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오늘 14일까지 엘리엇 어윗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며칠 전 다녀왔는데, 아주 볼 만합니다. 흑백 톤의 사진들인데 하나같이 정감있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들입니다. 

전 처음 들어본 사진작가 이름이었는데 왠지 가보고 싶은 전시였습니다. 

쾌적한 전시장에 들어서니 어디선가 본듯한, 그만큼 살가운 사진들이 많이 걸려있더군요. 

작품마다 유머와 온기가 느껴지고 사진의 내적질감이 꽤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928 파리 태생으로 30년대 후반 미국에 건너가 사진학과 영화학을 전공했더군요.     

1953년 세계 최고의 보도사진 에이전시 매그넘의 회원이 되어 세 차례 회장을 역임하였고 

다큐멘터리 사진 속에 온기와 유머를 담아내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개를 아주 좋아해서 개와 사람을 함께 찍은 사진들이 많은데, 그에게 개는 개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했답니다. 

그런 사진들이 유머러스하면서 발랄한 공감을 불러주었어요. 개의 시선으로 인간을 담은 인상을 주어서인 것 같아요.

연인들의 아름다운 모습, 인간 심리의 적나라한 귀여움, 뒷골목 풍경, 마릴린먼로, 그레이스켈리, 소피아로렌 등, 

최고 여배우들의 흑백초상도 자연스러운 매력을 한껏 담았더군요.  

어느 흑인 병사가 대열의 끝에서 뒤돌아보며 혀를 낼름 하는 순간을  유쾌하게 포착한 사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의 솔직한 마음을 해학적으로 담아낸 사진들에 섬세하고 온정어린 마음이 엿보이는 사진도 많았습니다. 

사진을 어디서 찍는 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는가가 중요하다는 내용의 말이 전시장 벽에 적혀있더군요. 

무엇을 보는가,는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말하려하는가,일테고, 그 다음엔 무엇을 잘라내느냐,일테고 

또 그다음엔 무엇일까요?  무엇을 보되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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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6-14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프레이야님.
저 역시 레와님의 소개로 어제 부산에 내려간김에 들러 보고 왔답니다. 특히 유머넘치는 몇몇 사진들이 제 맘에 들더군요. 어쩌면 프레이야님과 제가 같은시간, 같은장소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네요. 훗.

프레이야 2009-06-14 22:4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그랬군요^^
커다란 불독을 안고 그 옆에 앉아있던 남자, 그 사진도 참 재미있었어요.

다락방 2009-06-15 08:41   좋아요 0 | URL
제가 가장 맘에 들어했던 사진이 바로 그 사진이에요!!
:)

바람돌이 2009-06-14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오늘까지였다구요? ㅠ.ㅠ

프레이야 2009-06-14 22:46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놓쳤구낭~~ 아까워라요 ^^

2009-06-14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4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9-06-15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동차 백밀러에 찍힌 남자 얼굴을 볼수 없는게 아쉽네요.
여자는 너무너무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는데 말이에요..
왜 울동네는 저런거 안하는지 모르겠어요 ㅠ.ㅠ
내가 부산으로 이사를 가던지 해야지.. ^^;

프레이야 2009-06-15 21:37   좋아요 0 | URL
여자가 감정에 훨씬 더 충실하고 솔직한 것 같아요.
서울 본점에서도 했던데요.ㅎㅎ

전호인 2009-06-15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에 자연스런 유머를 순간의 포착으로 잡아낸다는 것이 보통의 일이 아닐텐데 라고 생각하니 경이로움까지 든다고 하면 제가 과장된 표현일까요?
사진한장한장이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듯 싶습니다. ^*^

프레이야 2009-06-15 21:37   좋아요 0 | URL
네 그랬어요.^^
한 장의 사진이 말해주는 건 적지 않지요.
좀더 다가가서 열린맘으로 보려는 자에게만 보이는..

2009-06-16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6 0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 부러워하는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달리기 잘 하는 것, 다른 하나는 춤을 출 수 있는 것.  나는 숫기가 없는 편이라 무대에 서는 걸 잘 못한다. 무대에 오르면 다리가 후덜거리고 눈앞이 아득하다. 작년부터 수필낭송회에서 활동하며 작은 무대에 몇 차례 서곤 했지만 어지럽고 휘청거리는 걸 견뎠던 것이다. 표현력도 부족한 부끄럼쟁이가 뭐하러 그런 걸 했는지 모르겠다. 아무짝에 쓸모없다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된다. 내 선의와 열심이 어이없게도 남에겐 조롱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자신의 과시욕은 인정하지 않고 내가 드러나는 걸 마뜩치않아 하는 사람의 말도 내겐 스트레스다. 난 그저 조용히 혼자 소리내어 읽는 게 적성에 더 잘 맞다. 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삼천포로 빠졌다. 아무튼 무대체질은 아니란 얘긴데 내면엔 무대에 오르고싶은 욕구가 잠재되어 있는 건지도 모른다. 누구나 그런 허영기, 조금은 가지고 있을 거다. 춤 얘기 하다가 삼천포로 빠진 이유는 '무대' 때문이다. 한마디로 무대체질은 아니란 말.

