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독립책방
북노마드 편집부 엮음 / 북노마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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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점 주인들은 큰 결단을 내린 것--젊다고 그 결정의 무게가 가벼운 것은 아님. 주고객은 2~30대 여성들. 매크로 담론에 잘 안 속고 삶 더 세밀히 바라보고 자기 취향 중시하는 계층임. 이들의 현재 열정을 가시적 결과물로 변환하기와 4~50되어 더 성숙해진 맘으로 갈 곳 마련하기가 과제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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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독립책방
북노마드 편집부 엮음 / 북노마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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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지날 일 있으면 들릴 곳:

- 유어마인드 / 홍대

- 200/20 / 세운상가

- 물고기이발관 / 강릉

- 새한서점 / 단양

- 소심한 책방 / 제주  

- 诚品书店 / 대만


 

책에 값을 매기고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면 내 이야기를 하는 ‘자기만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내 책을 구매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제작했으면 해요. 지금까지는 독립출판에 대해 알리고 제작물이 많아지고 있는 초기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독립출판계가 질적으로 발전해야 하는 시기일 거예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려면 새로운 아이디어에 ‘완성도‘가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8)

일년에 한번씩 2박3일 일정으로 회사 전체 워크숍을 가고, 회사 분위기 역시 개인적인 여행을 권장하는 편이에요. 여행지에서 서점이나 카페 등을 보고 좋았던 점이나 배울만한 부분을 체크하여 서로 공유하고, 이를 저희 책방에 어떤 식으로 접목하면 좋을지 고민하죠. 여행을 통해 일상에 활력을 불어놓고 끊임없이 자극을 받는 것이 저희가 즐거운 이유입니다. (31)

책은 평생을 함께할 인생의 길잡이입니다. 그림책은 소설과 시보다 철학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림책이야말로 자신의 철학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소중한 매체입니다. 그림을 그리지 않더라도, 다양한 사람들이 그림책을 보고 자신의 삶에 영향을 받기를 바랍니다. (45)

지금 우리는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 걸까요?
잘게 쪼개진 세계에 살고 있어요. 모든 것이 분화된, 그래서 신경쓸 것도 많고 확인해야 할 것도 많지만, 그 쪼개진 규모로 인해 산만한 지점을 이어나가도 보상이 크지 못한 세계. 독립출판 역시 그 분화의 문화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출판이라는 큰 덩어리가 잘게 쪼개지고 그 속에서 아마추어 저자들이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이죠. 그래서 전체 덩어리의 힘이 약해지면서 숱한 가지가 생겨나는 지금이 반갑지만, 과연 어디까지 잘게 나누어질 것인가 두렵기도 합니다. (59)

1년 단위의 키워드 선정을 기획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다양한 책들이 담고 있는 객관적인 정보가 ‘공부‘를 통해 새로운 텍스트로 탄생하기를 의도했어요. 한 가지 키워드를 공부하는 데 적어도 1년이라는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1년간의 공부를 통해 기존의 키워드에서 새로운 키워드가 파생되기를, 그래서 앎의 영역이 점점 넓어지기를 기대하는 기획이에요. (223)

처음 한 권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책을 만들어내면 좋겠어요. 책이 한 권 두 권 추가될수록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자신만의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를 말이죠. (270)

대안적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꿈으로만 간직하고, 취직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좋은 소비자가 되어주세요. (367)

이페메라는 언뜻 우리가 책이라고 부르기는 쉽지 않은 일회성 인쇄물이나 출판물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어떤 것들인지 확인해보고 싶다면 ‘프린티드 메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자.... 그림이나 글이 담긴 연습장 형태의 책, 광고 전단지, 포스터, 티켓, 책갈피, 화폐와 비슷한 모양을 한 쪽지들이 같은 분류 아래 묶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독자에 따라서는 ‘이런 걸 대체 왜 파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이걸 책이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의문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그보다 흥미로은 점은 그것이 단지 ‘전단지‘나 ‘찌라시‘ ‘엽서 비슷한 것‘이 아니라 ‘이페메라‘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점이다. (386)

