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NVG9KN7KxcE

Afrocuban music을 중심으로
쿠바에 대해 듣고 보고 느끼고.
쿠바와 쿠바 사람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도. 한쿠바협회 원초원 님의 똑똑한 강연과 잘의응답으로 두 시간 속닥하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쿠바 디바의 내한 공연 관심 가져 보시길. 서울에서는 9.1 부산은 8.30. 단 하루씩만 하는 귀한 공연이다.

https://youtu.be/NVG9KN7Kx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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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1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21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잉데이지 광고 아닌 광고^^

이달 말에 고교친구들과 제주도에 간다. 그때 친구들에게 선물하려고 주문, 방금 받았다. 파우치 안쪽도 도톰하고 색감도 무늬도 예쁘다.^^
서니데이 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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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4-0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제주도...!
지난 달 엄마 생신에 언니가 와서 제주도 3모녀가
가자고 했다가 연기했습니다.
사실은 말이 연기지 언제 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니는 엄마 늙어 기운 더 빠지기 전에 한번 가자고 했는데
당신이 내켜하지 않으시니...ㅠ

친구분 프레이야님 선물 받으시면 좋아하실 것 같네요.
예뻐요. 프레이야님도 서니데이님도.^^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8-04-02 20:52   좋아요 0 | URL
그죠 ㅠ 연로해지시니 이제 먼 길 나서는 것도 기꺼워하지 않으세요. 편히 동행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친구들도 마음에 들어하겠지요^^

서니데이 2018-04-0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저희집 파우치를 예쁘게 사진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초여름 같은 오후예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8-04-02 20:50   좋아요 1 | URL
사진이 실물보다 못나왔네요 ㅠ 문양이 아주 이뻐요. 솜씨가 너무 좋아요^^

2018-04-02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2 2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물선 2018-04-03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 이뻐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8-04-03 08:19   좋아요 1 | URL
실물은 더 이뿌답니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 이란 세계숨은시인선 1
포루그 파로흐자드 지음, 신양섭 옮김 / 문학의숲 / 201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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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지금 제21회 국제영화제 중.
올해엔 폐막작을 볼 수 있는 행운의 기회가 왔다.

올해 칠월 별세한 이란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특별전도 놓치기 어려운 기회. 그 중 세 가지 정도

올리브 나무 아래에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체리 향기.

특히 쿠르드 족의 마을을 배경으로 압바스 감독의
풍경화가 두드러지게 멋진 영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포루그 파로흐자드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순간
그 다음엔 무
밤은 창 너머에서 소멸하고
대지는 또다시 숨을 멈추었다
이 창 너머 낯선 누군가가
그대와 나를 향하고 있다

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푸르른 이여
불타는 기억처럼 그대의 손을
내 손에 얹어 달라
그대를 사랑하는 이 손에
생의 열기로 가득한 그대 입술을
사랑에 번민하는 내 입술의 애무에 맡겨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 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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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10-1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이여~ 우리를 인도하소서~~^^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6-10-14 07:40   좋아요 1 | URL
가을바람이 참 좋아요~^^

2016-10-11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2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르케스 찾기 2016-10-29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셨군요!!
쟁쟁했을텐데ㅋㅋ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6-10-29 21:48   좋아요 0 | URL
폐막작 검은바람, 좋았습니다. 그날따라 바람이 불지 않아 가지고 단 겨울외투가 필요 없있지요.

북프리쿠키 2016-10-29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로만 듣던 작품을 직접 보시다니!
잊혀지지 않을 감흥이었겠어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6-10-29 22:48   좋아요 1 | URL
네. 지인이 표를 구해 덤으로 봤는데 잊지 못할 시간이었습니다 ^^

마르케스 찾기 2016-10-29 2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은 선~선한 바닷바람 맞으며 보는 맛이 있죠ㅋㅋ 춥지 않았다니 다행입니다ㅋㅋ
˝검은 바람˝은 이라크 후세인 하산 감독 작품이었죠ㅋ 두번째 부산에 초청된 분,,,

저도 국제영화제 때 빼놓지 않고 반드시 보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아랍권 영화는,,,

폐막식때 보셨다니 좋으셨겠어요ㅋ 진심 부럽습니다ㅋㅋ

오늘은,, 추울텐데ㅠㅠ
밖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뉴스만 뚫어져라 보는 것만으로,,
˝화이팅˝을 전합니다ㅠㅠ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6-10-29 22:49   좋아요 0 | URL
연일 뉴스채널 고정입니다. 참 ㅠ 이번 아랍권 영화 중, 순례길에서 생긴 일, 도 좋았습니다. 이란에서 금지되었다가 8년 만에 풀려난 영화에요. 영화의전당에는 바닷바람까진 오지 않구요. ㅎㅎ 수영강이 가까이 흘러요.

