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 동성애는 유전자 때문인가 고정관념 Q 2
공자그 드 라로크 지음, 정재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0월
절판


우리는 남성과 여성, 남성성과 여성성, 이성애와 동성애를 구분해서 별개로 생각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성적 존재가 지니는 복합성과 사회의 다양성을 놓치게 되었다.-15쪽

이제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명백한 불확실성의 원칙을 설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오로지 '인간의 성'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24쪽

동성애의 원인을 유전자나 호르몬, 혹은 뇌의 생리에서 찾으려하는 '본질주의적' 담론에 대항해서 50년 전부터 '건설주의적' 담론이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성 행태가 고정적이지 않고 역사와 문화 여건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관점이다. 더불어 이 입장은 과학자들이 진행하는 연구의 기저에 자리잡고 있는 전제조건에 주목하면서, 어째서 동성애가 질시의 대상이어야 하는지 보다 깊은 관심을 나타낸다. 요컨대 문제의 핵심은 동성애를 주관하는 유전자를 찾는 일이 아니라, 이러한 시도가 집단적으로나 개인의 상상력에 마치 우생학이 그랬던 것처럼 헛된 망상을 야기하지는 않는지 살피는 일이다.-49쪽

사람들은 흔히 게이 문화라고 하면 동성애, 특히 '역전된 성'에 연관된 여러 관념을 떠올린다. 마찬가지로, 게이 문화가 화제에 오를 때마다 복장도착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문화에서 시작된 '드래그 퀸(drag queens)' 풍속은 남성이 여장을 하거나 다양한 성을 나타내는 복장을 하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대규모 게이 퍼레이드에서는 여장을 한 남성 동성애자들이 요염하고 도발적인 자태를 취하곤 하는데, 사실 이는 야간 유흥장에서 매일 행해지는 쇼를 연장하는 행위일 뿐이다. 요컨대 도발은 여장이나 자태에 있다기보다, 상충하는 낮 문화와 밤 문화가 함께 보여진다는 데 있다. 축제와 노동, 자유분방과 합리성, 꿈과 현실 등의 서로 상반되는 두 세계가 대낮의 몇 시간 동안 공존하는 셈이다.-68-69쪽

이 같은 고정관념은 남성간의 사랑이 어떠한 것인지 모르는 데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성은 이성애의 관점에서만 이해되어왔고, 따라서 동성애는 단순히 이성애가 역전된 모습이라고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이성애와 동성애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비교가 이루어질 수 없다. 동성애는 마땅히 독립된 성으로 사유되어야 한다. 사실상 모든 유형의 커플(남성/여성, 남성/남성, 여성/여성)은 에로티시즘과 관심, 그리고 역학관계에서 제각각이며 결코 동일하지 않다. 남성 동성애자들에게 타인에 대한 거부는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다른 남성을 통해 자신의 욕망이 충족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남녀 사이가 그렇듯, 남성 사이에도 보완에의 갈구가 존재할 수 있다.-96-97쪽

1980년대만 하더라도 에이즈는 동성애자들만 걸리는 병으로 치부되었다. 그럼에도 에이즈가 프랑스 전역으로 퍼져나가자 보건부 장관인 미셀 바르자슈는 대대적인 예방 캠페인을 벌이는 동시에 에이즈 퇴치 정책을 내놓는다. 같은 해에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적인 에이즈 퇴치 프로그램을 발족시킨다. 1994년 이루어진 '시닥시옹(Sidaction, 에이즈 퇴치 운동)'의 발족은 커다란 전기를 마련한다. 이제 에이즈는 동성애자들마의 병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인식된다. 두번째 시닥시옹이 거행된 1996년에는 이성애자 에이즈 양성반응 환자의 수가 동성애자 양성반응 환자의 수를 넘어선다.-103쪽

디디에 에리봉은 [게이와 레즈비언 문화 사전]에서 커밍아웃을 이렇게 정의한다.
- 커밍아웃은 게이나 레즈비언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자유롭고 공개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심리적 만족감을 얻기 위해 요구되는 행위이다. 또한 커밍아웃은 수많은 게이 및 레즈비언 단체들이 자신들을 표출함으로써 사회와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볼 때 탁월한 정치적 행위이기도 하다.
-124쪽

