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 자신의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트리시 홀 지음, 신솔잎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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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설득력있는 글쓰기

우리는 평소에 생각보다 많은 글을 쓴다. 특히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통의 이메일을 읽고 이메일을 쓴다. 메신저로 상대와 대화하는 것도 일종의 글쓰기가 아닐까.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글을 쓰기도 하지만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글을 써야할 때가 많다. 단순히 글을 전달할 때도 상대가 잘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하며, 글로 상대를 설득하고자 한다면 더욱 유념해야 할 요인들이 많다.

뉴욕타임스 편집자 '트리시 홀'은 평생 글쓰기와 관련된 일을 했다. 수년간 쌓아 온 실전 노하우와 실질적인 글쓰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언들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뉴욕타임스의 편집자답게 글을 흡인력 있게 쓴다. 조언들이 하나하나 매우 귀중했다. 이 책을 읽고나니 글을 쓰면 뭔가 매우 설득력 있고 멋진 들을 써내려 갈 것만 같은 자신감이 차오른다.

긴 스토리를 쓸 필요는 없다. 그저 명확하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담으면 된다. 하지만 팩트를 버려선 안 된다. 스토리에 팩트를 녹여내야 한다. 스토리가 지닌 매력 덕분에 사람들은 당신의 글에 집중하고 아무런 부담 없이 정보를 받아들이게 된다.

p177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같은 글을 쓰더라도 스토리에 담아 내용을 펼치는 것과 그저 사실만을 담은 글을 쓰는 것은 정말 다르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스토리 덕분에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스토리에는 서스펜스, 주인공의 변신을 담아야 함을 기억하자. 또한 스토리에는 논리 정연한 설명과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글을 쓰든, 강의를 하든, 또는 이웃에게 토요일 아침마다 낙엽 청소 기계를 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든 우선 상대방과 관계성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팩트'부터 들이밀거나 당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

p121

글 쓰기에서 조차도 상대와의 공통점을 찾고 공통적 가치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다. 나는 그저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친분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글도 결국은 사람과의 만남이다. 글을 읽는 사람과 글쓴이가 글을 통해 만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과 공통점이 있는 글이라면 더욱 공감하고 쉽게 동화된다. 이를 유념하는 글쓰기가 중요하다.

글을 쓸 때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메시지에 반응하는 인간의 편향성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글보다 긍정적인 발언을 더욱 자주 해야 한다. 사람들이 긍정적인 정보를 수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p142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메시지에 반응하는 인간의 편향성"이란 표현을 꼭 기억해두고 싶다. 글에만 국한되는 내용이 아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평소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말투를 가진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다. 독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설득력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독자의 감정에 유념해야 한다. 해피엔딩을 꿈꾸는 이들에게 긍정과 희망을 전달하는 글을 써보자.

이 연습을 한 번 해보길 바란다.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충분히 알 것 같아서 대신 말이 튀어나오려고 할 때 꾹 참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직접 마무리지으려 하지 않는다. 대화가 늘어질 것 같다고? 대화가 조금 지루해질 것 같다고? 처음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이 어떤 말을 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상대방이 말을 말무리하게 둔다면 생각지도 못한 배움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p105

"생각을 전달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힘(Part 3)"의 처음으로 등장하는 '청중을 파악하라' 챕터는 주기적으로 읽어야만 한다. 경청은 수없이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다. 잘 듣는 일을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상대의 말에 집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글 쓰기에 상대 말을 듣는게 왜 중요하지? 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다. 우리는 결국 글을 통해 독자에게 말하고자 한다. 물론 뉴욕타임스는 독자의 반응이 매우 중요하기에 청중의 의견을 듣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여하여튼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위 내용에는 책에서 공감하는 몇 가지의 내용만을 적었지만 책에는 다채로운 예시들과 더불어 상당히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지루하지 않고 공감하며 책을 읽을 수 있고, 다양한 예시들을 통해 이해가 쉽다. 이 책을 읽고 깨달은 사실이 있다. 바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일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살아있는 힘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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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직장인
제임스 알투처 지음, 박홍경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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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직장인

부자 직장인의 사고 방식을 갖자

<부자 직장인> 이란 용어가 조금 애매하다. 왜냐하면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면 부자가 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부자와 직장인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 조합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궁금하다. 부자로 살아가고 싶은 수많은 직장인들 중에 한 사람으로 나는 부자 직장인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적당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내가 <부자 직장인>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가난한 직장인의 사고 방식(p118)의 24가지를 읽어보니 내 생각과 너무 동일해 소름이 돋았다. 안정을 추구하며 그저 급여을 위해 일을 하는 가난한 직장인의 사고 방식의 전형적인 모습은 나와 닮아 있었다.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동일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 나아가지 않고 그저 현재에 머물러 불평만하며 발전하지 못하는 그 가난한 직장인은 바로 나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럭저럭 살아가다 또 다시 불만족에 빠지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대신 어떤 직장/위치에서도 풍요를 이끌어내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다.

