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시사 인에 2007년 올해의 책,이라는 특집이 있다.

분야별로 올해의 책을 뽑아두었는데, 어린이 책 부분에 꽤 호감이 가는 책들 세 권이 보인다.

세 작품의 색채가 모두 다르다고 하는데, 기사일부와 책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1.                      <건방진 도도군>

  의인동화도 역동적인 서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주인공 '도도'는 건방지지만 사랑스러운 개다.  새로운 캐릭터와 새로운

  사건이 계단식으로 서사의 발전을 보인다고.  사모님을 향해 냅다 오줌발을

  날려주는 도도가 그려진 삽화만 봐도 통쾌한 좌충우돌 캐릭터다.

                         강정연 지음 / 비룡소

 

2.                      <플로라의 비밀>

  최종후보에 올라 건방진 도도군,에 밀렸다. 관념적 내용이 많고 지나치게

  서구지향이라는 이유로. 하지만 신인 작가들의 약진이 눈부시고 작품의

  색깔이 다태로워졌다는 점은 호평. 판타지동화다.

                         오진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3.                      <은하철도 999의 기적>

  생활 + 판타지 동화

  류호선 지음 / 시공주니어

 

 

추천인은 원종찬, 김서정, 선안나, 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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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2-15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전 '건방진 도도군'이 땡겨요~~ 개인적으로 환타지는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좋은 책 정보 감사!

프레이야 2007-12-15 12:2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순오기님, 시원할 것 같지요.
강정연 작가의 다른 단편을 읽어봤는데 참 재미있으면서 콧등이 시큰해
지더군요. 밝고 씩씩하고 유쾌하게요.^^

꺄악 2007-12-16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나가다가 우연찮게 보게 되었는데요. 응, 건방진 도도군도 재밌지만, 플로라의 비밀도 진짜 재밌었어요. 이번 해에 읽은 판타지 중에 가장 눈부셨는데, 아쉽군요.

프레이야 2007-12-16 22:57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읽어보셨군요. 셋 모두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제 저녁 큰딸이 머리스타일을 좀 바꿔보고 싶다고 미장원에 같이 가자고 했다. 중학생이 바꿔 본들 뭐 크게 바꿀 수도 없는 머리형이니까 너무 기대하지 말고 가자고 했다. 숱이 적어서 너무 짧게 자르면 숱이 더 적어보일까봐 적당히 층을 내고 컷트를 했다.

다 자르고 나서, 까다로운 그녀의 한 마디, "와, 너무 맘이 들어."

다행이다, 속으로 이러며 미장원을 나왔다. 집에 오는 길에 그녀의 뜬금없는 제안,

"엄마, 우리 노래방 갈까?"


며칠 전 기말고사 끝나고 친구들이랑 갔다왔으면서 뭔가 부족한 2%가 있었던가 보다 싶어

오케이~ 했다.

애들이 팝송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못 불렀다며 그녀가 불렀던 노래들의 80%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애이브릴 라빈의 노래들이었다.  아니, 그렇게 어려운 곡을? 

우리딸, 많이 컸구나!  그래서 나도 팝송 한 곡 불러주고 (I.O.U)

'사랑' 이란 단어 안 들어가는 노래들로 나름 골라서 좀 까불어주며 불렀다.

왜냐면 그런 치렁치렁한 단어에 딸이 좀 알러지가 있어서다.

연극이 끝난 후(샤프), 어떤이의 꿈(봄,여름,가을,겨울), 젊은 미소(건아들), 어젯밤 이야기(소방차), 하얀새(이승철)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그놈의 사랑, '사랑일뿐야' 불러서 딸의 박수도 받고..ㅋㅋ

이 노래는 딸이 좋아하는 신화, 그중에서도 전진이 부른 버전이 좋다고 늘 듣길래..

딸, 많이 컸구나!!

한 시간 삼십 분을 부르고 들어왔더니, 한자 학습지 하고 있던 작은딸이

 "엄마 왜 이렇게 늦게 왔어?  힝.. 심심했단 말이야. " 이러며 살짝 눈을 흘긴다.