동성 가정의 형태는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다양한 가족체제라는 보다 넓은 테두리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동성 가정은 결코 생물학적 친자관계를 대체하지 못한다. 또한 동성 가정은 남녀같의 이타성이나 차이를 부정하지도 않는다. 사회 내에 동성 가정들이 존재한다고 남녀 양성의 극단적인 분리를 초래하지도 않는다. 마르틴 그로스가 지적하듯, 쌍방간의 합의에 의한 이혼은 가족적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놓음으로써 보다 많은 평등과 자유를 가져오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낳게 되었다.-143쪽

루이 조르주 탱은 [동성애혐오증 사전]에서 이렇게 말한다.
- 동성애혐오증은 역사를 통해 볼 때 도저히 깨뜨릴 수 없는 운명도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사라질 현상도 아니다. 동성애는 중대하면서도 복잡하고 다양한 울림을 가진 인간적인 문제로, 화합의 분위기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필요로 한다.
(중략)
이같은 고정관념들은 여성성과 남성성, 그리고 성과 성적 성향을 대립쌍으로 파악하는 대신에 독립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사유함으로써 떨칠 수 있다. 또한 동성애를 더 이상 정신적 악덕이나 질병으로 여기지 않고, 소수의 사람들이 지니는 성적 성향으로 받아들여야 한다.-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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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22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수의 사람들이 지니는 성적 성향이라는 건 인정합니다.
ㅎㅎ그런데요, 사람마다 성장을 하면서 어떤 특정시기?(사춘기..)에 이런 성향에 잠깐 휩싸일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중딩시절 같은 학급내에 중성적 카리스마를 풍기는 친구에게서 이런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경험이 있거든요. ㅋㅋ물론 이런 경험 한번으로 일반화 하려는 맘은 추호도 없습니다.
대학교 때는 내가 그 대상이 되기도 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동성애를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별로 생각을 안해왔던 것 같네요.

같은하늘 2010-06-22 01:3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중학교때 우리반에 운동하다 다쳐서 운동그만두고 온 친구가 있었는데, 운동하던 친구인데 공부도 잘하고 스타일이 남자 같아서 인기짱이었어요. 지금은 어디서 뭐하고 사는지 갑자기 궁금하다는...^^

프레이야 2010-06-22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기님, 같은하늘님^^
여학교 시절 그런 감정 있었지요. 우리반에 정말 그런 분위기 풍기는, 그러니까
딱 믿고 의지하고 싶은 그런 애가 있었어요. 전 별로 그렇지 않았는데 유독 좋아했던
친구가 있었어요. ㅎㅎ
사람은 누구나 보완의 욕구가 있나 봐요.

반딧불이 2010-06-2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동성애에 대한 건설주의적 담론에 의하면 이성애자인 저도 동성애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건가요? 요즈음 도통 남자에 관심이 없어서...ㅋㅋ

프레이야 2010-06-22 18:45   좋아요 0 | URL
반딧불이님 ㅎㅎㅎ
모르긴 해도, 그렇다고 봐야겠지요.
양성애자도 있으니까요.
 
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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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사는 것 같았다. 적대적인 두 부류는 서로를 미워하면서 다른 편이 하는 말은 듣지도 못하는 것 같았다. 젊은 로바트 부부는 본능적으로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신문도 읽고 텔레비번 뉴스도 보았다. 소중한 세 아이가 양육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안전과 평안과 친절 속에 그들을 담그기 위해 찾아오는 자신들의 왕국, 이 요새 밖에서 적어도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는 알아야 했다.-32쪽

잠시 동안 이질적인 삶의 두 가지 형태가 만나고 있었다. 애들은 어떤 오랜 원시의 일부가 되어 피가 아직도 그것으로 뛰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가족과 합류하면서 야성적 자아를 버려야했다.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자신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과 상상을 통해 이 일을 애들과 함께 공유했다. 그들은 분명히 볼 수 있었다. 길들여지고 가정적이며 야생과 자유로부터 멀어진 불쌍하기조차 한 모습으로 거기 앉아 있는 두 어른인 자신들을.-102-103쪽

의사의 얼굴에서 그녀는 자신이 기대했던 것을 보았다. 그 여인이 느끼고 있는 것이 투영된, 어둡고 고정된 시선이었다. 그것은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한 정상인의 거부, 이질성에 대한 공포, 또한 벤을 낳은 해리엇에 대한 공포였다.-143쪽

