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가 있어서 도와줄 것이다, 방향을 잡아줄 것이다. 그런 바람은 인간의 가장 약한 부분의 속성이지요. 믿을 것이 못됩니다. 우주의 질서는 가차가 없고 냉혹한 것입니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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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발표된 글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런 걱정이 계속돼 왔는데도 세상은 안 망하고 돌아가고 있구나.




교육이라는 말 자체가 낡고 낡아서 맨살이 드러나 보기에도 민망한데 왜 그 옷을 못 벗는지, 위선이 딱하기만 합니다. 이와 같은 언어의 괴리 현상은 사회 전반에 걸쳐 가치기준이 무너진 데서 나타나는 것이며, 한계가 없고 분명한 것이 없어지고 인류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맹목적인 경쟁 전진이 있을 뿐, 너무나 막막합니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사람들의 감성은 쇠퇴해 가고 감각만 유별나게 빛나게 됩니다. 그게 참 흉물스럽더군요. 감각적인 것을 찾아 헤매는 군상들, 사고는 없고 오관만 작동하는 퇴영적 인간상, 연상되는 것이 있습니다. 뱀입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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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의 골자는 주종 간의 의리, 소위 야쿠자의 의리 같은 것인데 중이 사람을 죽이고 미소년이 몇백 명의 죄 없는 사람을 죽이는데 도덕적인 문제는 완전히 도외시되고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어 박명의 영웅으로, 의리 있는 중으로 숭상되었습니다. 물론 만들어낸 얘기겠지만 사람을 많이 죽이는 무술가가 영웅이 되고 대중이 사모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 일본의 풍속도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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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서쪽을 등에 업고 동쪽을 배신한 유일한 나라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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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아니 모든 생명은 태어난 이상 살아야 한다. 그러나 살기 위하여 모든 것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예술도 삶의 투쟁, 삶의 인식, 삶의 조화 그 모든 삶에 수반되는 엄청나게 거대하고 신묘한 본질적 삶의 교향악 위에서 군림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예술은 삶의 추구며 방식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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