요, 통통여우 같으니.. 옆지기는 소파에서 잠 들어있다 깨고..

왜 이렇게 늦었냐고 안 묻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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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2-10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과의 데이트 정말 그림같아요.
저도 작은 딸이 크면 이렇게 친구처럼 놀게 될까요?
가끔은 아들과 놀고 싶은데 정신연령이 어린듯해 뭔가 맞지 않더군요.
언제 철들라나?

프레이야 2007-12-10 18:24   좋아요 0 | URL
딸이 저를 계속 좋은 친구처럼 생각해 주길 바래요.
이렇게 불쑥 노래방 가자고 신청하기도 하는..
전 한 번도 엄마에게 그렇게 못 해봤거든요.
아들은 좀 더 크면 엄마의 연인의 될 거니 얼마나 좋을까나..ㅎㅎ

춤추는인생. 2007-12-10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멋진풍경인걸요.^^ 희원이와 함께 단둘이 노래방에 가셨다니... 그나이에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알러지가 가장 심할때가 아닌가 싶어요. 제마음은 안그랬는데 어른들앞에서는 괜히 그런척 했던 제 그시절 모습도 생각나요.
통통여우 희원이는 왜 놔두고 가셨어요? 좌중을 압도하며 노래했을텐데요!!

전 노래방은 잘 가지 않지만. 천변 다리위에서 큰소리로 가끔 노래해요. 얼마나 시원한데요 ^^

프레이야 2007-12-10 18:34   좋아요 0 | URL
아, 그거였구나. 마음과는 달리 알러지인 척 하는 것일 수도 있겠군요.
홍홍.. 그 나이때 옛날에 친구들 중 시집 안 갈거란 아이들도 있었죠.
그 아이가 졸업하고 제일 먼저 가더이다.
통통여우 희령이 끼워주는 걸 희원이가 워낙 싫어해요.
우리둘만의 데이트를 원하죠.^^
님, 근데 다리위에서 부르는 노래, 음음, 듣고 싶어요~

춤추는인생. 2007-12-10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홍.. 맞아요.^^ 전 시집안가고 엄마랑 평생 산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지금도 하고 있답니다.ㅎㅎ 그런건 괜시리 부끄러워지쟎아요. 외롭다는것 사랑한다는것 뭐 이런 여린듯한 감정들은 실은 부모님앞에서 가장 감추고 싶은것들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저도 어릴적에 그랬던것같아요. 두살터울 남동생빼고 엄마랑 나랑 단둘이.
딸과 엄마는 친구처럼. 참 좋아요. 애틋하고.^^

프레이야 2007-12-10 18:42   좋아요 0 | URL
님, 맞아요. 엄마에겐, 감추면서도 은근히 드러내어 알아주길 원하죠.
속내를 알아주길 원해서 보여줬다가 반응이 별로면 참 안 좋았었는데요..
아, 난 딸들한테 거부감 일지 않는 반응을 해줘야겠단 생각이 불쑥 드네요.
님, 몸은 괜찮아진 거에요? 무리하지 않는 거, 아시죠? *^^*

turnleft 2007-12-11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저도 주말 사이에 노래방 갔어요.
너무 오랜만에 갔더니 목소리가 잘 안 나오더라는 ㅠ_ㅠ
그나저나 딸아이와 노래방이라니, 제 로망 중에 하나에요~ ㅎㅎ

프레이야 2007-12-11 03:40   좋아요 0 | URL
앗, 그곳에도 노래방이 있어요?
딸을 낳고 싶다시던 좌회전님, 언제 낳고 키워서 노래방 같이 가시려나요..
자자 어여 서두르세요 ^^
그나저나 님은 멋지게 팝송을 부르셨을 것 같아요~

미설 2007-12-11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 재밌으셨겠어요. 저도 얼른 봄이랑 노래방 갈 날이 왔음 좋겠네요^^

프레이야 2007-12-11 21:03   좋아요 0 | URL
이궁.. 미설님, 몇년만 지나면 봄이랑 갈 수 있을 거에요.
동요 레퍼토리로~~ ^^
 

  어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보러 가기 전,

  큰딸(중2) 운동화도 하나 사고 서점에 잠시 볼일 좀 보고

 근처 레스토랑에 갔다.  한참 크는 나이에 편식도 심하고 해서

 먹겠다는 메뉴로 사주는 편이라 좋아하는 곳으로 갔다.

