜 짓 하는 인간을 위한 교회는 필요없다.

이명박이 주일마다 교회 나간다던데, 난 그런 교회는 벌받을 거라 생각한다.

믿음이 없는 자가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니 어쩌니 정신나간 소리를 할 때,

그것은 기도가 아니라 망발에 불과하다.

 

사립학교는 망할대로 망해서 이제 죽기 직전인 곳이 많다.

이번 이대 사태도 그런 것의 표출이다.

어느 곳 하나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곳 없지만,

학교는 반드시 손봐야 한다.

사립학교는 공립으로 전환시키거나 문을 닫아야 한다.

아니면, 자기들끼리 자립하든지.

사립대가 80% 이상인 미친 나라. 학교가 사업이 되는 나라.

아이들은 원서만 쓰고 다 떨어지는 나라.

비정상을 정상화 해야 한다.

 

박근혜는 공약을 지키지 않습니다.

다 거짓말이었죠.

자격 상실입니다.

그 자체로 대통령 결격사유예요.

유럽이면 탄핵을 열 번 받았을 겁니다.

그런데도 권력을 남용하고 있으니 기가 막히지요.(265)

 

다 옳은 말이다.

<하지를 않으려면 하야를 하라>든가

<가나다라 마바사아 자차카타 파다음은? 하야>같은 풍자도 우습지만,

오죽하면 이런 세상이 왔을까, 이 세상의 욕심에 대하여 회의도 든다.

 

창세기를 신학적으로 해석할 때,

하느님이 '왜 따먹었느냐?란 질문에 주목합니다.

인간이 이 질문을 받고 책임을 지기는 커녕 핑계를 대죠.

아담은 저 여자가~

하와는 뱀이~

다시 말해,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책임이 없는 것입니다.

자유에 대해 책임이 없는 겁니다.

이것이 원죄이고 사악한 거죠.(277)

 

박근혜와 우병우, 김기춘과 그 외 많은 공인들,

그리고 최순실외 관련자들은 모두 '책임 없음'을 공표한다.

천벌을 받을 일을 해 놓고는...

 

정의가 없는 국가는 거대한 강도 집단(아우구스티누스, 신국론, 297)

 

정말 거대한 괴물을 넘어서, 강도 집단임이 명명백백히 밝혀졌다.

강도의 앞잡이들이 세수를 하고 웃는 것은 더 구역질난다.

이 파도가 어떻게 넘어갈는지에 따라 이 나라의 명운이 자맥질 할 것이다.

중요한 시점을 살고 있다.

강도 집단에 맞서는 일은, 내 가정을 지키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모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누군가 '나비효과'에 대해서 적어놓은 글을 봤다.

우연히 이런저런 일들이 터지다가, 작금의 현실에 이르렀다는.

 

뜻밖이라는 점을 신학적으로 해석하면

그것은 바로 하늘의 섭리입니다.

현실과 역사에는 언제나 뜻밖의 사건이 있습니다.

그러나 뜻밖의 사건도 엄밀하게 분석하면 필연의 결과입니다.

이를 우리는 역사적 교훈이라고도 합니다.

깨어있는 시민이 역사와 정치를 바꾼다는 정언과도 상통하는 가르침입니다.(295)

 

면면히 이어온 민주주의의 전통을

'뜻밖'의 사건으로 말미암아 다시 세워야 하는 시기임을 다들 깨닫는다.

중고생 또한 길거리로 뛰쳐나온 일은, 일찌기 없었다.

그런 면에서,

최순실의 욕심과

박근혜의 무지는 '뜻밖'의 섭리인지도 모르겠다.

 

싸우다가 힘들면,

살다가 회의가 들면,

펴들어도 좋을 책.

 

역사 속에서 위안을 받게 되는,

눈물 속에서 삶의 고비는 아주 작은 것임을 보게 하는 거시적이면서 따스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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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그린 2016-11-0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김동성 선수가 실검에 오르더군요. `그 자리 원래 김동성거에요` 어서 올림픽 영웅의 명예가 회복되길 기원합니다...

글샘 2016-11-07 23:27   좋아요 0 | URL
민주란, 정유라가 없는것이고, 공화란 최순실이 없는겁니다. 그래서 박근혜는 민주 공화의 국기를 흔든 범죄자죠.

2016-11-07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6-11-07 23:31   좋아요 1 | URL
네. 한국의 대학은 85%가 사립이어서 돈벌이죠. 사학법으로 정리해야합니다. 아이들이 줄자 이번에 이대 사태가 터진거구요. 장사해야하는데 ㅋ 손님이 없다니, 손님을 개발하다 혼난거죠. 명박그네가 괜히 촛불든게 아닙니다. 철저히 이기적인 것들이죠. 국립대를 강화하고 사립대를 정리해야는데 휴~~ 답이 안보이네요. 그나저나 아이들 대학 가는일도 전쟁인데, 나와도실업자 신세니 나라가 제대로 서는게 먼저란생각이 요즘 정말 강하게 드네요.
 
희망에 미래는 있는가 -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가는 인문학 여정
로제 폴 드루아.모니크 아틀랑 지음, 김세은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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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희망은 본래 있다고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위에 난 길과 같다.

