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4월 구입도서목록 맨처음 올려놓은 책은 만화책 [나빌레라]. 송강 팬이 되어버려서 팬심으로 드라마 [나빌레라] 방송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빌레라_가 뭔가 싶어 나도 잠깐 예고편을 보았다가 봐야지 마음을 굳혔다. 10년만 더 일찍 시작했다면. 이 말을 어제 친구와 떡볶이를 먹으면서 동시에 말했다. 10년만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아니 5년만 더 일찍 시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이야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지난 10년 너무 열심히 잘 놀고 살아왔는데도 그런 생각이 드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딱 10년만 더 일찍 그랬다면_ 그때 모두가 말릴 때 그때 딱 스물다섯이 적기였다는 것을 과연 그때의 나는 몰랐을까. 그냥 모르는 척 한 거 아니었을까. 그런 마음. 그리고 10년만 더 일찍 시작할걸, 이 말을 나빌레라의 주인공 할아버지가 하시더라. 그렇다면 10년만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_은 지금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10년 후에 이 말을 또 하기는 싫으니까. 시간의 흐름. 밤 늦게 떡볶이 함께 먹은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남편에게 물어보았는데 이래이래이래 말하더라구. 아무래도 직접 상담받는 편이 낫겠다 싶어서 조만간 맥주 한잔 하시죠 하니 좋습니다 라고 친구 남편이 콜! 그래서 셋이서 맥주 마시기로 약속 잡고 그동안 나 생각할 시간 좀 줘 했다. 


 80대 초반의 이웃 어르신들이 책을 정리한다며 책 한 꾸러미를 주셨다. 한 번씩 읽고 그냥 팔아버려_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래서 읽게 된 두 권의 책 [고요함의 지혜]와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모두 좋은 문장들만 한가득이었는데 너무 좋은 말씀만 다이렉트로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잠시 졸기도 했다. [고요함의 지혜]는 에고를 없애라, 이게 가장 주된 테마. 내가 없으면 세상만사 고요하기만 하다. 시끄러울 일이 없다. 저는 아직도 매일 시끄러워죽을 지경인데 이게 에고 때문인가 하고 다시 한번 반성을 하고 다시 에고로 돌아가버리는 악순환이......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는 모두 다 동의할 수 없지만 살아있는 동안 소중하게 여겨야 할 삶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해주었기에 쉬는 시간 읽기용으로 좋았다. 어제 떡볶이 먹고 이른 아이스커피 마시고 부들부들 떨면서 걷는 동안 장례식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죽게 되면, 우리의 장례식. 너무 이르다고 생각되지 않는 건 아마도 중년이란 나이 때문이겠지. 허리 즈음에 도달한 중년이란 나이는 자신의 장례식도 상상하게 만드는구나 새삼 느꼈다. 장례식을 떠올리면서 역시 우리는 100세까지는 살아야겠지? 아직 못해본 것들 투성이잖아! 장례식 상상하고 있다가 둘 다 동시에 우리 죽기엔 아직 너무 어리지 않니?!가 나왔다. 봄길 걸으며 한참 웃었다.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 모습 보면서 우리가 서로의 장례식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오래 만나면 좋겠구나 더불어 나이들어가는 모습도. 죽음을 떠올리는 순간들은 실로 드문데 이런 종류의 책을 읽다보면 역시 인간의 틀을 억지로 깨우치게 된다. 아 나는 죽는구나 결국. 이런. 봄날은 좋은데. 내가 지금 마흔 다섯이 아니라 여든 다섯이라면 그래서 이런 책을 읽는다면 어떻게 읽을까 문득. 























