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드디어 다음 달 워크샵 레크레이션 기획과 진행에서 빠지게 되었다~~

 

재작년, 남성 위주의 체육대회에 질린 직장 동료들에게 웃음을 되찾게 하고 싶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색다른 체육대회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그랬더니 사람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물론 여기서 사람들이란 여직원들을 말한다. "선생님, 너무 재밌어요.."  "선생님 사랑해요"(웃기지 않게도 우린 서로를 선생님이라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맨날 그 밥에 그 나물이었던 축구, 피구, 발야구에서 탈피해 친여성적인 종목들을 만들어 뛰놀게 했더니 그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푸른 잔디밭에서 고무줄하며 해맑게 웃던 여성들의 웃음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이 흥겹게 불렀던 아름다운 노래 가사도.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인기 덕에 이후의 두 번 있었던 워크샵 레크레이션 사회를 맡게 되었다.

짧게는 충주호, 멀리는 지리산까지 가는 45인승 버스 안에서  퀴즈 문제 출제하랴 웃긴 멘트 만들랴, 눈 한번 붙이지 못했지만 행복했었다. 나로 인해 잠시나마 행복하게 웃을 그녀들을 생각하면 남들 모두 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길 때 혼자 맘 졸이며 레크레이션 준비에 머리 싸매는 것쯤이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작년 연말에 근무시간에도 어떻게 하면 더 직원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계획 세우느라 며칠동안 업무에 심각한 지장이 있었다고 말한다면 믿으실려나?

아무튼 당시 장안의 화제였던 상상플러스 '올드 앤 뉴'  포맷을 차용해 모든 문제와 10대들의 힌트까지 머리 싸매며 혼자 만들고 익살스럽고 재치만점인 진행까지 했으니, 어찌 흥미진진하지 않고 재미없을 수가 있으랴? (당시 정답은 '을씨년스럽다'와 '지청구' 등이었다.) 핸드폰만 쳐다보셨던 50대 본부장님을 제외하고 말이다.

"선생님, 너무 재밌어요.."  "선생님 사랑해요" 소리를 또 듣고 나니 뿌듯하기도 했지만, 이제 슬슬 은퇴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더라. 최정상에 올랐을 때 은퇴를 하는 것이 나의 좋은 이미지를 간직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 다음에는 더 재밌는 자극을 줘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더이상 본 업무까지 방해받아서는 안되겠다는 위기감도 없지 않았지만 말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레크레이션을 맡으라는 제안에 단호히 거절 의사를 밝혔고, 이후 다른 사람이 맡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 이제 나도 편안히 여흥을 즐길 수 있겠구나 싶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뒤로 하고 은퇴하는 마음이 어찌 좋을 수만 있으랴. 내 손길이 닿지 않은 그저그런 프로그램에 실망한 여직원들의 상실감이 걱정된다. 그렇지만 내가 빠진 자리를 누가 훌륭히 채운다면, 그래서 환호하며 즐거워하는 여직원들의 밝은 미소에 질투심을 느낀다면 난 정말 괴로워할 지도 모른다.

아 뒤숭숭한 내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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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1-24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튼 축하드려요^^

바람돌이 2007-01-24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기집권이 마땅하다고 사료되옵니다. ^^
놀러가는 차안에서 맨날맨날 노래방기계만 죽이는 놀이문화 정말 싫어요. ㅠ.ㅠ

Mephistopheles 2007-01-24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연말에 근무시간에도 어떻게 하면 더 직원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계획 세우느라 며칠동안 업무에 심각한 지장이 있었다고 말한다면 믿으실려나?"

믿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레크레이션을 맡으라는 제안에 단호히 거절 의사를 밝혔고, 이후 다른 사람이 맡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 이제 나도 편안히 여흥을 즐길 수 있겠구나 싶었다."

4년 연임제는 하셔야....=3=3=3=3=3

BRINY 2007-01-25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 제발 저희학교로 와주세요!!!