p10

이 책에서 정의하는 진정한 부자 직장인은 점차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직장인을 의미한다. 돈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부자 직장인이 맞다. 내 자신이 스스로 성장하고 연봉이 상승해 나가며, 부업을 시작하고, 아이디어가 샘솟는 직장인은 결국 부자 직장인의 반열까지 올라갈 수 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사랑하고 깊게 이해하고 연구해야 한다. 스스로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고 회사 및 제품의 역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게 하는 긍정 또한 중요하다. 그저 개발자에 불과하다고 머무르기 보다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이를 실행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가는 결국 자신과 더불어 회사의 성장에 밑거름이 된다.

다른 회사로의 이직 혹은 개인 사업의 시작 등을 바라보는 관점과 마음 가짐을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 있는 회사에서 최선을 다하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최대한 성장하면 회사 내에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고, 이는 결국 이직을 할 때 역시 도움이 된다. 또한 현재 하고 있는 분야를 확장시킨 개인 사업 시작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부자 직장인은 배우려는 자세에서 시작한다. 지나치지는 않되 노력하고, 대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배우는 자세, 다양한 경험, 도전이 부자 직장인의 기본 자세다. 언제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질문을 두려워 한다면 언제나 현재에 머무르게 된다. 손을 들고 자신을 어필하고 묻는 자세는 끌어당김의 법칙에 의해 자신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다.

회사 일을 진심을 다해 열심히 하는 것은 미련한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달라졌다. 내 자신을 위해 성심을 다해 일을 하는 것은 결국 나를 성장시킨다. 다양한 경험과 적극적인 자세는 현재 뿐 아니라 미래의 나의 모습과도 같다. 그저 내 자신을 어필하려 노력하는 가난한 직장인이 아닌 스스로 돋보일 수 밖에 없는 성과를 내는 직장인이 되는 것이다. 매우 당연하고 간단한 이치이지만 현재에 머무르기만 한다면 진정한 부자 직장인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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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유미리 지음, 강방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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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음과 양의 극렬한 대비로 일본의 어두운 불편함을 마주한다'

이 책의 중반부까지는 책이 잘 읽히지 않았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임에도 턱턱 막혀왔다. 한 남자의 삶이 그려지는데 무언가 알 수 없는 힘듦이 있었다. 책을 읽기 힘든 것 뿐 아니라 그 남자의 삶 자체의 힘듦과 담담하게 불어닥치는 폭풍과도 같은 불행들까지 정말 어렵고도 힘든 상황들이 한 순간이 몰아쳤다. 그 기구한 삶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마도 나는 그 감정에 책장이 쉽사리 넘어가지 못했나보다. 받아들이기 힘든 순간들에 나 또한 멍해졌다. 그 혼란함이 나에게로 전해졌다.

중반부터는 이 책의 진가가 발휘된다. 왜 이 책이 각종 상을 수상하며 43만 부 이상 판매되고 베스트셀러인지 알게 된다. 왜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인지를 알게된다.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문학적으로 생생하게 여실히 우아하게 작가답게 책에 담았다.

서쪽 하늘은 구름 사이에서 햇빛이 비치고 있었지만 동쪽 하늘에는 언제 다시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을 비구름이 드리우고 있었다.

p174

이 구절이 참 와 닿는다. 문제는 일본 사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곳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된다.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면 비가 내리지 않는 해가 쨍쨍한 곳은 분명 존재한다. 밝은 곳이 있다면 분명 어두운 곳이 있다. 얼마나 사회가 어두운 부분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지는 차이가 있겠지만 외면하고 모른척 하는 사회가 있음도 부정할 수 없다.

재일한국인 2세 유미리 작가는 당당하고 우아하게 일본 사회를 비판한다. 하늘의 햇빛과 비구름 이야기를 한다. 황제 페하가 지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고 노숙자의 모습을 비춘다. 올림픽 준비를 위해 열심히 일했던 그 젊은 가장을 말한다. 이 어두운 면을 가만히 바라본다.

