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수지 박람강기 프로젝트 8
모리 히로시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사실은 대부분의 책이 적자라고 한다. 대부분이라고 했지만 절반보다 훨씬 많다는 의미의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출판사는 유지되고 있다.... 결국 잘 팔리는 일부 책이 흑자를 내 주기 때문이다. 부수가 많아질수록, 히트작일수록 이익률은 높아진다. 나의 담당 편집자 가운데 한 사람은 "증쇄는 돈을 찍어내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라고 말했다.... 증쇄에 들어가는 책은 초쇄가 전부 팔렸거나 전부 팔릴 전망이 있는 책이다. 즉 편집도 끝나고 필름...도 있으므로 증쇄부터는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다. 출판사로서는 품이 들지 않는다. 마치 지폐를 찍어내는 기분이 든다는 것도 납득이 간다. (53)

역으로 말하면 작가는 영업이라는 것을 할 수 없는 업종이다. "엄청 재미난 걸 쓸게요!"하고 기염을 토해도 통하지 않는다. 의욕보다는 완성된 원고가 모든 것을 대변한다. 그것이 곧 ‘투고‘이다. 게다가 신인의 작품은 얼마나 팔릴지 알 수 없으며, 편집자를 비롯하여 어느 누구도 그 원고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 이건 틀렸다, 라는 것은 쉽게 판단할 수 있지만 이건 팔린다, 라는 것은 단언하기 힘들다.
즉 책을 출간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운이 지배하는 세계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예술 분야라면 비주얼적인 면이 있다든가 기교적 우월함이 명확하다든가 하므로 상당 부분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소설은 알 수 없다. 무엇이 호응을 얻을지, 무엇이 히트할지는 고참 편집자도 모른다. (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팔리는 집은 따로 있다 - 경매수익률보다 높은 매매주택연출의 비밀
이종민.이창배.천은정.전정미 지음 / 라의눈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을 ‘연출‘함으로써 당신은 시장의 다른 경쟁자들을 앞서게 될 것이다. 잠재 구매자가 집을 보러 왔을 때, 주위를 어지럽힐 수 있는 모든 것을 없애야 한다. 당신은 집을 파는 것이지, 집 안의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매매주택연출, 다시 말해 ‘홈스테이징‘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18)

매매주택연출을 위해서는 구매자의 시선을 가져야 한다. 늘 생활하던 공간은 장단점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친구 집에 손님으로 초대받고 갔을 때 느꼈던 그러한 시선들을 우리 집에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집을 바꾸어 나갈 수 있다.
우리 집이라 구매자의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가까운 지인을 집에 초대하자. 그래서 구매자의 시선으로 우리 집을 솔직히 평가하고 지적해 달라고 부탁하자. (27)

대부분의 매도인은 집이 팔린 후 짐을 싸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매매주택연출을 고려한다면, 그 반대가 맞다. 즉 집을 내놓기 전에 이삿짐을 미리 싸두는 것이다. 그러면 집이 더 빨리 팔린다.
이삿짐을 일찍 싸면 방이 치워지고 잠재 구매자는 정서적으로 쉽게 당신의 집을 내 집처럼 여길 수 있다. 어떤 좋은 물건이든 관계없이 집을 치워두라. 모든 짐을 다 싸둘 필요는 없지만, 짐 싸기를 일찍 시작하자. 곧 이사하게 될 것이다. (35)

가급적이면 집안에 늘 음악이 흐르도록 한다. 방문객이 언제 올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듣기에 편안한 라디오 채널을 맞추고 낮은 볼륨을 유지하자.... (72)