 + 자제해야지 하고 일단 구입한 2,3권이 번개처럼 날아온 기념으로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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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1-03-20 0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웹툰 <나빌레라> 좋았어요. 드라마도 기대중. 그리고 수연님 지금 적기에요! 40대는 중년 노노. 뭐든지 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2021-03-20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21-03-21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웃 어르신이라는 분, 너무 멋지시네요
읽고 소장해오신 책을 넘기시는 건 어쩌면 받는 분이 부담스러워 할 일일텐데, ˝읽고 팔아버려˝라고 배려하는 말씀하신 것 만 봐도 인품을 짐작할 거 같아요^^
 

 






 토토에 대해서는 언젠가 기나긴 할 말이 있으리라. 아직은 때가 아니지만. 오늘은 나폴리 사진을 보다가 나폴리 살고 있는 토토가 급생각났다. 토토는 내 생애 첫 이탈리아인 친구이다. 개인적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연락이 끊기고 말았지만. 2014년 토토와 함께 인사동 거리를 걸으면서 서로 말도 안 되는 한국어 단어 몇 개와 이탈리아어 단어 몇 개와 프랑스어 몇 문장들과 영어 몇 문장들로 세 시간을 꽈악 채웠다. 토토는 한국에 오면 만두를 먹고싶다고 했다. 한국에 온지 사흘인가 나흘이 지났는데 그는 아직 만두를 먹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즐겨 가던 인사동 만두집으로 그를 이끌고 갔다. 만둣국 한 그릇을 다 비우고 아쉬움이 남는지 계속 메뉴판을 들여다보았다. 만두 더 먹을래? 물어보니 지금 나 배불러. 배를 퉁퉁 두드리면서. 근데 진짜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어. 한국 만두는 중국 만두랑 다르네. 특유의 이탈리아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한국 만두가 최고라고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인간은 이렇게 직접적으로 자기 감정을 몸을 이용해서 표현할 수 있구나 새삼 감탄했다. 과장된 연기처럼 보여 초반에는 어색했지만 어느새 자연스럽게 느껴지던. 토토는 친구의 친구로 한국땅을 밟았다. 학회일로 서울에 올 일이 있었고 조금 더 일정을 여유롭게 잡아서 지면으로만 보던 그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사진으로 보던 토토랑 좀 다르네. 하고 직접 만난 후 나 홀로. 일단 말이 엄청 많았다. 내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더 많은 말을 하고싶어도 급히 단어를 찾아 단어 몇 개로 마음을 표현해야한다는 게 얼마나 답답한지 새삼 느꼈다. 그때는 파파고도 없었던 시절이라 들고 간 이탈리아어 사전의 단어를 짚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막 지껄였던 기억 난다. 나폴리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난 친구였다.

 나폴리에 오게 되면 너는 아마 나폴리와 사랑에 빠지게 될 거야, 수연. 나는 나폴리를 너무 사랑해서 차마 다른 나라로 다른 도시로 옮기지 못할 거 같아. 가능하다면 나폴리에서 태어났으니 나폴리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나폴리에 묻히고 싶어. 그 어느 곳을 다녀도 나는 단 한 번도 서울에서 태어났으니 서울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서울에 묻히고싶다는 생각을 한 적 없다. 애향심이 어마무시하네 이 친구는. 한 공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부러웠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폴리에 가게 된다면 토토를 만날 수 있을까. 우연히라도 스치면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과연. 연락이 끊겼으니 다시 보기는 힘들 거 같다. 하지만 다시 이탈리아에 가게 된다면, 나폴리에 가게 된다면 그때 내 생애 첫 이탈리아인 친구 토토를 떠올릴듯. 그가 말한 나폴리의 굉장한 아름다움을 두 눈에 담으면서. 아 그러고보니 프랑코 선생님도 나폴리 출신인데! 프랑코는 2년 후 일본으로 갈 예정이라고 소식을 전해주었다. 2년 후 일본에서 프랑코 선생님을 만나 이탈리아어로 유창하게 대화를 하려면 바지런해져야한다. 깊은 우정을 나누지는 못했지만 토토와 프랑코 두 나폴리 남자를 겹쳐보니 한없이 다정하고 젠틀하다. 책을 많이 읽고 박식하면서도 한없이 겸손하다는 것 역시 공통점이고. 나폴리 남자들의 특징인가. 아니면 토토와 프랑코 두 나폴리 남자사람친구들만 그런건가. 이제까지 만난 나폴리 남자들은 이 두 사람이 전부이니 이 두 사람의 특징들로 그냥 나폴리 남자들은 무조건 멋진 걸로. 나폴리 여행을 위해서 나폴리 남자사람친구들을 위해서 오늘은 이탈리아어 조금 더. 아 그리고 나폴리 4부작 그거 읽다가 포기했는데 그거 한번 읽어볼까 하고 생각중. 나폴리 남자사람친구들 그리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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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3-18 09: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메... 나폴리 사람들 승질이 어마어마 하던데요. 맘에 안 들면 앞뒤 안 가리고 걍 칼부림하고 막... 으... ㅋㅋㅋ

