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경에 돌아왔고, 순식간에 이곳의 분위기에 다시 흡수되었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일들이 꿈을 꾼 듯 압축되고 사라진다. 마치 방학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 ㅎㅎㅎ.....

나름 쉬었다고는 해도, 한국에는 일단 내 방이 없으니[학부생때 이미 사라짐 ㅎ...] 집에 있어도 계속 세들어 사는 느낌이다. 집에서 내가 있을 곳이 없다.... 다음에 가면 정말 서울에 단기방이라도 잡아서 자기만의 방을 확보해야겠다.

 

2. 뭔가 북경에서는 차 마시는 이야기를 계속 하게 된다.

여기선 책상에 앉는다=찻잔이 옆에 있다... 여서 그렇게 되나.

검색해보니 지난번에 쓸 때보다 현재 마시는 차 구성이 많이 바뀌었구나.

그렇다는 건 그 때 마시던 차들을 다 비웠다는 이야긴데... 대체 난 얼마나 마셔댄 걸까.

 

현재 내 책상 옆의 차 선반[...] 제일 위에 올라와 있는 차들은

정산소종, 철관음, 대홍포, 녹차, 장미화차, 우엉차가 있다.

대홍포가 두 번 분량 정도밖에 남지 않아서, 정산소종을 뜯으려고 올려놓았다.

장미화차와 우엉차는 카페인 일일섭취량을 초과하면 마시는 대용차들이다.[=매일 마신다]

이 두 가지 중 하나가 떨어지면 사둔 메밀차를 뜯을 예정이다.

녹차는 마트에서 특가로 팔길래 산 건데 의외로 맛있어서 아껴마시고 있다. 마트에서 아무거나 골라잡아도 고오급 차가 나오는 대륙 클라스 ㅠㅠ 차덕후에게는 정말 천국이라니까...

 

3. 카페인 일일섭취량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예전에 대만 친구가 준 우롱차 티백을 무심코 마셨다가 심장이 엄청나게 뛰기 시작했다.

이대로 밖에 나가면 처음 본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할 것 같아서 우엉차를 계속 마셔 희석(?)시키고 잠자코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그날을 꼬박 지새웠지.

 

이 이야기를 쓰고 나서 역시 대용차를 한 종류 더 구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대용차를 구매하기 위해 윗 문단이 생각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뭐 사지.

국화차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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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fr 2019-09-04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화차를 검색하다가 문득 이소의 夕餐秋菊之落英이란 구절이 떠올랐다. 그렇죠 가을엔 국화죠 굴원님 뭘 좀 아시네요.
 

11.11 구매목록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200g

아쌈 200g

실론 200g

얼그레이 200g

 

...

차마시는 하마도 아니고 이게 뭐람.

중국의 11월 11일은 대부분의 쇼핑몰에서 대규모 할인을 하기 때문에

보통 필요한 물품들을 그 때 몰아 주문하곤 하는데

나는 차만 800g 샀다 ^^^^^^^ 다른 건 안사고...

다른 게 필요하지 않은 게 아니라 다른 위시리스트를 차 때문에 다 지운 거다 응...

겨울 신이랑 소... 속옷도 사야하는데........

무슨 왕후의 차와 걸인의 옷도 아니고 이게 뭐람.

뭐 샀냐고들 물어보길래 일년치 차! 라고 했다 ㅋㅋㅋ

그... 래도 오늘 100g짜리 다른 홍차를 다 마셨으니 별로 찔리지 않... 않..........

[이거 한 달 전에 뜯은 것 같은데.... 800그람이면 8개월밖에(?) 못 버티겠네 그러고보니...]

아무튼 건강과 미용을 위해 식후에 한 잔의 홍차를 마시는 건 참 좋은 습관이다(?)

 

8개월치 카페인을 쟁여뒀으니 다시 공부하러 가야겠다

그전에 칠현금 한 곡만 치고.

 

차마시며 책보고 저녁에 돌아와서 차마시고 칠현금치는 인생. 좋구나.

책 보는 게 논문자격시험 준비만 아니었다면 정말정말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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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날에는 새 차tea를 뜯는 게 버릇처럼 되었다.

라고 하면 툭하면 새 차를 뜯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내 차 소비량이 생각보다 많아서 한 봉지 뜯어 없애는 게 꽤 빠르기에

뜯어둔 차를 놓아둔 서랍의 차 종류 수는 의외로 일정하더라고.

 

새 차들을 놓아둔 곳의 서랍을 한동안 노려보며

다음에 뜯을 차를 고민하다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날 확 뜯어 버린다.

물론 그 때의 기분에 따라 생각하던 차가 아닌 전혀 다른 차를 뜯을 때도 있다.

