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다이어리, 여유와 미소를 적다 - 똠얌꿍에서 무아이타이까지 태국 역사와 문화 이모저모 이야기
박경은.정환승 지음 / 눌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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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분들과 일하면서 잘 이해 못했던 부분들이 좀 풀렸다. 신발 대충 신는 것이나 국왕에 대한 (맹목) 사랑, 뜬금 없는 출가 등. 태국어와 주변국 언어 간 관계도도 유용했다. 무엇보다 관광지 태국 아니라, 우리가 존중하며 참고해야 마땅한 유니크한 차이를 지닌 한 사회로 진지하게 다룬 것이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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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다이어리, 여유와 미소를 적다 - 똠얌꿍에서 무아이타이까지 태국 역사와 문화 이모저모 이야기
박경은.정환승 지음 / 눌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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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태국 정부의 움직임과 반대로 당시 국왕의 섭정을 지내고 있던 쁘리디 파놈용은 피분쏭크람의 암묵 하에 국내 지하 항일운동을 지휘하였다. 또 주미대사로 있던 쎄니 쁘라못을 중심으로 해외에 있던 태국인들은 태국의 대미 선전포고가 일본의 강요에 의한 것임을 주장하며 미국에 있던 태국인들을 중심으로 자유타이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종전 후에 태국은 패전국 취급을 받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도움으로 나중에는 국제연합의 일원이 되기도 했다. 1942년 피분쏭크람이 남긴 "이 전쟁에서 패하는 자가 곧 우리의 적이다"라는 말은 태국 정부의 유연한 외교 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명한 말로 두고두고 회자되었다. (25)

학창시절, 필자는 봉사활동으로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도 겨울에서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근로자들이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돈이 없어서 신발을 안 사는 것이 아니라 신발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41)

일반적으로 "선물"하면 아름답게 포장된 겉면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색색의 포장지로 곱게 포장된 선물을 보며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설렘을 안고 풀어보는 과정을 즐기는 우리와 달리 태국인들은 이미 내용물이 고스란히 드러난 선물을 주고 받는다. 그래서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그들이 무슨 선물을 주고받는지 바로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끄라차오"의 핵심이다. (52)

태국 국민 중 95퍼센트에 달하는 불교도들이 생각하는 종교적 지향점은 열반…일 것이다.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해방되어 해탈을 통해 열반에 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매일 아침 탁발하는 승려들에게 시주를 하고 생활 속에서 선업을 쌓는 행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즉, 기쁨이나 슬픔의 감정에 자신이 휘둘리지 않도록 늘 자신의 정신을 가다듬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덕목이 된다.
그러므로 태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짜이옌옌…" 하라는 당부는 한편으로 생활 속에서 종교를 실천하려는 태국인들의 다짐이라고 볼 수 있다. 슬프고 분하고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그것을 울음과 눈물로 표출하고 가슴에 맺힌 한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누기보다는 그것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어려운 시간이 지나가도록 길을 비켜서는 지극히 태국인다운 처세법인 것이다. (66)

한편, 출가는 "정죄" 즉, 죄를 씻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은 속죄의 방법으로 출가를 하여 사태를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즉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인물이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하나의 통로로 출가를 선택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85)

랏따나꼬신은 마음을 녹여내는 땅
많은 사람들이 온갖 사랑을 하며 처마를 맞대고 같이 살아간다
국적이 어떻든 간에 형제이며
서로 오랫동안 얽히고 설켜온 한 무리로
하늘 아래 모든 사람들이 짝끄리왕의 은총 아래 행복하게 살아간다. (164)

태국에 살아도 벼슬을 할 수 있어요. 이 나라의 왕은 국적이 다르거나 언어가 다르다고 억압하지 않아요. 관리를 뽑아도 능력을 보고 뽑아요……. 중국인과 태국인이 어디가 달라요? 당신은 중국 사람이지만 태국어 잘 하잖아요. 태국 땅에서 조상을 섬기고 옷차림을 중국인처럼 하면서 머리를 길게 땋아 늘이고 살아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아주 행복하게 살잖아요. 중국 설날에는 신에게 경배하고 청명 때에는 조상신에게 제사 지내고 하는 것들을 다할 수 있는데 (우리 아이가) 태국인이 되는 것이 무엇이 두려워요? (165)