샐러드바에서 한 접시 갖다 놓고 먹고 있던 중,

작은딸 : 나중에 나도 아이 둘 낳을 건데 그러면 언니랑 나처럼 안 친하게 지내고 틱틱거려서 나도 속상하겠네, 엄마?

나 : (또 여우짓 한다 싶으면서도) 아니, 형제간에 모두 그런 건 아니야. 얼마나 다정하게 잘 지내는 애들이 많은데 너거가 좀 그런 거지...

큰딸 : 난 아기 안 낳을 건데..

나 : 결혼은 하고 아기는 안 낳는다고?

큰딸 : 응. 결혼은 해도 아기는 안 낳을 거고, 난 입양할 거야.

나 : (흐밋 놀래라)  정말? 왜?

큰딸 : (어깨를 들썩 하며) 그냥. 음.. 그냥.

나 : 왜? 출산의 고통이 미리 두려운 건가?  엄마는 너거 가졌을때 그랬거든.

큰딸 : (고개를 저으며) 아니, 그거야 뭐 다른 사람도 다 하는 일인데 뭐 그리..

나 : (딸애 성품이 지레 걱정되어) 과연 우리 큰딸이 다른 아이 데려다 친딸처럼 사랑으로 잘 키울 수 있을까? 지금으로 봐선.. ㅎㅎ

작은딸: 나는 입양 안 하고 내가 둘 낳아 기를 거야.

큰딸 : 쳇, 난 입양할 거야. 안젤리나 졸리도 했잖아.

얼마 전 안젤리나 졸리가 쓴 <아주 특별한 여행>을 사달라고 해서 사주었더니 다 읽었나보다. 난 뒤이어 신애라, 차인표 부부 이야기도 해주었다.

큰딸 : 그래도 안젤리나가 더 많이 했잖아.

나 : 그사람은 훨씬 부자니까 그럴 재력도 되고. 물론 재력있다고 다 그런일 하는 건 아니지만.. 참 대단하지! 

큰딸 : 신애라, 차인표보다?  음...

(속으로 또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혹시 부자부터 되어야겠다, 이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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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8-27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홈페이지에 남기신 글에 뒤늦게 댓글을 남기긴 했는데요. 확실히 이 책은 다 자란 어른이 보는것도 좋지만, 자라고있는 청소년이 읽는쪽이 더 좋을것 같더라구요. 이미 자란 어른이 성숙한 인격으로 바뀌는 것 보다는,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는것이 조금 더 어렵지 않은듯 해서 말예요. 혜경님의 두 따님들도 지금처럼 계속 잘 자랐으면 해요 :)

프레이야 2007-08-27 15:0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도 아이의 평소 성향으로 봐서 의외의 생각이라 놀랐지만
표는 안 냈어요.
작년에 한비야의 지도밖으로행군하라,를 무척 재미있게 읽더군요.
앤지의 구호활동에도 관심을 갖는 것 보니까, 좋은쪽으로 생각이
기울면 좋겠어요.^^

비로그인 2007-08-27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핫. 입양하여 남의 아이을 자신의 아이처럼 키우겠다는 생각은 기특하지만,
행여나 단순히 '연예인 따라하기'식으로 되는 것은 아닌가 염려됩니다.^^;
스스로 깨우침이 있어 진심으로 마음이 동해서 움직이는 것이라면 멋지지만요.
그나저나 두 따님들이 귀엽군요.(웃음)

프레이야 2007-08-27 14:5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제가 우려하는 게 바로 그거지요. 아직은 속내를 다 보이진 않지만 차츰 이야기해 봐야
할 부분 같아요. 이기적인 아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저로선 의외였어요. 어떤 어른이 될지..
참 궁금해요, 얘들 보면.. ^^

비로그인 2007-08-2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특하네요.

