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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와 사랑 ㅣ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35
헤르만 헤세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3년 3월
평점 :
품절
여기에 나오는 두 인물은 참을 매력적인 인성을 가지고 있다. 나르치스는 훌륭한 학자이고 골트문트는 아름다움을 아는 예술가이다. 따라서 나르치스는 지(知), 골트문트는 사랑을 의미한다. 가슴속에 사랑이라고는 없는 나르치스는 골트문트를 만나고 골트문트에게 호감을 가진다. 골트문트도 나르치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둘은 표현을 하지 않았다. 나르치스가 골트문트와 두세살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조교이고 스승이었다.
그러던 사이 나르치스는 골트문트가 가야할 길이 어디인지 깨닫고 골트문트에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골트문트는 그러고 싶지 않아한다. 마을에 가는 일은 금지되어 있는 일이다. 그런데 골트문트는 친구들의 권유로 따라가게 되고 마음속의 소녀를 생각하고 괴로워한다. 나르치스가 골트문트에게 애정을 표현하는부분이 있다. '(너와 나의 갈길이 다르고), 너의 꿈속에는 소녀가 있지만 나의 꿈속에는 소년이 있다' 아름다우면서도 무서운 말이다. 결국 골트문트는 예술가의 길로... 정신적 세계가 아닌 예술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다.
애욕과 방랑의 생활은 시작되고 자신의 어머니 에바의 형상을 만들어 내기를 갈구한다. 그러던 중 성모마리아상의 살아움직이는 듯한 형상을 보고 그 상을 만든 사람의 제자가 된다. 그곳에서 골트문트는 나르치스의 모습을 불어넣어 요한상을 만들어내고 다시 길을 떠난다. 요한상을 보고 있는듯한 표현이 너무나 선하다 '아름답고 경건하고 정신적인 얼굴, 허공에 뜬것 같은 날씬한 모습, 품위와 믿음의 표본인양 위로 처든 두 팔! 젊음과 내면적인 음악에 충만되어 있음에도 번뇌와 죽음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절망과 혼란과 반항은 모르고 있었다.'
다시 길을 떠나고 백작의 부인을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사랑의 말을 들려주고 서로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러던 중백작에게 발각되고 사형을 선고 받는다. 고백성사를 위해 세벽에 신부가 오기로 되어 있었다. 골트문트는 그 신부를 살해하고 옷을바꿔입고 도망치기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타난 사람은 바로 모든 공부를 끝마치고 요한이된 나르치스였다. 나르치스는 골트문트를 데리고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골트문트는 최후의 작품인 마리아상을 만든다.
계속해 떠돌아 다니던 골트문트가 이제는 휴식을 취했으면 했으나 골트문트는 또다시 길을 떠난다. 만신창이가 된 골트문트가 돌아오고 나르치스는 기뻐했다. 그리고 정성껏 간호를 했다. 힘들고 지친 몸으로 골트문트는 여행에서의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여행이 시작되자 마자 다쳤다는 것... 저번 여행에서 페스트가 지나간 마을의 이야기 어머니의 형상을만들어 보고싶다는 이야기 등... 어머니는 형상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별로 원치 않는것 같다는 얘기도... 골트문트의 마지막 말 '어머니가 없어서야 어떻게 죽을수가 있느냔 말이야.'
인생무상을 표현한 이 작품은 하나하나에 아름답고 섬세하게 꾸며 놓은것 같다. 정신적인 세계에 봉사해야 하는 나르치스와 예술의 세계에 봉사해야하는 골트문트 둘은 나름대로의 고통과 내면의 갈등을 겪은 후에서야 골트문트는 어머니에 의해 만드러 진것임을 발견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나는 골트문트와 나르치스의 끈끈한 우정을 만들어가는 부분에 가장 인상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