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부자들은 사치를 포기하는 것을 사치의 정점으로 여긴다. 그래서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에서 트레킹을 하고, 캠핑 사파리에 도전하고, 탁 트인 하늘 밑에서 잠을 자고, 캐노피 앤 스타스 같은 힙한 여행사이트에서 예약 가능한 원초적 생활을 흉내 내는 경험을 하는 데 엄청난 돈을 지불한다. 반면 지갑이 얇은 계층에서 오히려 값비싼 호텔을 잡아 휴가를 보내는 일이 흔해졌다. 요즘 호화 호텔 앞에 여행사 버스가 서 있다면, 과거 이 호텔에 묵었던 고객들은 글래머러스 캠핑, 즉 ‘글램핑‘에 나선다. - P90

가장 뛰어난 혜안을 보여준 것은 빈프리트 크레치머라는 한 남성의 글이었다. 그 글에는 그림 형제의 친구였던 본 출신 시인 카를 짐로크Karl Simrock의 다음과 같은 시 구절이 들어 있었다.

로마와 아테네, 라플란드에서
우리는 구석구석 살펴보기 바쁘다네
허나 정작 우리 조국에서는
눈 뜬 장님처럼 더듬거리며 돌아다니는구나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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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소비가 얼마나 황당무계한지를 보여주는 간단한 계산이 있다. 즉 우리가 고기를 통해 섭취하는 칼로리를 위해 가축은 10칼로리의 사료를 먹는다는 사실이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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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려움을 느끼라는 잔소리를 끊임없이 듣기보다는 녹색 삶을 살면서도 삶을 즐길 수 있음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편이 훨씬 좋아 보인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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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앙을 경고하는 이들에게는 대중의 의식을 일깨워준 공로에 감사 인사를 보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이 외치는 종말론적 시나리오 대신 새로운 환경운동가들이 말하는 ‘유토피아적 실용주의‘를, 그보다 더 혁신적인 이들 사이에서는‘쾌락적 지속가능성‘이라 불리는 것을 내세울 때가 왔다. 책임 의식을 갖고 자연과 생명체를 대하고, 소비와 오락산업에서 떠드는 장단에 맞추지 않는 삶을 사는 것도 얼마든지 즐겁고 재미있을 수 있다. - P7

기후 위기 경고론자와 회의론자의 말 중 어느 쪽을 따를지 결정할 때 주어지는 위험부담은 결코 같지 않다. 경고론자들의 예언이 옳다면, 인류는 거대한 위험 앞에 놓여 있기에 당장 어떤 식으로든 조치가 필요하다. 반면 기후 위기를 의심하는 회의론자들이 옳다면, 모든 것은 히스테리에 불과하다. - P10

자연과 문화를 구분하려는 시도는 처음부터 어려움에 부딪힌다. ‘자연‘을 말하는 순간 자연으로부터 한발 물러섬으로써 거기에 속하지 않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자연을 찬양할수록 그로부터 거리를 두면서 자연을 문화로 바꾸어 놓는다. 좋은 예가 자연보호다. 자연을 보호하려면 울타리를 둘러야 하고 이는 곧 인위적 대상을 만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자연의 특정 상태를 근원적이고 보존 가치가 있는 것으로 규정한 뒤 그 자연을 감시하는데, 이것이 곧 간섭이고 ‘문화‘인 셈이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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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터우 유적지 후기의 현상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합리적인 추측이 가능하다. 하나라 도읍의 왕족과 청동 작업자 사이의 갈등이 나날이 격화되자 청동 작업자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상족과 연락했고, 이에 상탕이 동방의 동맹 부족들을 이끌고 대거 서쪽을 정벌하여 하 왕조를 점령했다. 다만 왕조와 청동 기술을 관리하는 측면에서 상족과 다른 동방의 맹우들은 모두 경험이 없었으므로, 반세기 전후의 시간을 이용하여 하 왕조의 유산을 완전히 흡수하고, 아울러 각종 문화를 융합하여 새롭고 더 광범한 의미의 상족을 형성했다. - P160

상이 창조한 ‘갑골문‘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글자는 폭력과 정벌, 살육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국가와 왕조의 통치 질서가 아직 건립되기 전 동방 부락들 사이에서는 적의가 충만해서 걸핏하면 충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족의 이주와 무역이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을 가능성은 아주 적어서 무기로 보호받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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