경제 고도성장기에 도키와선이나 도호쿠본선의 야간열차를 타고 돈을 벌기 위해, 혹은 집단 취직으로 도호쿠 지방에서 상경한 젊은이들이 맨처음으로 내려서는 곳이 우에노역이었고 명절에 귀향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짐을 짊어지고 기차에 올라탄 곳도 우에노역이었다.

p15

도쿄의 우에노 스테이션을 한국으로 치면 서울역과 닮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돈을 벌기 위해 각 지역에서 모여드는 기차의 종점. 주인공도 돈을 벌기 위해 우에노 스테이션에 내렸다.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과 삶을 포기한 채 노숙의 삶을 택한 이들이 공존하는 곳,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은 밝음과 어둠, 햇빛과 비구름이 공존하는 장소다.

밤에 숙소로 돌아갔더니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모리씨, 아드님이 잘못됐다고 부인이 전화하셨어요, 라는 것이었다. 겨우 며칠 전에 세쓰코에게서 고이치가 엑스레이 기사 국가시험에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았던 참이라 무언가 잘못들었겠지 하고 집에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고이치가 자취하던 목조 아파트에서 자다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고 경찰에서 변사를 의심해 검시 중이라는 것이었다.

p56

삶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불행은 운이 없다고 치부될 수 있는 것인가. 그저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던 이에게 들려온 소식은 정말 믿기 힘든 현실이었다. 이제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불씨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그러한 불행은 점차 퍼져 나가 주변을 잠식한다. 하나의 불행만으로도 끔찍한데 결코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올림픽 유치를 계획하고 있는 도쿄도가 천황가 행차를 빌미로 우에노공원에 사는 노숙자 5백 명을 공원에서 쫓아내려는 모양이다. 그 증거로 천황가 사람들이 황거나 아카사카에 있는 황실 관련 시설에 들어간 이후에도 몇 시간이나 천막집을 세우지 못하게 하고 밤이 되어 원래 위치에 돌아가보면 출입금지 간판이나 울타리, 화단이 꾸며져 있어 노숙자들은 공원에서 쫓겨나 길거리를 헤매게 된다.

p157

강제 퇴거 조치에 항거조차 할 수 없는 거리의 노숙자들은 천막을 거둔다. 모리는 한 때 도쿄올림픽 경기장의 토목공사의 인부로 돈을 벌었으나 시간이 흘러 이제는 올림픽으로 인해 천막집의 딱딱한 바닥에서 마저 쫓겨난다. 이런 절묘한 대비는 일본 사회의 명암을 명확히도 보여 준다. 올림픽 준비로 깨끗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 노숙인들은 청소의 대상이 되었다.

내가 살아온 세월과 같은 73년 전-, 같은 1933년 출생이니 틀릴 수가 없다, 천황 폐하는 곧 73세가 되신다. 1960년 2월 23일에 태어나신 황태자 전하는 46세-, 고이치도 살아 있었다면 46세가 된다. (중략) 나와 천황 황후 양 폐하 사이를 갈라놓은 것은 고작 줄 하나다.

p172

천황 황후 양 폐하의 차가 지나간다. "도전하거나 욕심내거나 방황하거나 하는 일을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인생(p171)"을 살았으리라. 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천황 폐하와는 정반대의 인생을 사는 노숙자 하나가 서있다. 아들 고이치와 아내 세쓰코를 싸늘한 주검으로 떠나 보내고, 딸 내 집에서 도망치듯 나와 스스로 노숙인의 삶을 살아가는 이가 서 있다. 공교롭게도 그 둘의 나이도 그 아들들의 나이도 같다. 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너무나도 이질적인 삶이다. 그 무엇이 이렇게도 다른 삶을 만들어 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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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데바 - 삶 죽음 그리고 꿈에 관한 열 가지 기담
이스안 지음 / 토이필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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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데바

한국 단편 공포 기담집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

'이스안'이라는 저자의 이름과 기담집이기에 으레 일본 공포 기담집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 작가이며 한국 공포 기담집이었다. 한국 정서가 담긴 기담집이라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그리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산뜻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는 이야기들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다. <카데바>는 다섯번째 이야기로 수록되었고 "연구 및 교육 목적으로 기증된 시체"를 일컫는 말로 의미를 모르면 무슨 단어인가 궁금하지만 단어를 이해한다면 그 단어만으로도 오싹한 느낌이 감돈다.

이야기를 하나씩 읽다보면 친구들과 함께 여행지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듯한 느낌이랄까. 밤새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다 밤을 꼴딱 새버릴 이야기들이다. 책에 수록된 여섯 번째 이야기 '별장괴담회'가 딱 그렇다. 저자의 실제 경험을 이야기로 옮겨 놓은 이야기로 오싹한 경험이 담겨 있다. 10편이 짧아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저자의 다른 책 <기요틴>에 관심이 생긴다.