이페메라는 영어 단어 ‘Humble‘이 가진 중의성을 떠올리게 한다. 초라함과 겸손함이라는, 전혀 다른 두 가지 의미가 한 단어에 내재하듯, 찢기기 쉽다는 말은 그만큼 귀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미국의 모든 서점이 이런 분류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프린티도 매터‘와 같이 특정한 독립책방에서만 찾을 수 있는 출판물이다. 작고, 고유하고, 훼손되기 쉽기 때문에 유통하기 까다롭고, 대형 서점의 진열 방식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책이 있을 것이다. 수직으로 설 수 없기 때문에 수평적인 진열이 필요한 출판물이 있을 것이며, 보통의 책이 특정한 판형으로 만들어진다고 해서 모든 책이 그런 방식으로 제작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다양한 형태의 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책방이 없다면 새로운 책은 애초에 만들어지기 어려운 것 아닐까. 다양한 책을 만들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상력이 용인되지 않는 환경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387)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어떤 독립책방이 필요할까? 독립출판 작가들과 제작자들의 작업을 지속가능하게 해주는 책방이다. 문학상, 평론상, 미술상에 투고하는 작업들로는 결코 새로운 책이 나올 수 없다. 한국 제도권 출판의 최종 포맷은 이미 결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주 없는 비평, 그림책 시집, 픽션에 가까운 논픽션, 10대 LGBT청소년을 위한 잡지, 팬시하지 않지만 개성 있는 그래픽노블...... 나는 뉴욕의 독립책방에서 메이저 출판을 뛰어넘는 퀄리티...를 지닌 이런 작업들을 보았다. 이처럼 독립출판은 ‘다른 책‘이지 후진 책이 아니다. 독자들에게 새로움과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그 책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작가를 길들이지 않는 책방을 통해, 그렇다면 그 책방은 누가 만들어야 하는가? 바로 ‘다른 책‘을 만들 준비와 경험을 가진 작가...들이다.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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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17. 1월말 우리설 연휴기간
장소: 앙코르왓 in 씨엠립 

  • 오늘 새벽에 인천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고 나니 갑자기 피로가 사라진 듯 하여 하루 종일 이리저리 돌아 다녔더니 이제 졸음이 폭포수처럼 쏟아짐. 잠들기 전에 방금 끝낸 앙코르왓 여행에 대한 간단한 인상비평 남겨 인생의 이 작은 페이지를 덮고 어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자. 

 

  • 한밤중에 비행기 타는 거 안 좋아하는데, 씨엠립 직항은 모두 시간대가 좋지 않아서 어쩔 수가 없었음. 캄보디아 스튜어디스님들은 갈 때 올 때 모두 뚱하셨음. 일하기 지겨워하는 표정을 얼굴에 걸고서 비행기 복도를 오가는 것을 보고 솔직히 놀랐음. 기장님은 운전 잘하심. 갈 때 올 때 모두 완전 연착륙. 귀도 거의 안 아파서 고마웠음. 한-캄 왕복인데 한국어 방송은 전혀 없고 비행정보 볼 수 있는 모니터도 없어서 부모님이 답답해 하셨음. 기내식도 볼품 없음. 긴 말 생략하지만, 캄보디아 앙코르 항공사의 일처리는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많음. 동남아 내의 다른 항공사들과 비교해서도 그러함.  