그 애는 갈구했다. 온몸의 구석구석까지. 그런데 무엇을? 자기 어머니의 팔은 그 애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전쟁과 폭동, 살인과 비행기 납치, 살인과 강탈과 유괴...... 1980년대. 야만적인 80년대가 본 궤도에 올랐고 폴은 텔레비전 앞에 누워 기거나, 방안을 서성대다가 텔레비전을 보면서 밥을 먹었다. 그런 양분을 먹고 자라는 것 같아 보였다.-145쪽

그리고 데이비드는 이제까지 해왔던 식으로 일하느라 가정적인 남자로서의 자아를 잃어버렸다..... 이제 그는 자신이 한때 결코 되지 않겠다고 결심한 그런 종류의 사람이 되었다..... 자신에 대한 완고한 신뢰에서 오는 솔직함과 개방성이 데이비드에게서 사라지고 대신 새로운 자만심이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는 완고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에게서 그녀가 느끼는 딱딱함은 인내심이었다. 그는 만사를 버티어내는 방법을 알았다. 그 두사람은 여전히 비슷했다.-152쪽

'벤을 보면 생각하게 돼요. 이 지상에서 한때 살았던 모든 다른 사람들, 그들이 어딘가 우리 내부에도 틀림없이 있다고요.'
'폭 하고 솟아오르려고 항상 대기하고 있지! 하지만 그럴 때 우린 그저 그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거야.'
도로시가 말했다.
'우리가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해리엇이 말했다.-154쪽

그녀는 그 애가 영위해 오던 이 생활 아래에 감추어져 있던 또 다른 벤을 보았다. 그녀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그 애는 한번에 훌쩍 뛰어서 처마끝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녀가 볼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끝이 없어 보이는 다락의 어둠뿐이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다. 그 애는 그곳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카락이 서는 것을 느꼈고 차가운 전율을 느꼈다. - 본능적인. 이성으로는 그 애를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공포로 온몸이 뻣뻣해졌다.-157쪽

그러나 그녀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살해당하는 것으로부터 그 애를 구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기의 가족을 파괴했다. 그녀 자신의 인생에 해를 끼쳤다....... 희생양. 그녀는 희생양이었다. - 해리엇, 가정의 파괴자.(중략)
'우린 벌 받는 거야. 그뿐이야.'
'잘난 척했기 때문이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해야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행복해서.'-158-159쪽

해리엇은 추종자들과 함께 있는 벤을 지켜보면서 자신과 같은 종족들과 함께, 동굴 입구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둘러싸고 웅크리고 있는 그 애의 모습을 상상하려고 애썼다. 아니면 무성한 숲속의 오두막촌? 아니야, 벤의 무리는 지하에 있는 것이 더 편할 거야. 깊은 땅속, 횃불로 밝힌 검은 동굴 속이 더 그럴듯하다고 그녀는 확신했다. 아마도 그 애의 이상한 눈은 이 세상과는 아주 다른 빛의 상태에 적응하기 위한 것일 거야.-164쪽

사려깊은 눈? 사람들은 그가 생각하고 있다고, 그가 보는 것으로부터 데이타를 취해서 정리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다. 그러나 그녀도 또는 어느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어떤 내적인 양식에 따라서였다. 미숙하고 덜 떨어진 청년들에 비하면 그는 원숙한 존재였다. 완성된, 완전한. 그녀는 그를 통하여 인간성(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든 간에)이 무대를 차지하기 수천만 년 전에 정점에 도달했던 종족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꼈다.-175쪽

벤이 태어난 이후 권위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벤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어떻게 보는 것일까? 사람들은 항상 그를 제대로 보는 일을, 그의 본질을 인식하는 일을 거부할 것인가?-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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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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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늘 가지고 싶어 했던 그것. 세상의 논리를 시선 하나로 간단히 유린하고, 경쟁의 뜀박질에서 슬쩍 비껴나 울울창창한 숲 속에서 자신의 열매를 가꾸는 사람들에겐 언제나 그런 성이 있다. 누군가는 그것을 지하실이라고 표현하고, 자크 뒤아멜(1970년대초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자신만의 소우주'라고 표현한다.-38쪽

이 공간은 소비를 종용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언가를 생산하는 것도 아니었다. 경제적 가치에 이바지하거나 효율이나 화합 등 공동체를 위한 어떠한 미덕에도 기여하는 바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노동력을 요구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나는 분명 언어적 표현을 넘어서는 이 공간의 매력에 압도당했다.-46쪽