엔리꼬 2007-01-25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그런데 갑자기 후임이 안하겠다고 버티고 있어요.. 다시 위기 국면으로..
새벽별님.. 장기집권이라면 치가 떨립니다.. 이제 자유인이 되고 싶다고요..
바람돌이님.. 저도 노래방기계없는 생음악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레크레이션의 묘미는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 아니겠습니까? 다시 내가 싫어하는 놀이문화로 돌아갈까봐 걱정되기도 합니다.
메피스토님.. 연임제는 원래 다음 정권부터 하는거 아닌가요? 이번에 맡게 될 사람이 연임제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습니다.
BRINY님.. 저는 샘이지만 학교엔 못가는 샘입니다.. 거기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행정실밖에 없는 것으로 아뢰오.. 아, 쓸모없는 과목 교사자격증은 있답니다. 불러만 주시면 갈께요.
 

 

태권 브이를 봤다.


요즘 아이들은 20년 뒤에 자신들의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할 때 어떤 문화 아이콘들이 생각날지 궁금하지만, 우리 세대에서는 태권 브이가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짧고도 강력하고도 인상적인 인트로 부분이 멋진 최호섭의 주제가 또한 멋지지 않은가? 머리가 지나치게 커버린 요즘의 초등학생들에겐 멋도 없는 로봇일지 모르지만 아직 5살밖에 되지 않은 우리 아들에겐 최고의 볼거리였던 모양이다.


30년만에 복원되었다는 태권브이를 보고 난 후 느낌 몇 가지


1. 그 당시는 흡연에 대해서 아주 관대했던 사회였나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지고 한국을 대표하는 과학인으로 연출되는 태권브이의 조종사 훈의 아버지 김박사는 검정색 파이프를 엄청 멋있는 폼으로 피운다.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악의 무리에 대항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 모인 국제회의 석상에 각 국 대표의 책상위에 보이는 것은 볼펜, 종이 그리고 재떨이 이렇게 세 가지다. 영화 넘버 3에서 박상면이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모양과 색깔이 동일한 유리로 된 울퉁불퉁한 재떨이. 디테일 묘사가 상당히 떨어지는 당시 애니메이션 수준으로 볼 때 재떨이의 묘사는 그 당시의 흡연 문화가 보편적이다 못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2. 훈이가 인조인간 메리에게 보내는 한 마디의 말이 나를 웃겼다. 훈이는 아시다시피 로봇 태권브이의 미혼 조종사.(훈이의 목소리는 놀랍게도 중견 탤런트 ‘김영옥’씨란다.) 메리는 세계적인 물리학자이나 우스꽝스러운 외모를 가진 카프 박사의 미혼의 딸. 메리는 알고 보니 카프 박사가 만든 인조인간. 인조인간 메리는 김박사를 암살하고 설계도를 빼앗는 과정에 개입하지만, 이후에는 착한 인조인간으로 변신해 납치되었던 또 다른 박사의 탈출을 돕는다. 아무튼 메리가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괴로워하면서 나도 인간이 되고 싶다고 훈이에게 털어놓자 훈이가 대답이랍시고 하는 말 “마음을 착하게 먹으면 너도 인간이 될 수 있어.” 세계적 과학자의 아들 입에서 나온 이런 비과학적인 답변이라니. 아무리 관람대상이 어린이라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는가?

차라리 “인간의 탈을 쓴 늑대들도 많은데, 너처럼 어여쁜 마음을 가진 인조인간들만 지구에 존재한다면 우리 지구는 평화로울 것이야.” 라는 멘트를 날렸더라면.


3. 카프 박사가 지구를 파괴시키는 불한당으로 변한 다음 지구를 멸망시키기 위해서 로봇 기지를 건설하는데, 기지가 있는 곳은 바로 이집트의 피라미드. 이집트 피라미드로 가서 로봇들을 가볍게 상대한 후 숨어 있는 피라미드 기지를 폭파한다. 메리가 자폭했는지 로봇태권브이가 파괴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어제 봤는데-.-;) 말이다.