프레이야 2007-08-27 14:57   좋아요 0 | URL
몸과 함께 생각도 변하고 자라고 그러는 과정 같아요. 두고 볼 일이지요, 민서님^^

마늘빵 2007-08-27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어떤걸 제공해주느냐에 따라서 생각이 수시로 바뀌는 듯 합니다. 크크.

프레이야 2007-08-27 16:29   좋아요 0 | URL
그럼요, 암요! 자료제공의 종류에 따라, 즉, 환경에 따라서요~ ㅎㅎ

짱꿀라 2007-08-27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큰 딸아이의 생각이 어른들의 생각보나 훨씬 낳습니다. 큰 딸아이의 마음이 이쁘네요.

프레이야 2007-08-27 20:52   좋아요 0 | URL
산타님, 그러게요, 전 그나이 때 못해본 생각이어서 놀랐어요.
커가면서 바뀌어가는 부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선한 마음 잃지 않으면
좋겠어요.^^

네꼬 2007-08-27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전 괄호 안의 "또 여우짓 한다"가 너무 좋아요. 아휴, 이 예쁜 모녀!!! (확 껴안고 안 놔줄 테다!)

프레이야 2007-08-27 20:53   좋아요 0 | URL
ㅋㅋㅋ 여우짓!! 까꿍이에요^^

라로 2007-08-27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졸리처럼 생기고 시퍼요~.히힛

프레이야 2007-08-27 23:08   좋아요 0 | URL
나비님, 어이 아셨지요.. 제 속마음을.. 히힛~
 

때 : 2007년 8월 10일 오후 1시 40분

곳 : 부산 바다 가까이에 있는 어느 아파트 주방

나오는 사람들 : 큰딸(중2), 작은딸(초3), 맘(4학년2반)

강원도땅에는 집중폭우로 인재가 일어나고 있는 오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중남부 땅과 사이버땅에서는 디워로 인한 말들의 폭우를 이래저래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지경이다. 더위에 지친 맘은 학원에 갔다가 돌아온 딸들과 점심을 차려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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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 (은근히 살가운 목소리로)얘들아, 우리 디워 보러갈래?

큰딸 : (의외라는 표정으로) 아니, 난 그런 영화 안 좋아하는데..

맘 : (반갑다는 말투로) 사실은 엄마도 안 좋아해.

큰딸 : (단호하게) 나는 괴물 하나 나오고 끝에 가선 모조리 그 괴물 잡아죽이고 그런 영화 싫어.

맘 : (얼씨구) 반지의 제왕은 무지 좋아하잖아?

큰딸 : (눈을 반짝이며)그거랑은 완전 다르지?

맘 : 반지의 제왕은 왜 좋아?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아?

큰딸 : 호비트부터 시작해서 우선 책이 너무 재미있고 영화 속, 오랜세월 이어져온 전설과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다고.. 물고 물리면서... 대사도 멋있고. 배우들 연기도 얼마나 잘 한다고. 그리고 그 배경도 도시가 아니라서 좋아. 디워는 도시지?  참, 디워는 세트도 그 사람이 다 만들었어? 반지의제왕에선 6개월 이상 꽃을 기르고 가꿔 호비트 마을도 꾸미고 그랬다던데..

맘 : 그래도 결국 반지의제왕도 CG를 많이 이용했잖아?  디워도 영구아트필름에서 연구해서 우리기술로 CG 이뤄냈다네. 그리고 디워에도 이무기 전설 나온다던데..  세트도 아마 우리가 만들었고 대본도 그사람이 썼지 않았나? 아마 그럴걸..

큰딸 : 그래? CG 아무리 멋져도 스토리가 찌질하면 난 재미없어. 트랜스포머도 난 그래서 하나도 재미 없던걸..  친구들 다섯명이서 얼마전 영화 보고 왔는데 뭐라는 줄 알아? 두 명은 화려한 휴가, 세 명은 디워. 이렇게 편이 갈려서 다수결로 디워를 다같이 보고 나왔는데 보러 가자고 했던 애들도 완전 낚였다면서 후회했다네. 스토리도 너무 엉성하고 배우들 연기도 못하고 시시하다고. 재미없다더라...

