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치과 이야기 - 치카치카 치과 탐방, 개구쟁이 스터디클럽 6
우리케 게롤트.볼프람 헤넬 지음, 아네테 피에니크 그림, 김완균 옮김 / 해와나무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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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치과라고 하면 누구든 가고 싶지 않은 곳 중에 하나다. 아이든 어른이든 이가 아프면 즉시 치과를 찾는 사람은 드물다. 치과에 가기까지 시간을 미루고 있다가 증세는 더 심각해지기 일쑤다. 결국 통증이 수시로 찾아오고 어느 날 밤에는 그 통증에 잠을 못 이루게 될 즈음에야 치과를 찾아간다.

여느 병원처럼 치과도 병원이니 두려운 건 마찬가지이지만 치과의자에 앉으면 더욱 공포심을 느끼게 된다. 의자에 앉는 순간 등받이가 뒤로 누우며 꼼짝없이 그 의자에 붙박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순간, 무섭다기보다는 신나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의자가 치과의사의 눈높이에 맞춰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하니 무슨 놀이기구쯤으로 여기지나 보다.

<재미있는 치과 이야기>는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지식,정보책이다. 일전에 텔레비전 드라마의 제작과정과 방송국 탐방기를 실은 이 책의 시리즈를 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2학년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보았다. 아이들은 치과에 갔던 경험이 있고 충치치료를 받아본 경험도 있어 이 책을 더욱 흥미있어했다.

리사 할아버지의 틀니가 제자리에서 빠지는 바람에 리사와 가족들이 모두 치과를 찾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치과에 들어서면서부터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게 하는, 펼쳐보는 책장은 보기에 시원하다. 치과에서 필요한 도구와 장비들, 기공사까지 볼 수 있다. 옛날엔 친절한 치과의사가 없었다는 할아버지의 말과는 달리 이곳의 치과의사는 젊고 예쁜 여자의사이다. 직업에 대한 성별구분을 하지 않고 제시한 점이 좋다. 게다가 섬세한 손놀림과 환자에 대한 보살핌과 부드러움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여성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래전에는 이발사겸 외과의사 또는 대장장이가 치과의사를 대신하여 썩은 이를 집게로 뽑았다는 대목에서 아이들은 신기해하기도 했다.

치과가 없던 시절, 충치로 어느 날 갑자기 죽기도 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사후약방문 보다는 예방이 최고임을 강조하며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치과에서 쓰는 전문 용어나 도구의 이름 그리고 기공사라는 직업까지 다소 생소한 이름들 때문에 어려워할 수도 있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좋다. 책 뒤의 '이런 게 궁금해요'라는 꼭지에서는 치아와 관련된 가벼운 상식들에 대한 답을 해놓았다. 그리고 올바른 양치법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삽화가 밝고 선명하다. 글도 간략하며 이해하기에 쉽게 풀어 써 놓았다. 재미와 함께 지식을 주고 주변의 사람과 주변의 것들 모두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더구나 건강한 치아를 위해 해야되는 생활 속 습관들도 익혀주는 일석삼조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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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02-25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치과가 무서워요....ㅎㅎ
스켈링하러 가야 되는데, 맨날 하루하루 미루고 있어요. ^^

프레이야 2006-02-25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저도 병원가는 거 싫어하지만 치과는 제일로 그래요. 스케일링도 딱 한 번 하고 안 하고 있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지금 해는 지고 빗방울이 한두방울 내리고 있어요.
 
바다의 사자 안용복 힘찬문고 2
이주홍 지음 / 우리교육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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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바다의 사자 안용복>앞에는 '우리 땅 독도를 지켜낸' 이라는 수식어가 작은 글씨로 붙어있다. 이 책은 부산의 문학가 이주홍 선생의 동화로서 역사적 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하고 있다. 거기에 울릉도와 독도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이 가미되어 있는데, 이는 안용복의 어머니가 아들 며느리를 앉혀놓고 들려주는 형식으로 적혀있다.