어쨌든 인류 최고의 건축물인 피라미드를 이렇게 파괴한다는 설정에서 인류문화유산 지키기에 대한 개념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0년대 먹고 살기도 힘든 박정희 시절. 경제 발전과 개발이란 미명 아래 우리 강산과 유산들이 스러져가는 것도 느끼지 못했던 그 시절의 우리 의식을 반영하는게 아닐까?

자폭한 인조인간 메리의 심장부품을 발견하고 안타까워하지만, 피라미드라는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이 자의건 타의건 파괴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만화영화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물론 카프 박사 일당을 없애는 것이 더 많은 문화유산이나 재산을 파괴하는 것을 예방할 수는 있었겠지만, (내가 보기에) 별로 위협스럽지 않은 카프 박사일당을 밖으로 유인하여 섬멸한 후 전진기지로 개조된 피라미드를 다시 복원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어쩌면 피라미드까지도 그들의 기지로 써버리는 극악무도한 악당이란 것을 알리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을까? 내가 감독이라면 차라리 피라미드를 만화 속에 등장시키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4. 악의 무리들의 마스코트는 붉은 별. 머리에까지 붙어있던 붉은 별은 혹시 당시 소련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걸핏하면 이슬람 세력을 영화 속 적으로 묘사하는 정치성 농후한 요즘의 헐리우드 영화와는 달리, 외모 콤플렉스라는 개인적 이유로 악당이 되는 과정을 묘사한 태권브이는 당시로서는 대단한 정치적 중립성이라고 봐도 좋을까? 적국의 지도자를 살찐 갈비를 무지하게 먹어대던 돼지로, 그의 인민군대를 따발총 쏘는 늑대로 묘사했던 똘이장군이라는 불량만화도 있었으니 말이다.


역시 머리가 크면 세상이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초등학교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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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01-2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벌써 보셨군요. 저도 보고싶어요. 그런데 어째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열심히 예매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ㅎㅎㅎ

Mephistopheles 2007-01-22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흐...태권브이..^^ 혹자는 마징가 Z의 아류작이라고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조종방법은 좀 틀리답니다.물론 보이스 인식 무기발사체계는 비슷하긴 하지만 주인공 철이의 태권 품새는 100% 인식가능 시스템으로 완벽한 동작구현을 보여주고 있다지요..^^ 단지 무기체계가 마징가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죠..나중에 나온 84태권V는 좀 심할 정도로 일본만화 "잠보트"에 나오는 메카닉 몸체에 머리만 태권V로 바꾼 만행을 저질렀던 기억도 나는군요..^^

엔리꼬 2007-01-2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당근 아이들은 재미없어할지도 몰라요 5-6살 정도만 되어야 몰입할 정도의 분위기입니다..
메피스토님.. 그렇죠.. 인간과 기계의 혼연일체라는 점이 독창적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잠보트라는 첨 듣는 로보트도 아시고,, 여러모로 고수시네요.. 부산 시민회관에서 했던 슈퍼태권V도 봤던 기억이 나네요. 엥 그땐 중학생이었네?

2007-01-23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엔리꼬 2007-01-24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마치 38선 넘어 접선하러 온 간첩같다고 느낌을 말씀드리면 실례겠지요? 아, 그리고 감사합니다. 송구스럽습니다.
 

 

나에게 있어 고등학교 시절은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절이었나보다. 졸업 후 모교를 단 한 번도 찾아가지 않은 정 하나 없는 졸업생이 되고 말았다. 공부와 성공만 강조했던 고3때 선생님이었지만 학생들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그래도 밉지는 않았었는데 말이다. 어쩌면 학교가 지역방송에 소개될 만큼 낙후된 시설로 유명했었고, 고교 평준화 이전에는 이른바 “줄 서면 갈 수 있는 삼류 따라지” 학교였고, 뭐 내세울만한 선배는 더더욱 없었기에 모교에 대한 애정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신문에서 흔히 보이는 여러 정부 인사들의 하마평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출신고등학교니 각종 권력집단의 출신고 해부 등의 기사를 통해서 느꼈던 거부감은 어쩌면 소외감이나 열등감이었을까? 그게 소외감이건 열등감이건, 아니면 학벌주의 타파란 이름의 고귀하고도 기특한 생각이었건 나는 출신고니 동창회니 학연 따위의 도움을 받아 내 앞날에 이익이 되는 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은 한 번도 가진 적 없다.