똘레랑스가 프랑스 사회를 유연하게 만드는 여러 개의 벽돌이라면, 연대는 그 벽돌 사이를 메우는 유연하게 메워주는 풀이다. 이 풀은 원한다면 언제고 떼어내고 다시 결합할 수 있어 아나키스트적 운동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68쪽

가장 급진적인 정치집단도 '시민'이나 '우리'라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말하는 자와 듣는 자를 가르지 않는 '우리'는 운동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든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 파리의 뉴요커까지도 포함할 수 있지만, '민중'은 마치 나를 그 단어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인 것처럼 낯선 존재로 만들어 문제에서 내쫓아버린다. 선동하는 자와 선동 당하는 대상을 가르고 이끄는 자와 이끌리는 대상을 나누는 사고는 운동을 수직적인 권력구조에 가두고 수평적 연대를 방해할 뿐이다.-72쪽

나와 희완은 아이가 어떤 사회적 억압이나 고정관념도 물려받지 않고, 당당하고 자유로운 정신으로 인생의즐거움을 누리길 바란다. 모든 사회에 존재하는 관습의 폭력과 인간 스스로 자신을 갉아먹도록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해 재생산되는 자본 중심의 가치관들... 부지불식간에 그 모든 것의 포로가 된 것을 자각하고, 거기에서 벗어나려 쏟아 부어야 했던 그 엄청난 에너지. 아이가 그 소모적인 시간들에 구속받지 않고 최대한 자유로운 자아를 지닐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133쪽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세계질서는 '죽음'을, 생태의 복원과 성과 인종에서의 평등, 문화다양성, 공정무역 등을 주장하는 좌파의 질서는 공존하는 '생명'을 향한다는 희완의 통찰은 완벽하게 옳다.-139쪽

세상의 모든 자장가는 평화로우면서도 구슬프다. 전쟁과 실업 그리고 기아라는 세계 공통의 비극이 인류를 뒤덮는 동안, 그녀들은 품에 꼭 끌어안은 아이의 달콤한 살 냄새를 맡으며 고달픈 삶을 위로 받았을 것이다. 애절할 수밖에 없는 곡조는 평화와 소박한 행복을 비는 그녀들의 주문 같았다.-157쪽

나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한 우물' 이데올로기의 강박으로부터 탈출이다....... 집단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이 한 영역씩 맡아서 한 우물을 죽어라 파주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각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그건 어쩌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인생일 수도 있다. 난 이 거대한 사회의 나사가 아니다. 나 혼자서도 하나의 거대한 우주를 구성할 수 있다. 여러 우물을 파면서, 세상의 모든 재미를 두루 즐기면서.-162-163쪽

행복은 마음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회 속에서 쟁취하고 학습하는 것이며 또 전이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린아이 속옷에, 팬시용품에 값싸게 수놓아진 장식으로서 happy가 지천인 사회에 산다. 하지만 불합리한 문제들이 있을 때마다 "원래 그렇다'는 말밖에 들려주지 않는 이 사회는 얼마나 행복할까. 결코 납득할 수 없는 편협한 정상이 활개를 치는 한, 이 사회의 행복은 버석거리는 포장지로만 존재하는 공허한 사기일 뿐이다.-199쪽

일찍이 부르디외가 명쾌하게 일갈한 바 있듯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취향이란 많은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처럼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출신계급과 교육수준, 집안 환경 등이 촘촘히 얽혀서 구조적으로 생산되고 또 확산된다. 개인의 의지로 쉽게 떨쳐낼 수 없는 유기적 습성이다.-209쪽

예술가들은 그들이 인식하건 하지 않건, 숙명적으로 기존 미학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미학의 전선을 구축해 가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진정한 예술가들이 모두 아방가르드일 수밖에 없고, 그들의 작업 내용이 사회 참여적인지 혹은 정치적인지와 무관하게 정치적인 목적에서 유리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같은 맥락에서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창작하는 행위는 최종적으로 자신의 소우주를 건설하기 위해 가장 구체적인 실천이 될 것임은 물론디다. -221쪽