우리는 간혹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힘든 순간을 경험한다. '꿈'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기반으로 10개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다. 저자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예측 불가한 이야기의 반전들은 오싹함을 배가시켰다. 10개 이야기 모두 재미있었는데 그 중 특히 아래 3가지 이야기는 기립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그래, 그래. 알았다. 아무튼 누굴 닮아서 방구석에 뭘 자꾸 처박아 두는지 참..."

"아, 몰라! 치우면 도잖아. 빨리 가."

물러가는 아빠의 뒷모습에 대고 한껏 짜증 섞인 말을 던졌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서랍에 무언가를 쌓아두지 않기로, 이런 찝찝하고 더러운 버릇을 얼른 고쳐버리기로 마음먹었다.

1. 버릇 (p28)

구석에 숨겨두는 버릇, 뭔가 찝찝하고 기분 나쁜 냄새가 흘러 나오는 분위기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이 분위기와 구석에 숨겨두는 버릇은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엄마는 바람이 나 가정을 떠나버렸고, 어느 덧 커버린 중학생 딸은 엄마의 부재를 여실히 느끼며 살아간다. 어느 날 딸은 꿈에서 엄마를 만난다. 연락 한 번 없던 엄마에게 원망을 퍼 부었고, 엄마는 자신이 구석에 숨겨둔 무언가를 언질한다. 이 버릇은 과연 누구에게 온 것인지를 생각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마지막 결말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으나 그럼에도 등줄기로 흐르는 오싹함은 나도 어쩔 수 없었다.

내가 후배와 함께 캠퍼스 풍경을 내려다보며 담배를 피우던 것도 꿈이었을까.

"이제는 어디부터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꿈인지 분간할 수 없게 됐어요. 여기까지가 엊그제 있었던, 아니 엊그제 꿨던 꿈이고요."

3. 악몽 그리고 악몽 (p91)

세번째 이야기 '악몽 그리고 악몽' 역시 반전을 담고 있는 이야기였다. 매일 계속되는 악몽을 꾸는 남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을 꾸준히 복용하지만 진전이 없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일 고통스러운 악몽으로 일상 생활이 힘들 지경인데 약을 먹지 않자 악몽을 꾸지 않게 되었다. 이상한 상황에 정신과 의사를 추궁하지만 무언가 숨기는 듯한 느낌이다. 그렇게 약을 먹지 않았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뭔가 정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섬뜩했고 꿈보다 그 현실이 더욱 가혹했음이 공포로 다가왔다.

"우리 집에서 나와 맞막 밤을 함께 보내주면, 그러면 나는 너에게 질척거리지 않고 깨끗이 보내줄 수 있다"고 이번에도 그렇게 말했죠...그랬더니 남친이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당분간은 회사 일 때문에 바쁠 예정이라 다음주 일요일에 저희 집에 오기로 약속했어요... 그리고 일주일동안 자기도 다시 생각해 보겠다네요..."

9. 연애상담 (p306)

아홉번째 이야기 '연애상담'을 읽고 "와, 대박"을 연발했다. 미니엔젤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여자가 자신의 연애상담 글을 게시판에 올린다. 그 글들만 나오는 형태의 독특한 전개의 이야기다. 그냥 평범한 연애상담을 다루고 있는 듯했으나 마지막의 반전은 상상을 초월했다. 일본 작가 야도노 카호루의 <기묘한 러브레터>와 약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연애상담'과 같은 이야기는 장편으로 만들어도 좋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아이디어가 참신했고 절묘하게 숨겨진 복선들에 감탄했다. 한 마디로 참 재미있고 오싹한 반전에 감탄했다.


이스안 작가의 작품들을 찾아보니 1인 출판사 토이필북스를 운영하며 92년생의 어린 나이임에도 상당히 많은 책들을 발간했다. <카데바>를 읽으면서 일본 특유의 감성도 살짝 묻어난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는 일본학을 전공했고, 작가의 책들을 보니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다. 한국적인 정서와 일본의 느낌이 어우러져 이스안 작가만의 독특한 이야기들이 인상깊었다. 기담집 특유는 음산함과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책 저변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만으로 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 감탄스럽다. 이 책도 훌륭하지만 앞으로의 이스안 작가 책들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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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 필요 없는 영어 - 원어민처럼 영어 말하기를 배운다
A.J. 호그 지음, 손경훈 옮김 / 아마존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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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 필요 없는 영어

Effortless English

얼핏 제목만 보면 아무런 노력이 없어도 영어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작이 아니라 결과이다' 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말은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으로 영어 공부를 하면 결론적으로 영어를 술술 할 수 있는 결과에 도달할 것이라는 의미다. 영어를 말하는 그 순간 노력하지 않아도 영어가 술술 나오는 경지에 이르도록 돕겠다는 의미다.