마르케스 찾기 2016-10-29 23:35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 정도 거리면 바닷바람이죠ㅋㅋ
광안대교 끝자락이라,, 광안리에서 광안대로로 달려서 가는 맛이 좋잖아요ㅋㅋ
저,,, 부산 살아요ㅋㅋㅋ
2회 영화제때 부터 빠짐없이,, 놓치지 않았어요.
해마다 팜플렛을 정리해서, GV관람하며 감독 사인을 티켓에 받아서 함께 모으죠ㅋ
가난한 제가 백화점 VIP는 근처도 못가도, 알라딘과 예스24에선 플레티넘 멤버고, CGV에선 10년 넘은 VIP라서 이젠 VVIP 멤버니,,,
고작 이것만 자랑입니다ㅋㅋㅋ
재산이라곤 책이랑 영화 티켓 뿐이네요ㅋㅋ
영화를 좋아라 하다보니ㅋㅋ
그러니,, 폐막식가셨다니 부럽습니다ㅋㅋ

뉴스를 참,,, 지상파에서는 왜 이리,,,ㅠㅠ

순오기 2016-12-19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영화제 끝났지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작품은 오래전에 비디오 빌려서 두 편 봤어요.
올리브나무 사이로, 체리향기~
체리향기가 훨씬 더 감동적이었어요!

올해가 가기 전에 부산행도 서울행도 꿈꾸지만 일정은 못잡고...ㅠ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6-12-19 10:01   좋아요 0 | URL
한 해가 바쁘겠어 지나가네요. 오기 언니도 여느 해보다 더욱 보람찬 한 해였지요.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에 건강히 뵈어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6-12-19 10:02   좋아요 0 | URL
사랑을 카피하다, 도 좋아요. ^^

2016-12-30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빠트리스 르꽁트 감독, 장 로슈포르 출연 / 키노필름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원제는 The Hairdresser's Husband.

무미건조한 제목이긴 하지만 명료한 이 제목은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라는 우리말 제목을 더 부각시켜주는 것 같다.

미용사는 마틸드, 그녀의 남편이 앙뜨완. 원제는 앙뜨완을 주목하게 하는데 우리말 제목은 두 사람 모두에 집중하게 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한 기운을 주면서 삶과 사랑에 대한  진지한 농담을 밝고 유머 가득한 화법으로 들려준다.

 

앙뜨완과 마틸드, 마틸드와 앙뜨완은 스스로 인정하듯 세상에서 부러울 것 없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다.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한 태도로 생을 사는 이들이 나누는 사랑에는 다른 것들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

가령, 주말에 부부모임을 한다거나 여러 부부들이 함께 가는 여행을 한다거나.

게다가 그들 두 사람 또한 어딜 나가거나 여행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이발소라는 공간이 천국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도 입양도 필요하지 않다.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인간애가 없어서도 아니다.

그런 것들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두 사람의 사랑은 완벽하고 관계는 빈틈이 없다.

두 사람은 서로 상대에게 눈을 떼지 않고 손을 놓지 않는다.

특히 앙뜨완의 에로틱한 대사와 동작은 육감적이라기보다 생의 노회함과 자연스러움이 엿보이는 에너지를 발휘한다.

앙뜨완의 말을 빌자면 그런 것들은 부부간에 허약한 관계의 틈새를 메우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앙뜨완의 회상과 회고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12살 소년 앙뜨완이 춤추는 어느 바닷가 어린 시절로 이끈다.

지금은 콧수염 기른 노년의 앙뜨완은 어린 시절부터 미용사의 남편이 되는 게 유일한 장래희망이다.

아버지에게 빰까지 맞고도 '신념이 있다면 못 할 게 없다'는 아버지의 말을 귀담아 자신의 꿈을 이룬다.

생은 사랑은 우연과 인연으로 점철되는데, 그 인연이란 새는 대개 우연의 깃털을 달고 어느날 갑자기 어깻죽지에 내려앉는다.

