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과학 교과서 02 - 동물
권오길 지음, 최경원 그림 / 길벗스쿨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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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위 제목을 부제로 달고 나온 책이다. 초등학생들이 사회과목과 함께 어려워하는 과목인 과학의 개념과 체계를 잡아주고자함이 목적이다. 이런 부제는 확실히 학부모들의 눈길을 끄는 제목이다. 책의 내용은 그에 걸맞게 얕지 않은 내용을 쉬운 말투로 설명해 준다.

 이 책은 초등 교과서 1학년에서 6학년까지 나오는 동물과 관련되는 내용을 망라하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광범위하지는 않다. 과학 교과서에서 드문드문 흩어져서 나오는 동물에 대한 내용들을 총정리하여 전체적인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준다는 점이 장점이다.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는 딱딱한 책일수록 삽화는 유쾌하게 그려주어야 싫증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도 잘 알고 있는 책이다.

 생물의 한 종류로 ‘동물이란 무엇인가'에서 출발하여 동물의 분류(다양한 기준), 서식지, 먹이 의사소통방식, 짝짓기, 동물의 한 살이 등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용은 방대해지기 쉽지만 적절한 선에서 긋고 예시되는 동물도 적절히 두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하게 한다. 초등 4학년 이상의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썼다. 6학년까지 두고 참고하기에도 좋다.

 동물은 본능적으로 처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삶의 터전을 만들고 먹이를 찾고, 이를 통해 자손이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또한 동물들이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 바로 진화의 과정이란 점에서 다윈의 이야기도 짧게 소개된다. 진화의 과정을 통해 생물의 다양성이 확보된다는 점과 생물의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가기 위해서라는 사실 또한 느낄 수 있다. 결국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와 비슷한 말이지만 사라져가는 동물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두고 살아남기 위해 환경에 적응해 가는 동물들에 대한 인간의 자세에 대해 짧은 토론을 해보는 시간은 유익했다. 

 목차에는 교과서와 관련하여 몇 학년 몇 학기 어느 내용과 관련이 있다는 식으로 조목조목 기입해 두어 일목요연하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책의 뒤에서는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로 이분하고 다시 분류한 그림도표가 있어 유용하다.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 하나, 미토콘드리아에 관한 것이다. 세포 안에서 호흡을 하게 해 주고 에너지를 만들어 주는 작은 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확대해서 보면 마치 소시지처럼 생겼다. 우리 몸에서 나오는 힘이나 열 같은 에너지는 모두 이것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서, ‘세포의 발전소’ 또는 ‘세포의 난로’라고 불린다. 사람의 난자 한 개에는 30만 개나 되는 미토콘드리아가 있는데 정자 한 개에는 겨우 150개가 들어있다. 그래서 이들이 만나 수정이 이루어질 때 정자가 가지고 들어온 미토콘드리아를 난자가 모두 부수어 버린다. 결국 수정란 속에는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만 남게 된다. 우리는 부계와 모계의 유전물질을 반반씩 받게 된다고 하지만 우리 몸속의 미토콘드리아나 세포막 등은 모두 어머니의 것을 받아서 살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 사실을 두고 이렇게 생각을 나아가게 유도하고 있다.   -  “이런 자연의 섭리에 의해 지구의 대부분의 생물들이 아빠 아닌 엄마가 자식을 낳고 키우기를 도맡아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해마는 수컷이 새끼를 낳는다. 이 삽화가 재미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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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7-11-02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엄밀히 따지자면 해마 수컷이 새끼를 낳는다는 건 틀린 말이죠.^^ 암컷 해마가 수컷 해마의 육아낭(새끼를 키우는 주머니)에 알을 낳으면 수컷이 그 알을 부화시키는 거니까요. 혹시 그 책에 표현이 잘못되었다면 바로잡아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린이용으로 나오는 과학책들을 보면 간혹 틀린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있어요. 아이들이 보는 책일수록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이것은 글을 쓰기 전에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지 않는 저자에게 1차적인 잘못이 있고 2차적으로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출판사에 잘못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용 과학책을 살 때는 꼼꼼하게 살펴보고 사실 것을 권합니다.^^;

