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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있었다.

 

작고

볼품없는

사람이 있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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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5-23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그분 가신 지 3주기지요.
언니가 주신 첫 문장,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_()_

하늘바람 2012-05-2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아직도 전 이분께 제대로된 작별인사를 못 드립니다
마음이 아파서요
이제 남은 사람들이 고인을 더이상 힘들게 안했음 해요
 

앨리스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사람들의 입에서는 대뜸 '몽상가'란 말이 나왔다. (우리는 사랑일까,의 첫 문장)

 

 

 

 

 

 

 

 

 

 

 

 

알랭 드 보통 /  은행나무

 

 

 

 

자신은 인정할 수 없을지 몰라도 타인의 시선으로 보이는 자신의 정체성이 더 맞는 경우가 많다.

앨리스는 자기초월의 갈망(신학적으로는 사랑이라는 관념과 같은 것)과

현실에서의 상실감으로 우수 깃든  연초록 눈동자를 가진 여인이라고 묘사된다.

앨리스는 '관계'라는, 의사 불소통의 우스운 연속을 익히 잘 알면서도,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에 대한 믿음을 지니고 살아온 여자다.

한마디로, 앨리스는 사랑을 실용적인 의미로 생각하기 싫어하는 부류다.

 

알랭 드 보통은 몽상가를 '낭만적 혁명가'로 통하게 하는데, 역사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모든 걸 보존하려는 욕구의 반대 쪽,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려는 욕구'에 사로잡힌 앨리스를 보여준다.

'거울에 비친 사랑'을 말하는 대목은 앨리스를 더 잘 말해주는데, 우리가 대개 사랑에 빠졌다는 감정 자체를

사랑하는 게 아닌가 가끔 돌아다보일 때 유효하다.

 

앨리스가 지금 에릭을 (신중하게 말해서) 사랑하는 것일 리가 없다면, 그녀는 아마 사랑을 사랑한 것이다.

이 동어반복적인 묘한 감정은 무엇인가? 이것은 거울에 비친 사랑이다.

감정을 자아내는 애정의 대상보다는 감정적인 열정에서 더 많은 쾌감을 도출하는 것을 뜻한다.(74p)

 

 

사랑과 관계와 삶에 대해 냉소적인 시선을 지닌다는 건 그만큼 더 간절히 바라고 기다린다는 반증이다.

단순한 연애소설이 아니라 삶과 관계를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희망을 옅게 열어보이는 소설!

나도 가끔 몽상가라는 말을 친구에게 듣지만 누구나 자기 안에 '몽상가' 하나쯤 두고 살지 않나싶다.

몽상가는 안주하는 법이 없다. 현실과 타협하는 데도 서툴다. 꿈을 꾸고 새로운 시작을 갈망하고 열정을 사랑한다.

 

시를 푸른노트에 필사한 혁명가 체 게바라도 생각나는 아침,  영화 '쿠바의연인' 도 생각나는 아침이다.

쿠바, 가보고 싶다.

 

 

 

연애는 혁명이다!  다큐, 정호현의 <쿠바의 연인> 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sense/4454523

 

 

 

베르톨루치 감독의 <The Dreamers>  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sense/1085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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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5-1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나 급한 보고서 앞에 두고 이러고 놀고 있잖아요... ㅠㅠ
그리고 어제 저녁에 병원가서 타온 약을 먹고 오늘 오전 내내 몽롱해요.

언니, 나 어제 구차달님이 댓글로 '몽상가' 같다고 적어주셨는데, 언니 페이퍼에서 그 단어 또 봐요.
이럴 때는 감기야 옮든 말든 뽀뽀해드려야 하는거 아니우? 그러니 부비부비~ 쪼옥~

전 그런거 좋아요, 이상주의자, 몽상가, 낭만주의자...
물론 현실 도피를 해서는 안 되겠지만 이왕이면 이쁘게 세상을 바라보면 좋잖아요?
어짜피 한 평생 사는 것은 똑같은데 말이예요,, 그죠~ 그죠~

프레이야 2012-05-18 21:17   좋아요 0 | URL
놀고 싶을 땐 좀 놀아도 돼요.ㅎㅎ 보고서 같은 건 번개치기로 해야 더 잘 돼요.(마구마구 이래ㅋㅋ)
감기몸살 심해 어쩌나ㅠㅠ 무리하신 거에요. 좀 쉬어야할텐데..ㅠ
몽상가, 난 좋아해요. 그러지 않고 산다면 너무 삶이 무미건조하고 안이한 거 아니에요? ㅎㅎ
근데 내가 말한 몽상가는 세상을 예쁘게 바라보는 쪽이 아니라 그 반대에요.^^
몽상가는 낭만적 혁명가라는 말에 격하게 동감해요. 물론 몽상이 현실이 되기엔 힘들 때가 매우
많지만요. 그래도 꿈을 꾸는 자들이 세상을 바꾸고 나 자신도 내 삶도 바꿀 수 있지 않나요?
좀 위험하긴 해도 우리 몽상가 해요~~~ 좋잖아요 몽상가 ^^

댈러웨이 2012-05-19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와락!
올초 알랭 드 보통의 신간 [Religion for Atheists(무신론자들을 위한 종교)] 구입하면서 그 사람이 이곳에 온다는 걸 뒤늦게 알았어요.
표를 구하려고 알아봤더니... 음 세 도시 전부 이미 초매진이었겠죠.