아무튼 난 온몸으로 우는 춤사위를 보면 전율이 인다. 언젠가 전생테스트를 재미삼아 해 본 적이 있다. 전생에 무희였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이 참 좋다. 그래서 그 이후로 전생 얘기가 나오면 나는 무희였더라고 말하곤 한다. 내 속의 감춰져있는 끼와 에너지가, '무희'라는 말 하나 떠올렸을 뿐인데도, 폭발할 것 같아 짜릿해지는 것이다. 그리곤 행복한 상상을 하곤 한다. 특히 나는 부르카 속의 아라비아 여인, 아니트라가 되어 상상의 춤을 추는 꿈을 꾸어보기도 한다. 음악회에서 '아니트라의 춤'을 들으며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정말 무희였다면 이생에서 난 왜 그렇게 춤이 안 되지? 하다못해 재즈댄스도 에어로빅도 조금하다 그만 두었던 전례가 있다. 전생과는 반대로.. ^^   

무희의 꿈! 그저 꿈일 뿐이지만 그래서 난 무용수들을 보면 한없이 부럽고 탄성이 나온다.  

희령이와 친구 둘을 데리고 부산시립무용단 제60회 공연 <연산, 동백꽃 붉은 눈물이 되어>를 보러갔다.    



 

객석은 꽉 찼고, 학생들의 공연예절은 말이 아니었다. 막이 올랐는데도 웅성거리고 무용보다는 문자질에 열중하며 떠들고.. 그래도 차츰 몰입할 수 있었던 건 화려하거나 단조로운 무대미술과 한국미에 현대적으로 해석된 멋진 의상, 무용수들의 열정적인 몸짓 때문이었다.  연산이 고뇌로 몸부림치는 격정적이면서도 섬세한 몸짓에 가장 몰입되었다. 우리네 감정 중 즐거움도 그렇겠지만 괴로움이야말로 특히 저렇게 몸으로 요동치며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웅장하고 감각적인 음악도 한 몫을 하였다.  프롤로그와 5장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된 내용을 팜플렛에서 미리 조금 읽혀두고 무용을 보게 했다. 그래도 다보고 나오며 희령이 친구 하나가 하는 말 "대사가 없으니까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어요." - "괜찮아 보고 느꼈으면 됐지."

 

   
 

<안무 의도>  

 서른...  제왕이었으나 역사에서는 버림 받고... 군주였으나 시대에 의해 지워져 버린... 그 서른이라는 짧은 나이에... 마치 동백꽃처럼 붉은 꽃잎을 후드득 땅에 떨구었던 연산을 그린다. 수많은 피를 바람처럼 몰고 다녔고, 그래서 폭군의 상징으로 후대에 회자될 수밖에 없었던 그에 대한 수많은 이미지들을 떠올리며, 회환과 절망과 통탄의 눈물을 흘렸을 인간 '연산'을 그리고자 한다. 근자에 들어 연산은 통념적인 이미지가 아닌 다른 인물이었을 수 있다는 학계의 연구 결과물들이 세상 밖으로 그 모습을 내밀고 있고, 그 시점에 맞춰 무대에 '연산'을 올리게 됨 또한 다행스레 생각한다. 성리학으로 무장한 관료 세력과 격렬하게 충돌했고, 급진적인 변화를 시도하다 기득권과 마찰을 일으켰으며... 왕권강화의 지나친 집착이 피바람을 불러일으킨 임금이었으나 임금이 아니고... 영국안민(寧國安民)...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추구하기도 하였으나 폭군으로만 후세에 전해질 뿐인 인간 '연산'을 찬찬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 부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수석안무자 홍기태 

 
   

 

prologue  회한을 보듬다  (연산의 회상과 맞물려 폐비 윤씨의 죽음을 상징으로 함)

제1장      역사, 그리하여  (연산의 왕위 등극과 안정된 치세, 평화로운 서정을 중심으로 구성됨) 

제2장     시. 시와 여인 (인간 '연산'에 대한 성찰. 왕권강화를 빌미로 臣權과 마찰이 생기기 전의 연산은 시와 풍류를 즐겼으며, 가장 사랑했던 여인 '녹수'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맞이한다)    

제3장     비운의 함구령 (반목과 대립. 왕의 지위에 쉼없이 도전 받던 연산에 대한 고뇌에서 출발하여, 폐비 윤씨의 사건을 접한 후, 파괴되고 함몰해가는 자아에 대한 구체적이며 섬세한 묘사) 

제4장    폭정. 폭정과 사화 ( 희생자의 규모 뿐 아니라 그 형벌의 잔인함에서 가장 끔찍하고 처참한 사화로 기록된 갑자사화에 대한 묘사)   

제5장    연산. 연산의 눈물 (연산의 회한과 중종반정에 의해 강화도로 유배되는 고초에 대한 이미지) 

epilogue  폐왕 (130여 편의 시를 남긴 연산군은 30세 젊은 나이에 죽었지만, 50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와 드라마, 소설의 화두가 될 만큼 연산군의 실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셈이다. 이 scene은 그런 연산에 대한 회고) 