수연 2021-03-18 10:00   좋아요 2 | URL
근데 제가 만난 나폴리 남자들은 엄청 젠틀해서 저도 왜 내가 아는 그 나폴리 남자들이랑 다르지 라고 한참 혼란스러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3-18 15: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토 가고 툐툐 왔습니다. 나폴리 가본 적 있는데, 나폴리와 사랑에 빠지진 않았습니다만.. 남자들은 다 엄청 친절했던 기억이!!ㅎㅎ
만두가 쫌 맛있긴 하죠~~ 그래서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실컷 먹고 한국에서 행복하게 죽고 싶습니다. 외국은 그냥 뭐 1~2달 살아보기 그런게 딱인듯!ㅋㅋㅋ

단발머리 2021-03-18 18:30   좋아요 3 | URL
토토 가고 툐툐 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가 알라딘에서 그렇게나 유명하다는 댓글 맛집 맞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연 2021-03-19 09:09   좋아요 3 | URL
툐툐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폴리 아직 못가본 1인은 나폴리 가고난 후에 한국에서 계속 살지 말지 결정하려구요 근데 지금은 반강제적으로 한국에서 살고 있네요. 친구들이 다 한국에 있어서 그냥 한국에서 살까 싶어요. 외쿡은 3년 정도 살아봐도 좋을 거 같은데 코로나가 다 사라져도 이게 가능할지는;;;;

scott 2021-03-21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여기 플친님들 전부 나폴리로 떠나시는거 반대 ㅋㅋ
저도 반대 1人
나뽈리는 은행도 못믿는곳

수연님 기냥 한국에서 나뽈리 피자와 파스타 드시면서 쭈욱~

수연 2021-03-23 09:44   좋아요 1 | URL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더 가고싶어지네요 ㅋㅋㅋㅋ
 



 

  어디 가서 책 좀 읽는다고 자랑질 한 번도 한 적 없지만 딸아이가 어젯밤 책 읽는 우리들 틈바구니로 끼어들어 젖가슴을 조물조물 만지면서 차가운 손을 데피는 동안 물어보았다. 엄마아빠 오만과 편견 읽었어? 나는 읽지 않았다. 너는? 하는 눈빛으로 물어보니 오만과 편견에 대해서 장황한 설명을 한다. 설명이 끝나고난 후 딸아이가 물었다. 그래서 읽었다는 거야? 안 읽었다는 거야? 고개를 푹 수그리더니 아빠도 안 읽었는데...... 그러더니 곧 질문이 이어졌다. 그럼 신곡은? 신곡? 단테의 그 신곡? 물어보니 딸아이가 응, 그 단테, 그 신곡. 아 엄마는 읽다가 실패했지. 1권도 제대로 못 읽었던 거 같은데_ 그가 또 단테의 신곡이 어떤 작품인가?! 하며 설명을 하려고 하니 딸아이가 제지했다. 설명하지 말고 읽었어? 안 읽었어? 아빠. 그는 또 고개를 숙이며 아빠도 안 읽었네. 책 좀 읽는 우리 엄마아빠가 오만과 편견도 신곡도 읽지 않았다니! 궁금한 마음에 물어보았다. 오늘 수업에 나왔어? 오만과 편견이? 신곡이?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오만과 편견이, 신곡이 나 몰래 들어가있었던 것인가 싶어서 놀라운 마음에 물어보니 아니 그건 아닌데 선생님이랑 오늘 온라인줌수업 시간에 아이들이랑 이야기하는데 오만과 편견이 제일 좋았다고 **가 이야기하더라구. 그래서 읽어보려고. 신곡은? 신곡을 읽는 초딩이 우리나라에 있단 말인가? 편견에 사로잡혀 물어보니 아 신곡은 우리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하셔서, 그래서 나도 읽어보려고. 