그래도 3년 동안 다녔던 학교에 대해 어찌 조금의 정이라도 없을 수 있겠는가? 시설은 전국 꼴찌였지만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만은 최고였던 기억, 비록 89년의 그 열풍 속에서 전교조 교사 한명 배출하지 못했지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던 선생님들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고, 무엇보다도 힘든 시기에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기억이 있는데 말이다. 이런 생각이 이어지면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이 좋지 않은게 어찌 그 학교만의 탓이겠는가 모두 시대 탓이지 하는 온정주의에 빠지기도 한다.


아무튼 얼마 전 방영했던 ‘닥터 깽’이란 드라마 첫 회에 우리 학교가 배경으로 나온 것에 대해서 펄쩍 뛰며 열광했었고(그리고 아름다운 한가인이 극중에서나마 우리 학교의 후배로 나왔다는 사실에 더더욱!), 가끔 언론에서 보이는 우리 학교 출신들의 활약상이 기쁜 것은 사람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인가보다.


비호감 캐릭터에서 이젠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이 선배님

요즘 뭐하는지 모르겠지만 영원한 체육인이자 연기자인 동기놈 

권력의 핵심에서도 제 목소리 확실히 내시는 서울법대 교수님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 하고 계신지 참 의심스럽지만 나름 열정적인 이 분

그러나 네이버 인물 검색에도 나오지 않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이 있으니, 그 이름 박종철.


87년 여름 고1 시절, 세상 물정 아무 것도 모르는 나였지만 아직까지도 또렷이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내가 좋아했던 한 젊은 남자 영어선생님이 흥분된 목소리로 수업을 시작하면서 “우리도 드디어 민주화를 이룩했다”라고 했을 때의 그 단어들과 표정.


그러나 그 물결의 도화선이 되었던 사건이 우리 학교 졸업생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안 것은 대학 들어온 후였다. 내가 시대에 관심이 없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워낙에 보수적인 학교의 분위기 탓이라서 그랬는지 박종철이란 이름을 학교 졸업까지 전혀 알지 못했었다. 몇 년 전, 벌써 10여 년의 세월을 허비하고서야 겨우 총동창회의 노력으로 박종철이라는 사람의 흔적을 이 학교의 교정에 추모비란 이름으로 조그맣게 세울 수 있었다. ‘기독교학교에서 우상화란 있을 수 없다’는 억지스런 학교의 방해공작을 힘겹게 이겨나고서야 말이다.


박종철 선배는 자신이 일부 사람들에게 “열사”로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의 성품대로 “나는 그냥 고문 받다가 죽었을 뿐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하지 않을까?


출신고등학교가 화제가 되는 대화 중에 제 선배 중 박종철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아, 네” 하고는 그냥 넘어간다. 그만큼 박종철이란 단어는 사람들에게 입 밖에 내기 참 부담스러운 이름이 되었다. 알라딘에서 만난 어떤 님은 “참 자랑스러우시겠어요.”란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난다. 자랑스러움이라.