이 책의 초판 연도는 10년 전이다. 그 때도 독도분쟁으로 온 국민이 분개했던 일이 있었고, 머릿말에서는 이 책이 정신을 맑고 개운하게 해 주리라 믿는다고 적혀있다. 물론 이주홍선생이 아니라 임신행님의 글이다. 독도문제는 언제든 다시 일본에 의해 불거져 나올 사안이다. 이 책을 통해 역사적 인식과 바른 지식이 중요함을 깨닫고 순수한 애국심으로 이룬 한 개인의 희생이 얼마나 거룩한지 느끼게 되면 좋겠다. 정부 차원의 강경책과 책임있는 태도도 절실히 요구됨을 알 수 있다.

5학년 아이들과 만 4년 전에도 이 책으로 독서수업을 한 일이 있다. 이번에 다시 이 책을 보며 좀 답답했던 점은, 안용복의  목숨을 건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정관리들이 내린 억울하고 부당한 처사에 아이들은 여전히 별 노여움을 못 느끼고 있더라는 점이다. 무엇이 부당하고 무엇이 정당한지, 무엇이 가치 있고 무엇이 버러지 같은 것인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아니 판단하고 싶지도 않은 것 같은 아이들의 태도에 다소 놀랐다. 그래서 이런 책이 필요한 게 아닌가싶다.

이 동화는 울릉도와 독도에 관한 사실과 민담의 직조가  잘 되어있어 전해져내려오는 옛이야기를 구수한 입담으로 듣는 것처럼 읽어내려가기가 흥미롭다. 어머니의 부산말씨가 투박하니 친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안용복의 어머니와 어느 수군의 입을 통해 이곳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는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울릉도와 독도에 대해 가졌던 관심과 심리적인 가까움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독도와 울릉도에 관한 역사적기록이나 지리적 위치 같은 것으로 왜국의 도주에게 논리적인 반박을 하는 부분은 안용복의 입을 통해 나온다. 이는 역사를 바로 앎이 우리 것을 제대로 지키는데 있어서 가장 우선되어야할 과제임을 말해준다고 생각된다.

이 책으로 하여금 안용복을 비롯하여 독도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독도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자원적 가치을 알며, 나아가 우리 것을 지킬 수 있는 저력을 기르고자하는 아이들의 눈망울에 빛이 더하여지면 좋겠다.

이주홍선생은 이 책을 쓰게된 이유를 "나라 이익을 개인의 이익보다 먼저 생각하는 일 이상 더 위대한 것은 없다. 안용복은 바로 그러한 우리의 은인인 것이다. 이 소설을 통해서 한 인간의 위대함이 어떤 것인지 실감 있게 잘 알게 될 줄 믿는다." 라고 밝혀두었다. 개인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요즘, 새겨볼 만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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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영과 사리영 바우솔 작은 어린이 5
이영희 글, 이진경 그림 / 바우솔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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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2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은 동화다. 아리영은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왕비 '알영'의 다른 이름이다. 요즘 한글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은데 '아리영'과 '사리영'이란 이름이 귀염성스럽다. 표지의 두 아이들을 보면 단번에 쌍둥이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눈이 뱅글뱅글 돌아가고 뺨은 불그스레해져있다. 

이 책은 한참 이기적이며 자기 중심적인 성향을 띠며 형제간에도 티격태격대는 일이 많은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깃거리가 된다. 일곱살 생일날 할아버지가 주신 선물 때문에 다툼이 일어나고 그 벌로 할아버지로 부터 창고에 갇히게 되면서 아리영과 사리영은 평생 잊지 못할 일을 경험한다. 바로 도깨비나라에 가게 되는 것이다.

아리영과 사리영은 도깨비들이 하는 짓을 보며 싸우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싫은 건지를 깨닫는다. 사이좋은 자매가 되기까지 믿지 못할 일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도깨비들은 역시 사람에게 복을 주었음이다. 훈계적이지 않으며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라 지루하지 않다.