3부작 중 이거 못 읽어봤어요. 강추하시는거에요?
팬으로서 아쉬운 건 알랭 드 보통이 너무 가볍게 취급된다는 것요.

음... 그나저나 저와 완전히 대척점인 처녀자리이시군요. ㅎㅎ

프레이야 2012-05-19 12:55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보통이 시드니에요? 초매진이군요!! 한국에 온 적도 있지요.
'나는 너를 왜 사랑하는가' 저도 참 좋아해요. '우리는사랑일까'도 전 좋던데요.
강추라기엔 발 조금만 빼구요.ㅎㅎ 굉장히 지적이고 유쾌한 사람 같아요, 보통은.
대척점이면 어떤? ^^

2012-05-22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21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22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22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쇼의 하이쿠 기행 1,2,3권 중 3권/ 바다출판사

 

1권은 일시품절이라서 2,3권만 사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연락이 없더니 오늘 생각이 문득 나서 찾아보았다. 1권이 착하게도 있네.

그런데 왜 연락 안 해준거지? 알라딘? ^^ 너도 나처럼 깜박하는구나^^

1권 장바구니로~

 

 

 

 

 

 

 

 

첫 문장

백 개의 뼈와 아홉 개의 구멍을 지닌 나의 이 몸속에 무언가가 있다.

 

 

평생 은둔과 여행으로 살아간 바쇼의 하이쿠 한 자락.

 

여행에 지쳐

숙소 빌릴 시간이여

화사한 등꽃  (48쪽)

 

      

 

요즘 아파트 공원 벤취 위 등꽃이 눈부시다.

꽃은 지면서 연초록 잎들에게 제 자리를 내어준다.

연연해 하지도 않는다.

꽃 진 자리,

그래서 더 애틋하고 살가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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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5-1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머리가 그냥 멍해요.
맑지 못 하고 느끼지 못 하고 오감이 혼미한 느낌이예요.

이 모든 것은, 너는 지쳤어, 이런 의미겠죠? 오늘 하루종일 놀아야겠어요. ^^

프레이야 2012-05-17 22:13   좋아요 0 | URL
마고님, 오늘 하루종일 잘 놀았어요?^^
머리도 생각도 좀 비우고요.
잘 놀고 잘 쉬는 것도 일하고 공부하는 것만큼 중요하겠지요.
저도 잘 못하지만요.ㅠㅠ
 

새 카테고리를 만들었어요.

지금 읽고 있거나 읽었던 책 중,  나누고 싶은 첫 문장을 주세요. 어떤 책이든 좋아요.

간단한 책소개와 사연 등 책뽐뿌질 마구마구 해주시는 거, 고마워 하고 환영합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허용해뒀으니 여기에 페이퍼로든, 댓글이나 먼댓글이든 자유로운 형식으로 나눠주세요.~~~

 

 

그럼 저부터,

 

아흔 살이 되는 날, 나는 풋풋한 처녀와 함께하는 뜨거운 사랑의 밤을 나 자신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처음 읽은 건

2009년 1월 9일이었다.

다시 읽게 된 건 <은교>를 읽고, 아니 보고 나서였다.

이적요, 박범신 그리고 마르케스... 자연스러운 연상작용이었던 것 같다.

 

이런 글귀도...

 

늙는다는 것의 매력 중 하나는 우리를 용도 폐기된 존재로 여기는 젊은 여자 친구들이

도발적인 말과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하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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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첫문장
    from ♪새벽비가 주룩주룩 얼굴을 적시네~ 2012-05-15 11:45 
    프레이야님 덕분에 정리해봅니다. 최근에 읽은 소설의 첫문장.. 엔더들은 항상 소름끼치는 존재였다. 처음엔 실수로 시작되었다. 강 건너 들판 끝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똥주한테 헌금 얼마나 받아먹으셨어요. 칠 년 전, 나는 동화작가로 떡! 등단을 했다. 읽기 전에, 그야말로 처음 책을 폈을때 읽는 첫문장과이렇게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다시 읽는 첫문장의 느낌이 정말 정말 다릅니다.
  2. 그 소설의 첫문장
    from 유리동물원 2012-05-16 00:56 
    나는 아직도 아버지가 '잊혀진 책들의 묘지'로 나를 처음 데리고 갔던 그 새벽을 기억한다.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바람의 그림자>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에게 이끌려 얼음 구경을 갔던 먼 옛날 오후를 떠올려야 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레프 톨스토이 &l
  3. 첫 문장을 드립니다
    from 어느 푸른 저녁 2012-05-16 22:04 
    요즘 열광하면서 읽고 있는 책은 이 책이에요. 서문과 목차를 지나 첫 페이지엔 이렇게 써 있지요. 진실은 어떤 신화보다, 미스터리보다, 기적보다 더 마법적이다. 이 책은 정말 읽기 가슴 뛰는 책이에요. 리처드 도킨스가 쓰고 데이브 매킨이 그림을 그렸어요. 신화와, 그 신화보다도 더 마법같은 과학적인 사실을 한 가지씩 얘기해 주지요. 도킨스는 이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얘기해요. ... 세 번째 '시적 마법'은 내가 이 책의 제목에
  4. 봄과 여름 사이
    from 빨간바나나의 서정시대 2012-05-19 02:16 
    올해의 독서계획 중 하나는 세계문학 읽기였다. 이번 달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정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책장에 꽂혀 있는 세계문학 중 두 권이 눈에 띄었는데 그 중 한 권이었을 뿐.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 문장을 읽는데 뭔가가 툭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형제의 결혼으로 가족이 된 사람이었고 스치듯 두어 번 만났을 뿐이라 얼굴도 기억하지 못한다. 들은 바로는 그는 생에 대한 열망이 아주 강한 사람
 
