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이 없는 영귀차(해당화잎으로 만든 차)를 마시고 나니 애매한 시간이 되었다.

나는 유카페인 무카페인을 번갈아 가며 마시는데, 유카페인을 마시기에는 이미 10시가 되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새로 산 민들레차를 뜯었다. 아니 정말 별 수 없이 뜯은거임 그런거임.


민들레차는 민들레 잎으로 만든 차인데

소화기관에 좋고 눈과 피부건강에 좋고 독소배출과 항산화작용을 한다고 함.

물론 나는 차를 약으로 마시는 게 아니라 별로 신경쓰지는 않지만;;; 

라벤더나 캐모마일이 잠을 잘 오게 한다는데, 그거 마시고 딥슬립한 거 빼고는 다른 차들은 그렇게 영향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카페인은 아직도 엄청나게 잘 받습니다 흑흑


풀 향이 나고, 풀 맛이 나고, 물을 만난 찻잎이 연둣빛으로 싱그럽게 피어난다.

차라기보다는 약간 말린 나물 고사리 그런 종류의 냄새가 남.

따뜻해서 더 그렇겠지만 속이 편해지는 기분이다.

대용차들을 마실 때마다 맛이 괴악할까봐 혼자 걱정하는데 무난무난한, 풀향기 폴폴 올라오는 차.

엄청나게 맛있어! 라는 느낌보다는 매일매일 물처럼 마실 수 있다고 느껴지는 차다.

물론 모든 종류의 차가 그렇지만 함부로 물 대신으로 벌컥벌컥 마시면 안 됩니다 ;)


마시면서 한없이 다정한 성격의 누군가 생각났다.

다정하고 긍정적이고 따뜻하면서도 꼭 필요할 때는 또 날카로운 분인데

그 분을 보면서 다른 사람과 세계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매사 부정적이고 단점을 먼저 말하는 사람은 학술적 동료로는 몰라도 인생의 동료로는 생각하지 않게 되는데(그리고 그런 사람 인문대 대학원에 매우 많지 ^^...)

단순히 사회생활하면서 몸에 배어 있는 매너와 배려 수준이나

무책임하게 다 잘 될거야 식의 대책없음이 아니라,

정말로 따뜻하고 자상하고 주변인들을 깊이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주변 사람들까지 그 긍정적인 사고를 닮아 밝아지더라고. 좋은 전염이다.


민들레차는 그런 느낌이다.

지쳐 있는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하지만 너무 늘어지지는 않게 하고,

이 세상을 조금 더 포근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소소한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고, 힘들어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며, 앞으로 더 많은 조그만 행복들이 오겠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차 한 잔에 매우 쉽게 감성적이 되는 새벽이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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