사실 지상에는 원래 길이 없었다.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고 노무현 대통령 묘지명)

 

 

유명한 두 말 모두, 희망은 있다는 결론이다.

다만, 희망은 거저 주어지지 않고 깨어있는 시민이 되기 위하여 애써야 하고,

그 시민들이 조직적으로 힘써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 책은 프랑스인이 쓴 것인데, 희망에 대하여 학술적으로 전개하고 있어 조금은 지루하다.

그렇지만 희망에 대하여 독자를 깨어나게 한다.

요즘처럼 혼란한 시대에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다.

 

희망을 포기하고 버리려는 태도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303)

지옥에 들어가는 자들이여, 모든 희망을 버려라.(단테, 신곡, 302)

최후의 인간은 역사의 최후에 살기를 꿈꾼다.

야망도 희망도 없다.

'이래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가?'를 되풀이하고,

평온하고 행복하게 만사를 유지하려 한다.(니체, 최후의 인간, 149)

 

이 엄정한 시국에 우리반 아이가 페북에 글을 올렸다.

출처를 모르고 읽었을 때는, 아~ 아무리 가르쳐도 소용 없구나. ㅠㅜ 했는데,

아이가 쓴 것이 아니고 이완용의 말임을 알고는 안도의 숨이 나왔다.

 

 

불순한 여론을 조장하는 나쁜 언론의 주장과 같다.

독재자들의 이론과 같다.

그들의 공통점은 '희망'따위 믿지 말고, 너나 잘해~ 이다.

그들에게 금자씨의 한마디를 날려야겠다.

 

정치 지도층의 시선은 일주의 단위의 여론조사 결과에만 고정.

멀리 내다보고 장기적 전망을 구상해야할 지평선에도

차기 선거와 몇 달에 관한 계획 뿐이다.

사이비 점술가인 양, 차기에 자신이 집권하면 모든 일이 다 실현될 것처럼 호언장담(146, 희망과 행동은 하나다)

 

사이비 점술가에서 웃음이 ㅋㅋ 나왔다.

그래. 유럽도 이런데, 한국이야 어련하랴.

한 번도 제대로 국가를 굴려본 적 없는 한국이니...

한국이야말로 희망과 행동은 하나로 굴러가야 한다.

 

이 책의 시작은 역시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그 버전이 여러 가지여서 '희망은 양면성'을 가진다고 한다.

왜 모든 악이 나오는 상자(항아리)에서 마지막에 희망만이 남은 것인가...

희망 역시 죄악과 비루함의 한 종류란 말이 아닐까?

아니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져야 한단 말인가.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그 순간을 보는 것 같다.

대통령의 무능과 짝지은 마녀의 탄생,

그 마녀를 뒤에서 조종하는 <내부자들 - 언론, 검찰 내지 검찰 출신의 정치가들>과

권력의 힘에 의해 돌아가는 언론의 '프레임'과

국민의 경제를 도탄에 빠트렸음에도, 웃고 있는 대재벌들의 비상식적 성과금 놀이와,

노조를 압살하고 일용직의 죽음을 방기하는 현실과,

세월호에 빠져 죽은 삼백의 영혼들을 천도재와 연결되도록, 내지는 부정선거 막음용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국정원의 온갖 조작과 진실에 대한 호도, 조사에 대한 방해와,

여론인 양 호도하려 청와대에서 조작했을 것이 당연한 어버이집단, 엄마집단이라는

또 국정원으로 연결되는 일베라는 집단의 파렴치한 행위들을

'논란'이라고 싣는 기레기들이 추악한 방송사들, 종편사들, 신문사들...

28일 출석해도 실력이 형편없음에도 국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다른 선수들의 덕으로 종합 금메달일 뿐인 쓰레기)

이화여대에 가서 교수를 뺨치고, 부모를 욕하라고 국민을 모욕시킨,

최순실과 꼭 닮았지만 그녀의 딸인지, 그녀의 여동생(아버지가 같은)인지 알 수 없는

스무살이라는데, 아이도 낳았다는데, 얼굴은 숙녀티가 팍팍 나는 어떤 여자의 뉴스와,

취업 지옥을 뚫으려, 공부 잘하는 고교생도 자퇴하고 공시족으로 뛰어드는 헬 조선.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고, 노인 빈곤이 높고, 청소년 자살이 높고,

폐지 노인이 다니는 나라이고, 교통사고가 높고, 가장이 퇴근하지 못하는 지수가 높고,

남녀 불평등이 최대로 높고, 쓸데없는 공부에 들이는 사교육비가 높고,

결혼을 못하고, 집도 못 사고, 아이도 못 낳고, 희망도 못 가지는 N포 세대를 방출하는 나라...

 

하아......

헬 조선이라는 말에서는,

희망이 없다는 말이 담겨 있다.

 

'오디세우스'의 페넬로페를 예로 들어 희망을 간직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낮에는 베를 짜고 밤에는 풀기를 날마다 반복했다.