삽화들도 하나같이 수수하고 따스하다. 아리영과 사리영이 색동옷을 입고 있는 모습은 사랑스럽다. 도깨비가 고양이로 변해 방울을 달고 할아버지 앞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고 나중에 다시 노랑나비로 변신하여 교실로 날아든 모습은 마음속에 환한 빛과 같은 인상을 준다. 이런 인상은 아리영과 사리영이 창고의 궤짝 위에서 황금빛을 발견했던 장면의 삽화와 연결된다. 무언가 좋은 징조가 일어날 것 같은, 마음 속 기쁨, 화사한 내일의 느낌이 전해져온다.

아리영과 사리영이 사는 집은 오래된 집으로 전통한옥의 구조를 하고 있다. 책의 뒷장에는 한옥의 구조를 평면도로 그려놓아 재미있는 자료가 된다. 이야기의 가운데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풀어놓아 도깨비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에게 더욱 재미를 줄 것이다. 걸림이 없이 흐르는 이야기솜씨에 정겨운 삽화가 어우러져 좋은 내용을 건강하게 표현한 동화라고 생각된다. 도깨비와의 만남은 아이들이 꿈꾸었던 시간인지도 모르지만 꿈을 통해 마음이 실팍하게 되살아났으니, 읽는 내내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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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참외를 찾는 아이들
이동렬 지음, 이서지 그림 / 두산동아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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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아이들의 최대공유놀이는 인터넷 또는 인터넷게임 같아 보인다. 아이들의 관심사를 이용하여 우선 호감을 얻고 시작하는 이 책은 풍속동화라 명명할 수 있겠다. 이야기는 과거로 거슬러가는 시간여행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타임머신이 아니라 인터넷의 한 사이트를 통해 과거 조상들의 세상으로 빨려들어가는 형식이다.

과거의 시간에 도착해보니 계절은 겨울이다. 봄이 아니라 겨울부터 시작하여 사계절 세시풍속을 모두 경험하게 한다. 농경사회에서 겨울은 저장기라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세시풍속도 갖가지이고 먹거리와 놀거리도 제일 풍성하다. 다시 봄이 되면 씨앗을 뿌리고 여름날의 성장기로 이어지는데, 겨울에 잘 먹고 잘 놀고 충분히 몸과 마음을 쉬며 노동력을 저장해두는 의미이다. 얼마전 설날을 지냈고 좀 있으면 정월대보름, 그 앞에 입춘이 있다. 이런 시점에서 이 책을 권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개똥참외'는 사라져가는 세시풍속을 상징한다. 크리스마스가 연말연시와 맞물려 새로운 풍속이 되었고 빼빼로데이나 발렌타인데이 같은 신풍속도 생겨났지만 세시풍속이라고 하면 역사성과 전통성 그리고 주기성이 있어야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풍속이 세시풍속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많은 세월이 흘러 정착되거나 아니면 일시적 유행 같은 것으로 끝날 수도 있겠다. 이런 안건으로 4학년 아이들과 토론을 해보니 다소 어려워하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바람직한 풍속지킴이가 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반가운 것은, 서양놀이가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역축제나 공연장, 학교행사 같은 시간에 세시풍속으로 즐겼던 놀이들이 자주 등장하는 점이다. 농경주기와 함께 돌아갔던 세시풍속은 산업화된 오늘날의 사회에서 오히려 시공을 초월하여 즐기고 있는 셈이다. 세시놀이는 교육제도 안에서 더욱 자주 경험할 수 있으면 개똥참외 같은 게 되지 않을 것 같다.

<개똥참외를 찾는 아이들>은 풍속화를 보는 맛이 최고다. 김홍도의 풍속화처럼 아이들의 개구쟁이 몸동작과 서민들의 생활이 잘 그려져있다. 이서지 선생의 풍속화 들여다보기를 통해 과거의 시간에 들어가 일년을 지내고 돌아오면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대화체도 많고 그림에 따라 생생한 장면이 그려지는 이야기가 생동감 난다. 글의 옆줄에는 작은 글씨로 생경한 단어들(주로 순우리말/전통적인 물건 등)에 대한 설명을 달아놓았다. 예를 들면 '보득솔'이란 '가지가 많고 작달만한 소나무'라고 적혀있다. '새알심'은 내가 좋아하는 것인데 동지팥죽을 먹어본 때가 언제였나 모르겠다.