프레이야 2007-11-02 22:14   좋아요 0 | URL
보석님, 꼼꼼한 조언 감사합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이 책의 수컷 해마 부분은 제가 너무 짧게 써서 오해가 났는지 모르겠는데요,
책에선 님이 자세히 설명하신 그대로 잘 나와있어요. 제가 '수컷이 새끼를
낳는다'라고 간단히 쓴 것은 '암탉이 알을 낳는다' 또는 '여자가 아기를 낳
는다'와 동일한 표현이라 보시면 되어요. 남자가 정자를 제공하지만 흔히
'남자가 아기를 낳는다'거나 '수탉이 알을 낳는다'고 말하지 않듯이요.
책에선 정확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건그렇고,
수컷 해마의 불뚝한 배에서 쏟아져나오는 새끼들 삽화가 재밌어서요.
혹시 보석님 어린이책 관련 일 하시나요? 아님 과학관련? 궁금^^

보석 2007-11-06 13:10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과학에 특별히 관심이 많거나 잘 아는 건 아닌데 잡다한 상식책을 몇 권 읽고나니 간혹 그런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어떤 삽화인지 다음에 서점에 가면 책을 한번 봐야겠군요.
 
수호 유령이 내게로 왔어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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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는 2003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수상하고 제 2의 아스트리드라고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작가다. 뇌스틀링거의 작품은 독특한 발상이 빚어낸 상상의 인물이 이야기를 읽는 재미를 한결 더해준다. 늘 어린이 편에 서서 문제를 해결해 주고 희망을 주는 이야기는 불완전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쾌감을 준다. <수호유령이 내게로 왔어>는 1998년 작품이다.

 살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에 부딪힐 때 내게도 수호천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은 누구든 할 수 있다. 수호천사의 존재는 마음의 작용에 달려있는 것이지만 주변을 열린 마음으로 둘러보고 주변의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면 수호천사는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그 사실을 우리는 놓치고 사는 건지도 모른다. 뭔가 더 근사한 수호천사가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잘못하면 헛된 꿈과 다른 것에 의지하려는 마음을 길러낼 우려도 있다. 아이들의 마음에 한 번쯤 꿈꾸어지는 수호천사를 상상하며 작가는 거기서 한 번 더 뒤집어 보게 하는 흥미를 제공한다. 이제는 수호유령이다!

 주인공 나스티는 여느 아이들처럼 완벽하지 않은 존재다.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니까 함께 수업한 똘똘한 6학년 여학생이 "어른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이렇게 되물었다. 얼마나 반가운 되물음인지.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는 진전되는 것이다. 나스티, 아나스타샤의 약칭인 이름이 우습다고 놀림 받아도 당당하게 대들지 못하는 이 아이는 속으론 자존심이 강한 아이다. 열한 살이지만 겁이 많아 혼자 있지도 못하고 공주과다운 거만한 표정으로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빠져 남을 배려할 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크게 나쁘지는 않은데, 나스티가 가장 자존심 상해 못 견뎌하는 일은 단짝친구 티나보다 겁쟁이라는 사실이다. 티나는 자기와 달리 뚱뚱하고 못생겼지만 겁이 없고 용감하다. 수호천사가 티나의 두려움을 떨쳐주는 존재라고 믿은 나스티는 한 가지 바람을품게 되고 어느 날 문득 ‘수호유령’이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물론 수호유령인 로자 리들과 실재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산책을 하고 숙제도 같이 하지만, 판타지 기법이 도입된 장면이라고 봐야한다. 그러나 매력적인 이 작품은 상상의 상황이 현실과 너무 잘 버무려져 있기 때문에 상상과 실재의 경계를 가르는 건 무의미하고 어렵기도 하다. 전체가 판타지 동화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아이의 소망이 상상을 낳은 것이다. 그 상상의 힘으로 나스티는 마음의 변화를 겪고, 행동의 변화를 낳고, 성장하는 것이다.