------- 

작품은 하나의 이미지로 시작해서 그 이미지로 이어지며 끝을 맺었다. 시종 붉은색 이미지는 이어진다. 사모, 사랑, 정열에서 피와 눈물로 그리고 사멸하는 동백꽃잎으로... 연산이 폐위 직전에 쓴 詩를 덮고 있던 붉은 동백꽃잎들이 한 장 한 장 떨어져 내리는 장면이 길게 이어지고 막이 내렸다. 정염과 분노의 눈물로 그려진 붉디 붉은 색감이 추락과 소멸의 이미지와 더불어 강렬했다. 마치 묘비석을 덮은 이슬이거나 먼지이거나 눈물이거나 바람 몇 줄기이거나...   

희령이랑 아래 시를 읊조리며 나왔다. 의미를 알겠다는지 고개를 끄덕이는 우리 통통공주^^ 공연 오기 직전에, 처음 친 토익 점수 성적표를 받아봤는데 625점 나와서 지금 자신감 충천이다. 아자아자! 990만점에 도전해보고 싶어하는 애살맞은 여우.^^ 엄마에겐 네가 또 하나의 힘이고 위로다. 고마워.

 

人生如草露 (인생여초로)  

會合不多時 (회합부다시)  

인생이란 풀잎에 맺힌 이슬과 같아 

만나고 또 만나는 날이 많지 않으리  

                  - 폐위 직전 쓴 연산군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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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5-22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연산군 이야기였군요. 웅장했을듯.
저두 막연히 춤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이 있답니다.
고등학교때 지젤을 보고는 제가 무대에서 공연하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흠뻑 빠졌던 기억이. ㅎㅎ

프레이야 2009-05-22 09:13   좋아요 0 | URL
세실님, 님도 춤에 대한 동경 그런 것 있으시군요.
이 공연, 참 좋더군요. 여러가지 장치와 상징과 이미지들이 몸짓과 함께요.
다음에도 종종 무용공연 보러 가자고 아이랑 약속했어요.
지젤, 저도 고등학생 때 처음 봤어요. 그때 무용샘이 발레전공자였거든요.
그 잔상이 아련히 떠오르네요.^^

꼬마요정 2009-05-2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터가 멋있네요~~
개인적으로 연산군과 광해군을 좋아하는터라..(흑흑 제게 반골 기질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중학교 때 연극영화감상반인가 뭔가 선택했더니 매달 토요일마다 이리저리 많이 보러다녔는데, 그 때 현대무용을 처음 봤어요~ 무용수가 표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그 춤사위는 정말 멋있더라구요.. 사람이 아니에요~~ 연체동물이었어요~~~ 부산문화회관에서 한다는 거 보니 저도 가 보고 싶네요~^^

프레이야 2009-05-22 11:14   좋아요 0 | URL
이크, 요정님, 어제 끝나버렸어요.ㅠ
역사의 패자입장에서 승자의 기록으로 남다보니
인간적인 연민이 많이 가는 인물들 중 하나라 팬이 많지요.
저도 현대무용을 많이 접해본 건 아니지만 연체동물 ㅎㅎ
제게도 선망의 대상이에요.

꼬마요정 2009-05-2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어제로 끝났군요 ㅠㅠ

마노아 2009-05-22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터의 연산군은 그럼 무용수겠군요. 포스가 압도적이에요. 무희 프레이야님, 문득 리진이 떠올랐어요.^^

프레이야 2009-05-22 11:17   좋아요 0 | URL
네, 신인이라고 해요. 여윈듯 탄력있는 몸매더군요. 날아오르고 구르고 뒤집고 웅크리고..
장녹수와의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선 나비처럼 가벼운 듯 농염하기도 하구요.
우힛~ 무희라 불러줘서 기분 좋아요.^^

Alicia 2009-05-22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중에 무용이나 연극에 관한 논문을 하나 쓰고 싶어요.
사실 무용에 관해서 지금은 잘 모르는데, 그러니까 앞으로. :)
문득 시를 읽는 순간 연산은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두려움은 자주 폭력으로 나타나니까요..
잘 지내시죠? ^^

프레이야 2009-05-22 20:03   좋아요 0 | URL
네^^ 알리샤님^^ 앞으로 그런 쪽 논문 꼭 쓰시길요.
연산이 저런 시를 전해지는 것만해도 130편을 썼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의 내면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되어요. 자신에 대한 두려움,
나약함이 오히려 적개심과 폭력으로 나타난다는 생각에 동의해요.
 

  클림트의 많은 여인들 중 가장 오래도록 가장 깊은 관계를 유지했던 여인은 에밀리 플뢰게로 알려져있다. 몇 년 전 읽었던 엘리자베스 히키의 소설 <클림트>에서 마음이 끌렸던 부분은 에밀리가 구스타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느꼈는지, 또 그는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고 느꼈는지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이었다. 사진이나 그림, 편지나 그 어떤 역사적 기록이 보여주는 것에는 이러한 내밀한 심적 작용에는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그런 부분을 작가가 섬세하게 파고들었던 점이 흥미로웠다.  이 책에는 풍경화 '양귀비 들판'을 비롯해 21점의 작품이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이사이에 실려있다.