솔직히 말하면 자랑스럽다기보다는 어떤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 어쩌면 그도 내가 공부했던 교실에서 같은 의자와 책상을 사용했을 수도 있고, 선배를 가르쳤던 선생님들께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고, 탁 트인 태평양이 바라보이는 교정에서 같은 달빛 아래 늦은 밤 찬 바람 마시며 귀가도 했을 것이다. 그런 공감대 속에서 박종철 선배 하면 자부심이나 뿌듯함보다는 애잔한 감정, 써늘한 감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가 생명을 바치면서까지 (물론 사고였지만) 지키고자 했던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신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순수했던 시절의 그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그런데 정말 원통한 것은 그가 끝까지 행방을 대기를 거부했던, 그래서 타의든 자의든 생명을 내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면서도 행방을 대길 거부했던 그의 선배란 사람은 어이없게도 그를 고문했던 정권을 계승한 당의 공천을 받아 경기도 어느 선거구 국회의원에 출마했다는 사실이다. 출마하면서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소개했고 어떤 이상을 꿈꾸며 어떤 공약을 내세웠을까? 탄핵 정국 탓에 보기 좋게 낙선했지만, 신문에서 당 이름이 새겨진 어깨띠를 두르고 웃으며 인사하는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았을 때, 정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신은 이래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


며칠 전 박종철 선배 사망 20주기 추모식이 모교에서 열렸다. 정말이지 인터넷 뉴스 사진에서 추모식이 열렸던 학교의 붉은 벽돌교사를 보니 정말 반갑더라. 그리고 정말 자랑스럽더라. 박종철 선배님이 우리 학교 출신인 것이, 그리고 지금은 그의 이름도 모르는 후배가 많다는 모교 대학도 아니고, 내가 졸업한 또 선배가 생활했던 고등학교 교정에서 추모식이 열렸다는 사실이.

 




여전히 동창회는 안 나가고 싶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모교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했다. 모교를 너무 미워하지는 말자. 선배의 일생에 몇 퍼센트나 긍정적인 영향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신념을 위해 악착같았던 선배 같은 사람들도 키워내지 않았던가?

 

 

〈종철이의 편지 중에서〉중 일부 - 이산하

 

이 교정에서

함께 미래를 꿈꾸었던 벗들,

또 우리의 뒤를 이어오는 후배들,

당신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나는 아직도 눈을 감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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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theme 2007-01-1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광 나오셨군요. 제 동생도 혜광 나왔는데..

oldhand 2007-01-1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벌써 20년이 흘렀네요. 암울했던 시대에, 처음으로 나온 기사는 사회면 1단 짜리 기사였지요. 자칫하면 묻혀서 넘어갈 뻔한 사건이었고, 만약 그랬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도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물론 안좋은 쪽이겠지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paviana 2007-01-17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자랑스러운 선배님 맞으세요.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분인데,점점 잊혀져가는거 같아 안따까웠는데, 그래도 저 어린 학생들이 훌륭한 선배님의 뜻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네요.
그 선배란 분..에구 정말 말해 무엇하겠어요.

Mephistopheles 2007-01-17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출신 고등학교를 1회로 졸업했습니다..입시라는 이름으로 밀리고 치이고 보니 별반 추억이라고 할것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엔리꼬 2007-01-17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ntitheme님.. 아, 부산에 사시는 분이신가봐요? 동생분이 제 후배일 가능성이 크겠죠? 아닌가? 아무튼 반갑습니다. 벙개 잘 하세요..
oldhand님.. 그렇겠지요. 저희는 앉아서 주워먹었죠..어떻게 보면 또 시대의 한 순간 한 순간이 다 절체절명의 위기인 것 같아요.. 올해도 참 중요한 해가 될 것 같고요..
paviana님.. 잊혀져 가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어요? 그래도 추모비가 코딱지만한 학교교정에 떡 하니 있으니 지나가다가 보기라도 하기를 바래야지요..
메피스토님.. 저도 별로 추억이 없어요.. 남녀공학이기라도 했다면 모를까? 남자들끼리 무슨.. ㅎㅎ

Mephistopheles 2007-01-1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마...적지 못했던 그 남녀공학 이야기를...툭 까놔 주시니...속이 시원합니다..ㅋㅋ

마법천자문 2007-01-17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종운(문제의 그 선배)씨와는 직접 만나서 일단 석궁 열 발 정도를 먹인 다음에 진지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군요.

antitheme 2007-01-17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직장 옮기기 전까지 부산에서 살았구요. 제 동생 녀석이 72년생이니 님의 후배인 듯 합니다.

