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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일주일 ㅣ 심리학 3부작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4년 3월
평점 :
<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의 작가 박진영의 신작.
심리학은 재미있다.
많은 학생들이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어한다.
심리학의 연구 대상이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인데, 과연 인간의 마음은 있기나 한 걸까?
그렇게 묘하니까 더 재미가 있다.
이 책은 요일의 특성에 맞게,
월요병 타파 - 자기통제력
화나지 않는 화욜 살기 - 효율적 동기 부여
중간 수욜 - 왔던 길 돌아보기, 목표 점검
불안한 목욜 - 슬럼프 극복
금욜 - 건강한 자존감
토욜 - 행복
일욜 - 행복 만들기
이런 식으로 컨텐츠를 구성하였다.
이야기도 재미있다.
다만, 실생활에서 이 마법이 얼마나 통할는지는 개인이 몫이다.
일주일은 워어어어얼 화아아아아 수우우우 모오옥 금 퇼
이런 속도로 지나간다는 우스개도 있듯,
물리적 시간이야 같겠지만, 힘든 일이 있을수록 시간이 지루하고 많은 기억을 남겨 피곤하다.
즐거운 시간은 쏜살같이 빨리 흐르게 마련이고.
개인이 정체성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나 억압이 출발선을 들쭉날쭉하게 만들 수 있다.(41)
인종 차별, 민족 차별, 지역 차별, 학벌 차별, 성 차별 등... 각종 차별이
정체성을 억압하고 부정적으로 규정한다.
한국의 결혼과 출산율이 지옥인 이유는 이것이다.
결혼하고 출산하면, 여성은 정체성이 '당당한 한 개인'에서 '아내, 엄마'로 돌아서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안다고 해서 사회가 바뀌진 않는다.
그렇지만, 이런 것을 알아야,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사람들은 똑같은 초콜릿인데도, '마지막 초콜릿'이라고 불린 초콜릿을 더 맛있어 했다.
마지막이라는 정보가 주어지는 순간,
'이제 더이상은 없어'라는 동기수준이 확 높아지기 때문.(72)
그래서 메멘토 모리, 죽음을 생각하라... 에 대한 이야기는 많다.
완벽주의는 대체로 이롭기보다 해로운 편이다.
발전 및 훌륭함을 추구하는 것과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완벽주의는 아무리 노력해도 좌절의 쓴맛을 볼 수밖에 없다.(96)
긍정적 사고는 우리로 하여금 '기회를 맞이할 준비'를,
부정적 사고는 '위험을 막을 준비'를 하게 하며,
결과적으로 둘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게 해준다.(116)
자신을 한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말들이다.
매사에 긍정적 사고만을 주입할 필요도 없고, 완벽을 기할 필요도 없다.
다만, 스스로 반성하고 돌아보는 일은 중요하다.
행복을 이야기하면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예를 든다.
고도가 대체 누군지,
실존인물이기나 한지,
왜 기다리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를 기다리며 아무 의미없는 말들을 주고받는 것.(166)
인생의 의미나 행복을 기다리는 일은 이렇게 무의미해 보인다.
삶 자체가 부조리하다.
자존감이란 사람들의 '실제 가치'를 반영한 엄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라기보다
내가 나 자신에게 내리는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171)
삶에서 객관적으로 의미있는 일은 없다.
삶은 늘 어중간한 곳에 있고, 부조리한 사이에서 주관적으로 표류한다.
그래서 삶이 어려운 것이다.
삶을 잘 산다는 것은 죽음을 피하는 것과 다르다.
즐거움은 단지 고통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지적으로 뛰어난 것 역시 멍청하지 않음이 아니다.
빛은 단지 어둠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210)
삶의 목적은 누구나 같다.
최고의 행복과 기쁨을 누리며 살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렇지만, '죽지 않고 최소한 살아는 있다'가 '잘 사는 것'은 아니듯,
최고의 삶과 최악의 삶 사이에 인간은 떠다니는 존재인 것이다.
돈만이 나를 구원해줄 수 있어.
그러기 위해서 우리 아이는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스펙을 쌓아야 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물질주의(278)
한국에는 이런 것이 만연해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민영화'에 앞장서다 보니,
막상 정부로서 해야할 일엔 뒷전이 되고 말았고, 결국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아이들마저 죽이고 말았다.
언딘과 해경이 국방부 잠수사를 막았다.
이런 뉴스를 발표하는 것이 '정부'다.
과연 이렇게 언딘을 디스하면... 정부는 책임을 면하는가? 바보들이다.
거짓은 거짓을 낳게 마련이다. 꼬리에 꼬리를 문다.
천안함 사태때는, 모든 주도권을 군에서 잡고 있었다.
도망친 선장은 승진했고, 졸지에 숨진 수병들은 뜻모를 영웅이 되었다.
모든 의혹은 통제되고 감추어졌으나...
<천안함은 좌초입니다, 신상철, 책보세, 2012>
이렇게 진실은 밝혀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물질주의 지표가 높다는 것은 다른나라 사람들보다 위협을 많이 느끼기 때문일까?
(미국 5.5, 물질이 간절히 필요한 짐바브웨 5.8, 한국 7.2 / 10점 만점)
왜 그럴까?
힌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타인이나 사회(시스템)에 대한 신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타인에 대한 신뢰, 사회적 지지 : 내가 위험할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 : 내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이 사회의 룰은 공정한가?
결국 낮은 수준의 사회적 지지도와 높은 수준의 부패,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
불안 등이 모두 한국인들의 행복 수준을 낮추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이다.(278-9)
사회적 불안이 높아 텔레비전만 틀면, 보험 들라고 난리다.
손범수, 김명민, 이순재 씨들... 보험 좀 드셨나?
시스템... 총체적으로 썩은 걸 이번에 잘 보여주고 있다.
요즘 두 사람만 모이면, 국가를 질타한다.
정부를 질타하지만, 결국 그 정부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을 반영하는 것일 뿐.
수준 높은 정보 기관의 조작으로 선거와 방송이 점령되었고,
수준 높은 경찰 기관의 폭력으로 집회,결사의 자유가 유린되었다.
총체적 난관의 반복된 결정판이 이번 세월호 침몰이다.
자, 심리적 분석은 이렇다면...
심리적 치유는... 과연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다.
매일매일이 회의적인 나날이다.
하늘마저 매일매일 비를 뿌린다. 잿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