 유명한 그림 <키스>를 표지에도 담고 있는데 에밀리가 그 여인이라고 알려져있다. 에밀리는 구스타프의 이중적일 수밖에 없는 내면을 간파하고 있었고 그 사실로부터 자신을 독립적으로 지켜나갔다는 점이 영리하다. 상처를 입지 않고도 오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호감이 갔다. 꿇어앉아  키스를 받으며 황홀해하고 있는 저 여인은 절벽끝에서 발끝에 힘을 주고 간당간당 매달려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감정의 매달림, 지극함이랄지. 하지만 에밀리는 구스타프가 그린 저 그림으로 자신의 위치와 두사람의 거리, 그리고 그가 자신을 생각하고 있는 어떤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종류의 애정을 느꼈음직하다.  

- 순간 내가 영리하고 조숙한 척해 봐야 애완고양이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먹이를 제공받고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쓰레기통을 뒤져 먹고사는 고양이들한테는 나 같은 건 한입거리에 불과할 것이다. 나는 발톱조차 없다. 스스로에게 혐오감이 일었다.(134쪽) - 

에밀리는 그가 마지막에 부른 이름이었고 그녀는 그의 마지막을 지켜준 여인이었다.   

--------

사진동호인들과 카쉬 전을 먼저 보고왔던 옆지기가 내게 먼저 이 전시를 권해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싶어... 길은 멀지만 큰맘 먹고 보고왔다. 간 김에 카쉬 전도 보고 싶었지만 이미 시간도 늦어버렸고 희령이도 지쳐하는 것 같아 그만 두었다. 옆지기는 안 들어가고 희령이랑 둘이서 들어갔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장엔 사람들이 붐볐다. 설명을 꼼꼼히 읽고, 듣고, 엄마가 아이한테 설명해주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전체적으로 질서정연했다. 모두 둘러보는 데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많은 드로잉들이 눈길을 끌었다. 밑그림이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좋았다. 예전에 피카소전에서도 보았지만 스케치한 드로잉의 날렵하고 예리한 선들의 느낌이 색을 입기 전의 날것으로 정교하다. 여인의 반누드 드로잉들은 희령이가 보기에 좀 그래서 아이손을 잡고 걸음을 좀 빨리해서 지나갔다. 알려진 그림들도 이렇게 눈앞에서 보게 되니 그 색채가 현란했다. 작업복으로 smock을 입은 모습, 황금빛 장식들, 엽서와 포스터, 평생 그를 따라다닌 가족과 질병에 대한 콤플렉스, 여인들, 철학적 주제와 알레고리로 읽히는 작품들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그의 풍경화가 마음에 쏙 들었다. 자잘한 꽃들과 깊고 푸른 초록 색감에 빨려들어 갈 듯했다. 밝지만 밝지만은 않은, 어딘지 꿈속같은, 그의 다른 그림들과는 달리 평온한 휴식과 고요한 설렘이 느껴졌다. 일년의 반은 작업실에서 그림을, 나머지 반은 에밀리와 아터 호반에서 보냈다는 그. 하고 싶은 일을 절반씩 나눠 하며 살 수 있다면 좋겠다는 되지않을 생각을 해봤다. 


                                                                                                   (베토벤 프리즈, 그림 가져옴)

 

1902년 제14회 분리파 전시회는 예술의 신, 베토벤에 대한 헌사로 마련되었다. 그때 전시가 끝나면 지우기로 하고 탄생된 벽화 <베토벤 프리즈>를 볼 수 있었다. 전시장의 안쪽 하얀 벽면의 3면에 펼쳐놓았다. 다소 엉뚱한 공간 같기도 하고 그 안에 선 내가 낯설었다. 어디선가 찬바람이 불어드는 것 같았다. 

1면 Yearning for Happiness에선 하늘위를 둥둥 떠서 가는 뮤즈들의 기도의 손이 하나의 물결처럼 길게 이어지고 그 열망이 신에게 닿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느껴진다. 황금빛 갑옷을 입은 기사(신)는 냉담해 보인다. 베토벤을 그린 것이라지. 2면 Hostile Forces에서는 적대적인 힘을 아름다운 외양으로 달콤하고 유혹적인 것으로 그려놓았다. 적대적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이지 않을까. 인간 최대의 적대적 힘은 자기 자신이 아닐까. 오른쪽에 그려져있는 뱀이 눈길을 끈다. 뱀은 유혹(죄악)이기도 하지만 치유의 의미! 영화 '박쥐'에서 상현과 태주가 살인을 저지른 후 악몽에 시달리며 신하균을 가운데 두고 한 침대에 돌아누워있는 장면. 그 장면에서의 시트와 이불이 떠오른다. 그 무늬와 여기서의 뱀무늬가 완전히 흡사하다. 놀라워라. 3면 This Kiss to the Whole World 에서는 이 모든 고통(질병, 죽음, 광기)과 적(욕망, 음란, 무절제)인 힘을 예술적 희열로 극복하자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한다. 열렬히 합창하는 뮤즈들의 황홀경에 빠진 표정, 그 앞에서 뜨거운 키스를 나누는 남녀. 기도를 받아들인 신. 예술적 희열, 그것을 영원한 정열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것이 지속적인 행복을 가져다줄까. 갑옷과 가면을 벗고 순연하게 부르는 시이거나 노래. 클림트가 예술가적 욕망과 인간의 욕망 사이에서 방황하였음을 방증하는 작품들이 거칠고도 섬세하며 어둡고도 눈부시다. 

