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가정을 다시 정의한다_까지 읽고 자야지!






















아내 구타를 둘러싸고 세력이 결집한 초기에는 가부장제 가족에 대한 공통된 비판에 바탕을 두고 일치가 이루어졌다. 직접 구타를 당했든 아니든 많은 여성이 매 맞는 여성들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경제적 의존이 어떤 비극적인 대가를 치르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성 구타 문제가 폭로됨에따라, 여성에게 할당된 문화적으로 이상화된 영역인 가족이 생지옥일 수 있다는 생각이 퍼져나갔다. 전례 없이 많은 여성이 유급 노동력에 진입하는 가운데 가정에서 살해당하는 여성이 거리에서 살해당하는 여성보다 더 많다는 주장은 일터를 향한 대이동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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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3-21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빨리 컴 끄고 사회주의 페미니즘으로 가겠습니다. 아자!!

수연 2021-03-21 20:52   좋아요 1 | URL
즐독하시고 내일 만나요!

바람돌이 2021-03-21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얼굴이 너무 평화로운 저녁입니다. ^^ 앗 그런데 카페오레 아이스크림 아닌가요? 저거 책에 올려놓으면 책이 젖는건 아니겠죠? 이 와중에도 책 걱정이.... ㅠ.ㅠ

수연 2021-03-21 20:52   좋아요 1 | URL
사진만 찍고 얼른 먹었어요 ㅋㅋㅋㅋ 바람돌이님 돈 워리!

단발머리 2021-03-2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돈 줘야 합니다. 이렇게 행복하고 편안하다니요 ㅎㅎㅎㅎ

수연 2021-03-24 12:38   좋아요 0 | URL
고양이는 돈 말고 수연이가 맨날 안아주고 괴롭힌다고 합니다.

han22598 2021-03-2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가 카페오레를 탐내고 있습니다. ㅋ

수연 2021-03-24 12:39   좋아요 0 | URL
카페오레는 멕인 적 없고 모카크림빵은 가끔 멕여요. 모카크림빵 좋아하거든요 주인 닮아서 ㅋㅋ

scott 2021-03-23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털에 윤기가! 수연님과 가족들에게 얼마나 사랑을 받았으면 카페오레 녹아서 책 종이 망칠까봐 걱정하고 있는 1人

수연 2021-03-24 12:3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책 걱정 먼저 ㅋㅋㅋㅋㅋㅋ
 




 

 




















소설 읽다가 이제 막 일어나서 김밥 쌀 재료 사러 나가는 길에 헤드폰으로 들을 노래인데 항상 봄이 되면 찾아서 더 자주 듣게 되는데 이런 노래 올리면 세대 차이 확 느껴질 텐데. 느껴지거나 말거나 하면서 올립니다. 봄이라서. 이탈리아는 폭망 지경이라는데 얼마나 아름다울까 했더니 셧다운이라는데 무슨 봄.....이렇게 연관성없는 말을 마구 지껄이다가_ 장기호는 제 첫사랑 목소리랑 똑같습니다. 더 이상 첫사랑이 그립거나 그런 건 아닌데 그 아름다운 목소리가 내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이던 순간들은 오롯이 축제였구나 라는 걸 쉰을 코 앞에 두고 알았습니다. 애니웨이 봄이니까 준비해보았습니다. 이탈리아에 날아가고싶다. 내 몸은 서울에 있지만 이탈리아에 날아가지 못하니 이탈리아 책이라도 읽어보도록 하자 하며 스스로를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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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21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무데로나 날아가고싶습니다. 비행기 타고 싶어요. 물론 타고 있는 시간은 지옥같지만.... ㅎㅎ

수연 2021-03-22 22:44   좋아요 0 | URL
타고 있는 지옥 같은 시간도 전 좋더라구요. 스릴 있어서 ㅋㅋㅋ

새파랑 2021-03-2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도 좋은데, 장기호의 왜 날 이 노래 처음들어 봤는데 정말 좋네요^^
(멜론 리스트에 추가했습니다 ㅋ)

