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가족이라 해도 생각이 같을 수는 없고, 감정이 태산처럼 굳건한 것도 아니다. 가족은 그저 어쩌다보니 한 가정에 태어난 것일 뿐, 사실 사람은 누구나 독립적인 개체이며 생각도 감정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서로 다르면서도 함께할수 있다면 한 지붕 아래에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저 낯선 사람이 될 뿐이다. 다른 생각을 억누르고 모두 똑같은 생각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건 보통 비극의 시작점이 되곤 한다. - P205
돈 있는 사람은 원하기만 하면, 당장 쌀값과 가스비를 걱정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쉽게 청춘을 붙잡아둘 수 있는 법이다. - P217
가난은 비웃어도 돈을 위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 비천한 인간은 비웃지 않는 홍콩에서, 남자에게는 저마다 다른 등급이 매겨진다. - P234
쓰우 가문은 육류 공장과 다를 바 없다. 인간성을 왜곡시키는 쓰우 가문의 규율은 공장에 들어온 육류를 가공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맛으로 변화시키고 이 집안의 요구를 충족시킨다. - P280
가족이란 무엇일까? 혈연으로 이어져 있으면 가족인가? 함께 살기만 할 뿐 서로 속고 속이는 관계라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온갖 규율에 묶여 함께 살고 있다면, 그건 가족일까 죄수일까? 쓰우즈신은 쓰우 가문이 무형의 개방식 감옥이라고 생각했다. 매달 나오는 생활비 덕에 먹고살 걱정 없이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게 살고 있지만, 이 감방 친구들의 영혼은 무형의 족쇄에 갇혀 있다. - P284
진정한 가족은 반드시 혈연으로 이어져 있어야 할 필요도 없고, 법적으로 인정받아야 할 필요도 없다. 반드시 같은 종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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