 

오늘은 예전에 사고 묵혀둔 대홍포를 뜯었는데

싼 맛에 샀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매우 맛있어서 놀랐다.

사실 거의 매일 텀블러와 티백을 들고 다니고

집에 와서도 계속 차를 담은 머그를 들고 다녀서

항상 마시는 차들을 마실 때는 그렇게 특별히 티타임이라는 느낌이 없었는데

차 한 잔으로 위로받는 느낌을 오랜만에 받았다.

 

대홍포 한잔 더 하고 싶지만 그러다 밤을 꼴딱 새울 것 같아서

그다음은 오미자차를 마셔야겠다.

오늘 할 게 너무 많아서 기분이 살짝 우울했는데

이렇게 차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다시 평온해졌다.

 

차 한 잔만 더 마시고 밤새우러 가야지.......

아 그 전에 칠현금 한 곡만 연습하고........................

다른 이야기지만 논문이 너무 쓰기 싫어서 낮에는 이불빨래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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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덕질을 하게 되면서 차덕 생활을 시작했는지 그 반대인지 모르겠는데

아마 전공->차가 맞을 거다. 전자는 중학생 후자는 고등학생 때였던 듯

무튼 말이 덕질이지 난 뭘 막 깊이 파헤치는 성격이 아니라(?)

어떤 차가 맛있는지 어떻게 마시면 맛있는지 그런 구체적인 건 잘 모른다

그냥 대충대충 우려서 어떻게 우러나든 웬만하면 잘 마심. 싼 차도 내 입에만 맞으면 잘 마심.

물론 비싼 차가 맛있긴 하지만 그런 걸 매일 마시기엔 내가 좀 가난하지.

 

요즘 박사시험과 논문초고마감이 코앞에 다가와 매일 도서관에 출근하는 중인데

힘든 수험생활 ㅠㅠ 에 유일하게 위로가 되는 게 도서관에서 홀짝거리는 차다.

중국 도서관은 차가 금지가 아니라서 좋다 차 반입 안 되었으면 울었을 거야...

아무래도 도서관에서 티팟에 잎차를 우릴 수가 없으니까 도서관용으로 티백을 대거 질렀는데

[는 흔한 지름의 핑계. 사실 잎차도 같이 지름]

여러 종류를 비닐봉지에 넣고 매일 그날 마실 차를 고를 때 손에 잡히는 것 하나를 꺼낸다.

랜덤이라 생각보다 재밌다. 제일 좋아하는 차가 나오면 괜히 기분좋고 공부 잘될 것 같고 막.

카페인이 많이 든 차가 나오면 낮잠을 안 자고 쭉 달릴 수 있고

라벤더 차같은 거 나오면 그 핑계 대고 푹 잘 수 있고(?) 이래저래 좋다.

 

요즘 집중적으로 소진하고 있는 것은 인도네시아에서 갖고온 차.............

네 제가 인니에서 온 지.... 4년 넘었지요.....

그때 너무 많이 사왔다 친구들 나눠주려고 많이 사왔는데 정작 친구들을 못 만나고 중국에 옴

하지만 차는 상미기한 넘은 것 먹어도 안 죽으니 음.

그 향을 맡으면 처음엔 옛날 생각 나서 아껴두고 있었는데

매일 푹푹 우려마시다 보니까 기억들도 희석되는 중이다

아주 나중에 이 차를 다시 마시게 된다면 나는 언제의 생각을 먼저 할까.

힘든 기억을 떠올릴까 그래도 즐거웠지 생각하게 될까.

 

또 집중적으로 소진하고 있는 것은 허브차 같은 카페인 안 들어간 것들.

우엉차는 마시다 마시다 질려서 조금 방치되고 있고

루이보스는 이미 한 통을 끝냈다. 다른 종류의 루이보스도 거의 다 마셔감.

캐모마일도 다 끝냈고 라벤더 차가 반쯤 남았다.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불면증이 오는데

불면증에 시달리던 중 처음 라벤더를 진하게 우려마신 날 바로 딥슬립했다...

심지어 불도 안 끄고 잤어 일어나 보니까 컴퓨터도 켜져있고 불도 켜져있고 난 왠지 침대에 있음

근데 그 무서운 라벤더도 장복하니까(?) 효과가 거의 없어졌다... 돌아와 내 수면제...

 

뜯어놓은 차가 하도 많아서 잠시 있던 차들만 돌려마시고 있었는데

슬슬 또 질려가는 중이다. 루이보스 다 끝내면 새거 하나 더 뜯어야지

근데 뭘 뜯지 다 맛있을 것 같은데 아이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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