56세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클림트는 가족력으로 두려워했으나 정작 사인은 스페인독감이었다고 한다.

 

- 존 말코비치가 클림트로 나온 영화 <클림트>의 마지막 장면. 양복 입은 저 청년은 28세에 요절한 화가 에곤 실레. 영화에선 나오지 않지만 그도 클림트 사후 스페인독감으로 죽었다고. 몇년 전 리뷰 올렸던 영화다.

 

사진 몇 장  ^^

 

 <키스> 1907-1908 /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1907

희령아, 그 사이에 서봐~

 

요건 희령이가 찍어줬다. 전시장 밖에 이런 서비스 장소를.. 좀 허술하긴 했지만^^  

손에 든 건 누구에게 선물할 3만원짜리 도록. 전시되지않은 작품 40여점(?)인가가 더 담겨있고 2만원짜리보다 프린트도 더 잘 되어있다고 해서. 내것도 사올 걸 살짝 후회되네.

 

1917년 <아담과 이브>, 안경 낀 이브^^


  넋놓고 보고 있네. 머그도 예쁘고...이러며. 결국 안에 들어가 이것저것 눈요기하고 들었다놨다 하기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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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05-11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자리에서 찍은 사진 말이에요, [키스] 옆에 있는 여인의 그림.
사진 찍는 각도에 따라 표정이 달라 보입니다. 사진의 각도, 조명 등에 따라 피사체가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늘 재밌습니다.(웃음) ^^

프레이야 2009-05-11 07:54   좋아요 0 | URL
앗, 정말 그렇네요. ^^
참 신기해요. 비추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게요.

마노아 2009-05-11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시장에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안내문이 있어서 왜 그럴까....했더니 전부 누드화더라구요. 부모의 지도라니...대한민국스러웠어요.ㅎㅎㅎ
따님과 멋진 데이트 즐겼네요. 아유, 급히 나오느라, 또 혼자 간 탓에 저는 제 사진을 못 찍었네요. 셀카라도 남길 걸 그랬어요.^^ㅎㅎㅎ

프레이야 2009-05-12 09:21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래요^^ 부모의 지도 뭘 어찌 하라는건지..
전 기념품 하나 사서 올 걸 후회가 살짝~

글샘 2009-05-12 21:11   좋아요 0 | URL
부모가 지도해야죠. ㅋㅋ 벗은 거 보면 안돼! 이러고... 뭥미...
눈앞을 가리면 맹인이 될거라 생각하는 대한민국이죠. ㅎㅎ

가시장미 2009-05-1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중에 현호랑 저렇게... 전시장도 다닐 수 있겠죠? -_ㅠ 빨리 그 날이 왔으면 ㅋㅋ
그나저나 어쩜 저리도 어려보이세요. 모자도 너무 잘 어울리세요. :)

프레이야 2009-05-13 17:00   좋아요 0 | URL
각오하세요. 현호가 이제 걸음마만 시작해봐요.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고 싶어 안달 나실 거에요.
데리고 다니며 보여주고 싶은 곳도 많구요. 첫아이 땐 그렇더군요.
지금부터 체력 잘 길러두시길요. ㅎㅎ
 

Waiting for Godot

(En Attendant Godot)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출연 : 유재명(블라디미르) 김우석(에스트라공) 백길성(뽀조)
         박훈영(럭키) 김초록(소년)

부두연극단 20주년 앵콜 레파토리No.3
고·도·를· 기·다·리·며 -Waiting for godot
-En Attendant Godot

부두연극단 20년 앵콜레파토리 No.3로 공연되는 ‘고도를 기다리며’는 ‘에쿠우스’ ‘19그리고80’에 이어 부두연극단 20년 공연 역사 중 가장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던 작품으로서 연출가 이성규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연출가 이성규는 고도를 기다리며 외에도 노름의 끝장(대학시절) 마지막데이트(3번) 대사없는 일막(2번)등 베케트 극을 여러 번 연출해 왔으며 한때 베케트의 전 작품을 공연할 계획을 세웠던 베케트 전문 연출가이기도 하다.

이번에 공연되는 ‘고도를 기다리며’는 1978년, 1995년에 이어 연출가 이성규의 세 번째 “고도” 공연이 되는 셈이며, 그동안 다른 연출가들에 의해 왜곡된 해석과 표현으로 실추된 “고도”의 문학성과 연극성을 다시 복원 하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연습해 왔다. 현대 연극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 작품의 원작을 거의 손상 하지 않으며 베케트의 공연의도를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지금, 여기 이곳의 관객들의 감각에 맞도록 광대극적 요소를 최대한 살려 삶이면서도, 연극인 이 작품의 숨은 의도를 한 껏 드러낼 예정이다.

