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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연애란 정말로

전공과 연애하냐 사람과 연애하냐의 선택지인 것인지

전공에 흠뻑 빠져 있을 때는 어떤 사람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니

전공과 좀 멀어지니 다른 누군가가 들어와 버렸다

내 예상보다 좀 갑작스러워서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그렇게 되어 있었고

아니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근데 그 누군가가 같은 전공이면

난 그 사람을 통해 결국 전공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누군가가 되었든 무언가가 되었든

사랑을 한다는 것은

깊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올리는 일

내 깊은 곳에 뭐가 있을지

두레박 안에 뭐가 담겨 나올지 나도 모르지만 

믿음으로 그물을 내리는 일

때로는 차갑고 깨끗한 물과

때로는 그물이 찢겨나갈 정도의 물고기들과

또 때로는 주인을 만나 얼굴을 붉혔다는 포도주로 변한 물들을

마주하는 일

어쩌다 목을 축이고 어쩌다 배를 채우고 또 어쩌다 좀 취하기도 하는 일

바가지 위에 버들잎을 띄워주는 일

상대방만 아니라 낙타들에게도 

그 물을 나눠주는 일

 

때로는 우물 속에 담긴 달만 한참 바라보는 일

가끔은 우물 속에 비치는 별의 갯수를 하나둘 세어보는 일

 

우물이 넘쳐

척량할 수 없는 강이 되는 것을

담담히 바라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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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분으로부터 제가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라는 말을 들었다.

사실 그 반대인 것 같은데.


나는 누군가에게 이성으로 어필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계속 생각해 와서, 아주 가끔 이런 관심을 받을 때마다 몸둘 바를 모르겠다. 계속 누군가의 관심을 갈구하던 사람은 나였던 것 같은데. 내가 저 사람에게 뭘 줄 수 있는가. 뭘 줬는가.

하지만 도망가지 말아야지. 나는 전형적인 회피형인지 인간관계에 겁먹으면 다 팽개치고 도망가고 싶지만.

버텨보겠습니다.

제가 많은 걸 주긴요. 당신에게 받은 걸 셀 수도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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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은 한국 중국 모두 학회가 정말 많구나.


2.

친한 친구 그룹에서 동기가 발표하는 학회의 포스터를 누가 공유했는데 동기가 오지말라고 울고 있다. 부끄럽다고......... 인터넷으로만 진행되는 학회인데, 시작하기 전에 술을 각자 준비(...) 해서 인터넷으로 건배까지 한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이야기를 하면서 오지말라고 우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 재밌어서라도 다들 가지 않겠어?

토-일요일 이틀 학회인데 건배는 토요일 시작할 때 하겠지. 잠깐 틀어놓고 애들이랑 같이 건배하고 꺼야지(...)


3. 

그래서 P대 중문과의 원생들은 난데없이 술을 사러 외출신청하고 학교를 나섰다고 한다.....

이백은 달 아래 혼자 술을 마시는데

그래도 우리는 혼자 있어도 다 같이 얼굴을 보며 마실 수는 있는 거네.


4.

그러고보니 루쉰의 고향 소흥 특산품 술을 샀는데 그 때 까야겠다.

오전부터 술 한잔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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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날 나는 아프리카에 펭귄이 산대, 남아공 쪽에, 라고 말했고 너는 올해 들은 말 중 가장 놀라운 말이야,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 날은 1월 1일이었다.

그리고 남아공에 단기로 다녀왔던 너는 남아공으로 아주 가게 되었다.


사실 나는 그날의 대화 이후로 펭귄을 제일 좋아하게 되었다. 그 날 펭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기린 이야기도 하고 전 세계를 떠도는 고래 이야기도 했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동물은 사실 다 좋아하지만, 펭귄과 기린과 고래를 더 좋아한다. 

지금까지도.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마구 흩어 놓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손을 휘휘 저어 아무거나 집어서 그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그러고 있으면 그 사이에서 고요히 떠오르는 무언가를 상상해보는 것도 다 좋아해.


그리고 너를 좋아해,

라고 말했다.


2.

보통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이야기는 잘 포스팅하지 않게 된다. 혹시 누군가 보고 오해할까봐. 한참 지나고 감정이 좀 누그러지면 하게 되는데,

그래도 이 이야기를 하는 데 11년이 걸릴 줄은 몰랐지.


시간이 약이라 누그러지다 못해 부스러진 감정들.

그래도 다시 끄집어보니 조금 희미하게 남아있긴 하네.

물론 그 사람이 그립다기보다는 지금은 그 시절의 우리가 더 그립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다, 나는 어차피 지금의 내가 될 것 같고 음, 석사논문 두 편을 다시 쓰고 11년치의 발제를 다시 할 생각을 하니 까마득해. 

....


3.

새벽에 글이 잘 써지긴 하는데, 새벽만 되면 이렇게 감성돋아서 어떡하지.

그래도 풀어놓고 갈 곳이 있어 다행이야.




+그러고보니 네가 남극쪽에 살 때 나는 적도로 갔다.

적도가 중간에 가로지르는 나라는, 해발고도가 꽤 높은 산이 있는데

거기로 가면 추워서 긴 옷을 입어야 했다. 근처에서 얇은 패딩을 팔 정도.


그리고 나는 역시 그런 곳에서 옷깃 여미고 마냥 거니는 걸 좋아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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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고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학회들을 다 헤일 듯하다. 바야흐로 학회의 계절이고,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학회들이 늘어나면서 다람쥐처럼 학회들의 줌 링크를 모으고 있다. 멀리 있어도 학회에 참여할 수 있고 줌으로나마 사람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니 그건 참 좋은 것 같아. 어차피 집중도 안 되는 오후 시간에는 그렇게 슬쩍 들어갔다 나와 본다. 당장 이번 일요일에도 두 곳의 링크를 받았는데, 둘 다 북경대 내부 학회라 오프라인이었다면 옆 건물을 왔다갔다해야 했을 텐데, 지금은 클릭 몇 번이면 방 안에서 순간이동할 수 있다.


음 그래도 역시, 방 안에 매일 반쯤 갇혀 사는 일상을 보내고 있어 그런지, 학회 핑계를 대고라도 직접 보고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방금 단톡방에서도 끝나고 어디 가는 게 불가능하다면 학회장에서 피자라도 시켜 먹고 싶은데 아예 못 만나서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중국 학회는 학회 관계자뿐 아니라 정말 많은 방청객(?)들이 오는데, 그 자리 없어서 북적북적한 분위기와 쉽게 텁텁해지는 실내공기도 그리울 지경이다.

보고 싶어요 다들.

응 모두 건강하게, 일요일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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