이들 사랑스러운 두 사람이 그 새를 돌보고 키워가며 사는 모습이 보는 이와 그들에게 행복감을 주면 줄수록

어딘지 슬픔을 간직한 듯한 우아한 모습의 마틸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마틸드가 '삶이 참 역겹다'고 내뱉는 옆모습에서 나는 폭풍우 치던 밤의 느닷없는 행동을 예측하지 못했다.

 

'사랑하는 이여, 먼저 떠납니다. 사랑을 남기고 가려구요. 아니 불행이 오기전에 떠나렵니다.

우리의 숨결과 당신의 체취, 모습, 입맞춤까지 당신이 선물한 내 인생의 절정에서 떠납니다.

언제나 당신만을 사랑했습니다. 당신이 날 잊지 못하도록 지금 떠납니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소소하고 평안한 그날도 미용실 문을 닫고 그들만의 사랑스러운 섹스를 나누고 난 후

밤에 먹을 요거트를 사러 나가겠다고 한 그녀가 이런 편지만 남겨두고 먼 길을 떠난다. 

아름다운 마틸드는 사랑의 끝이 두려웠을까.

행복의 절정, 아직은 서로 미워하거나 지겨워하지 않는 그 순간에

폭풍우 치는 물결의 소용돌이 속에 몸을 던진 마틸드는

삶이 역겹다던 말도 함께 던져 삶으로부터 자신을 건져올린 건 아닐까.

지리멸렬해질지도 모를 사랑으로부터, 함몰될지도 모를 삶의 소용돌이로부터 자신을.

삶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사랑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늙는 것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 영화는 삶에 대해, 삶의 환희에 대해 말하면서 결국 죽음에 대해 말한다.

죽음의 빛과 향에 대해 말한다.

삶과 죽음은 대극이지만 빛과 그림자, 한 몸이다. 삶도 그렇듯 죽음도 영속하는 것.

삶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 대신 삶이 역겹다고 말하고

거울 앞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일어나 햇살을 맞는 젊고 매력적인 마틸드와

그녀보다 나이가 많지만 젊은 영혼 앙뜨완은 함께 노인양로원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마틸드에게 미용실을 남겨준 옛주인을 만나고 늙음과 죽음을 어렴풋이 더듬어보고

미용실 단골손님들이 나누는 죽음에 대한 설왕설래에 귀기울이다

"죽음은 노란빛이고 바닐라향이 난다"고 말하는 앙뜨완의 진지한 얼굴에 마틸드의 시선이 꽂힌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보다 훨씬 신선한 향(바닐라향일까)이 나는 질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

생의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연주하면서 잔잔한 곡조 속에 경쾌한 리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사랑스러운 영화다.

 

 

 

 

 

덧) 마틸드 역의 배우 안나 갈리나는 1954년 생이다.

     영화 촬영 당시 36세인데 아주 매력적인 배우다.

     생의 능청과 유머가 온몸 가득한 앙뜨완 역의 배우는 장 로슈포르, 1930년생이니 당시 60세다.

     멋진 배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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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2-28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참 좋아해요. 대학 때 제일 친한 친구와 극장에서 봤지요.
앙뜨완의 춤추는 모습, 이발소 안의 부드러운 광선, 마틸드의 미소가 아직도 생각이 나네요.

이상한 게 말이죠, 이 영화는 시간이 갈수록 새록새록 더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 때는 마틸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언제부턴가(슬프게도) 이해할 수가 있더군요.
스물 몇 살의 저는 사랑은 영원한 것이라 생각했을테고, 지금의 저는 그렇지 않다고, 마틸드도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언젠간 그 사랑이 끝날까봐 두려웠으리라고 생각한다는 차이일까나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2-02-28 23:52   좋아요 0 | URL
만치님, 오래전에 보셨군요. 1990년 작이더라구요.^^
앙뜨완이 춤추는 모습 참 재미나죠? 그 부분은 인도영화 같기도 했어요.
맞다, 미용실이 아니라 이발소라 해야되겠네요. 그들만의 그 따스한 공간이 부드럽게 비치는 햇살로
더더 아늑했어요. 마틸드는 참 묘한 매력을 풍기더군요. 자신의 취향이 조롱당할 때 슬퍼지던 얼굴,
그리고 화해했지만 어떤 예감처럼 찾아온 어떤 불화의 날에 대한 전조랄까. 너무 예민한 걸까요.
저도 마틸드의 용기가 이해되었어요. 이 영화 너무 좋아요^^

