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제이콥스‘라는 라벨이 진정한 그런지 패션의 명예를 실추시킨 격이었다. 하위문화가 고급문화로 변신하는 순간 하위문화에 숨어 있던 저항의 가시도 사라진다. - P107

만일 갤러리 라파예트를 비롯한 패션업계에서 그린 워싱 대신 ‘그린 액션‘을 실천한다면 이는 곧 이들의 사업모델이 끝장남을 뜻한다. 패션이란 끝없이 새로운, 그리하여 결국에는 과도한 소비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 P111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탄소 배출량에서 패션업계의 비중은 연간 120억 톤 이상으로, 국제 항공교통과 상선 운행을 통틀어 발생한 수치보다도 더 많다. 기업 컨설팅 회사 맥킨지(그린피스가 아님!)의 계산에 따르면 의류 1킬로그램어치를 생산하는 데 평균 23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한 번 신고 버리려고 양말을 살 때마다 북극 얼음 한 조각을 지불하는 셈이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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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부자들은 사치를 포기하는 것을 사치의 정점으로 여긴다. 그래서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에서 트레킹을 하고, 캠핑 사파리에 도전하고, 탁 트인 하늘 밑에서 잠을 자고, 캐노피 앤 스타스 같은 힙한 여행사이트에서 예약 가능한 원초적 생활을 흉내 내는 경험을 하는 데 엄청난 돈을 지불한다. 반면 지갑이 얇은 계층에서 오히려 값비싼 호텔을 잡아 휴가를 보내는 일이 흔해졌다. 요즘 호화 호텔 앞에 여행사 버스가 서 있다면, 과거 이 호텔에 묵었던 고객들은 글래머러스 캠핑, 즉 ‘글램핑‘에 나선다. - P90

가장 뛰어난 혜안을 보여준 것은 빈프리트 크레치머라는 한 남성의 글이었다. 그 글에는 그림 형제의 친구였던 본 출신 시인 카를 짐로크Karl Simrock의 다음과 같은 시 구절이 들어 있었다.

로마와 아테네, 라플란드에서
우리는 구석구석 살펴보기 바쁘다네
허나 정작 우리 조국에서는
눈 뜬 장님처럼 더듬거리며 돌아다니는구나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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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소비가 얼마나 황당무계한지를 보여주는 간단한 계산이 있다. 즉 우리가 고기를 통해 섭취하는 칼로리를 위해 가축은 10칼로리의 사료를 먹는다는 사실이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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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려움을 느끼라는 잔소리를 끊임없이 듣기보다는 녹색 삶을 살면서도 삶을 즐길 수 있음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편이 훨씬 좋아 보인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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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앙을 경고하는 이들에게는 대중의 의식을 일깨워준 공로에 감사 인사를 보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이 외치는 종말론적 시나리오 대신 새로운 환경운동가들이 말하는 ‘유토피아적 실용주의‘를, 그보다 더 혁신적인 이들 사이에서는‘쾌락적 지속가능성‘이라 불리는 것을 내세울 때가 왔다. 책임 의식을 갖고 자연과 생명체를 대하고, 소비와 오락산업에서 떠드는 장단에 맞추지 않는 삶을 사는 것도 얼마든지 즐겁고 재미있을 수 있다. - P7

기후 위기 경고론자와 회의론자의 말 중 어느 쪽을 따를지 결정할 때 주어지는 위험부담은 결코 같지 않다. 경고론자들의 예언이 옳다면, 인류는 거대한 위험 앞에 놓여 있기에 당장 어떤 식으로든 조치가 필요하다. 반면 기후 위기를 의심하는 회의론자들이 옳다면, 모든 것은 히스테리에 불과하다. - P10

자연과 문화를 구분하려는 시도는 처음부터 어려움에 부딪힌다. ‘자연‘을 말하는 순간 자연으로부터 한발 물러섬으로써 거기에 속하지 않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자연을 찬양할수록 그로부터 거리를 두면서 자연을 문화로 바꾸어 놓는다. 좋은 예가 자연보호다. 자연을 보호하려면 울타리를 둘러야 하고 이는 곧 인위적 대상을 만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자연의 특정 상태를 근원적이고 보존 가치가 있는 것으로 규정한 뒤 그 자연을 감시하는데, 이것이 곧 간섭이고 ‘문화‘인 셈이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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