바람돌이 2007-01-1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20년이네요. 어제 일인듯한데.... 87년에 제가 대학을 들어간 저의 대학생활을 같이 시작했던 이름입니다. 늘 부채를 짊어진 듯 무거운 이름이기도 하구요. 박종운이란 이의 소식을 들으니 부채의 무게가 더 늘어나는듯합니다.

엔리꼬 2007-01-18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ephisto님 ^^ 으흐흐
불멸의 나애리님.. 반갑습니다. 님의 촌철살인 언제나 존경하고 있습니다. 석궁은 가까이가 아닌 멀리서 발사해야 합니다. 꼭.
antiheme님.. 아, 님도 상당히 지긋하시군요.. 가까스로 후배입니다. 같이 학교 다녔겠네요.. ^^
바람돌이님.. 아, 온 몸으로 느끼셨군요.. 너무 진지한 댓글에 뭐라 할 말을 잊었습니다. 깨는 말이지만, 부채라 하시니 갑자기 멍키헤드의 '부채도사와 목포의 눈물'이란 노래가 듣고 싶어졌어요..
 

얼마 전 이사를 했다. 최근 10년 들어 벌써 4번째 이사. 이번엔 차원이 다른 것이 작은 평수이긴 했지만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서 강북으로 옮겼다는 점. 10년동안 정들었던 곳과 헤어지려니 섭섭하긴 하다.

이사를 하고 나서 드는 여러 생각들.

동네 분위기가 참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 전에 살았던 곳은 대단지 아파트단지.. 주위에 이른바 일반 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은 거의 없었던 동네. 걸어서 최소 5분 넘게 줄기차게 걸어야 슈퍼라도 나왔던 그 동네에 비해 여기는 아파트 문만 나오면 시장이 펼쳐진다.

그동안 대형마트에서 이것저것 사느라 구경하라 바빴었는데, 여기 시장에서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호떡집 아줌마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기 이사왔다고 했더니 우리집에 살았던 사람들이 잠실로 갔다는 것까지 알고 있는 걸 보고 놀랐다. 매일 매일 갔었던 슈퍼마켓과 대형마트에서는 대화를 나눌 상대라도 있었나?

엘리베이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참 서민적이다. 이전 살았던 곳은 -작은 평수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부터 버블 세븐의 분위기가 느껴졌었다(우리만 제일 ...). 60대 할아버지가 허술하게 런닝만 입거나 할머니들이 몸빼바지를 입은 광경을 거의 보기 힘든 분위기. 그런데 여기는 딱 보면 옷차림부터가 서민들이다. 요즘이야 집값이 뛰었다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아주 싼 편에 속한 아파트라서 그런가?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이전 동네는 사람들끼리의 편차가 그리 크지 않았던 동네다. 물론 아파트 평수에 따라 또 재산의 정도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적어도 우리 동네, 우리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살았다고 본다. 그런데, 여긴 또 다르다.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사이의 간격이 있다고 할까? 요즘엔 지하철 길목에 있는 어느 아파트에서 출퇴근 시간 외에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막아놓아 시끄럽다. 아파트 주민 외의 사람들이 아파트 안을 통과하는 것을 꺼리는 것이다. 더 웃기는 것은 바로 길 옆 동네 사람들은 또 이 동네를 한 두 수 아래로 본다는 점.. 부동산 가보니.. 완전 대놓고 무시한다.. 여긴 저 동네랑 수준이 달라.. 거긴 못사는 사람들이 사는 차원이 다른 동네야...  같은 지하철역에서 내려도 어떤 출구로 나가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동네.. 우습다.