치니 2012-02-29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이 영화 열혈 팬. 그런데 지금 프레이야 님 리뷰를 읽으니 아무래도 다시 봐야겠다 싶어요. 제가 어렸을 때 봐서 제대로 보지 못했다 싶어서요. 여주인공 얼굴도 가물가물하고.
우리나라 제목, 참 잘 지었어요, 그죠? ㅎ 저 영화 본 뒤로, 언제 어디서나 아주 사랑하는 커플을 보면 제목이 바로 생각난다니까요. :)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2-03-02 19:45   좋아요 0 | URL
역시 치니님도 열혈팬^^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정말 멋진 제목이죠. 참 잘 지었다 싶어요.
 
자전거 탄 소년 - The Kid with A Bike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자전거 탄 소년 / 장 피에르 & 뤽 다르덴 / 2011

 

 

 

 

 

칸 영화제를 휩쓴 경력을 갖고 있는 벨기에 출신 감독 다르덴 형제의 <로나의 침묵>을 본 게 3년은 전이었던 것 같다. 각박하고 냉정한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주어 결말에서 느닷없이 보였던 그 따스한 희망의 빛이 오히려 낯설고 경이로웠던 기억이 난다. 로나가 숲 속에서 품어안은 그 새 생명, '희망'이 차라리 비현실적어서 슬픈 결말이었다.

 

2011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자전거 탄 소년>은 <로나의 침묵>보다 한결 현실적인 엔딩이고 그래서 오히려 슬프지 않다. 그렇다고해서 다르덴 형제의 언어가 다정하고 곰살맞은 쪽으로 변한 건 아니다. 말을 아끼고 감정은 헤프게 드러내지 않으며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 장면도 가만히 응시할 수 있게 한다. 무심한 말과 말 사이, 평범한 듯 빛나는 장면과 장면 사이에서 읽히는 감정의 결이 미세하다. 그리고,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열심히 노동하며 쉽지 않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도 여전하고 팍팍한 현실에 굴하지 않는 사람들을 담아내는 것도 여전하다.

 

<자전거 탄 소년>에서 주인공은 자전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범상하지 않은 11살 소년 시릴(토마 도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인 아버지가 버린 아이,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해 성질은 핏불처럼 독해지고 자해까지 할 정도로 분노에 차있어 애정이 갈급한 아이. 그 아이가 자신의 몸보다, (아마도) 아버지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자전거는 자신을 지탱하고 나아가게 하는 유일한 벗이다. 그 벗은 시릴을 유년의 감옥에서 세상을 향해 달려가게 하는데, 그 세상이란 상처와 유혹과 온기와 성장이 함께 있는 곳이다. 귀할 게 없는 아이들이야 자전거를 갖고 나갔다가 상가에 잠시 두고 방심하다 잃어버려도 그다지 아쉬워 하지도 않더라마는 시릴은 생계가 어려운 아버지가 돈이 궁해 팔아치운 그걸 찾으려고 집요한 투쟁을 벌인다.

 

우연, 정말이지 우연한 기회 - 우리는 흔히 이런 걸 인연이라 부른다 - 에 사만다(세실 드 프랑스)의 친절로 자전거를 도로 찾고 기뻐서 앞바퀴를 들어올리며 재간을 부리는 시릴은 어딜 가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넘어져도 일어나 또 달린다. 내가 자전거를 처음 탔던 그 때와 나이가 거의 같다. 자전거를 타고 맞바람을 맞고 달리면 엉켜서 답답하던 정체모를 것들이 뻥 뚫리는 것 같았던 감각이 지금도 온몸에 짜릿하게 남아있다. 자전거는 연령에 따라 크기와 종류가 달라져 아이의 성장과 함께 달린다. 달리며 맞거나 스쳐지나가는 세상 또한 성장과 함께 달라질 것이다. 영화의 후반, 강을 따라 사만다와 함께 달리는 두 개의 자전거 풍경은 시릴이 맞보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사만다의 과거는 영화가 함구하고 있지만 그녀가 애인보다 시릴을 택하는 걸로 보아 강하고도 온기있는 여인이란 걸 알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을 먼저 지니지 못하고 투정이나 하고 있는 남자보다 어쩌면 세상에서 영원히 버림 받은 채 살아갈지도 모를 가련한 소년을 택한 사만다는 진정한 구원자다. 하지만 영화는 오로지 사만다만을 선한 인간으로 정하지 않고 조금은 악한 사람에게서도 선한 구석을, 조금은 선한 사람에게서도 악한 구석을 보여 주어 인물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사람은 누구나 그런 게 아닌가. 