그런데 태국에서 밥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또 하나의 식재료가 있다. 바로 생선이다. 동아시아가 두장…을 기본으로 하는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면, 동남아시아는 어장…을 기본으로 하는 식문화를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태국은 국토의 삼면이 바다를 접하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할 뿐 아니라,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중부 지방의 젖줄 짜오프라야강을 중심으로 운하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이를 근간으로 바다고기뿐 아니라 민물고기도 풍부하여 예로부터 생선은 쌀과 함께 태국인의 식문화의 주축이 되어 왔다. (206)

이렇듯 동물의 이름 자체가 욕이 되어 버리다 보니, 실제로 그 동물을 지칭해야 하는 경우에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된다. 한번은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 "히아"가 태국 정부청사 건물 앞에 다량의 알을 낳아, 이것이 당시 정권에 상서롭지 못한 징조라는 내용이 뉴스로 다뤄진 적이 있다. 그런데 앵커가 이 동물의 이름을 차마 언급할 수가 없어 주저하다가, 완곡어인 "뚜아응언뚜아텅…"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박장대소를 했다. 안 좋은 단어를 피하기 위해서 완곡어를 쓴다지만, 가장 혐오하는 대상에게 사랑스럽기까지 한 "금둥이은둥이"라는 이름을 부여한 태국인의 참신한 발상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호부호형하지 못한 홍길동처럼 "히아를 히아라 부르지 못하는" 태국인 앵커의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우습기도 했다. 동물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274)

코끼리 양로원은 한 수의사가 지인이 기증한 땅 위에 사제를 털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아 주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봉사자들 중에는 하루 동안 코끼리와 함께 하는 삶을 경험해보려 방문하는 단기 봉사자들도 있었지만, 그곳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노년의 코끼리들과 교감하며 지내는 장기 봉사자들도 적지 않았다. 처음의 두려움은 코끼리들을 만나면서 눈 녹듯 사라졌다. 어찌나 애교가 넘치는지 마치 교생 선생님을 맞는 어린 학생들처럼 들떠서 환영해주었다[코끼리들이??].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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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식단 - 챔피언을 만든 기적의 14일
노박 조코비치 지음, 김영옥 옮김 / 어언무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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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의 폐해는 널리 밝혀지고 있는바, 이 책의 신선함은 (약소국 출신) 세계급 운동선수의 삶을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문장 쌈박하고 내용에 군더더기가 없는 것도 굿. 개인종목일지라도 실은 모든 것이 팀의 성취이며, 마음챙김이 신체훈련만큼 중요하다는 사실. 세르비아의 전쟁 경험도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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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식단 - 챔피언을 만든 기적의 14일
노박 조코비치 지음, 김영옥 옮김 / 어언무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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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토예비치 박사는 세르비아인이었기에 어느 누구보다 내 유년기를 잘 이해했다. 우리 가족이 한때 겪었던 일, 우리가 잃어버린 것, 우리가 극복하기 위해 그토록 힘겹게 투쟁해야 했던 것들을. (33)

전쟁에서 살아남을지 어떨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부모님은 우리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아버지는 우리가 이제껏 살아왔던 바로 그 삶을 유지해 주기 위해 사방팔방에 빚을 지고 있었다. 우리는 죽음에 둘러싸여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식들이 그 사실을 모르기를, 또 우리가 얼마나 가난한지도 모르기를 바랐다. 어머니는 정말로 강인했다. 항상 음식을 마련할 방안을 찾아서 우리가 마음 편히 유년기를 보낼 수 있게 해줬다. 하루 중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이 대부분 몇 시간뿐이었기 때문에 어머니는 그 사이 최대한 신속하게 음식을 준비했고 다시 불이 나가버리기 전까지 우리가 최소한 수프와 샌드위치라도 꼭 먹을 수 있도록 해줬다. (46)

나는 자신의 무력함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믿을 수 없을 만큼 자유로워진다는 교훈을 얻었다. 유난히 긴장하거나 어떤 일에 언짢아지거나 좌절할 때마다, 또는 자만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것을 갈구할 때마다 나는 다시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다. 그리고 유년기를 떠올려 그때의 상황을 상기시킨다. 그러면 다시 균형감을 회복하게 된다. 나는 가족, 재미, 즐거움, 행복, 사랑처럼 내가 진정으로 가치 있다 여기는 것들을 떠올린다. (47)

어떤 일을 하기 위한 ‘올바른’ 방법을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수준의 성공을 성취하라. (67)