전 세계의 영어 교육 시스템에 실랄한 비판으로 책은 시작된다. 전세계의 영어 교육은 학생들이 정말 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영어 교육이 아닌 그저 가르치는 입장에서 편한 영어 교육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나 역시 매우 동의하는 부분으로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영어가 필수적인 회사에 근무하면서 생존 영어를 구사하는 나로서는 영어 실력 향상에 항상 목말라 있다. 이 책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정말 좋았을 것만 같다. 중고등학교 때 이런 영어 공부 방법을 알았더라면 영어에 조금은 자유롭지 않았을까. 지금 늦긴 했지만 향상 시킬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지금은 영어 초급을 벗어난 실력이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의 향상이 있기 까지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A.J.호그가 제안하는 방법들에 100% 공감한다. 그리고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다.

내가 당신에게 기억하길 바라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문법 규칙을 공부하지 마라. 만약 당신이 문법 규칙에 집중하면, 그것은 당신의 말하기를 해칠 수밖에 없다. 당신은 더욱 늦게 말하게 되고 더욱 늦게 이해하게 된다. 단호하게 말하면 문법은 영어를 말하는 것을 방해한다.

p124

두 번째 법칙, 문법 공부는 영어 말하기를 죽인다. 문법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에게 참 어려운 일이다. 문법이 틀릴까 조마조마 하기에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우리 한국인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어쩌면 문법이다. 조금 틀려도 괜찮다. 잘 듣고 뜻이 통하는 말하기를 하기만 하면 된다. 문법을 신경쓰느라 정작 중요한 뜻을 놓치게 된다. 다섯 번째 법칙에서 제안하는 방식인 시점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법 공부는 이제 그만, 우리가 지금 집중해야 할 부분은 바로 영어 듣기다.

당신은 쉬운 영어를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당신에게 쉬워야 한다. 그것은 말하고 있는 것의 95% 이상을 당신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디오를 멈추지도 않고 사전도 필요 없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것은 아주 쉬워야 한다. (중략) 나의 모든 과정이 오디오에 기반하고 있는 이유이다. '노력이 필요 없는 영어'는 대부분의 학습이 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듣기 시스템이다.

p135 / 137

지금 나에게 정말 중요하며, 호그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영어 듣기다. 영어 듣기가 정말 중요하다. 듣기를 통해 영어를 배워야 한다. 쓰기와 읽기는 미뤄두자. 유튜브, 팟캐스트의 영어 듣기 자료를 찾아 듣기를 통해 영어 실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반복을 통해 한 장면을 듣고 또 들으면서 내 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듣기와 반복 이 두 단어만 기억해도 좋다.

당신은 단지 더 많은 반복이 필요하다. 듣기를 통해 가장 흔한 단어들, 동사들, 구절들에 집중하고 그다음에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한다. 그렇게 할 때 소리의 '정확함에 대한 느낌'을 갖게 되고 영어를 더 자연스럽고 자동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중략) 지루함을 없애는 최고의 방법은 당신에게 가장 재미있는 자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p148

영어 공부의 최대 적은 바로 지루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복에는 지루함이 뒤따른다. 반복하는 과정이 고통스럽다. 하지만 마치 운동과 같이 영어 근육을 기르기 위해 반복은 필수적이다. 고통과 인내가 없는 영어 공부는 무의미하다. 재미있는 자료를 찾아 듣는 방법이 좋다. 유튜브 자료가 무궁무진하기에 관심있는 영어 영상을 찾아 보는 것이 좋다. 대신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들을 수 있는 수준까지 반복 또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A.J.호그가 제안하는 노력이 필요 없는 영어 7가지 언어 법칙은 꼭 기억해 두고 싶다.

1. 단어가 아니라 구절로 배워라.

2. 문법 공부는 영어 말하기를 죽인다.

3. 당신의 눈이 아니라 귀로 배워라.

4. 반복은 말하기를 숙달하는 핵심이다.

5. 문법은 직관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배워라.

6. 실제 영어를 배우고 교과서는 버려라.

7. 흥미로운 이야기로 영어를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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