 

  • 공항 도착해서 도착비자 만들면서 그 아수라스러움에 놀란 정도가 아니라 거의 화가 났음. 동남아 여러 국가 다녀봤지만 공무원이 이렇게 소리 쩌렁쩌렁 지르며 웃돈 요구하는 경우는 처음 봤음. 단돈 천원이라도 강제로 내게 하면 삥 뜯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비자 신청서도 없어서 어쩌다 누군가가 가져다 주면 구호식량 앞에 둔 난민들처럼 각국 여행자들이 달려들어 신청서를 겨우 낚아채 감. 사진을 붙이라는데 풀도 없음. 내 가방 속에 늘 들어 있는 스카치 테이프를 꺼내서 양면테이프 식으로 사용하고 다른 여행자들도 사용하게 하였음. 드디어 비자가 붙여진 여권이 나오면 한 공무원님이 말 없이 그 여권을 손에 잡고 높이 드심. 그럼 또 텐트촌 난민처럼 옹기종기 서서 기다리던 여행자들이 조심스레 가까이 다가가 자기 사진인가 확인하고 겸손한 자세로 받아 감. 다들 '학대'를 당하다 보니 여권을 받아가면서 모두 땡큐--또는 그에 해당하는 모국어--를 남기고 떠나심. 학대 받는 자의 전형적인 특징--어쩌다 합당한 대우를 받으면 황송해하는. 다음으로 입국 수속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디파처 카드는 가지고 있다가 디파처 할 때 쓰면 되는 것을, 한 공무원님이 그걸 또 무조건 다 써오라고 누군가에게 소리를 질러서 그 근처에 서 있던 우리 엄마 놀랬음. 괘씸한! 수속 끝내고 나오니 거의 한 시간 반이 지나고. 나올 때 돌아보니 같은 비행기 타고 온 사람들, 아직도 수속 줄에 서 있는 것이 보였음. 공항은 그 나라의 얼굴인데, 에휴~.  
    결론은 씨엠립 공항은 영어 모르고 해외 경험 없으신 老부모님 단 둘이는 절대 보낼 수 없는 사자소굴이라는 것. 반드시 젊고 경험 있는 자식 또는 유급 가이드가 수속을 처리해 드려야 함. 

 

  • 현관문에서 바닥을 친 덕분인지 그 뒤로는 일이 수월하게 풀림. 씨엡림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엄청 가까움. 호텔도 괜찮음. 사람들은, 동남아 특유의 그 속도와 문화를 이해한다면, 이해할 수 있고 다가가기도 어렵지 않음. 쫌립쑤어, 쫌립리어, 어꾼, 부온. 이 네 단어를 나흘동안 계속 반복하며 돌아 다녔음. 사람들이 간단한 한국어는 다들 하시더라만 그래도 크메르어로 말 걸거나 대답하면 얼굴이 밝아지셨음. 호텔 직원들은 물론 영어 잘 하심.    
    둘째날부터 앙코르와트로 들어감. 초기 유적과 앙코르 톰, 앙코르 와트를 이틀에 걸쳐 보았음. 오기 전에 책도 읽고 블로그도 찾아 보면서 당연히 앙코르 와트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고 왔지만서도, 막상 보니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음. 정말 혼자 산길 걷다가 이런 건축물 만났으면 무엇에 홀린 줄 알았겠음. 더구나 그 시대를 생각하면 기적이라고 생각됨. 이것이 기적이 아니라면 무엇? '문화적 국수주의자'인 아빠도 무조건 인정하심. 석굴암(과 앙코르와트는 대충 같은 시기임)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찬탄을 금치 못하셨음.
    예전에 라마나야 몇 장 읽다가 재미 없어서 때리쳤는데, 의외로 동생이 그걸 읽고 대충 다 기억하고 있었음. 덕분에 공짜 가이드도 받고.
    걷다 보니 어느 사이 카메라를 든 캄보디아분이 우리를 따라 다니며 포토존에 서라고 강요 또는 애원하고 있었음. 원래 그런 거 전혀 안 하는데, 사진 찍느라 감상에 집중 못하는 것 보다 낫겠다 싶어 사진을 맡겼음. 과연 사진은 잊고 감상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었지만 때로는 카메라맨과 좀 맞지 않기도. 예를 들어, 천상계에서 벌벌 떨면서 내려오는데(고소공포증 유발하기 충분한 구조로 되어 있음) 저 밑에서 사진사분이 자기를 보라고 소리 지르며 사진을 찍었음. 마지막 날에 총 11장의 사진을 받았음. 한장에 1달러.  
    날씨가 정말 아름다왔음. 햇살 따끈하고, 바람 포근하고, 적당히 건조해서 불쾌지수 전혀 없었음. 아무리 21세기라지만 야외 활동에서 날씨가 안 받쳐주면 망하는 것인데, 고마울 만큼 찬란하고 상쾌한 날씨였음. 부모님은 겨울엔 이곳에 와서 살고 싶다고 하시기도. 그런데 앙코르와트는 날 궂은 날 와도 좋을 것임. 앙코르와트가 맑은 날 숨기고 있었던 자신의 악마적인 얼굴을 드러내면 그 또한 엄청나게 매력적일 것이므로. 