맘 : 그런데 초등학생들은 재미있다고 한 번 보고 나면 또 보러 가자고 한다더라. 중학생만 되어도 나름대로 그렇게 평가할 줄 아는구나. 음..(진지)

작은딸 : 엄마, 그 영화 관객이 되게 많이 몰리고 있다던데.. 난 별로 보고 싶지 않지만..

큰딸 : (눈을 흘기며) 네가 뭘 안다고? 흥..

맘 : 엄마랑 취향이 비슷하네, 우리딸. 대사 듣기 좋아하는 거랑 스토리 재미없으면 다른 거 좋아도 별로라는 거랑.. 다 취향의 문제다 그지?

큰딸 : 엄마 어젯밤 본 무슨 토론 프로그램, 디워 얘기 한 거지?  애국심 어쩌구하며 별로 재미없다고 듣고서도 보러가는 사람 많던데 난 그러기 싫은데.. (흥분하며)우리나라에서 만든 거라고 무조건 좋다고 해야하는 건 아니잖아.

맘 : (이때다) 그런데 재미있으면 됐지, 영화 한 편에 뭘 더 기대하고 비평하고 그러느냐고 하는 네티즌들도 있던데.. 과연 영화 한 편이 재미만 있으면 그만일까? 영화도 대중예술인데.. 위험한 발상이지. 비평하는 사람의 입을 막는 군중심리 같은 분위기는 어떻게 생각해?  난 어제 진중권이 하는 말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던데..

큰딸 : (갸우뚱)  난 그런 영화 재미없던데.. 몰려다니는 것도 별로고.. 근데 진중권이 누구야?

맘 : (진중권을 간단히 소개하고 나서, 속으로) 그럼 무한도전은 왜 그렇게 재밌다고 야단이냐? ㅋㅋ

작은딸 : 잘 먹었습니다. 엄마~

맘 : 응. 참, 디워는 가족영화로 만들어졌다는데 중학생은 가족 아닌가 뭐?  가족영화라고 스토리가 엉성해도 된다는 건가. 디워는 안 봐서 뭐라 내 판단은 아직 할 수 없지만 말이야. 어린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도 스토리는 탄탄하지. 함축된 단순한 구조일 뿐이지 그안에 사건의 전개에 필요한 개연성과 필연성이 갖춰져야하지. 예를 들어 음악과 춤이 돋보여야하는 뮤지컬의 이야기구조도 단순하거든. 하지만 재미와 감동을 함께 주잖아. 단순한 것과 엉성한 건 다른데.. 초등생들의 이야기읽기 수준을 너무 낮춰보는 건 아닌지. 문제는 그런 이야기를 재미없어하는 우리집 딸들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건데..  모두가, 재미있으면 좋지 뭘 따지냐는 식은 좀 그렇다 그지?

큰딸 : 하여튼 난 그런 영화 별로야. 헉, 반지의 제왕에 비교하다니..(버럭) =3=3=3

맘, 찬물이나 뒤집어쓰러 간다.

한 시간 후,

아무래도 아이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궁금한 맘은 다시 묻는다.

맘 : 희원아, 옥수수 쪘다, 먹어봐. 근데 무한도전은 왜 그렇게 재밌어?

큰딸 : 으.. 피디가 자막을 재밌게 써서 웃기고 다른 오락프로그램은 나오는 사람들이 짜고 하는 거 같은 게 표 많이 나는데 이건 여섯명 모두 친해보이고 서로 자연스럽게 하는 게 좋아. 초대손님이 간혹 나와도 여섯명은 그대로 고정출연하면서 서로 잘 어울리고.. 진짜 우습잖아. 웃고나면 기분 좋아져.ㅋㅋ