 아직까지 오만과 편견, 신곡을 읽지 않은, 읽지 못한 쭈글이는 그래서 냉큼 오만과 편견을 장바구니 안으로 퐁당. 정말 이 책 우리집에 없다?! 근데 얘들아, 신곡은 이탈리아어로 읽어야 맛이래. 나중에 이탈리아어로 읽어볼까? 하니 또 시작이다..... 라는 눈빛들. 이젠 뭐 괜찮아. 당당하게 이탈리아어로도 이참에 사자. 하니 참아, 제발 참아. 둘이 동시에 말린다. 이탈리아어 말고 영어로 읽어봐, 신곡. 요즘 영어공부하잖아. 그러니까 신곡 영어로 읽으면 되겠네. 그 전에 오만과 편견 먼저 영어로 읽고. 불에 기름을 또 붓는 어떤 남자. 그래. 그럼 또 사자. 일단 장바구니에 모두 담아놓고 주문할까 말까 주문할까 말까 갈등하니 딸아이가 오늘 오후에 책 샀잖아, 그런데 또 사려고? 자제해. 이건 4월에 사자. 엄마 이모들이랑 읽는 책도 아직 다 안 읽었잖아. 하여 정신을 차리고 책을 사지 않았습니다. 아 얼른 사야 하는데, 손톱 또 잘근잘근 씹으며 오늘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밀린 일기를 막 올려야 하는데 일단 아침 분량입니다 ㅎㅎㅎㅎ 라떼 한잔 마시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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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3-17 0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연님댁의 초등학생을 제가 애정한다고 전해주세요. 샤라라랑 ♡

수연 2021-03-18 07:31   좋아요 0 | URL
이 댓글을 초딩이 보고 한 바퀴 빙그르르르 돌면서 (샤라라랑 리듬에 맞춰) 락방이 이모가 날 애정하신대 무진장 좋아합니다 :)

다락방 2021-03-17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저 한 권이지만 교보에서 좀전에 책 주문 또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주문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

수연 2021-03-18 07:32   좋아요 0 | URL
이제 3월까지 안 사고 좀 버텨보려구요 저는 ㅋㅋㅋㅋ 아 아니구나 다음주에 교보에서 사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

cyrus 2021-03-17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을 함부로 무시하면 안되겠어요... ㅎㅎㅎㅎ

수연 2021-03-18 07:32   좋아요 0 | URL
초딩에게 단테를 권하는 선생님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3-17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만과 편견>, <신곡> 읽지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3-17 09:48   좋아요 1 | URL
저는 <오만과 편견>은 읽었습니다! 😌

수연 2021-03-18 08:31   좋아요 0 | URL
앗 잠자냥님께서?!!!!!

잠자냥 2021-03-18 10:56   좋아요 0 | URL
아, 그럼요. 제가 좀 저 <오만과 편견>류를 안 좋아해서 읽지 않았습니다. <신곡>도 그렇고요.
저 안 읽은 책 많아요~ ㅎㅎㅎ

바람돌이 2021-03-17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만과 편견 신곡을 권하는 초등6학년이라니.... 하하 크게 되겠습니다. 우리집 고3은 저에개 나의 마녀를 권하는데... 둘이서 만화책 같이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ㅎㅎ 가족들이 함깨 책읽는거 정말 보기 좋네요. 제 마음이 더 흐뭇. ^^

수연 2021-03-18 08:32   좋아요 0 | URL
담임선생님이 책을 많이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근데 권장도서에 단테가 있어서 ㅋㅋㅋㅋㅋ 저는 요즘 초딩용 소설 읽는데 너무 제 수준에 딱 맞아서 흠뻑 빠져 읽고 있습니다. 딸아이도 말은 저렇게 하지만 만화책 내내 붙들고 살아요 저랑 같이 ^^;;;