최근 들어 깨달은 좌와 우에 대한 가장 명확한 정의는 전자는 생명을 지향하고 후자는 죽음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정신의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고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조화로운 상생을 꿈꾸며 깨어있는 존재가 좌파라면, 텔레비전 앞에서 일생의 대부분을 보내면서 일찌감치 자신의 영혼을 무덤 속에 파묻고 보수언론의 선동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생태를 파괴하는 것이 발전이라고 믿는 쪽이 우파다. 우파가 가장 싫어하는 좌파의 부류가 생태주의자라는 사실이 어떻게 우연일까.-290쪽

좁디 좁은 잣대가 가두어 놓은 '정상'과 '합법'의 틀을 표면적으로나마 벗어나지 않으려 애쓰다 거기서 밀려나면 좌절하고 소외되는 어리석음이 이 격렬하게 요동치는 한국사회엔 지천으로 널려있다. 나는 두려운 것이 없다,고 말하고 나면 두려운 것이 없어진다. 우리가 갖는 두려움의 실체는 결국은 타인의 판단과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모든 판단과 평가가 내 안에만 있다면, 두려움 따윈 정복하고 살 수 있다.-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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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구판절판


호퍼의 작품은 잠시 지나치는 곳과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 자신 내부의 어떤 중요한 곳, 고요하고 슬픈 곳, 진지하고 진정한 곳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기억하는 것을 돕는다. '우리자신'을 잊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문제는 실제적인 자료를 말 그대로 잊는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의 완결성이나 행복의 느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우리 내부의 어떤 특정한 부분을 잊는 것이다.-15쪽

비행기는 넓은 세상의 상징으로, 그 안에 자신이 건너온 모든 땅의 흔적을 담고 있다. 그 영원한 이동성은 정체와 속박으로 답답해진 마음에 상상의 평형추를 제공한다.-30쪽

어쩌면 침묵과 어줍음은 욕망의 애처로운 증거로서 용서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상대에게 무관심한 사람은 능란한 유혹 솜씨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어줍게 유혹하는 사람이야말로 상대를 향한 진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관대하게 봐줄 수도 있다. 정확한 말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정확한 말을 의도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말로 표현하지 못할 뿐)-48쪽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에 어떤 동지애가 이룩된다 해도, 노동자가 아무리 선의를 보여주고 아무리 오랜 세월 일에 헌신한다 해도, 노동자들은 자신의 성과와 자신이 속한 조직의 경제적 성공에 의존한다는 것, 자신은 이윤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감정적인 수준에서 늘 갈망하는 바와는 달리 결코 그 자체로 목적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결국 노동자는 늘 불안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매우 슬픈 일이지만, 사실 우리가 현실에 눈을 감고 일에 대한 기대를 극단적인 수준으로 올려버릴 때와 비교하면 반도 슬프지 않다. 인생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믿음은 수백 년 동안 인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의 하나였다. 이것은 마음이 독에 물드는 것을 막아주는 보루가 되기도 했고, 좌절밖에 기다리는 것이 없는 희망의 길로 가는 발걸음을 막아주는 보호벽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근대적 세계관이 배양한 기대가 이 보루와 보호벽을 잔인하게 제거해버리고 말았다. 이제 휴가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면, 일이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 쪽이 일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겠다.-82-83쪽

호흐의 예술은 우리가 매우 모호한 관계를 맺고 있을 수도 있는 부르주아라는 단어에서 긍정적인 연상들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부르주아라는 말은 부정적인 함의가 가득해 보인다. 이 말은 순응, 상상력부족, 경직, 현학, 속물근성을 암시하는 것 같다. 그러나 호흐의 세계에서 부르주아는 소박하지만 매력적인 옷을 입고, 너무 천박하지도 않고 또 너무 허세를 부리지도 않고, 자식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고, 방탕한 상태로 빠지지 않으면서도 감각적 기쁨들을 인정한다. 꼭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중용의 화신 같다. 호흐의 작품들은 소박한 생활, 예컨대 저녁 식사, 집안일, 친구들과 한잔 기울이는 것의 재미와 가치를 일깨워주는 귀중한 임무를 수행하여, 평범한 일상에서 속물적으로 탈출하고자 하는 헛된 야망과 유혹을 진정시켜준다.-116쪽

위대한 책의 가치는 우리 자신의 삶에서 경험하는 것과 비슷한 감정이나 사람들의 묘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이들을 훨씬 더 잘 묘사하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 독자가 읽다가 이것이 바로 내가 느꼈지만 말로 표현을 못하던 것이라고 무릎을 쳐야하는 것이다.-126쪽