 성장하고 변화한 존재는 나스티뿐이 아니다. 로자 리들은 못하는 게 많은 유령이다. 흔히 알고 있는, 뭐든 신통방통 잘 하는 유령과는 좀 거리가 있다. 그러니 얼마나 친근한지 모른다. 로자 리들은 유령이지만 날지도 못하고 조금 걸으면 평발이라 발이 아프다고 투정한다. 로자가 나스티의 개인수호유령에서 그치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들을 위해 얼마나 용기 있는 유령이 되어 활약하는지, 유머 가득한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진다. 기득권을 누리는 중산층인 나스티의 아빠도 처음엔 믿지 못했던 존재인 로자 리들의 호통을 들으며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다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로자 리들의 입바른 소리는 자의식 과잉과 자신의 세계관을 과대평가하는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을 비판하고 있다. 나스티의 아빠는 로자 리들을 ‘최초의 예의바른 유령’이라고 부른다.

 이야기는 1944년의 희한한 일을 떠올리며 시작한다. 분노와 노여움을 찼던 과거는 로자 리들의 입을 통해 현재에 회상되며 교차한다. 의미심장하고 숨 막히는 역사의 진실이다. 로자 리들이 죽은 해는 1938년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점령하고 나치가 유태인들을 학대하던 무렵이다. 평소에 ‘진국’(우리말다운 어휘선택이다)이라며 칭찬 받던 로자 리들은 불쌍한 유태인 이웃을 도우려다 불운의 사고(?)로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세상의 부당한 일들’ 앞에 할 일을 못 다하고 죽은 로자 리들은 ‘유럽 전체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노동자 유령’이 되었다. 군데군데 작가의 역사소명의식을 엿볼 수 있는데 대다수의 부끄러운 독일인들을 대신하여 참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리고 오늘날 부당한 일 앞에서 현명하게 대항하는 방식에 대한 생각도 하게 한다.

 

 특히 7장 '로자 리들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듣다'는 로자 리들이 가진 것 없는 노동자 유령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함께 사람이 양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일과 죽을 때의 미덕에 대한 이야기까지 가장 재미있게 읽혔다. 노동자 유령의 자부심과 확신에 찬 의무감을 엿볼 수 있다. "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 하지만 죽을 때도 사람은 천차만별이란다." 소위 '품위 있는' 사람 혹은 삶은 어떤 것일지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 보는 일도 의미 있겠다.


 로자 리들은 죽어서 땅에 묻혔던 기억이 공포로 남아 폐쇄공포증이 있는 유령이다. 나스티를 만나 두려움을 극복한 로자는 역시 그녀 덕분에 두려움을 극복하게 된 나스티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냥 훌쩍 가버렸으면 허전할 뻔 했다. 주변의 사람을 사랑과 배려로 바라볼 수 있게 된 나스티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따라가며 술술 재미있게 읽힌다. 상상의 조력자가 등장하고, 상상의 힘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에 함께 읽은 어른들의 도움말이 더해지면 좋겠다. 6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은 이 책은 역사적 사실과 곁들여 설명을 좀 더 해주며 이야기 나누면 더욱 바람직한 독서가 될 것이다. 

 

 묵직한 주제를 위트를 잃지 않고 아이들의 생활에 잘 녹여 들려준 좋은 동화이지만 별 넷을 준다. 별 넷 하고 반이 없으니. 함께 책을 읽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 책이 우리 아이들의 정서(유머감각)와 다소 거리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장의 역할을 전체 이야기 구조 안에서 잘 파악하지 못한 건 아이들의 탓이지 작품 탓이 아니다.  뇌스틀링거의 서술은 확실히 특별하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겐 다소 낯선 요소가 있다. 이야기의 화자(1장에 나옴)도 온전한 주변인으로 두었는데 그는 바로 '로자 리들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 건물 옆 다세대 주택에 살고' 있다. 산문의 맛은 이런 구체성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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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곡할집 돌개바람 10
이경혜 외 지음, 김중석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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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편 작품의 공통 분모는 모종의 새로움이다.' 이것은 바람의 아이들 대표 최윤정님이 서문에서 밝혀둔 말이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의식이 ‘작품’을 만들어내고 이렇게 나쁘지 않은 단편동화집이 탄생되었다는 자부심이 당당하다. 모종의 새로움이란 무엇일까?, 기대하며 읽었다.