 

  • 마지막 날 아침에는 국립앙코르 박물관에 갔음. 생각 외로 잘 되어 있음. 그 정도의 경제력에 그 정도의 박물관 지었다면 아주 선전한 것임(예전 라오스국립박물관에서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음)! 홈페이지 관리도 괜찮음. 인터넷 예약 시스템 잘 작동함. 가기 대여섯 시간 전에 인터넷 예약해서 1-2달러 디스카운트 받았음. 제일 고마운 건 한국어 오디오 서비스가 아주 잘 되어 있다는 사실! 박물관 내 전시관 내에도 시청각 자료가 잘 되어 있고 한국어 더빙도 쓸만함. 아침이라 전시관이 조용했는데 동생이 가는 데 마다 한국어 더빙 버튼을 눌러 시청각 자료를 보자 주변의 외국인들도 모여들어 같이 보고, 곧 각국 여행객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다른 곳의 시청각 자료를 선점하는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시작되었음.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이 서비스 됨.  
    연중무휴이고 아침 8시반에 문을 염. 성질 급한 가족을 둔 덕분에 호텔 조식도 6시 오픈 하기 전에 가서 기다렸다 먹고, 박물관도 문 열자마자 들어어가야 했음. 덕분에 단체관광객들을 피할 수 있어 좋긴 하였음. 박물관 관람의 맨 끝인 기념품샵엔 쓸만한 기념품들 여럿 있음. 그걸 생각 못하고 가방을 통째로 보관함에 맡겨서 아쉽게도 아무 것도 살 수 없었지만. 
    오후에 아티산 기념품샵에 가서 이번 여행을 기념하는 화병을 하나 샀음. 흑단나무로 된 불상이나 코끼리상(가네샤)--너무 이쁘고 고급스러움. 그런 목각상 좋아하는데 국내에선 잘 안 보임--을 살까 무척 고민하였는데 돈은 없고 무게도 있어(흑단목, 엄청 무겁소) 결국 사지 않기로 하였음. 살 걸 그랬나?

 

  • 톤레삽 호수를 돌아보면서 특별히 감상적이 되진 않았음. 내가 뭐라고 그들을 동정할까. 어떤 조건에서도 사람은 다 살게 되어 있는 거고, 숨이 붙어 있는 한 살 수 밖에 없고. 살아야 하면 어떻게든 머리 쓰고 몸을 움직어야 하고. 몇년 전부터 호수 주민들이 (국내 정치적 이유이긴 하나) 캄보디아 시민권을 받게 되셨다고 하니 그건 참 잘 되었음. 선상 사원과 호수 주위 무덤을 보며 문화라는 것이 정말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인간을 숙주로 살아가는 육식자로서의 문화. 흙탕물 속에서 리엘은 볼 수 없었음. 호수 위라는 것이 다를 뿐 땅 위와 정말 유사함. 닭도 기르고 돼지도 기르고 새우 양식도 하고. 인도네시아 망그로브 숲에서는 모기에게 수백방 뜯겼는데, 여기는 모기가 한 마리도 없었음. 모기의 천적이 여기에 사는가?   