맘 : (속으로) 역시 이물감이 없이 형식과 내용이 녹아났을 때 재미가 생산되는 거구나. 음.. 네가 재미있어 하는 거 엄마도 공감해보도록 할게.^^

e채널에서 본 프로그램 속의 그가 생각난다. 영화와는 별개로 몇가지 실망스러움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무한도전'에 박수를!   그러나 조금 겸손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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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ta 2007-08-10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똑똑한 따님을 두셨네요..부럽습니다..^^

프레이야 2007-08-10 21:07   좋아요 0 | URL
윤타님 ^^ 화려한 휴가 데려가려고 했는데 그영화도 보기 싫다네요.
왠 고집이 저리 센지.. 조율하기 힘들어요. 그저 무한도전이 최고에요.

Mephistopheles 2007-08-10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의 KO패 십니다..^^

프레이야 2007-08-10 21:08   좋아요 0 | URL
저 맘이 누군지? ㅎㅎ 찬물 뒤집어쓰고 KO패를 딛고 일어났어요..

라주미힌 2007-08-1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보다 낫네요...

프레이야 2007-08-10 21:08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 그럴리가요? ^^

마늘빵 2007-08-10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큰딸이 대단하군요. :) 혜경님도 그렇고. 진짜 무슨 교과서에나 나오는 그런 토론이 현장에서 이뤄지다니. 하하.

프레이야 2007-08-10 22:12   좋아요 0 | URL
글로 옮기다보니 그리 보이는 거죠.^^
그 나이또래의 생각을 읽고 싶어 제가 이야기를 꺼냈더니 의외의
수확이 있었어요. 딸 쪽에서 제게 무한도전의 장점을 좀더 어필하는 것
으로다가.. 그거 보고 많이 웃어서 간암말기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었다는
소식까지 신이 나서 전하더군요.ㅎㅎ

무스탕 2007-08-1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선 상상할수 없는 대화네요 ^^;

프레이야 2007-08-10 21:10   좋아요 0 | URL
아직 어리잖아요. 무스탕님 핸섬한 아들들이요..
중학생 되면 달라질거에요^^ 남자아이들 말도 듣고 싶네요.

비로그인 2007-08-10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나도 딸내미 생기면 이런 식으로 키울 수 있을까요;;;

프레이야 2007-08-10 21:12   좋아요 0 | URL
체셔님은 최고로 므흣하게 키우실 거에용~
뭐, 키운다는 것도 맞지 않지요. 지들 알아서 크죠. 사실 제가 더
크는 거구요. 완전 도 닦아야되는 일 같아요.

BRINY 2007-08-10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1짜리 저희 학교 남자애들한테 슬쩍 '너희, 디워 보러 갈거냐?'하고 물어봤더니, 과반수가 '우우~~!'하고 팔을 휘두르면서 '우리 영화 살리기위해 보러 갈거여요!'라고 하던데요. 내 참...뭐, 방학이니 '디워'뿐 아니라 안 본 영화들이 없더라구요. 다행히 '화려한 휴가'도 많이들 봤더라구요.

프레이야 2007-08-10 22:08   좋아요 0 | URL
오~ 고1 남학생들의 반응이군요. 세계수출상품으로서 국산품애용 그런
것까지 생각하는 아이들.^^ 역시 기특합니다. 화려한 휴가도 많이 봤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브리니님, 방학인데 학교 나가시나 봐요^^

twinpix 2007-08-10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토론 잘 봤습니다.^^/ 정말 생각이 확고하네요. 자기 기준이 있다는 게 멋진 것 같아요. 본받아야겠습니다. 'ㅁ';;;

프레이야 2007-08-11 09:19   좋아요 0 | URL
일명 똥고집이죠 ^^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마노아 2007-08-1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대화였어요. 제가 다 흐뭇해요^^
근데 e채널에서 본 프로그램 속의 그가 누구일까요?

프레이야 2007-08-11 09:21   좋아요 0 | URL
심감독이요.. ^^
전부터 별로 관심 간 인물은 아닌데 우연히 보고 달리 생각되더군요.
그런데 요새 나와서 하는 말 들어보면 안타까워요.