 

 

 특별나게 신기하거나 환상적인 이야기도 아니고 일상의 흔한 소재를 가져왔지만 읽고 나면 뭔가 특별한 새로움이 있다. 간결하게 이야기가 진행되고 마음의 안정감을 심어주는 끝맺음이 우선 장점이다. 하지만 그런 미덕은 다른 동화에서도 찾을 수 있으니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아이들의 마음에 한층 가깝게 다가가 있고 아이들에게 어려운 철학이나 교훈을 전하려 하지 않는다. 문체도 아주 친근하다. 어른들의 시선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 점과 어른들의 허물을 감추거나 미화하지 않으려는 점 또한 돋보인다. 어릴 적 누구나 있었던 단편 추억들을 찾아내어 이야기의 글감으로 하되 요즘 아이다운 눈높이에 잘 맞춰두었다. 어른과 아이의 정서적 유대감 또한 참 미더운 부분이다.

 

 

 초등저학년(3학년까지)을 위한 단편집으로 나온 이 책은 바람의 아이들 단편집 2탄이다. ‘귀신이 곡할 집’이라는 표지제목부터 귀가 솔깃하다. 네 편 모두 고루 일상의 재미와 나붓한 감동이 함께 있고, 아이들의 마음세계를 잘 그려내고 있어 순박한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각 편의 끝에는 작가가 그 이야기를 쓰게 된 동기와 어린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진솔하고 정다운 어투로 실어두었다.

 1. 개집 / 한박순우

 화자는 개가 아니라 뜻밖에도 개집이다. 이 개집의 주인 흰둥이는 개집과 영이별을 하였고 개집과 함께 사는 호영이는 날마다 일을 마치고 늦게 들어오는 엄마를 기다린다. 어쩌면 호영이보다 더 외로운 개집에 눈을 맞춰 쓴 이야기가 불어오는 ‘봄바람’처럼 참 따뜻하다. 아이들의 감정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섬세하고 아이들은 외로움도 많이 탄다. 그런 마음을 텅 빈 개집에 감정이입한 발상이 돋보인다. 혹시 개집에 들어가 잠을 자본 적은 없는지? 김중석의 삽화가  소박하다.

 2. 귀신이 곡할 집 / 이경혜

 어른들은 자신의 허물은 모른 척 하고 아이들의 허물은 나무라기 일쑤다. 방 꼴이 이게 뭐야? 완전 귀신 나오겠네. 엉? 어디 갔지? 분명히 여기 뒀는데... 그러게 잘 두지. 아이구, 귀신이 곡하겠네. 이런 말들은 집집마다 흔히 들릴 수 있는 말이다. 귀신이 곡할 집은 귀신이 자기 버선을 잠시 벗어두고는 못 찾아서 곡을 할 정도로 어지러운 집이다. 상상해 봤는가? 밤에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집안의 물건들이 모두 일어나 왔다갔다 온집을 뒤집고 다니는 것을. 물론 커다란 장롱이나 냉장고 같은 것들도 가끔 움직이는데 우리가 일어났을 때에는 이미 제자리로 가 앉아 있다는 것을. 귀신이 곡할 노릇이 아침마다 일어나는 분주한 이 집의 풍경이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게다가 물건들이 서로 나누는 대화가 맛깔나게 흥을 돋운다. 아이들 입장을 생각해주는 물건들. 자기 물건도 잘 안 챙기고 허둥대기만 한다고 늘 꾸중 듣기 일쑤인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들 편에서 신나게 만들어 준다. “정리 정돈 잘 하는 아이로 자식들을 키우고 싶은 어머니들이 얼마나 날 싫어하겠냐고요.”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지만.

 3.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 / 임어진

 작은딸은 치과에서 이를 뽑을 때마다 뺀 이를 꼭 받아오려고 한다. 한번은 깜박 잊고 그냥 집에 왔는데 어찌 서운해 하던지. 어릴 적 아버지는 우리 삼남매의 이가 흔들릴 때면 실로 꽁꽁 묶어서 하나도 아프지 않게 톡 하고 뽑아 주셨다. 잠시 한 눈 팔게 유도하시곤 이마를 툭 치며 빼셨는데, 지금처럼 치과에 데려가 뽑는 것보다 얼마나 재미있는 의식인지.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전환점이 되는 시기에 꼭 이갈이를 한다. 이를 갈면서 성질도 조금씩 달라지고 의젓해 보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아이들의 헌 이를 지붕에 던지는 일에 상상의 날개를 달았다. 어린 까치와 연이는 같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 성장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들을 떨치고 일어나는 데 한바탕의 용기를 필요로 한다. 아이의 헌 이는 그런 의미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작은 일 한 가지에도 궁금증을 가지는 작가의 발상이 참 미덥다.