 

  • 나이트 마켓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음. 레드 피아노의 대각선 위치에 있는 펍에 들어가 앙코르 맥주와 피자를 먹으며 사람들 구경만 하였음. 앙코르 맥주 한입 얻어 마셨는데 순한 느낌 들었음. 들려오는 생음악은 너무 거칠었음. 수준 높은 공연은 아니었다고 봄. 맥주 안 마시는 나는 망고주스를 사서 들어갔으나 외부 음식이라고 웨이터에게 뺐겼음. 쳇! 

 

  • 밤 11시 넘어 비행기 탔고 새벽 6시에 인천 도착. 허리와 엉치뼈가 아팠음. 부모님은 더 힘드셨겠지만 잘 버텨주셨음. 이로써 앙코르 와트 여행은 성공적으로(?) 완료. 

    내일 출근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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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으로 읽는 중국 근대 경제사 1800-1950
필립 리처드슨 지음, 강진아.구범진 옮김 / 푸른역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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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p.45 지도의 설명에 오류가 있음. 아마도 2번이 동남연안, 3번이 윈구이가 맞을 것임.

또한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사의 뜻을 청두...의 한 가정에 표하고 싶다. 이 가정을 통해서 나는 복잡하고 애매하며 모순으로 가득한 중국과 중국의 역사를 내가 상상할 수 있었던 것 이상으로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그러나 어느 무엇보다도, 그냥 그 자리에 있어준 것만으로 중국에게 감사하고 싶다. (12)

서구적인 시각에서는 거의 필연적으로 부정적인 비교의 맥락에서 그 해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왜 유럽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났고, 중국에서는 왜 일어나지 못했는가, 그 이후에라도 중국은 왜 공업화하는 서양을 따라잡지 못했는가?
이 서양 중심적인 접근법에 깔린 가정 가운데 하나는, 중국에는 서양에서 산업혁명을 낳았다고 여겨지는 요소가 없었다는 식으로 중국의 경험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 경험과 다르다는 것이 곧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국이 서양과 단지 피상적으로 달랐다거나 경험의 정도에서 달랐던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측면에서 달랐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저변에 깔린 철학이 달랐다. 서양 사회가 명확한 법률적 규범을 운영하고 그 규범을 통해 지배된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은 도덕적 규범에 의존하였다. (23)

그런 결과를 향한 변화의 과정은 전통적 요소와 새로 등장하기 시작한 근대적 요소 사이의 상호 작용을 특징으로 하는 연속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이 상호 작용에서 전통적 요소가 반드시 변화를 가로막은 것은 아니다. 근대적 요소가 지배적이 되기 위해선 전통적 요소를 반드시 버릴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전통적 요소가 변화 과정의 정확하 양태를 결정하고 촉진하였다. 중국에서 이러한 변화는 세 종류의 요소로 구성되었다. 즉 서양을 그대로 받아들인 요소, 서양의 기술이나 관습 또는 사상을 중국에 적용시킨 요소, 그리고 내부적 문제에 대한 완전히 중국적인 대응으로 나타났지만 형태만은 ‘근대적‘인 요소가 그것이다. (25)

세계 인구의 4분의 2이 세계 경지의 7퍼센트도 안 되는 땅에서 생활하고 일하고 먹고 살았던 경제 경험은, 그 자체로 충분히 연구 대상이 될 가치가 있다. 그 경험의 분석은 이 연구의 범위를 넘어서는 보다 광범위한 많은 이슈와 관련해서도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20세기의 중요한 정치적 분수령의 하나였던 1949년 제국주의와 봉건주의 세력으로부터 중국의 ‘해방‘을 이해하는 데에도 분명하고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공산당의 집권을 가능하게 한 농민혁명은 극도의 빈곤에 내몰리고 있던 봉건적이고 정체적인 경제의 산물인가? 아니면 이 혁명은 저변의 강력한 역동성을 보여주었으며 이미 성장과 발전의 역량을 과시하 상업화한 농촌 경제의 산물인가? 그 이후에 진행된 사회주의로의 이행은 근대적인 경제 성장과 산업화를 개시했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기초 위에서 이루어진 것인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1950년대에 채택한 집단주의적 접근은 성공적인 시장경제의 역동성...을 타도하고 파괴한 것인가? (27)