덧문(셔터shutter)
나는 덧문이 주택의 변신을 크게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집을 보면 먼저 뒤로 물러서서 창문을 본다. 그리고 덧문이 필요한지 상상한다. 덧문은 창문의 크기를 크게 보이게 하고, 편안함을 만든다. 또한 동화 속에 나오는 집을 상상하게 만든다. 덧문은 적은 비용으로 주택에 매력을 심어주는 방법이다. 또한 창을 없애고 난 자리에 덧문을 붙이면 외벽의 다른 재료로 인한 이질감을 없앨 수 있다. (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 것 없이 - 르포기자 귄터 발라프의 인권 사각지대 잠입 취재기
귄터 발라프 지음, 서정일 옮김 / 알마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이런 몇몇 사소한 꾸밈만으로도 충분했다. 나의 변장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직접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게 했다. 연기 삼아 하는 바보짓이 나를 더 대담하게 만들어주었고, 그토록 이성적이고 우월하며 궁극적으로 정의롭다던 이 사회의 편협함과 냉혹함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열어주었따. 나는 사람들이 진심을 꾸미지 않고 말할 수 있게 만드는 바보였다. (11)

내가 감히 대꾸를 하려 했다. "그러나 그리스도도 확실한 거쳐 모무를 곳 없어요!" 더이상 설명도 않고 나를 밀치며 문을 닫아버린 것을 보니, 그가 이 말을 하느님에 대한 모독으로 느꼈던 것 같다. 자격을 갖춘 신앙공동체의 일원이 ㅗ디려는 내 결심이 얼마나 진지한지 보여주기 위해 계속 초인종을 눌러대자 신부는 혼내주려고 다시 문을 열었다. "여기는 난민수용소가 아니오. 당장 떠나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소!" 나는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애원하면서 마지막으로 그의 그리스도교적 양심과 직업적 사명을 환기시키려고 애썼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그러자 대답 대신 문이 꽝 닫혔다. (70)

나는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관료티를 전혀 내지 않는 이 젊은 신부의 발음에 약간 동유럽 쪽 억양이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는 4년 전 폴란드에서 이주해온 사제였다. 아마 자신이 겪은 경험 때문에 박해받는 외국인과 자신의 처지를 동일시하거나 적어도 이들이 처한 상황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는지 모른다. 어쩌면 그 자신이 고국에서 박해가 어떤 것인지 체험했거나, 최소한 그곳에서 배가 불러 비대해진 제도권 교회 아래에서 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여기 사람들이 그를 환영받지 못하는 외국인으로 대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즉 ‘자유로운 독일 한쪽‘에 와서 비로소 감정이입 능력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91)

쉬는 20분 동안 우리는 먼지가 좀 덜 쌓인 철제계단에 앉아 있었다. 터키인 노동자들은 내가 음식을 싸 오지 않은 것을 보고는 자신들이 거져온 빵을 나눠 먹자고 권했다. 이들 가운데 제일 연장자인 네딤은 자기 보온병에서 따뜻한 차를 따라주었다. 이들은 얼마 안 되는 음식을 서로 나누면서 모두 부드럽고 친근하게 대했다. 나는 도깅ㄹ인 노동자들에게서는 이런 모습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 그런데 눈에 띈느 것은 쉬는 시간에도 이들은 대부분 독일인 동료들과 멀리 떨어져 앉고, 서로 대화를 나눌 때도 터키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 나중에 그 이유를 네딤이 설명해주었다. "우리가 자기들 험단을 하는 줄 알아. 그리고 터키어로 말하면 우리가 지나치게 강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자신들이 우리에게 더 쉽게 명령할 수 있도록 전부 다 알고 싶은 거야.." ... "너희들 무슨 예기를 하려면 독일 말로 해. 독일에서는 항상 분별 있는 독일 말로 하란 말이야. 돌대가리 같은 너희들 말은 제발 너네 고향으로 되돌아가서 실컷 지껄이라고." (1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소한 행운 - 여배우가 삼재를 건너는 법
고바야시 사토미 지음, 이정원 옮김 / 씨네21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하지만 인간이란 슬프도록 쉽사리 질려버리는 존재라, 어느센가 그렇게 보내는 주말도 참신함이 사라져갔고 건물 관리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가노에서 보내는 주말에 대한 열정도 점점 더 옅어져만 갔다. 그보다는 시내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세련된 서비스를 누리며 보내거나, 가볍게 날아가 홍콩이나 타이에서 여유를 즐기며 주말을 보내면서, 버블시대의 우리는 오만하게도 어떤 휴일을 보낼지 마음껏 고를 수 있었던 것이다. 주말마다 찾아가던 게 한 달에 한 번 꼴에서 ㅂ년에 서너 번으로 바뀌고, 그러다 "앗, 올해 갔던가?" 하고 가물가물할 정도로 잊혀져버린 불쌍한 버블 산장. 우리 회사는 직원이 서너 명 정도인 작은 회사인데, 그나마도 지금은 절반가량이 오십대에 접어들면서 도쿄에서 산장까지 두 시간 운전도 버거운 지경에 이르렀다. (30)

