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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신현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어째서 처세술 책에 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는지 모를 일이다. 생각해 보면, 옛날 우리 선조들이 읽었던 사서삼경이네, 사서오경이네 하는 것들도 우리의 행동이나 마음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들을 가르치는 것들이 아니었던가 싶다. 공자, 노자, 주자등의 학문들도 마찬가지였고. 처세술을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은 결코 상업적인 욕심에만 기대어 돈이 될 것 같으면 아무 책이나 써내는 사람들한테 속는 것도 아니고, 시간만 날리는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그렇게 쓸데없는 책들도 많을지 몰라도 좋은 책도 많을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회사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행동가짐과 마음의 방침을 제시한 이 책은 어떨까?
어떤 면에서 보면,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는 일반적인 회사와는 상황이 많이 다른 회사라서 이 책의 내용들이 100%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몇해전 우리가 하는 일과는 전혀 다른쪽으로 자리를 옮기신 내 직속상관이 푸념하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그 전에는 그저 일만 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정치활동을 해야 하는게 너무나 싫다고. 그게 너무 싫어서 다시 그 전에 일하던 분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겪어보지 못해서인지 그 말들이 심각하게 들리기 보다는 배부르고 등따순 사람이 심심해서 투덜대는 걸로 들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그 분이 힘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조금은 들었다.
하지만 이 시대에 직장인으로 살아가야한다는 것은 그 많은 어려움을 견뎌야 하는데다가 성공적인 직장인으로서 미래에 임원 자리까지 바라보는 경우에는 직장이라는 곳의 생리를 잘 알고 그에 맞춰 생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비밀이라 말하는 직장인의 행동방침에는 평상시 우리가 잘 알고 있었지만, 굳이 대화를 통화여 정의하지 않았던 사실들도 있고 대수롭지 않게 간과하고 지내오던 것들도 있다. 또 특수한 형태의 직장에서는 적용되지 못할지도 모르는 원리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은 가장 보편적인 직장에서의 행동방침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비밀 01_팔을 걷어붙이고 조직의 해결사를 자처라하라.
비밀 02_뽑을 땐 학벌이지만 키울땐 충성도다.
비밀03_익숙한 일만 하면 낙오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비밀04_일과 삶의 균형을 원한다면 연봉을 포기하라
비밀05_잦은 이직은 직장생활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비밀06_학력의 굴레를 벗어나려면 판을 바꿔라
비밀07_임원 가능성이 희박하면 부장이 되기 전에 옮겨라.
비밀08_CEO가까이 가면 살고 멀어지면 죽는다.
비밀09_네트워크는 안 되는 일도 되게 한다.
비밀10_상사와 맞서려면 회사를 떠날 각오를 하라.
비밀11_사내정치에 무감해선 조직의 중심에 설 수 없다.
비밀12_상가와 회식 장소에서 운명이 결정된다.
비밀13_혼자서 일하려거든 조직을 떠나라.
비밀14_직장인의 수명은 영업 마인드에 달려 있다.
비밀15_자기 몫을 포기해야 리더십이 생긴다.
비밀16_CEO처럼 일해야 CEO가 될 수 있다.
비밀17_회사가 흔들리면 나에겐 기회가 온다.
비밀18_직장에 따라 신분이 결정된다.
비밀19_회사는 '아줌마'를 원하지 않는다.
비밀20_최고의 경쟁력은 브랜드에서 나온다.
위 법칙에서도 보여지듯이 이 책에서 권장하는 행동방침들의 최종 목적지는 CEO가 되는 것이다. 직장인들 중에서는 나중에 CEO를 목표로 할 수도 있지만, 그 외의 목표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 행동방침들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을 지내더라도 내 마음대로, 내 편한대로 바꿀 수 없는 직장을 가능한 내가 내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으면서 지내기 위해서 필요한 보편적인 법칙들이 위 법칙들이 아닌가 싶다.
위 법칙들이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떠 받들어야 할 법칙들은 아니라고 본다. 단지 처음 시작하는 사회생활을 월급쟁이로 시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전혀 모르거나 잘못된 정보로 혼선을 빚으며 직장생활을 하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CEO가 되길 꿈꾸는 사람이라면 더욱 유익한 정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전혀 다른 삶을 꿈꾸는 사람일지라도 현대사회에 보편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직장이라는 조직안의 생리를 이해함으로써 자기 자신 또한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