어떤 종류의 육류나 생선을 먹든 가장 질 좋은 재료를 택해야 하다. 생선의 경우 양식 말고 자연산으로 선택하라. 육류는 풀을 먹여 기른 소고기와 방목한 닭고기를 선택하라. 더 나은 환경, 더 자연 친화적인 환경에서 자란 가축과 생선이 더 건강하고 영양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넘쳐난다. (115)

조명등을 끄고 촛불 옆에서 식사한다는 말이 아니다. 휴대폰조차 문 안으로 반입할 수 없는 완벽한 암흑을 말하는 것이다. …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당신을 테이블로 안내해 주는 것이다. 당신은 주문한 음식을 한 번 보지도 못한 채 먹는다.
음식은 놀라울 정도로 맛있다. 미각과 후각 기능이 고조되고 음식의 풍미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퍼져 나온다. 천천히 자연스럽게 후각과 혀끝으로 음식을 탐험하며 먹는다. 그 경험으로 나는 천천히 먹는 것의 중요성을 마음속에 단단히 새기게 되었고, 오늘날의 패스트푸드 정신에 반대하게 되었다. (123)

나는 식사하려고 자리에 앉았을 때 짧은 기도부터 시작한다. 기도할 때 특별한 신에게 이야기한다거나 특정 종교의 교리에 따르지는 않는다. … 그것은 그냥 내 몸 속에서 일어나는 의사소통일 뿐이다. 기도하면서 나는 오늘 세상에 있는 수백만 명, 어쩌면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식량을 걱정하고 있음을 떠올린다. 전쟁을 경험한 것이 내가 겪지 않았다면 몰랐을 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겠지만 어쨌든 나는 결코 음식을 당연하게 여긴 적이 없다. 나는 항상 음식을 축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나 자신에게 주지시킨다. (125)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신중을 기한다. 나는 깨어있는 거의 모든 시간을 내 물리치료사, 매니저, 코치들과 함께한다. 여자 친구는 거의 대부분 나와 함께 있고 부모님도 자주 함께한다. 그들은 아주 소박하고 겸손하며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사는 보통 사람들이다. 그들 또한 좋고 나쁜 경험을 많이 거쳐 온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나를 도와주고 지지해준다. 나는 힘들 때마다 그들의 경험, 지혜, 위로에 기댈 수 있다.
그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사람들은 테니스를 한 사람이 네트 너머의 상대와 대면하는 개인 운동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문자 그대로의 해석일 뿐 사실이 아니다. 테니스는 팀 활동이다. 내가 성취하는 모든 것은 팀 활동으로 이뤄진다. 각자의 역할을 하되 모두 조화를 이뤄 서로가 맡은 일과 그 일을 하는 이유를 이해한다. 나는 이런 식으로 일해야 한다. 그것은 성공의 원동력인 팀 정신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175)

그들에게는 또 다른 커다란 역할이 있다. 내가 원래 지니고 있던 성격과 철학을 그대로 갖고 있는 사람일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 말이다. 그들은 내가 누구이며 어디서 자랐는지를 잊지 않게 해준다. 그것이 그들의 미션이며 그들은 진지하게 그 일을 해주고 있다. (176)

그것이 바로 내 끊임없는 연습의 대가다. 나는 연습으로 코트 위에서 벌어질지 모를 모든 일에 대비한다. 가능성을 없애고 가능성을 개연성으로 바꾼다. 더 훈련하고 더 많은 시나리오를 경험할수록 놀랄 일도 줄어든다. 긴 트레이닝 시간이 끝나갈 때쯤 코치는 내가 힘이 거의 다 빠지고 집중력이 저하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플라스틱 물병을 코트 위에 내려놓는다. 하루 일정이 끝나기 전, 내 남아 있는 힘까지 모조리 짜내 물병을 맞추기 위한 서브를 다섯 번이라도 더 치게 하려는 것이다. 그게 핵심이다. 네 시간짜리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나를 차별화하는 핵심은 바로 그런 것이다.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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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행운 - 여배우가 삼재를 건너는 법
고바야시 사토미 지음, 이정원 옮김 / 씨네21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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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나 통찰로서 대단한 것은 없다. 여배우의 경험이라고 해도 산속 별장 말고는 별 다른 것도 없고. 그러나 글에서 이 사람의 따스한 분위기가 오롯이 피어나는 것. 사람 냄새가 나는데 그 냄새가 전혀 구리지 않고 살짝 향긋한 것이 큰 매력! 토비 형제 이야기와 ‘노래하게 해줘요‘가 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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