새파랑 2021-03-17 1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가족이시네요 ^^ 전 오만과 편견만 읽었는데(문학동네 MBTI 닮은 꼴 엘리자베스 ㅎㅎ)초등학생이 오만과 편견 읽는다는데 놀라고 갑니다 ㅋ

수연 2021-03-18 08:33   좋아요 1 | URL
축약본인지 아니면 제대로 번역이 된 책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오만과 편견 읽는 초딩이라니_ 동급생들 중에서 책 좋아하는 이들이 많아서 딸아이가 좋아해요. ^^

얄라알라북사랑 2021-03-17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건 정말 놀라운 대화입니다^^ 웹툰 이야기하는 초딩은 보았어도 신곡을 권하는 13살이라니?
그나저나

책 좀 읽는 우리 엄마아빠가 오만과 편견도 신곡도 읽지 않았다니!

위 문장에서 ˝오만과 편견 / 신곡˝을 어떤 책 제목으로 바꿔도, 다 찔릴 것 같아요. 저의 경우 ㅋ

수연 2021-03-18 08:44   좋아요 0 | URL
저 역시 마구 찔려하고 있습니다 얄라얄라님~ 웹툰 이야기는 맨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저희집 초딩도

Falstaff 2021-03-17 16: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쒸... 참지 못하고 한 마디. (참아야 하느니라, 79번 쯤 외웠는데도)
초딩한테 신곡 읽어보고 싶게 만든 담임선생한테 좀 문제 있는 거 아녜요? ㅋㅋㅋㅋㅋ
전 신곡 읽다가 원형 탈모 생길 뻔 했는데 말입니다!!

수연 2021-03-18 08:45   좋아요 1 | URL
추천도서 리스트가 장난이 아니던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참 웃었어요. 선생님이 책을 어마무시하게 읽으시더라구요. 저도 신곡 읽어보려고 하는데 원형 탈모 생기면 안되는데 ㅠㅠ 저 머리숱 많이 없어져서 ㅠㅠ 더 없어지면 머리 밀어야 하는데 ㅠㅠ

단발머리 2021-03-17 2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엄마나 아빠가 읽으라고 했으면 안 읽었을수도 있어요. 초6이니 또래와 선생님의 영향이 큰 셈이지요, 라고 여태 신곡 안 읽은 사람 여기서 변명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연 2021-03-18 08:46   좋아요 1 | URL
선생님을 사랑하게 된 초딩6년짜리 아가는 선생님 보고싶다고 평소 가는 시간보다 40분 일찍 등교했다는 뉴스를 알려드립니다 ㅋㅋㅋㅋ

scott 2021-03-17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연님은 브리저튼 다음 시즌 보셔야 합니다 ㅎ 방탄소년단 보다 신곡을 권하는 따님 대단!!

수연 2021-03-18 08:47   좋아요 1 | URL
앗 브리저튼 다음 시즌 벌써 나온 거 아니죠?! 스콧님~ 저희집은 방탄보다 블핑 좋아해요 ㅋㅋㅋㅋ 걸파워!!
 




