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힘이 약하고 미국의 하위 파트너가 되는 것에 만족하는 한 미중 관계는 조화를 유지했다. 그러나 중국이 일정 수준의 역량과 자신감을 갖추자 더 큰 야심을 내비쳤고 미국은 중국을 도전자로 여기기 시작했다. 두 나라 사이의 조화는 갈등으로 변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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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무관심‘이라는 병이 만연해 있다. 이는 민주주의에 매우 위험한 징조다. 세상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보기에 이거다 싶은 ‘알기 쉬운 악인‘이 아니라 ‘무비관적이고 무관심한 선인‘이기 때문이다. - P272

신규 대출 일관 채용이란 모두 똑같은 시기에, 모두 똑같은 활동을 하고, 모두 똑같은 시기에 입사하는 과정이 전제되어 있다. 심지어 채용하는 측인 기업은 정중하게 채용 활동 시작일까지 똑같이 맞추는 기괴한 일까지 벌이고 있다. 이러한 채용 방식을 주요 인재 획득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은 사회의 규칙에 동조하지 않는 개성 있는 인재는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어느 기업이나 판박이처럼 ‘변혁을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개성적인 인재를 추구한다‘는 개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메시지를 취업 시장에 내걸고 있는데, 대 일괄 채용이라는 채용 방식을 취하면서 이러한 메시지를 보내는 자체가 자기기만이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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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순도 높은 대가는 무엇일까. 자신의 노동으로 만들어낸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해 만족해하는 사람을 보는 일일 것이다. 노동으로 얻는 대가 중에서 금전적인 보수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불건전한 상황이 초래된 것은 자신이 생산해낸 가치를 확인하고 기뻐하는 사람을 직접적으로 볼 수 없는 사회 구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 P223

‘책임 있는 소비를 하겠다는 사고가 중요하다.
책임 의식이 중요한 까닭은 바로 우리의 소비 활동에 의해 어떠한 조직과 사업이 차세대에 남겨질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이 행하는 소비 활동에 아무런 사회적 책임을 느끼지 못하고 비용 대비 효과의 최대화만 추구한다면 사회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가장 효율적으로 ‘도움이 되는 물건‘을 제공하는 사업자만 사회에 남게 될 것이다. - P233

실패가 두려워 신중하게 하느라 시도하는 양이 줄어들면 결과적으로 ‘질‘ 또한 떨어진다. 우리는 성공의 반대쪽에 실패를 대치시켜놓고 성공을 추구하면서 실패는 가능한 한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고찰한 바를 살펴보면 이익이 되는 좋은 일만 골라서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240

우리 인간이 감정이라는 기능을 획득한 까닭은 감정이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반대로 표현하면 감정을 억제하고 수단적인 삶을 지향하는 일은 생물 개체로서의 생존 능력과 전투 능력을 훼손하는 것이다. 급여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삶의 보람도 즐거움도 느낄 수 없는 직업에 종사하며 사는 것은 본질적으로 생명으로서 에너지를 상실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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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사람들은 다양한 면에서 서로 다르지만 한 가지 점에서는 일치한다. 바로 자신이 하는 일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다는사실이다. 그들에게 의욕을 불어넣어 움직이게 하는 요소는 명예나 돈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일의 기회그 자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창의성의 즐거움> - P200

레비노도 마푸즈도 일해서 얻을 수 있는 무언가보다도 일 자제가 보수라는 점에서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칙센트미하이는 이 사고야말로 인터뷰한 모든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공통하는 유일한 점이었다고 밝혔다. - P201

고원사회에서의 노동을 이전의 인스트루멘털적인 사고에서 컨서머토리적인 사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생각했을 때 중요한 핵심은 ‘행복 감수성‘이다. 우리는 너무도 오랫동안 힘들고 괴로운 일을 참고 견디면 앞날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학교와 직장에서 세뇌되어온 탓에 ‘지금 이 순간의 행복‘에 관한 감수성이 현저하게 마모됐다. - P204

특히 일본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성공 모델의 이미지에 다양성이 없고 성공이라는 개념의 폭이 극단적으로 좁아져 모두 일직선으로 늘어서 서열을 다루는 듯한 각박한 상황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말하는 ‘폭이 좁은 성공 모델의 이미지‘는 이를테면 일류 대학교를 졸업하고 유명 대기업에 취직해서 열심히 일하며 연봉을 올려 도심의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고급 외제 차를 타고 다니는 호화로운 생활을 가리킨다. 이러한 이미지를 실제로 이루고자 하는 강박에 사로잡히면 이러한 삶을 실현하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활동을 전부 ‘쓸모없는 일‘로 단정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본질적인 의미에서 더욱 풍요롭고 자신다운 인생을 찾을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커진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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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의 견해를 다른 말로 바꿔 표현하면 ‘문명과 기술이 견인하는 경제‘에서 ‘문화와 휴머니티가 견인하는 경제‘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고원사회를 더욱 선명하게 채색해줄 물건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교환함으로써 경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이로써 ‘인간성과 경제, 휴머니티와 이코노미가 일체화된 사회‘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자기충족적인 사회에서는 편리함보다 풍요로움이 기능보다는 정서가, 효율보다는 낭만이 더욱 가치 있는 요소로 요구된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개성을 발휘해 각자의 영역에서
‘도움이 되는‘ 일보다는 의미 있는 일을 추구해야 사회의 다양화가 진척되고 고유의 ‘의미‘에 공감하는 고객과의 사이에서 화폐 교환만으로 연결되어 있던 경제적 관계와는 다른, 단단한 심리적 연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 P169

우리 사회는 200년에 걸쳐 계속된 치열한 문명화 경쟁과 효율화에 대한 압박감에서 해방되어 더 이상 상승을 목표로 옮기지 않아도 되는 평온한 고원사회에 도달했다. 이러한 고원사회에서도 여전히 우리가 과거에 경험한 고성장을 지향한다면 틀림없이 비윤리적인 영역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의 경제 활동은 문명적인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노선에서 문화적인 풍요로움을 향상시키는 노선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풍요로운 경제 활동과 사회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 P171

만약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세상은 나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 원인을 만든 것은 다른 사람도 정부도 기업도 아닌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선 인식해야 한다. 세계는 작은 리더십이 축적되어 크게 변화하는 법이다. 우리 중 어떤 일정한 사람들의 행동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아주 조금씩 바뀜으로써 100년 후의 세상은 극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일본은 시민이 주도한 사회혁명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고 현재에 이르렀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머지않아 훌륭한 리더가 나타나 변혁을 주도해줄 거야‘ 하고 막연히 몽상하고 있을 뿐 자신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변화에 관여하려는 하려는 사람은 적은 듯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사회를 변혁하는 일은 행정기관이나 기업 리더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즉, 매일사소한 일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자신 같은 소시민이 사회 변혁의 주도자가 된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거니와 애초에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사고관을 갖고 있다. - P173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시스템 문제만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많은 사람이 여전히 ‘어떤 시스템으로 바꾸면 문제가 해결될까?‘ 하는 관점에서 논의하고 있지만, 어떤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해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바뀌지 않으면 결코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까‘ 하는 물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사고와 행동 양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 P178

과거에 일어난 혁신을 조사해보면, 핵심 아이디어가 싹튼 동기에선 경제 합리성을 초월한 충동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관찰된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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