 

 4. 생선 두 마리 / 권지연

 내가 어릴 적 아버지가 자주 입에 올리셨던 생선 이름이 나와 반가웠다. 그 이름은 고등어나 갈치처럼 흔히 들은 이름이 아니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처음으로 생선을 사러 간 다혜가 겪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책임과 성장을 보여준다. 혼자 시장을 보러 간 아이는 먹고 싶은 걸 참고 엄마가 말해 준 그 생선을 사야하는데 도통 그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작은 일이지만 아이에게는 일생일대의 과업 앞에서 난감한 일이 벌어지지만, 어른들의 자상한 도움으로 아이는 임무를 완수하게 된다. 아이에게 울타리가 되어주는 어른들의 마음이 든든하게 느껴진다. 어른이 되어서는 누구 울타리가 되어줄까. 서로 울타리가 되어준다면 좋을 텐데. 어릴 적 따스한 정서적 경험을 많이 한 아이는 커서도 푸근한 마음씀씀이를 보이는 어른이 되어있지 않을까. 어릴 적 심부름 했던 '대단한' 일을 떠올려 쓴 흐뭇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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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0-24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들 책은 이젠 '졸업'했답니다.
얼마간 서운하지요.. 혜경님


프레이야 2007-10-24 10:02   좋아요 0 | URL
한사님,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좋아하던 그림책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으니까요. 가끔 아이방 책꽂이에 꽂힌 좋은 그림책을
꺼내봅니다. 참 맑은 기운이 스며들지요.^^
아이와 함께 저도 자라는 것일테지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한사님.

자목련 2007-10-24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좋은 책이네요. 혜경님의 블로그에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 많은거 같아요.꾹 눌러 추천하고 갑니다.

프레이야 2007-10-24 13:04   좋아요 0 | URL
네, 선인장님^^
제가 이곳에 리뷰를 쓰게 된 동기도 어린이책을 알고부터였지요.
지금도 어린이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쭈~욱 입니다. 감사합니다.
 
길모퉁이 행운돼지 즐거운 책방 1
김종렬 지음, 김숙경 그림 / 다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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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정서에 ‘돼지’는 이중적으로 다가온다. 복을 주는 동물이기도 하고 동시에 태만하고 추악한 악덕을 비유하는 생명체이기도 하다. 이 책의 돼지는 행운을 주기도 하고 다시 빼앗기도 하는 이중성을 띈다. 그런 점에서 악마성이 엿보인다. 행운은 또한 모순적이다. 우리가 누구에게 “행운이 참 많군요.” 라고 말한다면 중의적이고 다분히 악의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소망하지만 나는 그것을 실재하는 그것을 아직 본 적이 없다. 행복의 세잎 클로버가 우리 주위엔 훨씬 많이 돋아있다는 것을 알고도 우리는 네잎 클로버에 목을 단다.

 ‘모퉁이’는 길이 가다 꺾어지는 곳, 하나의 전환점이다. 우리는 모퉁이를 돌 때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곳을 돌아 눈앞에 펼쳐질 세상은 미처 알고 있지 못하는 별세계일 수도 있고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낭떠러지일 수도 있다. 모퉁이를 돌 때면 몸과 마음의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 ‘길모퉁이 행운돼지’는 이 모든 의미를 함축하여 지은 듯하다. 어딘지 불길한 느낌을 주는 책표지의 붉은 색과 기괴한 느낌의 삽화가 내용과 잘 어울려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이 책에 대해 유머러스한 판타지라는 말은, 하나의 텍스트가 관점이나 보는 이의 스키마에 따라 어떻게 다른 프리즘을 그려내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4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모두들 무서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도 음침한 분위기에 긴장과 스릴이 함께 하는 이야기를 따라 다소 공포감을 느꼈다. 무서웠다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내밀한 욕망을 솔직하게 마주할 정도로 진지하기 때문일 것이고, 유쾌하게 읽었다는 독자는 내면에 이러한 욕망이 상대적으로 적은, 희망찬 사람일 확률이 높다.