  언젠가 글쓰기를 마치고 합평을 마치고난 후 너 나대는 거 좋아하는구나_ 라고 1년 선배가 말했다. 좋아하는 선배였고 아름다운 선배였고 문무에 모두 능한 언니였다. 속으로 대꾸했다. 너야말로 나대는 거 짱 좋아하잖아. 실실 웃으면서 아닙니다 선배, 저는 나대는 거 좋아하지 않아요. 왜 그랬을까. 선배가 왜 그리 이야기했을까 곰곰 집에 돌아가며 생각해보았다. 그렇다. 나대는 걸 좋아하는 거였다. 그거 말고는 뭐가 없잖아. 모든 걸 가진 선배가 나에게 너 왜 그렇게 나대니_라고 간접적으로 표현한 거구나 근데 정확히 나대는 게 무슨 뜻인가 찾아보았던 기억이 난다. 사전적 의미로. 표현에 서툴러서 항상 입을 꼬옥 다물고 눈만 반짝반짝거리는 걸 잘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마음 맞는 친구들을 만나 함께 어울리면서 알았다. 나는 나대는 걸 진실로 좋아하는구나 하고. 그게 부정적 의미를 함축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어쩌면 읽고 쓰고 같이 읽고 그러는 것도 막 나대려고 그러는 건가 뭐 그런 생각을 잠깐 했다. 나대지마, 이것들아. 그렇게 어떻게든지 누르고 누르고 누르던 시대도 있었고 지금도 여전하지만. 좀 나대려고 하지마! 이런 말을 자주 듣기도. 여전히 듣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계속 읽고 쓰고 그래야지, 그래야하는구나 하고 오늘 아침에 다시 느낌. 이런 책이 나와서 읽고 싶은데 일단 목록에 스리슬쩍 넣어놓았다. 읽고 쓰자,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다시 느낌. 표현한다는 건 나대는 것. 나대기 위해서 오늘도 살아갑니다 라고 이 연사 두 손 모아 번쩍 위로 들어올리며 외칩니다. 여자들이여 쓰자! 하고!! 그리고 오늘은 오랜만에 산에 가는 날! 에너지 보충을 하고 돌아오겠습니다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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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3-13 19: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젊은 시절의 특권 가운데 하나. 스물한 살짜리가 스무 살짜리한테 세상 다 아는 것처럼 훈계하려는 거. ㅋㅋㅋㅋ
참고로, 전 나대는 거 겁나게 좋아합니다. 평생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겁니다. 얼마나 즐거운데요.

수연 2021-03-16 10:34   좋아요 0 | URL
폴스타프님 글은 직접 말씀하시는 거랑 비슷할 거 같아서 궁금해요. 직설적이고 하시고싶은 말씀 다 하시고 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3-13 2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게 보인다는 건 자신도 가지고 있기에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그 선배도 수연님도 저도 나대는 걸 좋아하는 걸로~ㅋㅋㅋㅋㅋ

수연 2021-03-16 10:35   좋아요 2 | URL
우리 모두 마구 나대는 걸로 ㅋㅋㅋㅋ 그 선배는 미쿡에서 지금 살고 있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3-14 01: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 선배의 치기어린 질투가 너무 잘 보여서 잠시 민망... 근데 좀 무례하네요. 그냥 솔직하게 너 오늘 굉장히 좋았어라고 한마디 하면 자신의 품격도 더 올라갈텐데 그게 잘 안되는게 아마 젊음이겠죠. 아마 그 선배 두고 두고 그말과 그 순간을 후회했을 듯요. 똑같지는 않지만 저도 그렇게 오래도록 민망한 젊은 시절의 장면들은 몇개 있어요. 나중에 당사자한테 얘기하면 정작 그 사람은 기억도 하지 못하지만, 어쨌든 부끄러운 일 이후 부끄러움은 순전히 제몫이더라구요. ^^

수연 2021-03-16 10:36   좋아요 2 | URL
사람들이 모두 다 그렇잖아요. 저도 지금 이 공간에서야 이렇게 저 잘난 척 하고 있지만 막상 지난 날 과오들을 모두 들추어내면 한평생 빛 못 보고 동굴에서 살아야 할 거 같은걸요. 아 순간 겸손해지고 말았어요 바람돌이님 말씀 듣고보니_ 동굴 속에서 살아도 바람돌이님 말씀은 계속 들어야지 싶어요.

2021-03-15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6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7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8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8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8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8 09: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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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8 1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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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8 06: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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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시티 오브 걸즈]와 마사 누스바움 [타인에 대한 연민]을 번역한 번역가 임현경(아리)의 [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를 완독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부암동에서 북토크도 한다고 했는데 하다가 결국 놓치고 말았다. 인스타그램으로 가끔씩 작가의 일상을 훔쳐보며 아 자유로 그득하구나, 날씨도 따뜻하고 아 맛난 것도 많고 아 좋겠다, 아 부럽다 그렇게 마냥 부러워하다가 오늘 드디어 읽었다. 인도네시아 우붓에서 요가하고 춤추고 번역하고 책 읽으며 아이 키우는 삶, 처음 2년 동안은 남편 없이 아이랑 둘이서만. 남편은 한국에서 계속 일하고_ 후에 남편과 합류. 우붓에서 티격태격 다시 같이 사는 삶을 살다가 우붓 말고 조호르바루로 이동해서 계속 이어지는 삶. 임현경은 조호르바루에서 번역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읽는 동안 공감가는 구절들이 꽤 있었다. 아이스크림 가게 하다가 망해서 접는 이야기, 그리고 다시 책을 펼치면서 아 좋아죽겠어! 이 평화! 아니 이거 누구 이야기입니까. 작가님, 제 심장에 들어갔다 나오신 거 아닙니까?! 노랑머리 아리라는 닉네임도 마음에 든다. 우붓은 직접 가본 적 없지만 다녀온 친구가 세상에 천국이 따로 없더라 라고 말하며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줘서 아는 곳이다. 언제 우붓을 가야 하는데 말인데 하던차 코로나가 전세계에 번지고 말았습니다. 