이쪽 동네 부동산에서는 이러한 격차를 만회하기 위한 히든 카드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재개발이다. 즉, 오래된 주택을 부수고 주상복합을 지으려는 한 업체의 건설계획을 부동산 벽면에 떡하니 장식해 놓는다. 호떡집 아주머니께 여쭤봤다. 주상복합이 들어서면 어떠신가요? 저희 장사하는 사람들로서는 별로 안좋죠.. 그 사람들이 호떡 많이 먹는 것도 아니고. 저희는 힘들어져요.. 나중에 대대적인 재개발이 되면 몇십년동안 삶의 터전이 되었던 전통의 시장도 깡그리 없어지는 것이다.

또 차이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어린이집.. 예전 살던 곳의 가장 큰 장점은 어린이집이었다. 구의 재정 상황이 풍부해서인지 좋은 시설의 신설된 어린이집에 운좋게 창립멤버(?)가 될 수 있었다. 물론 추첨으로 2-3대1의 경쟁률을 뚫기는 했지만. 아시는 분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구립 어린이집에 들어갈 수 있는 순서라는 것이 있다.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기초생활수급대상자, 한부모 가정, 장애아동 등등의 5-6가지 경우의 우선순위가 있고, 그 이후에 맞벌이라는 조건이 있다. 예전 살던 곳에서는, 놀랍게도, 맞벌이 이전 순위의 경우에 해당하는 아동이 단 한명도 없었다... 그래서 (나이롱) 맞벌이에 불과했던 우리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사한 동네에는? 누구 말을 들으니, 한 100명쯤 기다리고 있단다. 달랑 맞벌이만 해당되는 우리 가족이 낄 자리는 거의 없어 보인다. 참 다르다. 그리고 고민이다.

아무튼 다른 느낌의 다른 동네에서 살다보니 그동안 못느끼고 살았던 잔재미가 느껴진다. 출퇴근 거리는 좀 멀어졌지만 지하철 타는 동안 책이라도 한 글자 더 보고 다닌다는 생각으로 다니니 마음이 좋다. 주말에는 자전거 타고 동네 구석구석 다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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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1-2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셨군요.^^

sooninara 2006-11-2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 잘하셨어요? 버블세븐에 안살아 봐서 모르지만..
서민동네만의 재미도 좋아요. 아이들 어린이집은 잘 해결되시길..
요즘 유치원비가 장난이 아니죠?

Mephistopheles 2006-11-22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집...저도 그 순번 기다려봐서 아는데 고역이였죠..^^
그래도 잘 해결되시겠죠..^^

클리오 2006-11-22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롱 맞벌이라.. 우리 집하고 비슷한가요? ^^ 어린이집..아, 애가 크면 그런게 고민이군요....

전호인 2006-11-22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살아가는 맛을 느끼실 수 있으시겠군요. 아파트가 너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니 아파트를 가지고 사람의 귀천을 따지는 이사회가 싫어집니다. 그냥 조용히 살명되는 것인데.......서로 나누고 즐기면서 말이지요. 이런 잘못된 국민성은 없어져야 하는데. 그쵸?

엔리꼬 2006-11-22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이제 동네 사람 아니예요.. 가까이 살았다고 전에 만난 적도 없지만서도요.
수니나라님.. 서민 동네엔 서민님 같은 분이 사시겠죠? 근데요.. 저도 서민이예요. 그 전 동네 위화감나서 못살아요.. ㅎㅎ
메피스토님.. 음.. 지금은 합격해서 다닌다는 말씀이겠죠? 부러워요. 그리고 어린이집에 대한 내용은 다음 페이퍼 주제입니다. (스포일러)
클리오님.. 그 집은 둘 다 정식으로 출퇴근하시는 집이시잖아요. 나이롱 아니죠.. 저희는 아내가 일명 프리랜서라.. 어찌 어찌 재직증명서를 뗄 수는 있지만요, 가끔은 하루종일 집에 있기 때문에 어린이집을 안보낼 때도 있다는 뜻에서 나이롱이란 뜻입니다.
전호인님.. 네.. 사람의 냄새가 나네요.. 저한테선 발 냄새가 나고요.. 음.. 점점 지역의 계층화, 계급화가 나타나는 것 같네요.. 저도 물드는 건 아닌가 반성하면서요..