이런 희미한, 그럼에도 치명적인 떨림을 포착하는 데 모든 관심을 쏟는 책을 읽다 보면, 그 책을 내려놓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작가가 우리와 함께 있다면 반응을 보였을 만한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우리의 정신을 새로 조율된 레이더처럼 의식을 떠다니는 대상들을 포착한다....... 이제 우리는 전에는 지나쳤던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하늘의 음영에, 한 사람의 얼굴의 변화무쌍함에, 친구의 위선에, 이전에는 우리가 슬픔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상황으로부터 밀려오는 축축하게 가라앉은 슬픔에.-128쪽

농담이 비판에 특별히 효과적인 것은, 겉으로는 즐거움만 주는 것처럼 보이면서 은근히 교훈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만화는 권력 남용을 비판하는 설교를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만화를 보면서 낄낄거리다가 어느새 만화의 권위 비판이 적절하다고 인정하게 된다.-135쪽

마음이 상냥한 만화가들은 지위로 인한 우리의 근심을 보고 우리를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놀린다. 그들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우리를 비판한다. 그들의 교묘한 솜씨 덕분에 우리는 마음을 열고 웃음을 터뜨리며 우리 자신에 관한 씁쓸한 진실을 받아들인다. 만일 그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우리를 비난했다면, 우리는 분노하거나 상처를 입고 움츠러들었을지도 모른다.-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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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1-08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 책 중에 제가 아직 안 읽은 책이네요. :) 혜경님이 리뷰 올려주시면 읽어보고 지를까 결정해야 겠어요. 크크 리뷰 안 써주신다구요? 그럼 어쩔 수 없구요. ㅋㅋ

프레이야 2009-01-08 22:57   좋아요 0 | URL
보통 산문의 결정들만 골라있다고 해도 좋아요.
놓치고 싶은 문장이 없을 정도에요. 얇고 가볍고 이쁜 표지에요.
지르셔도 좋을듯, 어여쁜 장미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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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다니지 않아도 돼.
사막 건너 백 마일, 후회 따윈 없어.
몸속에 사는 부드러운 동물.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할 테니.
그러면 세계는 굴러가는 거야.
그러면 태양과 비의 맑은 자갈들은
풍경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거야.
대초원들과 깊은 숲들,
산들과 강들 너머까지.
그러면 기러기들, 맑고 푸른 공기 드높이,
다시 집으로 날아가는 거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너는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
기러기들, 너를 소리쳐 부르잖아, 꽥꽥거리며 달뜬 목소리로-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이 세상 모든 것들
그 한가운데라고.
- 메리 올리버, '기러기'-서문쪽

완전한 해방은 두려울 정도로 요염한 쾌감과 연결돼 있었다. 중년 남자의 말은 옳았다. 완전한 해방이란 사적인 쾌감과 관계된 것이므로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56쪽

폭력의 반대말은 비폭력이 아니라 권력이라고 한나 아렌트는 말한 바 있다. 권력이 훼손될 때, 그러니까 권력이 다른 곳으로 이양될 때, 폭력은 일어난다. 권력 유지에 안간힘을 쓰는 정권 아래에서 폭력이 빈번한 까닭은 그 때문이다. 그런 정권은 대리 감시자들에게 그 불안한 권력을 나눠주는 것으로권력 유지의 한 방편을 삼는다.-104쪽

반석 위에 집을 지어라. 그 반석이란 네가 스스로 말살시킨 고유의 천성이며, 자식에 대한 사랑이고, 아내의 사랑에 대한 꿈이며, 네가 열여섯 살 때 가졌던 인생에 대한 꿈이다. 너의 환상들을 약간의 진실과 바꾸어라. 너의 정치인과 외교관들을 짐을 꾸려 떠나보내라. 이웃은 잊어버리고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인데, 올바르게 생각하고 주의를 부드럽게 환기시키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인생은 자기 자신이 지배하는 것이다. 너의 인생을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맡기지 말라. 무엇보다도 네가 선출한 지도자에게는 맡기지 말라. 자기 자신이 되어라.-123쪽

칼 세이건은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전제를 통해 이 우주가 이처럼 광활한 까닭은 어딘가에 우리와 같은 인류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무의미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 세상은 온통 읽혀지기를, 들려지기를, 보여지기를 기다리는 것들 천지였다.-143쪽