 읽는 내내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삶이 이어져있다는 생각, 그것이 음악으로든 소설로든 에세이로든 사진으로든 어떤 식으로든지 이어진다는 그런 느낌 받았다. 읽고 쓰면서 여행도 마음껏 할 수 있다, 가고싶은 그곳을 엘리자베스는 다 남의 돈으로 다녀와서 별로 읽을 사람들 없을거야 하고 출판을 했는데 이 책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 아 언니 저도 이렇게 살고 있어요! 아 언니 저도 이렇게 살고 싶어요! 아니 왜 너만 그렇게 자유롭게 살아가는건데! 나는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단 말이야! 등등 별의별 팬레터를 이메일로 받았다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_ 읽으면서 아 자유롭고싶어, 그랬던 기억 난다. 처음 읽었을 때가 딸아이 다섯 살때였나. 재독할 때는 아 자유롭고싶어_라는 생각보다는 나는 이제 더 이상 이렇게 살아가기가 힘들지 않을까? 다시 아리에게로 돌아가서_ 남편 없이 아이와 둘이서만 함께 외국으로 나간다는 플롯은 일단 오소희를 떠올리게 했다. 딸아이 막 낳고난 후에 오소희 책을 읽었다. 열에 들떠서. 이렇게 살아가는 인생도 있구나 하고 놀라워하면서. 독박육아하면서 오소희 책 읽으며 위안을 받는 이들이 그때 정말 많았다. 결과적으로 나는 딸아이를 데리고 단 둘이 어디로 여행을 간 적도 없고 장기간 단 둘이만 사는 계획을 세우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자면 이것도 실현되지 못했다. 아이와 여자 둘이 낯선 나라로 이동을 한다는 거 자체가 대단해보이는 건 지켜야할 게 많고 공포가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새롭고 낯선 곳으로 가고싶다는 마음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언젠가 그렇게 살아갈 날, 자유로 그득찬 날들이 존재하기를, 나의 미래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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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1-03-12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지금 저 오소희 책 한권 띄엄띄엄 읽고 있어요. ㅎㅎㅎ
수연님을 응원합니다!!

수연 2021-03-13 13:14   좋아요 1 | URL
오소희 언니가 그때 인기가 어마어마했는데 요즘 나오는 책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리뷰 좋으면 저도 읽어볼게요 :)

미미 2021-03-12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에서 수연님의 마음이 잘 느껴져서 책이 무척 궁금해요.ㅋㅋ😆

수연 2021-03-13 13:15   좋아요 1 | URL
말 그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영혼입니다 ㅋㅋㅋㅋ 저는 그러고 싶지만 능력 부족으로 아직 흑흑흑

mini74 2021-03-13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소희작가님 ㅎㅎ 추억의 이름이네요. 아이 대학보내고 엄마졸업 했다던데. ~

수연 2021-03-13 14:37   좋아요 1 | URL
갓난아이 막 낳아 울면서 물에 밥 말아먹으며 총각김치 씹어먹던 시절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ㅋㅋ 하긴 우리집 애기도 곧 중딩이니 뭐 이렇게 시간이 빠를까요 미니님 🥺

다락방 2021-03-16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 읽어보고 싶어요. 읽어볼래요.

2021-03-16 12: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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