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번역가에 대해서는 사회생활 부적응자, 회사나 학계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무리에서 낙오된 사람이라는 인식 또한 만연하다. 번역은 학창 시절 아르바이트 정도의 노동이고, 사회생활의 ‘진짜 노동‘이란 회사에 출퇴근하는 노동으로 보는 것이다. - P33

하긴, 대한민국에서는 번역과 번역가에 대한 인식이 바닥을 치는 것도 모자라 지옥으로 떨어질 지경이니 번역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교포, 유학생, 대학원생조차 문학번역을 해보겠다고 덤비며 한국일보 문학번역상이나 한국문학번역원 샘플 번역에 지원한다. 그러고는 감나무 밑에서 떨어지는 감을 기다리듯 번역 일이 들어오길 하염없이 기다리다 차차 이 길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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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연소되지 못하고 남아 있던 위화감의 정체는 나 자신도 미처 몰랐던 사회적 약자의 부당한 호칭에 대한 것이었다. 여배우, 여검사, 여류작가……처럼 여성에게는 굳이 접두사 ‘여‘를 붙여 식별해야할 정도로 수많은 직업이 당연히 남성으로 상징되는 사회에 살면서 나도 모르게 몸에 배어버린, 그러나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지는 바로그 부당한 현실에서 우리는 아직 빠져나오지 못했다. - P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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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이 시행된 지 10년 이상 흐른 지금도 여전히 여성에게 사회생활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남자도 직장생활이 팍팍하다고는 하지만 여자들은 그 이상으로 힘들며,
그 상황은 전과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평등‘이라는 미명 아래 더욱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P452

야스코와 함께 스터디를 하던 동창생이 한 말을 되새겨본다.
"저도 결혼하면 그만두려고 은행에 들어간 게 아니에요. 하지만 일본의 기업들은 결혼과 직장을 양립시키는 시스템은 있지만 출산과 직장을 양립시키는 시스템은 아직 없다고 볼 수 있어요.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기업일수록 여성이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 생각해요." - P453

메이지 시대 이후 패전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성은 해방되어온 것이 아니라 규격화 · 획일화되어온 것이며 이 규격화는 자기 감시에 의해 자발적으로 진행되어왔다.(중략) 현대의 시민들은 폭력으로 억압당하는 일은 적어졌지만 대신 철저한 평가로 관리되어 ‘품질‘에 따라 계층이 나뉘게 되었다. 이 평가는 내면화되어 엄격한 자기평가가 되고, 스스로를 객체화시켜 타자(사회)에게 ‘품질이 좋은 제품‘이 되려고 필사적이 된다. 몸을 파는 것은 매춘부만이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의 신체는 물론 마음까지 사회라는 시스템에 팔려가면서 가족은 이러한 현상적응주의의 학습의 장이 되었다. - P467

그녀에게는 항상 ‘죄송하다‘는 감정이 들러붙어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그 대상은 바로 존경하는 아버지에 대한 것이죠. ‘훌륭한 아버지에 비해 한참 별 볼 일 없는 자신은 살 가치도 없고 그저 죄송할 뿐‘이라고 생각해 스스로를 유린하는 듯한 행동으로 나타난 거죠. 이러한 감정은 부모가 그 자식을 특별하게 여기고 과대한 기대를 걸었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여된 과다한 요구에 부응할 수 없다고 느낀 지점부터 자기 처벌이 시작된 것이죠. - P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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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범인이라 특정하면 절대 그것을 재검토하려 하지 않는 일본 사법제도의 강직함에 나는 새삼 소름이 돋았던 것이다. 그런 암흑재판이 정말 통하는 것일까. - 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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