클리오 2006-11-22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연수휴직과 육아휴직을 이어서 해서, 결혼한 후 프리랜서로 뛴거 말고는 한번도 정식출근한 적 없으니 나이롱인데... ^^;

날개 2006-11-22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장 가까운 곳이 너무 좋더라구요.. 울 시댁이 시장 근처인데, 시장구경하는 재미로 시댁엘 간다니까요..ㅎㅎㅎ
 

마음은 알라딘인데 몸은 사무실에 매였다.

앞으로 연말까지 할 일.

- 통계자료집 2개.. 흐흑

- 또 하나의 자료집 중 여성부분, 유아부분 맡았다.. 흐흑 10월 말까지..

- 최종보고서 11월 중순까지 끝내야 한다. 흐흑

- 뭔 놈의 워크샵을 지리산 2박 3일이나.. 거기서 장기자랑 준비해야 하고,  낱말맞추기 문제 출제까지 해야 하남?  2년 연속 장기자랑 준비해서 한번 대상 탔으면 되었지 대학 새내기도 아니고, 다 늙은 30대 중반 사람들이 무슨 장기자랑이야... 한번 끼를 발휘했더니 끝까지 시키는 이 사람들..

- 12월엔 기관에서 보내주는 연수의 일환으로 난생 처음 미국 가게 생겼다.. 1주일동안. 일은 언제 하냐..

아, 저녁밥을 먹으니 배는 불러오고, 어깨는 뻐근하고, 눈은 졸리고, 자꾸 알라딘만 훔쳐본다.

어제 집에 가면서, 이럴 때일수록 정신 차리고 부지런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1일 1페이퍼(1리뷰 말고) 쓰기 운동이나 할까 라고 생각하다가. 오늘 출근하고 정신없어지면서 샤샤삭 사라짐.

그래도 집에 가면, 아빠 하고 달려오는 우리 4살, 3살짜리 아이들이 있어서....

(라고 말하려 했는데.. 어제 10시쯤 조금 졸려서 잠시 누웠더니 '아빠'를 연호하며 난리를 치며 날 깨웠던 악몽이 다시 떠오르면서..)

그래도, 우리 아이들 부쩍 부쩍 크는 것 바라보는 재미로 산다.

짤방은 ... 우리 아이들 사진  (짤방이 뭔지 아시나용?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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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10-25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아이들 참 예쁘네요

아영엄마 2006-10-25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무척 바쁘신가봐요. 아이들이 부쩍부쩍 큰다니 부럽습니다. (우리 애들은 찔끔찔끔 커서 속상해요. 힝~)

BRINY 2006-10-25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훤하게'~ 잘 생긴 아이들이네요!

세실 2006-10-26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바쁜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미국이라니 야호~ 부럽습니다.
딸내미가 참 깜찍하네요. 물론 아들도 멋져요. 헤어스타일도 환상이고~~

엔리꼬 2006-10-26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감사합니다... 아빠를 별로 안닮아 이쁜가봅니다.
아영엄마님.. 두 따님이 너무 너무 이쁜데, 뭘 더 바라십니까? 너무 귀여워요..
BRINY님.. 특히 훤하게 나온 걸로 그냥 골라봤습니다. 원래의 모습과는 조금 동떨어졌다고나 할까요..
속삭이신님.. 말씀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서재주인에게만 속삭이지 않으셔도 될만한 내용 같은데요.. ^^
세실님.. 별로 동참하고 싶지 않은 파노라마라서요.. 잘 나온 사진 고르고 고른다고 사실 수고 많이 했답니다.. 감사해요.

sooninara 2006-11-22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과 다른 아이들이네요.호호 농담임돠.
정말 휜하고 이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