글샘 2007-08-11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한도전 팬인데요... ㅋㅋ
그거 은근히 중독성이 있습니다.
등장 인물 여섯 명이 전부 좀 덜떨어진 듯 하면서도, 되지도 않는 미션을 무모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 웃기죠.
헐리우드 영화중에 제일 짜증나는 것들이, 오션스... 시리즈와 트랜스포머같은 찌질한 것들이죠. 디워도 비슷한 찌질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애국심에서가 아니라, 판타지인데다가 아이들용 공룡 영화여서 인기가 좋기도 한 것 같애요.

프레이야 2007-08-11 12:43   좋아요 0 | URL
성향으로 보면 초등남자아이들이 제일 좋아할 것 같아요.
오션스, 트랜스포머는 저도 별로 취향이 아닌지라 안 봤지만...
님도 무한도전 팬이에요? ㅎㅎ
딸은 다운받아 본 거 또 보고 완전 광팬이에요. 키득거리다 넘어가고 ㅋㅋ

2007-08-11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8-12 07:26   좋아요 0 | URL
누구나 자기관점을 갖겠지만 그게 억지가 되면 안 되겠죠.^^

네꼬 2007-08-1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디가 자막을 재밌게 써서 웃기고 다른 오락프로그램은 나오는 사람들이 짜고 하는 거 같은 게 표 많이 나는데 이건 여섯명 모두 친해보이고 서로 자연스럽게 하는 게 좋아. 초대손님이 간혹 나와도 여섯명은 그대로 고정출연하면서 서로 잘 어울리고.. 진짜 우습잖아. 웃고나면 기분 좋아져.ㅋㅋ"

오, 희원 씨, 어쩜 이렇게 정확하실까! 나의 새로운 사랑으로 등극! ♡.♡
(이번 추천은 희원 씨의 멋진 설명에 날려요!)

프레이야 2007-08-11 18:29   좋아요 0 | URL
네꼬님, 하하.. 독특한 희원이에게 전해드릴게요.^^
토요일 저녁 편안히 지내세요^^ 전 작은딸 데리고 볼쇼이아이스발레
보러 곧 나갑니다~~~ 참, 추천 고마워요^^

세실 2007-08-12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직한 토론문화네요~~~
작은 아이는 디워 보다가 잠이 들었고 (사운드가 넘 시끄러웠음에도 불구하고), 보림이는 재미있다고 합니다. 감동이라네요~~
전 왜 유치하게만 생각되는 걸까요?

프레이야 2007-08-12 22:10   좋아요 0 | URL
규환이 잠 들었어요? ㅎㅎ 보림인 감동이라구요..^^
역시 취향의 차이인가 봐요. 님이 보기엔 유치하다는 것도 당연한 것
같구요^^
 



이번 휴가 마지막날 갔던 아침고요수목원이에요.

점심 도시락 싸들고 가서 하루종일 노닐면 좋겠단 생각이 드는

넓고 깊은 수목원이었어요.

높기도 하구요.

 나무와 꽃들의 향기로 흠뻑 취했답니다.

다리 아프다고 툴툴대는 딸들이랑~

큰딸은 실제로 저보다 키도 크고 날씬한데

사진엔 마음에 들게 안 나온다고 어찌나 사진을 안 찍으려하는지

옆지기가 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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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06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큰딸이 있으시군요..든든하시겠어요 혜경님 !!

프레이야 2007-08-06 23:18   좋아요 0 | URL
어릴때 무지 애 많이 먹인 아이에요.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까탈스럽고
자의식도 강해서요. 다른 건 알아서 잘 하는 편이고 공부도 잘해서 사실
고맙지만요. 제가 싸우지 않고 미뤄주는 편이라 오히려 알아서들 잘 하는
건지도 모르지만요.. 힘들게 하던 아이가 저렇게 제 키보다 훌쩍 커버렸어요.
정말이지 아이가, 당당하게 제몫을 하며 사는, 행복한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멜기세덱 2007-08-0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가 뒤에" 있으면 '뒷지기'가 되는거 아닌가요? ㅋㅋ 세모녀 가는 길은 항상 이렇게 여유롭고 아름다울 것만 같아요...아 좋다...