최근에는 세상이 절약이다 환경이다 목청을 높이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 산장은 무서우리만치 낭비 그 자체다. 지붕이 있는 그럴싸한 차고, 드넓은 욕조, 사진 현상이 가능한 암실, 한 층은 더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높은 천장, 결혼식 피로연 정도는 너끈히 치를 정도로 많은 식기, 침대도 네 개나 있고. 다다미방에서는 유도 경기도 충분히 개최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에 와서 보면 조금 더 간소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지만, 어차피 버블시대였기에 ‘크게 할 수 있는 건 크게 하자고, 아하하하!‘라는 분위기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 이 거대함은 누구 탓도 아닌 것이다. 버블시대를 모르는 젊은이들은 이 무모한 거대함에 일일이 감탄하면서, "버블, 죽이는데요!" "버블, 최거!" 하고 재미있어 하지만. (32)

그런 소박한 행복에 기뻐하는 토비를 보면서 나도 웬지 행복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토비는 한 가정의 반려동물로서 이미 충분하다. 평범하지만 무척이나 고마운, 소중한 위치에 있다. 형제 개의 활약을 보며 잠시 부럽다는 마음도 들었지만 그날이 그날인 매일을 무던하게 보내주는 개와 고양이를 보면, 아, 사람의 생활도 이런 거구나 싶다. 아주 가끔씩, 이렇게 별거 아니지만 기쁜 일이 생긴다. 그런 거구나 싶다. (76)

하지만 연극은! 아, 뭐 사실 지금 맡은 역할도 집까지 끌고 들어가기는 좀 그렇지만, 준비 시간이 긴 만큼... 미션, 숙제, 좌절, 반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다보면 텔레비젼 드라마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그 역할과 나눈 이야기가 깊어지고 깊어지는 작업인 것이다. 하아, 이게 연극의 참맛이겠지. 분명, 드라마라면 그날 촬영한 장면으 그날로 끝. 일단 찍은 다음에는 아무리 반성해도 뒷북일 뿐이다. 그런데 연극은 그날 연습한 걸 다음 날 또 하게 된다. 집에 돌아와서 헤매던 대사를 다시 확인하기도 하고, 대본을 뒤적이며 아아, 이건 그런 의미였구나 하고 깨닫기도 하며, 무슨 무슨 영화를 참고삼아 조금 봐볼까 같은 생각도 하다. 유난 떠는 듯 보일지 몰라도, 나로서는 종일 연극에 대해 생각 안 하는 때가 거의 없을 정도다! 그래봐야 고작 이 정도의 연기라니! 한심해, 한심하다. (129)

실은 더 부르고 싶었다! 부르게 해줘! 핑크 레이디...도 아직은 출 수 있다거! (그건 그거대로 너무 오래됐다!) 부를 거야, 다 부를 거라고! 이러면서 한동안 운전할 때 차 안에 틀어놓은 명곡을 혼자서 열창하고 다니다 최근에야 겨우 진정되었다. 노래는 좋은 거다. 정말 좋은 거지, 암암. (1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 - 작지만 강한 출판사 미시마샤의 5년간의 성장기
미시마 쿠니히로 지음, 윤희연 옮김 / 갈라파고스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흥미로운 캐릭터. 남다른 비전&실천력이 있는 건 맞는데 그 동전의 뒷면은 돌아이니스이라서 유보적인 자세로 대하게 되지만, 어쨌든 탁월한 점 있음. 특히 인간 사이의 교감을 믿고 오감을 되찾고 확장하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것은 아주 훌륭함. 엑셀맹에 회사 천장에 쥐들이 뛰놀게 두는 건 반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