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인생, 나의 기타> 포스터
큰딸을 데리러 학교로 차를 몰고 빗속을 달렸다. 방학이지만 보충수업이다 특강이다 해서 3주간은 학교 기숙사에 머문다. 월요일 아침에 데려다 주고 금요일 저녁에 데리고 오고. AP특강 중 특히 Psychology가 무척 재밌고 원어민 선생님(지적 매력이 물씬 하는 매력남이란다)도 대만족이란다.
얼마전부터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대학생이 되고나서 배우면 안 될까 라고 설득했었다. 일단 하고 싶다고 결심한 건 꼭 하는 아이라 결국 이길 수가 없어서 이번 주중에 인터넷으로 주문해 두고 어제 받았다. 굳이 포크기타를 원해서 그걸로 구입했다. 아이는 한 주 내내 얼마나 기다렸던지.. 그거 왔느냐고 문자가 여러번. 집에 오자마자 기타 현을 퉁기며 입이 헤벌죽이다. 꼭 1학년 때 배우고 싶단다. 교본을 보고 독학으로다가.. 2,3 학년 때는 아주 가끔만 퉁기겠다며. 악기 하나 배울 염을 못 내는 끈기부족의 나로선 딱히 말리고 싶은 생각도 없다. 올해 배우기로 한 플루트는 언제 시작하냐고..ㅎㅎ
운전 중 6시면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채널고정이다. 오프닝 멘트도 늘 마음에 와닿고 선곡도 좋다. 오늘은 아이 데리러 가던 중 바비킴이 라이브로 부른 '호텔 캘리포니아'를 건졌다. 우와~ 레게풍으로 편곡하여 부르는데 너무 멋지다. 뒤져보니 벌써 힛트했던 것이네. 완전 나만 뒷북이다.^^ 아무튼 이 친구 노래 참 잘 한다. 배철수가 기타 얘기를 꺼내며 기타를 키타라고 발음하는 사람이 있는데 키타 아닙니다 라고 하는 멘트가 왜그리 웃기던지. 킬킬~ 배철수보다 배칠수가 더 배철수같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가짜가 더 진짜같다는 뭐 그런 애길 우스개로 말하지만, 뼈있는 소리잖아. 진짜는 자기가 진짜이기 때문에 진짜같이 보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는 것이고 가짜는 진짜처럼 보이려고 가식적으로라도 애를 쓰며 그렇게 보이도록 해야한다. 그러니 더 진짜처럼 보일밖에.. 오늘도 배철수의 능청스럽지만 진실된 멘트로 실실 웃고, 배철수 좋아한다는 나비님 생각도 났다.^^
그런데, 딸 남자친구를 같이 태우고 집앞에 내려줬는데, 이번에 두번째로 만난 나에게 하는 말, 친해지고 싶단다. 사실은 첫번째 태워줬을 때 내겐 말 못하고 딸에게 그렇게 문자메세지로 말한 모양이다. 그때 딸이 내게 전했지만 난 무응답하며 미소짓는 걸로 대답했었다. 이번엔 뒷좌석에 둘이 앉아 배철수의 음악캠프 들으며 운전중인 내게 다시 그말을 던지네. 그래?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되나?, 라고 물으니까 자주 만나야죠, 이런다. 이 당돌한 녀석 어떻게 해야할지. 지나친 관심은 용인하는 셈이고 너무 무관심하면 아이의 자존심에 금이 가게 될지 몰라 적당히 최대한 무관심하게 하는데, 둘이 그런대로 좋은 친구사이로만 지내면 좋겠지만.. 괜한 염려가 안 되는것도 아니고.. 아무튼 나로선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가장 좋을지 잠시 생각중이다. (도움말 주시면 감사해요)
그런데, 저 포스터 속, 기타가 저렇게 여자의 뒷모습 곡선과 일치할 줄이야. 베토벤도 극찬한, 악기 중의 악기라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