솔포기에 숨었다
토끼나 꿩을 놀래주고 싶은 산허리의 길은

엎데서 따스하니 손 녹히고 싶은 길이다

개 데리고 호이호이 회파람 불며
시름 놓고 가고 싶은 길이다

궤나리봇짐 벗고 땃불 놓고 앉어
담배 한대 피우고 싶은 길이다

승냥이 줄레줄레 달고 가며
덕신덕신 이야기하고 싶은 길이다

더꺼머리 총각(←It's me)은 정든 님 업고 오고 싶은 길이다.

- 백석, 「창원도 - 남행시초 1」전문.

프레이야 2007-08-06 23:26   좋아요 0 | URL
새댁, 아니 세덱님^^ (화려한후기 사진 봤어요)
이리 멋진 백석의 시로 댓글 주시다니요,
저 지금 감동 먹었어요. 더꺼머리 총각! ㅎㅎ
뒷지기란 말도 좋으네요 ^^
아침고요수목원, 정든님 업고 가면 좋을 길이에요.
좀 숨이 차려나 ㅎㅎ

실비 2007-08-06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다정하고 든든해 보입니다.^^

프레이야 2007-08-07 11:45   좋아요 0 | URL
실비님, 사실은 딸들이 저희들끼리 아직은 많이 다투고 그래요.
이다음에 나이들면 참 좋은 사이가 될 거라 믿어요.
든든해 보이나요? ^^

2007-08-07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8-07 11:45   좋아요 0 | URL
동행하는 발자국이란 말이 참 좋아요. ^^

아영엄마 2007-08-07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이도 조만간 제 키를 넘어서겠지요?(꼭 그렇게 되야 해요~. 엄마 키보다 작으면 좌절!! ㅡㅜ) 나란히 걸어가는 뒷모습이 정감있어 보입니다.

프레이야 2007-08-07 11:46   좋아요 0 | URL
저도 작은 키잖아요, 아영엄마님^^
요즘 이래저래 바쁘신가 봐요.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Kitty 2007-08-07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참 보기 좋네요.
그러고보니 저도 엄마보고 싶어요 ㅠㅠ 엄마아 ㅠㅠㅠ

프레이야 2007-08-07 11:47   좋아요 0 | URL
키티님, 깜찍하고 예쁜 이미지에 서재가 다 환해지네요.^^
엄마 보고싶으세요? ㅎㅎ

건우와 연우 2007-08-07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모녀의 뒷꼭지에서 자분자분 다정한 목소리가 새어나오네요.
아, 부러워라...

프레이야 2007-08-07 11:50   좋아요 0 | URL
건우연우님, 오랜만이에요? 더운데 어찌 지내시는지요? 사실 다정한 목소리
가 들려와야하는데 투덜대는 소리가 좀 새어나왔다는... ㅎㅎ
사진으론 안 들리죠? 그래도 길이랑 정원들이 어찌 좋은지 아침햇살은
좀 따가웠지만 좋았습니다. 건강히 지내세요^^

네꼬 2007-08-07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저랑도 산책 가주세요. 안 해보셔서 그렇지, 고양이와 산책하는 것도 꽤 근사한 기분이랍니다.
: )

프레이야 2007-08-07 21:05   좋아요 0 | URL
고양이와 산책은 한 번도 안 해봤는데 네꼬님이랑은 정말 근사할 거
같아요. 네꼬님의 예쁜 웃음과 조근조근 재미난 이야기 들으며~~

비로그인 2007-08-07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고요수목원은 혜경님께서 사시는 곳과 거리가 있는데 어찌 오셨나요?
저도 8월 초에 거기갔었어요.

프레이야 2007-08-07 21:07   좋아요 0 | URL
^^ 7월말에 휴가로 갔지요. 남이섬에 갔다가 다음날 용인 가는 길에
들렀어요. 님도 갔었군요. 거기선 그리 멀지 않아 좋겠어요. 섬사이님도
아이들이랑 가셨나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