 
blanca 2012-05-1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프레이야님, 이거요! 로맹가리 <새벽의 약속>의 "끝났다." 너무 짧은가요? 그래도 너무 강렬했어요.

프레이야 2012-05-15 22:30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언젠가 기억나요. 그 페이퍼^^
끝났다!!! 너무나 강렬하고 두근대는 문장이에요.
호호~ 고마워요 선물^^

oren 2012-05-17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르케스와는 다소 어긋나는 발상일지 몰라도, 아무튼 제가 기대하는(?) '늙는다는 것의 매력 중 하나'를 '책 속의 글을 빌려와' 덧붙여 봅니다.

* * *

노인의 경우에는 쾌락의 쑤석거림 같은 것은 그리 크지 않다는 말인가? 그렇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아예 바라지도 않는다네.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괴롭힐 수가 없지. 이미 노쇠기에 소포클레스는 아직도 성생활은 즐기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멋지게 대답했다네.
"이런 맙소사! 거칠고 포악한 주인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것처럼, 거기서 빠져나오게 된 것을 기뻐하고 있는 중이오."
· · · · · ·
노년에, 말하자면 육욕과 야망, 투쟁, 적대감, 그리고 온갖 욕망에 대한 복무 기간이 끝나, 마음이 스스로 만족하는, 이른바 마음이 자기 자신과 함께 산다는 것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정말 연구와 학문이라는 양식이 얼마든지 있다면, 한가한 노년만큼 즐거운 것도 없다네.

- 키케로, 『노년에 대하여』 中에서

프레이야 2012-05-17 22:32   좋아요 0 | URL
온갖 욕망에 대한 복무 기간이 끝나고 마음과 자신이 하나 되는,,
마르케스 할배와는 욕망에 대한 생각, 그걸 다루는 내용이 극과 극 같이 들리지만
극과 극은 통하듯, 하나로 귀결되는 이야기 같기도 하구요.
늙음에 대한 참 좋은 글 감사합니다.^^
외부에서 바라는 것 없이 자족하는, 내적 충만감의 삶, 그런 게 제대로 오면 좋을텐데요.


마녀고양이 2012-05-1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문장을 주세요....

언니, 저는 이 문장 자체로도 가슴이 뛰어요, 가장 아름다운 첫 문장인걸요. 시작과 나눔을 주는.

프레이야 2012-05-17 22:34   좋아요 0 | URL
'첫'이라는 말이 대개 설렘을 주지요.
이 문장 뒤로는 마고님이 이어주세요~~ ^^

맥거핀 2012-05-18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의 취지와는 상당히 어울리지 않지만, 저는 이상하게 힘든(그리고 무시무시한) 첫문장들이 기억에 남네요.^^;

"내가 가진 것은 모두 가지고 간다. 달리 말해, 내 모든 것이 나와 더불어 간다. 내가 가진 것은 모두 가지고 갔다. 사실 내 것은 아니었다."- 헤르타 뮐러 <숨그네>

"아내는 알암이의 돌연스런 가출이 유괴에 의한 실종으로 확실시되고 난 다음에도 한동안은 악착스럽게 자신을 잘 견뎌 나갔다."- 이청준 <벌레 이야기>

이후에 이어질 힘든 이야기들.

프레이야 2012-05-18 09:53   좋아요 0 | URL
숨그네, 저 문장 정말 무시무시한걸요.^^
"내가 가진 것은 모두 가지고 간다." 역설이겠지요.
벌레이야기,는 저도 읽은 책인데, 저 문장 이후 정말 힘든 이야기가 이어지지요.
영화 '밀양'의 모티프가 된 거라 영화 본 이후 읽었답니다.
<숨그네> 고맙습니다. 전에 패스한 책인데 아무래도 다시 담아요.^^

글샘 2012-05-2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법을 가진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강신주, <김수영을 위하여>의 첫 문장입니다. 이성복 시인 말이라네요. ^^ 멋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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