끊임없이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무한한 삶,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일생, 즉 하나다. 우리의 삶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우리는 결국 미쳐버렸을 것이다. -150쪽

"밤이면 인간의 마음속에서 날개를 폈다가 해가 뜨면 사라지는 환상, 매일 밤 태어났다가 매일 아침 소멸하는 것."
"결국 만지면 부서지는 나비의 날개 같은 것이지. 현실이 잔혹할 때, 희망이란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장난감 같은 거야. 그래서 나는 모든 희망을 버린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야. 희망과 함께 자신의 모든 과거를 부정하는 사람들을."-167쪽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4번의 세계란? 패배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일 뿐, 운명은 결코 패배하지 않으니 꿈처럼 지나가는 비극의 삶에서 살아남겠다면 먼저 웃으라는, 쓸쓸한 목관과 유머러스한 현악의 전언.(중략) 모든 것은 폐허가 됐고 베를린에는 물도, 가스도, 전기도 없었다. 그런데도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 그러므로 음악은 본질적으로 역설이었다. 왜냐하면 삶이 본질적으로 역설이니까.-220쪽

"하루에 시십이해일천이백만 경 번 이산화탄소를 배출해내는 인간들로 가득 찬 이 지구에서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까닭은 이 180이라는 숫자 때문이다. 인간만이 같은 종을 죽이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만이 웃을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중략) 그러니 네가 유명한 작가가 된다면 우리 인간이란 백팔십 번 웃은 뒤에야 겨우 한 번 울 수 있게 만들어진 동물이라는 사실에 대해 써야만 하는 거야."-283-284쪽

문제는 그게 우연한 폭행이었다는 점이었어요. 폭력에 관한 한 제비뽑기를 하는 사회인 거죠. 단군의 자손으로 태어난 한민족으로서 태극기를 향해서 애국가를 목청껏 부르던 사람도 그 다음 순간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히게 되고, 심지어는 사형까지 당해요. 놀라운 반전이죠. 그런 일을 당하면 한민족이니 대한민국이니 유신이니 하는 말들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 거예요. 그런 걸 깨닫고 나면 단 하루도 버틸 수가 없어요. 구역질이 나죠. 필연을 가장하는 그 모든 언사를, 그 모든 상징을, 그 모든 행위를 부정할 수밖에 없어요. 우연의 사회. (중략) 그건 필연을 가장한 체제에서 자발적으로 우연한 존재가 되겠다는 뜻이기도 해요. -329-330쪽

우리는 인생을 두 번 사니까. 처음에는 실제로, 그 다음에는 회고담으로. 처음에는 어슬프게, 그다음에는 논리적으로.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삶이란 모두 이 두번째 회고담이다.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며 그 기억이란 다시 잘 설명하기 위한 기억이다.-384쪽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는 그가 사랑하는 여인의 '결점들', 한 여인의 변덕과 연약함에도 애착을 갖는다. 그녀의 얼굴에 있는 주름살과 기미, 오래 입어 해진 옷과 삐딱한 걸음걸이 등이 모든 아름다움보다 더 지속적이고 가차없이 그를 묶어놓는다. 사람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왜 그런가? 감각들이 머릿속에 둥지를 틀고 있지 않다는, 다시 말해 창문과 구름, 나무가 우리 두뇌 속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보고 감각하는 바로 그 장소에 깃들고 있는 것이라는 학설이 옳다면, 사랑하는 여인을 바라보는 순간 우린 우리 자신의 바깥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고통스럽게 긴장되고 구속되어 있다.-3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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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1 23: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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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2 07: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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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6-22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셨지요?
위에 있는 눈사람을 보니 저는 비밀로 글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지금,비오네요.
조용해서 아침에 살짝 일어나 밖으로 나왔더니 남편이 출근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온세상이 잠든 시각에 깨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일어났는데 누군가 먼저 세상을 시작했다는것을 알았을 때처럼 조금 서운했어요.
공유하고 싶지 않은 혼자만의 것을 들킨것처럼요.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혼자예요.
조금 있으면 아이들이 깨어나고 저는 요란한 시간을 보내겠지요.

즐거운 휴일되세요.
그리고, 자주 만났으면 좋겠어요.

2008-06-25 0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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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4 23: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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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5 0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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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3 11: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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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3 17: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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