 

생활고로 빼앗긴 시릴의 벗을 찾아주고 주말 위탁모 제안까지 기꺼이 받아들인 사만다는 어느 날 그 이유를 묻는 시릴에게 "그냥"이라고만 대답한다. "그냥"은 나중에 시릴이 나쁜 길로 자신을 데려가려는 동네 형의 제안을 마다하지 않고 돈은 필요없고 "그냥 돕고 싶어서"라고 말하는 장면과 함께, 무뚝뚝하지만 영화의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우리가 베푸는 친절에 첨가물이 섞이지 않고 순수한 결정체로 그 행위가 빛날 때 험난한 과정과 결과에까지 책임을 질 수 있는 명분과 용기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나는 과연 순정한 친절을 베푸는 인간인가? 시릴이 나쁜 행동인줄 알면서도 그냥 그 형을 돕기로 약속했기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만다에게 상처를 입힐 때에도 그녀는 잠시 슬픔에 겨워 울음을 뱉었을 뿐 시릴을 내치지 않는다. 어딘지 모르게, 내 추측이긴 하지만, 사만다가 시릴을 돌보는 건 모종의 옛일에 대한 속죄의 모습 같기도 했다. 이런 생각을 잠시 한 나는 영화가 말하는 순정한 '그냥'을 배반하는 관객이다. 아버지에게 다시 한 번 내침을 당한 후 자전거를 타고 달려 사만다에게 돌아온 시릴,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며 자신을 받아달라 진심으로 원하는 시릴에게 사만다는 참다운 '어른'의 모습을 보인다.

 

<자전거 탄 소년>은 잘못과 뉘우침, 용서와 복수, 속죄와 성장 그리고 희망의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보여준다. 강렬하고 집요하다. 영화는 감정을 주름살 뒤로 감춘 무심한 얼굴에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감출 수 없는 노인 같다. 단순한 플롯에 복잡하지 않은 사건을 시간순으로 배치하며 자연스럽게 시릴이 유년의 기억을 자양분으로 해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이미 사과했지만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며 복수하려는 상대, 그들이 잘못을 감추려고 사건을 조작하려는 모의를 듣고도 훌훌 흙을 털고 일어나 아무일 없었다는 듯 휘청휘청 걸어가는 시릴. 마치 갱생 혹은 부활한 듯 일어난 그는 자전거를 다시 타고 시내를 달린다. 좌회전 하려는 시릴의 붉은 셔츠 입은 등이 훌쩍 커지고 단단해진 느낌이다. 스스로 자신을 일으켜 세운 시릴은 그렇게 자신을 용서하고, 복수하려던 자를 용서하고, (아마도) 아버지도 용서한다. 물론 시릴의 왼팔에는 사만다의 부탁으로 주유소에서 산 숯덩이 한 봉지가 다시 들려있고, 그들은 그날 저녁 6시 그 숯을 피워 이웃과 바베큐 파티를 열었을 것이다. 시릴은 강변에서 사만다의 자전거를 탔을 때 느꼈던 그 느낌으로 쑤욱 안장 높이 엉덩이를 올리고 다리를 뻗어 좀 더 큰 바퀴를 굴려나갈 것이다. 어쩌면 희망이라는 이름의 그 바퀴를.

 

감독은 시릴에게 위로가 필요한 대목에서만 베토벤의 '황제' 2악장을 삽입했다고 한다. 장중한 그 선율이 시릴에겐 위로를 관객에겐 서늘한 감동을 주는데, 이 영화가 감동을 주는 방식은 꽤 생경하고 여운이 길다. 시릴만큼이나 차오르는 눈물을 이토록이나 절제하게 만드는 영화도 처음인 듯하다. 인간을 향한 강한 믿음과 희망의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 전해주는 엔딩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화면 속, 시종일관 새빨간 티셔츠 혹은 새빨간 점퍼를 입고 나오는 시릴에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게 한다. 상당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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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01-2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과 밑에 글도 제 브리핑에 안떠요,,,ㅠㅠ
어찌 된건지????다시 한 번 더 확인해봐주세요,,,
카테고리 관리에서 즐찾 등록에 체크 되어 있는거에요?????ㅠㅠ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2-01-22 18:03   좋아요 0 | URL
아, 그런 게 있는지 몰랐어요.ㅠㅠ 난 역시 어리바리.ㅋㅋ
관리 들어가 체크했어요. 다른 카테고리엔 자동으로 되어있었는지 체크 되어있고
여기만 안 되어있네요. 이궁 나 여태 음식 만들다 잠시 쉬면서 댓글 써요~~