슬기와 슬비는 일년의 세시풍속 경험을 하고 인터넷사이트에서 나온다. 더 있고 싶어하지만 오랠수록 아쉬움만 더하기 마련이라고 동네 할아버지가 엄하게 타이른다. 현재로 돌아온 두 아이들이 엄마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어떻게 풀어놓을지 난감해하는데 마치 판타지의 세상에 갔다온 것 같아보인다. 뭐든 온동네 사람이 함께 나누고, 일도 오락처럼 즐겁게 도와가며 하고, 수박서리에도 허허 웃으며 혼내는 시늉만 하는 원두막 주인의 얼굴을 생각하며 싱긋 웃는 아이들의 표정이 밝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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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19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 책 포토리뷰로 볼수는 없을까요? 대상은 어느정도 인지도 궁금하네요 우리나라 문화나 전통에 대한 책을 찾고 있었거든요

프레이야 2006-02-19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4,5학년 정도에 추천합니다. 제가 디카찍어 올릴 줄 몰라서요 ㅠㅠ
 
엄마의 역사편지 2 - 십자군전쟁에서 두번째 밀레니엄까지
박은봉 지음 / 웅진주니어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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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이어지는 2편은 십자군 전쟁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굵직한 줄기로 훑어간다. 핵심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고 쉬운 표현으로 조근조근 들려주는 형식이다. 1편처럼 아들에게 주는 편지형식을 하고 있지만 그것에 그리 연연해할 필요없이 그냥 동서양을 넘나들며 수평적시야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2편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일본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서양 역사와 함께 놓고 보여주는 부분이 더 많다. 우리나라의 식민지역사에 대하여도 냉철한 비판을 해볼 수 있게 물음을 던져놓았다. 자주적 근대화와 강압에 의한 개화 사이에서 고심하였을 조상들을 생각해보며 다른 나라의 예들을 비교해 보면 좋겠다. 두차례의 세계대전이 가져온 인간정신의 황폐화와 냉전에 대하여도 간단하며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 민족의 근대화와 21세기' 라는 꼭지를 두어 우리 나라로 돌아와 맺는다. 그 이유로 저자는 '역사는 보는 이의 눈과 생각이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프랑스의 역사학자 마르크 블로크의 <역사를 위한 변명>에 아들이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놓았다고 한다. 그것은 역사는 대체 뭣에 쓰는 거예요? 하는 질문에 "역사가 알아내려고 하는 건 바로 인간이다" 라는 답변이다.

아이들과 역사책을 읽을 때면 서두에, 왜 역사를 공부하는 걸까?, 라는 질문을 던지곤 했는데, 그 목표는 '인간'에 있었다. 역사 뿐이 아니라 그러고보면 철학이든 과학이든 예술이든 지향하는 곳은 '인간'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서 인간의 삶을 진보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6학년 쯤이면 삶의 방향을 어느정도 정해가는 아이들도 있고 아직 공부의 목적도 의미도 별로 깨닫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도 이전과는 달리 고민하고 방황하는 듯한 흔적을 보인다. 사춘기라 볼 수 있겠지만 중요한 시간들을 흘려보내는 것 같아 보일 때면 안타깝다. 내가 그만할 때쯤을 생각해보면 역사책을 권해주지 않은 어른들이 좀 야속해진다. 그 땐 지금처럼 좋은 어린이책이 별로 없었던 것인지, 중학생이 되어 아주 무서운 역사선생님의 몽둥이 앞에서 고려왕조와 조선왕조의 순서를 외우곤 했던 기억만 난다. 역사의 흐름과 그것이 인간의 삶에 속속들이 미치고 들어왔던 파장 그리고 역사의 바퀴를 굴려갔던 수많은 사람들의 정신에 대해 느끼게 해주었던 시간은 못 만났던 것 같다. 

지금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역사책을 두루 읽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왜, 무엇 때문에 사는지, 앞으로 무얼 하며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정말 모르겠을 때 역사책을 펴 봐라. 살아 꿈틀거리는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이 보일 거야. 네가 찾고 있는 길도 아마 거기 있을지 몰라." 이런 말을 그 옛날에 들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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