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와 귀향을 19세 작은딸과 영화관에서 보았다.

꾸준히 괜찮은 영화를 만들어온 이준익 감독 작품 중,

동주는 오래 기억될 썩 잘 만든 영화다. 뭐라 더 말할 수 있을까.

귀향의 귀가 돌아올 귀가 아니라는 건 어제 영화를 본 후 알았다.

왜 굿을 넣었을까, 의문이었는데 다 보고 나면 감독의 의도가 이해된다.

무속에 기댄 전개보다 스릴러물처럼 연출한 장면이 다소 거슬렸지만 전체적으로는 충분히 괜찮다.

지옥을 경험한 그이들의 공포감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스릴러 이상일 테지.

영화 귀향은 돌아오지 못했거나 돌아온
그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간절한 진혼굿 한판이다.

넋이라도 고향에 모시고, 분노를 넘어 함께 안아주고
순하게 치유와 위로의 손을 내민다.
중무장하고 볼 수밖에 없는 수많은 관객들에게도 연대감과 함께 치유의 손길을 준다.
현재의 우리도 그이들에게 지고 있는 빚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넋이라도 고향에 돌아온
마지막 장면에서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보고자 하는 의도가 보여 뭉클해진다.
호연을 한 재일교포 4세 강하나와 다른 배우들, 7만5천여명의 후원자들,

자발적 호연을 한 중견배우들, 나눔의집에서 봉사한 이후 오래 마음에 품었다가

세상에 내어놓은 조정래감독에게 고마움을.
십년 전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도 상기되며‥

고 강덕경 할머니, 살아 계시는 김복동할머니를 비롯한 할머니들의 그림과 함께

연변국악가수 출신 여배우가 부르는 청아하고 구슬픈 가시리가 흐르는 가운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먹먹해 오래 앉아 있었다.

그림은 영화의 모티프가 된, 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처녀들˝이다.

이외에도 심리치료 중 그린 할머니들의 그림을 보면 영화의 장면들이 과장이 아니라

말로 다 못할 증언을 토대로 사실적으로, 오히려 최대한 여과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늘은 삼일절이다.

+ 함께 보기
영화 소리굽쇠, 마지막 위안부
둘 다 2014년 제작된 것인데 귀향만큼 반향이
크진 못했던 것 같다. 소리굽쇠는 아직 못 봤고
마지막 위안부,는 보았다. 중국에 남겨진
위안부들의 삶을 담은 겹겹,과 관련하여
소리굽쇠,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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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3-01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삼일절이니 영화가 더 뜻깊었겠습니다.....

하나의 국가가 패망을 하고 복속당하게 되는 역사는
늘 있어 왔는데,그 피해의 고통은 현재도 진행중이거든요..

의미 있는 시간 되셨겠습니다~~^^.

프레이야 2016-03-01 20:48   좋아요 0 | URL
서울, 독립운동사적지들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종편 뉴스에 나오네요ㅠ

수퍼남매맘 2016-03-01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 넣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 그림 처음 봤을 때 정말 믿어지지 않더군요.
직접 당한 분은 매일매일이 지옥이었겠지요.

프레이야 2016-03-01 20:50   좋아요 0 | URL
특히 저는 고 강덕경 할머니의 그림이 오래 남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분들의 그림과 거의 그대로 재현된 장면들이 많아요.

자성지 2016-03-01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해에도 피해자 할머니 한 분이 계시는데 열여섯에 끌려 가 숱한 시간을 욕되게 보낸 세월을 한탄하며 학생들에게 나라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저도 아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삼일절에 동주 영화가 더 돋보이네요.

프레이야 2016-03-01 20:54   좋아요 0 | URL
남해‥그렇군요. 제 친구도 대학생 아들과 보러가도 될까 묻더군요. 남자들이 더 많이 봐야할 것 같다고 말해줬어요. 젠더폭력과도 닿아 있어요.

실비 2016-03-0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스에 저 그림이 나오더라구요..
그림에서도 느껴지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ㅠ

프레이야 2016-03-02 09:49   좋아요 1 | URL
이제 국내에 증언자도 점점 줄어가는데 저 그림들이 증언의 역할을 할 수 있으니 다행이랄까요.

2016-03-02 0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6-03-02 16:25   좋아요 0 | URL
그럼에도 보셨으면 해요. 귀,는 귀신, 영혼, 넋‥그 귀입니다. 넋이라도, 넋이 되어 돌아오는 고향이랄까요. 주인공이 고향 거창에 넋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장면에서 뭉클해요.

반딧불,, 2016-03-04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스포가 없어서 넘 다행입니다. 중3이 된 노랑양과 봐도 되는 내용일지 ...? 귀향이 조금 힘들거란 생각이 들어서요..

프레이야 2016-03-04 19:09   좋아요 0 | URL
중3이면 귀향,이 좀 힘들지 몰라요. 여린 아이라면 충격적이지 않을지요

반딧불,, 2016-03-05 12:1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했는데 그래도 봐야 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나중에 기회되면 보라고 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16-03-05 12:19   좋아요 0 | URL
네, 저는 고3 딸과 봤어요. 부감샷으로 위안소 안의 풍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도 그렇고ㅠ 공포심이 크게 자리할까 좀 염려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