 <길모퉁이 행운돼지>는 사람의 욕심을 정면으로 들고 나와 실컷 조롱하고 욕심이 과한 사람에게 죄값을 치르게 한다. 욕심은 필요악이다.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마음이지만 지나쳐서 절제의 도를 넘어서게 되면 악을 부른다. 인간의 욕심이 낳은 악행과 악습과 악연의 고리가 얼마나 길고 질긴지는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도 명백하다. 이 책은 초등 중학년 정도의 눈높이에 맞춰 사람의 헛되고 과한 욕심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돼지를 통해 형상화하여 명백하게 보여준다. 삽화가 그에 맞게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책장의 색깔까지 침침한 회색이라 불길함을 더한다. 콜라주를 이용한 부분이 여러 군데 있고, 글자의 배열을 특이하게 배치한 삽화와 조화롭게 두어, 마치 그림책 <작은집 이야기>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연상하게 하는 재미가 있다. 

 주인공 ‘나’는 진달래 마을의 초등학생이다. ‘꼬치꼬치 기자’, ‘다잡아 경찰관’처럼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하나같이 기발한데 주인공 남자아이의 이름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여러 가지 해괴하고 두려운 일들을 보고 ‘나’는 진실을 말하고 싶지만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같은 반장 ‘소심해’뿐이다. 욕심에 눈이 어두워져 진실을 보지 않는 사람들, 눈앞의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차츰 추하게 변해가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공포심을 자아낸다. 결말은 열어두었는데 희망의 빛을 조금 느낄 수 있다. 도식적인 결말을 유도하지 않은 점이 가장 돋보인다.

 아이들과 독후활동으로 뒷이야기를 써보았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문제를 유쾌하게 해결하는 ‘나’를 읽을 수 있었다. ‘나’의 이름을 생각해보고 뒷이야기에서 밝혀보아도 좋겠다고 했더니, ‘똑똑해’, ‘진실해’, ‘무서워’ 같은 재미난 이름이 나왔다. 아이들은 한 번 얻은 행운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과 불운이 행운으로 전화위복 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행운돼지는 진달래마을 사람들에게 어쩌면 오래오래 행운을 가져다 준 돼지일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모든 건 독자의 몫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은 아무리 어두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라도 그 안에서 빛을 찾고 눈을 반짝이면 다른 가능성을 모색한다. 아무리 무거운 이야기도 가볍고 밝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으로 담아내는 것 또한 아이들 특유의 천성이다. 아이들은 때때로 어른보다 오히려 진실을 보는 눈이 밝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을 마주할 때면 시시때때 두려운 것이다.

 

 

 살면서 행운이 몇 번 올지는 모르겠지만, 행운이 왔다고 자만하지 말고 불운이 왔다고 좌절하지도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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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10-19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이 책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기발하고, 개성있는 글과 그림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지요.^^

프레이야 2007-10-19 11:11   좋아요 0 | URL
정말 기발하고 재미있었어요.
우리들 마음의 어두운 면을 아이들도 바로 볼 수 있어야겠지요.
행운을 얻었다고 자만하지도 불운이 왔다고 좌절하지도 않아야겠어요.^^

비로그인 2007-10-19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앞의 현실을 저는 직시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누추한 현실.. 일부는 두렵기도 하고요. 하하
예정보다 일찍 서재 문을 다시 열었답니다. 혜경님
이젠 더 자주 뵙지요.


프레이야 2007-10-19 19:40   좋아요 0 | URL
누추한 현실, 직시하기란 용기가 필요한 일이겠지요. 저도 못 그러고
살지만요. 욕심에 눈이 어두워지는 일은 없도록 깨어있어야겠구요.

홍수맘 2007-10-19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먼저 읽어보고 싶네요.
나 역시 '눈앞의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핑크빛 미래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문득 해 봤어요.

프레이야 2007-10-19 19:42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자라면서 함께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많아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일 거에요.^^ 지금 노력하는 만큼의 대가만 바란다면 좋을 텐데
그 이상으로 많은 걸 바라면 판단력을 잃게 될 거라고 이 책이 말하더군요.
아이들에게도 진지한 생각을 해보게 하는 좋은 동화였어요.