또한 1969년 노벨 문학상을 받고 1986년 타게한 사뮤엘. 베케트를 추모하고 그의 탄생 100주년(2007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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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지막 토요일 저녁,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다섯 시 일 분 전에 나는 소극장 문을 들어섰다. 액터스 소극장은 내게 두 번째 인연이다. 이미 뮤클 회원들이 자리를 거의 다 차지하고 앉아있고 나는 안내자가 가리키는 자리에 혼자 앉았다. 옆에 앉은, 모자 쓴 아저씨가 힐끗거리고 내내 어깨를 부딪혀와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나는 다리를 꼬았다 풀었다 하며 1막 그리고 5분의 막간, 다시 2막의 긴 시간을 앉아있었다. 기댈 수 있는 의자가 아니라 나중엔 허리가 좀 아팠지만 좋은 연극에 이런저런 생각도 들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옆에 앉은 아가씨는 휴대폰을 끄지도 않고 문자메시지를 몇 번인가 날리고 있는 바람에 그것도 종내 못마땅했다.

대학생 때 학과축제 때인가 이 연극을 처음 보았다. 그리곤 이번이 두 번째다. 블라드미르와 에스트라공은 한 그루의 앙상한 나무와 작은 바위가 있는 허전한 무대 위에서 의미없는(?) 대화를 나누고 온갖 유희를 즐기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따분하기 이를 데 없는 시간을 견디기 위한 동작일 뿐이다. 그들은 지금 기다리고 있다, 고도라는 어떤 존재를.

고도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는 그들도 우리도 확신하지 못한다. 블라드미르는 조금 더 현명하여 '구원'이라는 낱말을 내뱉지만 그가 말하는 '구원'의 진정한 의미는 어디에 닿아있는 것일까. 그는 철없어 보이는 에스트라공을 안아주고 보살피며 설득한다. 반면 에스트라공은 한없이 기대고 바라며 어리광을 부린다. 티격태격 하다가도 결국 그들은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서로 원한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어제의 그들이 오늘의 그들을 필요로 한다. 마치 우연인 것처럼 같은 장소에서 만나고 또 헤어지지만 그들이 다시 만난 그곳이 어제의 그곳이라는 보장은 없다.

고도가 보낸 소년은 늘 되뇌인다. 고도는 오늘 오지 못하고 내일은 꼭 올 것이라고. 고도의 말을 전하는 그 소년은 어제 만난 블라드미르를 알아보지 못하고 똑같은 말만 녹음기처럼 할 뿐이다. 피상적인 만남과 불가능한 소통, 의미없이 뇌까리는 수다들, 그런 것보다 더 깊은 존재의 허무는 '무덤을 딛고 태어난 생명이 자라기도 전에 무덤 저 아래에선 땅을 파는 곡괭이 소리가 들려온다'는 사실이다. 블라드미르와 럭키의 대사처럼 생은 오지도 않을 그 무엇을 기다리며 시간을 견뎌야 하는, 형벌과도 같은 부조리함을 떠안고 사는 것이다.

시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연극은 말한다. 밤은 늘 오겠지만, 밤이 가면 아침이 오고 금세 다시 밤이 온다. 어제와 오늘, 내일 그리고 한 시간 전과 한 시간 후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역설한다. 어제 난폭한 뽀조는 오늘 장님이 되어 도움을 청하는 입장이 되어 나타나고 어제 세상의 종말을 예견하듯 열변을 토하던(생각이란 걸 하게되면) 럭키가 오늘 벙어리가 되어 나타난다. 어제의 블라드미르를 고도가 보냈다는 소년은 오늘 알아보지 못하고 처음 본 사람인 것처럼 말한다. 만남과 소통의 불가함은 존재 자체의 허무와 부조리 못지 않은 현대인의 비극이다. 무의식에 갖고 있는 죄의식도 마찬가지의 비극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소통이 진짜 불가한 걸까. 블라드미르는 내일 자기를 만나면 처음 본다고 하지말고 지금 잘 봐두라고, 소년에게 말한다. 그를 돌려보내며 블라드미르는 다시 조금의 두려움을 갖지만 그래도 그렇게 믿어보는 것이다.

연극은 비극적인 주제를 희극적으로 푼다. 슬랩스틱 코미디를 구사하며 말장난과 조롱으로 간간이 무대를 웃음바다로 만든다. 그들이 앙상한 나무 옆에 서서 고도를 기다리며 먼 시선을 보내는 장면은 내내 그리움의 병을 앓고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들은 서로 원하고 필요로 한다. 외로움과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곁에 누가 있기를 바란다. 서로 돌보고 보살피고 필요로 하는 손길을 내어주려고 한다. 물론 블라드미르의 마음의 폭이 에스트라공의 그것보다 넓다.