요컨대 그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희망의 불확실한 측면을 지키고 견뎌냈으며

이처럼 역설적인 행동을 통해 희망을 간직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호기로운 여성.(155)

 

희망은 원래 있는 것이 아니다.

의지를 가지고 행동할 때, 비로소 희망은 생길 수도 있는 가능태일 것이다.

 

다행히 썩지 않은 '참언론인' 손석희가 우리 곁에 있었고,

최순실을 몰래 들여와 마치 세월호 선장과 같이 해경 아파트에서 입을 맞추기 위해

고급 호텔에서 쉬게 하려는 권력자들에 맞서,

즉시 수사하라고 촉구하는 정의당이 있어 희망은 아직도 촛불처럼 약하게 타오르고 있음을 느낀다.

 

헬~ 로 불리우는 이 나라에,

대~한 민국이라는 자부심은 어디로 가고,

이완용이 팔아먹은 '조선'을 붙여 자조적으로 부르는 '헬 조선'에도 봄이 올 것인가?

 

나로부터 희망이 비롯되지 않고서는 다시 캄캄한 어둠과

냉혹한 겨울이, 견고한 얼음처럼 도래할 것이다.

 

상하가 모두 '곤'으로 이루어진 '곤위지' 괘의 초효가 '이상견빙지'이다.

여섯 효가 모두 '음'인데,

그 첫번째 효의 의미는 얼마나 캄캄하겠는가.

 

서리가 내리면 (장차) 단단한 얼음이 올 것이다...

가장 희망이 없는 괘의 좌절과 절망이 아닐까?

 

지금이야말로 지뢰복의 첫 효처럼,

앞으로 희망의 단초가 되는 시점이라고 마음을 다스려보아야겠다.

 

지뢰복의 초구 효사는 '머지않아 회복될 것이다'이니 희망으로서는 제격이다.

 

희망을 품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지루함을 이겨내고 읽어봄 직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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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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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oonamgod/220380397508

 

스텔라 영의 TED 영상이다.

 

나는 이 세상에 잘 살려고 왔지,

오래 살려고 온 게 아니야.(31)

문제는 우리의 장애가 아니라

장애를 바라보는 당신들의 방식(38)

 

1982-2014. 스텔라 영이 살아온 시절이다.

32세의 삶을 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부끄러웠고,

나이든 것이 마음편해졌다.

이제 겁낼 것 없이 살아야겠다.

 

니키 콰스니는 난소암을 앓고 심장마비가 오자,

동성 애인을 법적 부부로 인정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한다.

 

사망후 유산과 연금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거였다.(71)

 

그 역시 1976-2015, 39세의 나이에 죽었다.

 

바버라 아몬드는 심리학자이다.

 

행복과 불행은 능력의 적고 많음보다

의욕(욕심)의 많고 적음에 더 자주 영향을 받는다.

능력은 결핍일 때 문제가 되지만,

의욕은 과잉일 때 더 자주 말썽을 빚고,

능력은 충분할 때가 드물고, 의욕은 적당할 때가 드물다.

그 간극이 커지면 자신도 주변도 불행해진다.

모성이 놓인 자리가 거기일 것이다.(53)

 

능력과 의욕의 다다익선에 맞춰진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을 냈다.

그는 78세를 살았다.

 

에이즈 연구자 요세프 랑에.

 

가난한 이들을 죽이는 수많은 질병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은 나쁜 정부다.

나쁜 정부와 리더십 부재.(267)

 

약이 있음에도 에이즈로 죽어가고,

식량이 있음에도 기아로 죽어가는 현실.

그것이 '정부'와 '국가' 때문이라고 말해야하는 연구자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불치, 말기 환자의 스스로 죽을 권리와 조력자살 합법화.

이를 위해 투쟁한 엘리자베스 리비 윌슨도 있다.

낙태를 합법화하기 위한 노력도 했다.

 

나는 윤리적 관점에서

내 입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왜 그들은 내 생각을 짓밟으려고만 하느냐는 거다.

사람은 삶을 어떻게 끝맺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337)

 

낙태도 살인이다. 그러나, 낙태 금지로 인한 사생아의 삶과 산모의 고통은 또 무엇인가.

말기 환자의 인권에 대하여 왜 그리도 단호한가.

나는 그의 입장에 단호히 찬성한다.

 

매년 5월 26일은 호주 의회가 정한

'국가 사과의 날'이다.

호주의 백인 정부는 백인과 원주민 사이의 아이들을 강탈하여

집단시설에 수용한 뒤 결혼과 교육과 노동으로 원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탈색하고 백인화 했다.(197)

국가 유괴로 10만명의 아이들이 끌려갔고 언어와 종교와 관습과 핏줄은 '도둑맞은 세대'가 되었다.

 

2000년 시드니 월드컵을 앞두고 국가가 사과한 것이다.

국가 사죄 기금도 만들었다.

 

모르던 이름들이 죽어갔다.

그것을 보면서 작가는 유명하지 않지만,

열심히 살아갔던 이름들을 호명한다.

그들은 인간의 다양한 권리를 위해 투쟁하며 살아갔다.

 

그런 투쟁을 읽는 일은 유의미하다.

이 책은 그래서 별 열 개도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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