봄나무 2014-03-22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주에 이 책으로 5학년 학생들 수업합니다. 프레이야님의 서평이 도움이 되네요. 감사^^

프레이야 2014-03-24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나무님 반갑습니다 오래전에 수업한 책인데 아직 이책이 읽히는군요 좋은책은 수명이 없지요 닉이 참 싱그러워요 봄나무님^^
 
이찬실 아줌마의 가구 찾기 돌개바람 9
박미라 지음, 김중석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이찬실 - 아줌마 - 가구 - 찾기

네 개의 단어가 낱자로 눈에 든다. 어린이가 읽는 동화지만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 특이하다. 아이들은 별로 관심 두지 않는 '가구'는 목적어격이다. ‘찾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이다. 숨은그림찾기, 보물찾기, 또 뭐가 있더라..

 이찬실,이라고 하니까 찬찬하고 진실한 사람일 거란 느낌이 든다. 수수하다못해 조금은 촌스러울 것 같은 이름이다. 뜬금없이 초등학교 때 ‘진실’이라는 이름의 친구가 생각난다. 하기야 탤런트 이름에도 동명이 있다. 노란색의 밝은 책표지에는 아줌마가 청소기를 손에 들고 다른 손엔 걸레를 쥐고 서 있다. 북술북술한 퍼머머리에 조금 뚱뚱해 뵈는 몸, 앞치마를 걸치고 팔을 걷어부치고 서 있는 모습이 사람들이 썩 호감을 느끼지 못할 인상이다. 어디서 많이 본 생김새 같다 싶어 그린이 이름을 확인하니, <나는 백치다>의 삽화를 그린 김중석님이다. 이 책에서는 수채물감을 연하게 풀어 붓을 쓰윽쓰윽 그은 듯 자연스럽고 편한 삽화가 술술 읽히는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이찬실 아줌마가 가장 아끼던 가구는 장롱이었다. 나는 오래 전 결혼을 하면서 처음 장만했던 장롱이 생각났다. 아줌마의 장롱은 십장생이 양각으로 새겨진 오래된 장롱인데 나의 그것은 십장생은 아니지만 양각의 무늬를 따라 사이사이 먼지를 닦아 줘야했던, 그저그런 디자인의 둔탁한 갈색 덩치였다. 만 11년을 함께 한 그 장롱을 4년 전 이사를 하며 폐기했다. 어렵사리 신혼살림을 시작하여 적지 않은 세월을 함께 살아왔다. 그런 것들이 마치 가족인 양 쉽게 버리기가 내키지 않았다.  전혀 생각이 없을 무생물에도 애정을 품게 되는 게 사람인가 보다.

 살아오면서 누구도 알지 못할 뼈아픈 이야기와 알콩달콩한 사소한 이야기, 가족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 가구다. 정든 가구는 쉽게 버리지 못할, 식구 같은 것이다. 가구는 그 집의 분위기를 결정하고, 집주인의 취향과 살아가는 결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구는 눈 뜨면 늘 봐야하고 고정된 채 붙박여있는 물건이지만 손때가 묻고 먼지가 앉은 그것들이 하나하나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하여 추억을 공유하는 어떤 상징이 되기도 한다.

 이찬실 아줌마는 가구를 버리기로 결심한다. 그 이유는 구구절절하다. 그걸 다시 찾는 과정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계맺기에 성공한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덤으로 얻었다. 그녀의낡고 빛바랜 기억이 선명해짐을 느끼게 되는 건 더께 같이 앉은 먼지를 털어내듯 오래된 가구를 모조리 내다 버린 후부터다. 하지만 가구를 버리고 아줌마가 기대했던, 전혀 다른 삶을 얻지 못한다. 더 좋은 집에서 새로운 가구와 조화로운 이탈리아 풍의 테이블램프보다 이전에 자신의 머리맡을 지켜주던 퇴색된 꽃무늬 갓을 쓰고 있는 작은 램프가 그리워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일주일이 지나자 마치 '거위털 이불이 몸에 착 감기지 못하는 것처럼' 그녀는 이상한 느낌을 갖는다. 그건 뭐랄까. 자기 것이 아닌,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는 것 같은, 소외감, 고립감이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 아주 어릴 적의 아련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그녀의 기억 속에 살아난다. 그것들을 내다버리려 했다니. 그것들은 아줌마를 살게하고 만들어준 소소한 이야기들인데. “이게 다 그놈의 가구 때문이야.”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그녀의 마음과 삶을 단정한다. 내성적이라 다른사람에게 먼저 말도 잘 못 걸고 바깥출입도 잘 안 하는 생활은 남들에게 '거만함'으로 보이고, 가구를 죄다 내다 버리고 인사도 없이 이사를 가버린 행동은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된다. “좋은 집으로 이사 간 사람이 여긴 왜 왔어?"  야채가게 아줌마의 이 말이 뾰족하다. 수수한 이찬실아줌마는 이런 말에도 날을 세우지 않는다.