오래 전 환청을 경험한 일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기다림! 그것이 절실하면 기다림의 대상이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연극은 구원의 '신'을 기다리는 것으로 인간 존재의 허무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상의 기다림이란 그리 거창한 것이기보다 체온을 나눌 수 있고 서로 바라볼 수 있는 대상에 닿아있다. 블라드미르와 에스트라공이 환청과 환영을 경험하듯 기다림의 대상은 결국 절절한 사랑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에스트라공의 다 떨어진 구두와 구멍난 양말이나 '구두는 하루에 한 번 꼭 벗어야한다'는 블라디미르의 충고와는 달리, 저 혼자 섰는 앙상한 나무와도 달리, 우리는 홀로서기에는 너무 무기력하고 권태로운 의식에 잠식해 있지나 않은지. 럭키는 세상의 해악과 종말론을 역설하면서도 짐가방을 내려놓지 못하고 그많은 짐을 떠안고 서서 고통의 신음을 내뱉는다. 짐가방을 내려놓듯 기다림이라는 형벌의 시간을 잊기 위해 우리는 예술창작 활동에 매달리고,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싸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곤 다시 기다리는 것이다. 바로 곁에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고도가 있음을 알지 못하고 우리는 늘 먼 곳만 바라보며 '기다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디디가 고고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는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기다림은 그리움의 또 다른 언어, 바보같은 환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환상마저 불가하다면 어떻게 살아갈지... 기다림은 살아있음의 증거다.

 

 

2008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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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클럽 두번째 전시회에 옆지기도 작품을 걸었습니다.

초대의 글은 옆지기가 맡아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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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안내]제2회 라이카클럽 사진 전시회

[초대의 글]

"한숨쯤 생각하고 가도 늦지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살같이 흘러가는 시간의 삶 가운데 둘러가는 길에서 만나는

낯익은 일상들의 수수한 모습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찔한 속도감으로 자동차들이 질주하는 거리에서 찬연한 햇살의 세례를 받는 사람들을,

하루의 노동을 수습하는 모닥불 연기 주위로 둘러 앉은 농부들을,

빗방울이 떨어지는 연못가 소곤거리는 우산들의 대화를,

노쇠한 할아버지의 골 깊은 주름살 사이로 피어오르는 웃음들을,

긴 그림자를 남기며 석양속을 내닫는 어린 아이의 경쾌한 몸놀림을,

쓸쓸한 포도 위 구구거리는 비둘기떼를 내려다보는 처연한 등허리를,

흐르는 석양을 등지고 새로운 아침을 기다리는 몽상가의 실루엣을,
가난해서 오히려 순수한 어린 소녀의 머리위로 떨어지는 신의 사랑같은

햇빛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있습니다.

천천히 필름을 감고 갑갑한 파인더로 세상을 내다보고는 암백속에서

서툴게 손을 놀리며 설렘으로 현상탱크를 흔드는,

지금도 필름 한 롤을 걸고서 스스로 뿌듯함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사진 그 자체 보다 무심코 지나쳤던 대상들과의 살가운 교감을,

서로간 오래도록 닫혀있었던 문고리의 먼지를 털고 소박한 소통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바로 라이카클럽입니다.

라이카클럽이 두번째 전시회를 엽니다.

아직은 머뭇거리는 수줍은 손건넴입니다.

화창한 봄날, 따스한 눈길을 건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전시 개요]

전시기간 : 2008. 03.31(월) ~ 04.12(토) (4월6일 일요일 휴관)
장 소 : 갤러리 이룸 (충무로)
전시 관람시간 : 10:00 ~ 20:00
주 최 : 라이카 클럽 ( www.leicaclub.net )

[ 전시개막 행사 ]

날 짜 : 2008 . 3 . 31 (월요일)
장 소 : 갤러리 이룸 (충무로)
시 간 : 저녁 7:00 부터~ ( 비공식 : 저녁 6:00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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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5) 먼댓글(1) 좋아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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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일 뵈요~~
    from 다락방 서재 2008-04-08 17:37 
    먼댓글 보시면 아시겠지만, 내일 혜경님 옆지기 분이 사진 전시회를 하시거든요. 그래서 혜경님께서 저~~~기 멀리 부산에서 올라오신대요.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니, 꼭 뵈야겠죠? (호호홋) 저는 내일 3시 정도에 전시회장으로 찾아가 뵈려구요. 시간 맞춰 오시면 같이 여러 분들 뵐 수 있지 않을까요? 같이 차도 한 잔 하고, 시간 남으신 분들은 저녁 때 오붓하게(?) 음주가무도 즐겨 보시구요 ㅎㅎ 혹 늦게라도 오실 분들도 전화 주세요.
 
 
水巖 2008-03-27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9일이 평일인데 아이들과 오신다구요? 몇 시 이후면 전시장에서 뵐 수 있을가요?