nada 2012-01-22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자전거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하셨던 나비님이 꼭 보셔야겠는데요.
저도 이 영화 무척 보고 싶은데..ㅠㅠ
일단 프레이야님 리뷰로 갈증을 달랩니당.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2-01-22 18:04   좋아요 0 | URL
ㅎㅎ 맞아요. 탬버린 흔들며 자전거 타는 소녀로 태어나고 싶은 나비님.
이 영화 보시면 맘에 들어하실 것 같은데 보기 힘드신가 봐요 거기선.ㅠ
꽃양배추님 설연휴 편히 보내세요~~

라로 2012-01-26 01:53   좋아요 0 | URL
꼭 보도록 할거에요!!ㅎㅎㅎㅎ

저 오늘 [밍크코트]봤어요. 전 그냥 그랬는데 님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네요,,

치니 2012-01-22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보고 왔는데, 어이쿠야 어찌나 내내 눈물이 차는지 숨이 막혀 힘들었네요. ㅠ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2-01-23 23:24   좋아요 0 | URL
치니님, 더군다나 눈물을 그렇게나 절제하게 하는 영화도 처음이었지 싶어요.
돈다발을 땅바닥에 둔 채 그대로 돌아서 페달을 숨이 차올라오게 밟고 달리는 시실의
부풀어오르는 빨간 점퍼가 어찌나 슬프던지요.

진주 2012-01-23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이 영화 보고 싶어진다...........
ㅎㄱ님 우리 언제 한번 영화 한 편 땡겨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2-01-23 23:25   좋아요 0 | URL
아웅~ 진주님 진짜 우리 같이 한 편 땡겨요.^^

비로그인 2012-01-24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 연휴 어떻게 보내셨어요? 전 세 끼 밥 해대고 남편과, 안 그래도 방학인 아이와 징글징글하게 오래 같이 있었더니...... 명절 후 따로 휴식이 절실히 필요해졌어요. ㅎㅎ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2-01-24 22:02   좋아요 0 | URL
아휴 명절 지나면 여자들 3박4일 휴가 좀 주면 좋겠지요.ㅎㅎ
만치님, 몸도 약한데 좀 쉬세요~~

맥거핀 2012-01-26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글을 읽었는데, 댓글은 이제서야 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마 시릴은 아무 일 없는 듯 돌아와서 바베큐 파티를 했을 겁니다. 사만다에게는 이야기도 뻥긋 안했을 거고. 짧지만 강렬한 영화입니다.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2-01-26 18:05   좋아요 0 | URL
맥거핀님,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영화였어요.
자해를 하거나 페달을 숨차게 밟을 때
소리없이 터져나오는 시릴의 울음이 막 전해져오는 것 같았어요.

페크(pek0501) 2012-01-26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희망이라는 이름의 그 바퀴를." - 우리도 이런 희망 바퀴를 굴려 나갔으면 해요. 프레이야님과 나,ㅋㅋ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이제야 설날 연휴의 피로가 풀린 것 같아요.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행복해요.ㅋ

페크(pek0501) 2012-01-26 14:00   좋아요 0 | URL
아, 서재의 달인 4년 연속이시구나...
몰라 뵈서 죄송!!!!!!!!!했슴다. 후~후~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2-01-26 18:12   좋아요 0 | URL
네, 그 희망의 다른 이름은 '그래도 세상은 살만 한 곳, 믿을 만한 곳'이겠지요.
정말 그런 것이라 믿고 싶어요. 우둔하다 해도..
페크님 행복한 일상 내내~~~^^

마노아 2012-01-27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이 영화 보고 왓어요. 프레이야님의 추천이 옳아요. 아,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이 리뷰를 읽으니 비로소 제 안에서 영화가 완성된 느낌이에요. 고마워요, 프레이야님! ^^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2-01-27 20:12   좋아요 0 | URL
저는 마노아님의 말투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님의 글이 요즘따라 더더 좋아요.
영화리뷰도 그렇구요. 이 영화 정말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