 그래도 결말은 안심이 되는 쪽으로 흐른다. 이찬실 아줌마가 세상의 사람들과 하나씩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은 가구를 찾아다니며 세상의 바람을 코로 마시고 세상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기에 얻은 것이다. 동네 아이들, 야채가게 아줌마, 유모차 할아버지 그리고 화가선생님. 그녀는 이제 눈 뜨면 하릴없어 무료한 아줌마가 아니라 바지런히 할 일들을 목록으로 적어가며 하루를 바쁘게 사는 아줌마가 되었다. 작은 목소리로 나누는 사람들과의 대화도 창밖에서 수채물감으로 번져오는 바람의 색깔처럼 예전과 달리 느껴진다.

 그래서 가구는 다 어떻게 되었냐고? 그녀에게 가구는 이제 그냥 ‘가구’일 뿐이다. 가구야 뭐, 유모차 할아버지 집에 가면 미운정고운정 든 친구를 만나듯 그걸 쓰다듬을 수 있다. 이제는 다른 것에 더 몰두할 것이다. 그녀는 잘 하는 게 많다. 집안 청소하기, 할아버지와 이야기 나누기, 가구 반들반들하게 닦기 그리고 한 가지 더, 자신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진짜 특기가 있다. ^^ 그녀는 자신이 잘 하는 것,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았고, 자신만의 ‘가구’들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동시에 그것들과 오래 함께 할 것이다. 물론 그녀의 곁에는 평생을 동행할 좋은 사람도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다. 하지만 저학년동화로 나온 것인데 저학년 아이들은 그다지 흥미로워 할 주제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야기의 발상은 아주 좋은데 아이들 또래의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은 점도 아이들의 호기심에서 살짝 비켜날 우려가 있다.  2~4학년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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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2007-10-13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40대 권장일꺼 같은 느낌. 저도 단정짓기하지말고 가구찾기 해야겠어요~^^

프레이야 2007-10-13 22:52   좋아요 0 | URL
그죠? 누에님, 주제가 아이들이 끌릴 만할 것 같지 않은 게 좀 걸려요.
전 재미있었지만요. 누에님이 내다버린 오래된 가구는 뭐가 있을까요?^^

마노아 2007-12-14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공지보고서 왔어요. 리뷰대회 입상이에요. 축하합니당~

멜기세덱 2007-12-14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프레이야 2007-12-14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덩, 무슨 입상이람요.. 싶어서 찾아보니 뭐가 있긴 있네요.
알려주셔서 고맙고 축하해주셔서 더 고마워요.
리뷰대회 공지 못 보고 쓴 건데 완전 '왠 떡'이에요.
마노아님은 몇관왕이시더군요. 많이 축하합니다~~
세덱님은 뭐 두말 할 것 없이 일등 자리에 굳건히~~ ^^

순오기 2007-12-15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혜경님 축하합니다.
리뷰대회 공지도 못보고 쓰셨군요. 역시 내공이 상당하십니다!!
전, 써야지 하면서도 차일피일 끙끙거리다가, 마감시간 20분전에 올렸거든요.

프레이야 2007-12-14 19:5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손오기님이야 워낙 더 내공으로 똘똘 뭉치셨잖아요^^
나중에 공지 보고 리뷰도서리스트를 훑어보니 이 책이 들어가 있더군요.
완전 그저 건진 것 같은 이 느낌, 룰루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