프레이야 2008-03-27 15:21   좋아요 0 | URL
수암님, 그날이 선거일이거든요. 아직 시간은 미정이라서요.
결정되는대로 연락드릴게요. 봄날에 뵙고싶습니다.
나비님 승연님도 수암님을 뵙고 싶다고 해서 제가 막 수암님
자랑을 했드랬어요.^^

무스탕 2008-03-2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혜경님. 그럼 그동안 이곳에 올려주셨던 사진들중 몇 개라도 실물을 볼수 있는건가요? +_+
평일이 끼어있고 전시기간이 길어서 좋네요. 저도 가서 볼수 있도록 죽도록 노력해 보렵니다 ^^

프레이야 2008-03-27 11:19   좋아요 0 | URL
탕님 꼭 오심 좋겠어요. 어쩌면 여러분 같이 뵐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사진은 회원들이 하나씩만 출품했나 봐요. 옆지기는 여전히 흑백으로
답답한(!) 작품 하나 올립니다. 제목은 제가 붙였어요.^^
제 서재에 올린 건 아니구요 ㅎㅎ

소나무집 2008-03-2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시회를 하는군요.
가서 볼 수는 없지만 축하 드립니다.
다들 만나셔서 따스한 이야기 많이 나누세요!

프레이야 2008-03-27 15:28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 고맙습니다.
남도의 봄은 어떠신지요?

hnine 2008-03-27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날짜랑 장소 적어놓고... ^^)
초댓글이 너무 멋지네요.

프레이야 2008-03-27 15:26   좋아요 0 | URL
9일날 12시쯤 갤러리에 도착할거에요.
오실 수 있음 연락주세요, 서재에 주셔도 되구요.
대전 모임은 짧아도 즐거웠어요^^

turnleft 2008-03-27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때는 서울에 있을 겁니다. 시간 나면 한 번 찾아가 봐야겠군요.

프레이야 2008-03-27 15:27   좋아요 0 | URL
어머 좌회전님이 서울에요? 찾아와 주심 너무 감사하지요.
제가 낮 12시쯤 갤러리에 도착할거니까 오실 수 있으면
여기 연락 남겨주세요.^^

라로 2008-03-27 20:43   좋아요 0 | URL
앗!!!!정말요!!!!헤경님 스케쥴이 어찌 될지 몰라
어제 듣고선 헤경님이 오라고 하심 가야지 했는데
저 턴님 오신다면 올라가겠습니당!!!ㅎㅎ(아줌마가 왜 이러는 건데???크하하하)
제 딸아인 춘추 콩쿨 나갈건데 4월 7일 부터라 잘하면
바이올린 부의 경연은 어쩌면 9일이 될 수도 있걸랑요~~~호호
기대만땅!!

프레이야 2008-03-27 22:19   좋아요 0 | URL
나비님 정말요? 우리 그날 꼭 만나요. 승연님도 오시면 좋겠는데~

비로그인 2008-03-28 20:44   좋아요 0 | URL
예, 저 그날 그림처럼 서 있을거라 했잖아요.

순오기 2008-03-27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대전 찍고 이젠 서울이에요! ㅎㅎ
좋은 모임, 좋은 전시회, 알라디더가 함께 하는 좋은 시간 되기를 광주댁이 빌어드릴게요.^^

프레이야 2008-03-27 23:49   좋아요 0 | URL
헤헤 오기언니 고마워요^^

바람결 2008-03-29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이지요?
그간 잘 계셨는지요?ㅎㅎ
음...충무로에는,
언제고 조용히 다녀가겠습니다.
사진보고, 그 안의 마음도 나름 헤아려보겠습니다.
감당할 만큼만 성찰하고 오겠습니다. 기대하며,
남은 물오름달 잘 보내시고,
다가올 잎새달에는 저 나무들처럼,
우리네 삶도 싱그러운,
물오른 잎새들을 돋우게 되길 빕니다.

프레이야 2008-03-29 13:58   좋아요 0 | URL
언제고 조용히 바람결처럼요^^
네 감사합니다.
3월은 물오름달, 4월은 잎새달이군요.
참 어여쁜 이름입니다. 내내 하시는 일마다 은총 가득하길 빕니다.

세실 2008-03-30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진 전시회, 멋진 만남이 되겠군요. 그저 먼 발치에서 부러움만 한가득.
대전 만남을 하셨다니...진작 알았더라면 갈수도 있었을텐데. 늘 아쉬움만 남깁니다.

프레이야 2008-03-31 19:2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날 무지 기대되어요. 두근두근^^
그러잖아도 대전에서 청주에 계신 세실님 생각했드랬어요.

마늘빵 2008-04-02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턴레프트님이 알려줘서 이제 알았어요. ^^ 저도 가겠습니다.

프레이야 2008-04-02 17:16   좋아요 0 | URL
와, 아프님 뵐 수 있다니 넘 기뻐요.^^
전 12시쯤 도착할 거에요.

마늘빵 2008-04-03 09:44   좋아요 0 | URL
저는 회사 끝나고 저녁에나 갈 수 있다는. ^^

2008-04-03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8-04-10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한 일주일만 늦었더라면 저도 달려갔을텐데.
못가서 너무 아쉬워요. ㅠ_ㅠ
다음에는 꼭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ㅠ_ㅠ

프레이야 2008-04-10 08:02   좋아요 0 | URL
시험 잘 치르시구요^^
예쁜 이매지님, 다음에 뵙기를 기대해요^^
좋은분들 뵈서 참 기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