중국 경제사에 대한 다양한 분석적 연구를 연구사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모든 시각이 경제 변화 과정의 복잡하고 다양한 경험에 대해 통찰력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어떤 시각도 다른 시각을 완전히 배제하면서 모든 대답을 제공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실로 그 복잡함을 다 포괄하려 한다면 모든 시각이 필요할지도 모르다. 일반화외에는 대안이 없을지라도 중국의 경험에 대한 거의 모든 일반화는 오도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46)

1950년대 이전 중국 경제의 추세에 대해 확정적으로 정량화하는 것은 아직은 가능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불가능할지 모른다. 총량 규모에서는 성장이 이루어졌고, 전통적 형태의 생산에서 근대적 형태의 생산으로, 농업에서 공업으로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 중이었으며, 1인당 평균소득과 생산에서 하락은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1인당 평균소득이 실질적으로 지속적인 증가를 보였다는 주장, 1인당 농업 생산이 분명히 늘어났다는 주장, 그리고 투자 비율이 현저하게 상승하였다는 주장—간단히 말해서 근대적 경제 성장이 시작되었다는 주장—은 그 전체적인 논지에서는 논란이 되었거나 논쟁할 말한 가능성으로 머물고 있다. 그 상세한 내용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가능성의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86)

중국 경제에 대한 대와무역과 외국인 투자의 순효과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것이 복잡한 일련의 상호 작용의 산물이었던 것만은 틀림 없다. 무역과 투자는 중국 국내 경제를 자극하기도 하고 제약하기도 했으며, 중국 경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지위를 훼손하기도 하고 강화시키기도 하였다.
외국의 영향과 중국의 경제적 근대화 간의 관계를 전적으로 ‘충격-반응’의 견지에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처음부터 강조해 둘 필요가 있다. 원래부터 무기력하고 정체되어 있던 중국이 그런 중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인 역동적인 서양을 만나 그 충격에 단순하게 반응—내지는 반응하는 데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대외무역과 외국인 투자는 중국에 원래 있던 진화하는 상업 시스템을 통해 흘러들었으며 그 일부가 되었다. (89)

마찬가지로 무역과 투자가 일방저으로 중국에게 해로웠다는 부정적인 관점도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중국은 심각한 자원의 순유출을 경험했고, 교역 조건의 장기적 악화로 고통 받았다. 막 싹트기 시작한 중국의 근대적 산업이 외국의 경쟁자들에게 억압 받았고, 중국의 수공업 부문이 수입에 의해 파괴되었다. 중국은 농민들이 환금작물 때문에 곡물의 자급을 희생하면서 변덕스러운 국제 시장에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는 데 무기력하였다. 이와 같은 주장은 모두 흔들리게 되었다. 비록 무역과 투자가 중국의 고도 균형의 함정을 제거하는 역사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개항장뿐 아니라 내지 농촌에서도 생산 증가에 긍정적이고 의미심장한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이 점차 신뢰를 얻고 있다. 이런 분석은 대외무역과 외국인 투자의 규모와 구조 및 그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내지로 퍼져 들어가는 매커니즘에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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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목전쟁 - 영국은 왜 중국 홍차를 훔쳤나
세라 로즈 지음, 이재황 옮김 / 산처럼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대영제국주의 엔진으로서 인도 차(산업)의 탄생--영국인 손으로 중국에서 탈취되어 인도 히말라야에서 길러지고 런던에서 팔림--을 추적함. 이 시기 세계사를 각도 살짝 바꾸어 다시 보게 되나 대단친 않고, 우리는 다 아는 중국 문화&역사 기본을 작가가 제 동포에게 설명하려 구구절절 쓰니 지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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