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들자 거울 속 자신이 보였다. 곱슬곱슬한 머리칼, 평소보다 얇은 눈썹, 평소보다 긴 속눈썹, 지나친 하이라이트로 높아진 콧날, 오렌지색 입술, 모든 게 그녀 같지 않았다. 이렇게 낯설고 다른외모와 자신의 본질 사이에서 어떻게 안전한 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까. 내면의 취약한 자신을 보호하고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해야 한다. - P84
"이건 꼭 기억해. 모든 이야기는 한 문장에서 시작돼. 모든 이야기는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 그런데," 언니는 일부러 잠시 뜸을 들였다. "이야기를 시작한 그 한 문장이 마지막 한 문장을 결정하는 거야." - P13
사춘기는 보이는 것이 전부인 시절이다. 얄팍하고 까다롭다. 날이 무딘 커터칼처럼. - P53
이제는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 때였다. 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일이었다. 덴마크나 미국, 또는 어디가 됐든 자신이 내리게 될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터였다. 비로소 불운은 뒤로하고 떠날 때가 온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빙은 낯선 기분에 사로잡혔었다.그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 P344
내용과 별개로.. 꼬박꼬박 ‘장제스과‘라고 돼 있는 걸 보면 원래 장개석이라고 했다가 모두 바꾸기로 이름만 장제스로 바꾸고 조사 수정을 안 한 듯.
장제스과 미군은 혹시라도 공산주의자들이 도시 문을 열게 하느니 차라리 패전한 일본군이 질서를 유지하기를 원했다. - P240
안누는 자신의 똑똑하고 능력있고, 아름다운 어머니가 남편으로부터의 새로운 지시 때문에 고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어쨌거나 어머니는 아버지가 없던 여러 해 동안 그들의 생존을 책임져 왔다. 그러나 어머니가 받았던 현대적인 교육, 그런 생활방식과 감수성도 그녀를 남편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강요하는 중국 전통의 무게를 이길 수는 없었다. - P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