수연 2021-03-22 22:44   좋아요 1 | URL
빛과 소금의 그 장기호입니다. ㅋㅋㅋ 새파랑님이 좋으셨다니 뿌듯
 




 애정하는 번역가 신유진의 새로운 에세이집이 나왔다. 이걸 이제서야 알다니, 팬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럽다. 알라딘에 남아있는 돈으로 주저하지 않고 사버린다. 번역되지 않은 신유진의 한글 문장은 어떨까 궁금한 마음이 제일 크다. 시간의 흐름 출판사에서 카페 소사이어티 라는 테마로 꾸준하게 한 권씩 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됨. 전작들에 비해서 한결 세련된 표지가 눈에 일단 띈다. 시간의 흐름도 신유진도 애정하는데 막상 읽은 책들은 별로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됨. 애정하지 않는데 계속 읽게 되는 읽을 수밖에 없는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도 있고. 이게 참 모순적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틀이라는 걸 쉽게 깨부수기는 쉽지 않은듯 싶다. 우리 동네 가까이 있는 서촌에 스위스 빵집 발견. 아무 기대하지 않고 소시지빵과 쿠키를 사서 집에 돌아와 커피를 내리면서 먹었다 딸아이와. 아저씨는 단 거는 세상의 적. 이라는 자신만의 시스템이 있어서 먹지 않는다. 쿠키가 세상에 진짜 맛있어서 그렇게 달지도 않다, 딸아이와 환호하며 하나씩 먹어 해치웠다. 커피를 더 마시고 싶게끔 만드는 쿠키. 이번주 친구와 떡볶이를 먹고난 후 커피집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셨는데 그때 너무 춥고 추워서 부들부들 떨었다. 역시 무리였다. 목이 까슬까슬 아파온다 어제부터. 아이스커피는 더 이상 무리라는 걸 알고 있는데 나는 더 이상 청춘이 아닌데 무리해서 시킨 아이스커피가 이렇게 몸을 후려치다니. 반성. 얼음덩어리에 의해서 새삼 약한 몸을 깨우치고 사랑도 증오도 비슷하지 않던가. 어느 순간인지 알지도 모르게 다가와 후려치는 사랑의 반짝임에 그만 넋을 놓아버려 사랑에 빠지고 어느 타이밍인지 알지 못하지만 정이 뚝뚝 떨어지게 만드는 아 쟤 싫다 라는 모호한 혐오 타임도 순간이다. 좋지 않은 생의 태도일지도 모르겠지만 이걸 과연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파파할머니가 되어 세상을 둥그렇게 보도록 하자 그런 가치관을 지니지 않는 이상 무리. 다시 신유진에게로. 에세이집 어떤지 모르겠는데 번역가로서는 워낙 소중한 사람인지라 글이 좋아 많이 팔리고 읽히면 좋겠다. 시간의 흐름 책도 하나씩 꾸준하게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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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3-22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수연님을 알아온 시간이 있고 세월이 있는데 말이지요. 난 아직도 수연님이 말하는 작가를 아예, 처음 들어볼 때가 느무느무 많네요.
신유진을 마음에 담아두고 갑니다. 굿모닝^^

수연 2021-03-22 22:45   좋아요 0 | URL
신유진은 한글 문장 어떻게 쓸지 궁금해요. 프랑스어는 번역 아주 잘하는데! 한국어 문장이 그리 매끄러우니 번역 말고 한국어로 쓴 문장도 좋지 않을까 하고 두근두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 잘 시간입니다 단발머리님 굿나잇!!
 

아내가 저에게 맨날 얘기하듯이 히스테리로 볼 수도 있어요. 나의 삶이 얼마나 고귀한 것이고, 근본적으로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아주 자유로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삶은 얼마나 부자유한가 하는 문제에 민감하시다면 이 강의가 도움이 되실 거예요. 아도르노식으로 얘기하자면 나의 삶이 얼마나 상처를 받고 있는가입니다.

제가 이번 강의를 열면서 제목을 미니마 모랄리아, 혹은 상처로 숨 쉬는 법이라고 붙였습니다. 상처로 숨쉬는 법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나서 엄청 걱정이 됐어요. 왜냐하면 요즘 대세가 힐링이라는데 이거랑 혼동하는 거아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그런 기대를 가지고 이 강의를 들으신다면 완전히 잘못 짚으신 거예요. 요즘 예술을 통해서도 힐링, 철학을 통해서도 힐링, 온갖 것을 통해서 다 힐링, 힐링하는데 아도르노 강의는 이 개념과 정반대 의미에서 치유가 될 거예요. 요즘 우리 사회에서 얘기하는 치유는 어떤 긍정성을 내포하고 있죠. 아직 살 만하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찾아보면 좋은 것을 발견할수 있다……. 아쉽지만 그런 치유는 이 강의와 관계가 없습니다. 아도르노의 사유는 ‘모든 것이 거짓말이다‘라는 원칙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P16

‘되돌아가는 일은 퇴행일 뿐이다‘라는 말에서는 진보주의자이자 합리주의자로서의 아도르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현 상태가 불만스럽고 현 상태가 삶을 가능하게 하지 않으면 대체로 ‘옛날이 좋았다, 에덴동산으로 가자, 시원(始原)으로 가자‘ 이런 논의들이 많이 나와요. 어떤 의미에서 보면 낭만주의죠. 사실 낭만주의는 진보적인 것입니다. 낭만주의는 절대로 뒤로 가는 게 아니에요. 흔히 낭만주의를 잘못 생각하기 쉬운데, 그런 낭만주의를 말할 때는 앞에 다른 말이 붙어야 되는 거죠. 퇴행적 낭만주의. 아도르노는 현 상태가 잘못되었을 때가야 할 길은 앞이지 절대로 뒤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모더니스트로서의 아도르노의 입지가 아주 또렷하게 드러나는 대목이죠. 뒤로 가봤자 그곳엔 원시사회밖에 없다, 약육강식의 초원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아도르노는 얘기합니다.
이런 명제들은 아도르노의 모든 사유를 떠받치고 있는 총체적인 부정성으로부터 출발합니다.- P19

경계를 넘어섰을 때 알게 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겁니다. 이 사랑을 깨달았기 때문에 떨어질 때 통곡을 한다는거죠. 이 말 속에는 무슨 뜻이 있습니까? 어떤 경계를 넘어서기 전까지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거예요.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엔 사랑이 범람해요. 경계를 넘어서기도 전에요. 그런데 돌아올 수 없는 경계를 넘어본 사람은 압니다. 사회에 범람하는 사랑이 아닌 다른 사랑이 있다는 걸요. 그때서야 우리는 통곡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되돌릴 수 없죠.
철학적으로 얘기하면 인식의 딜레마예요. 알고 나면 이미 늦었어요. 미리 알 수 있냐고요? 안 됩니다. 아도르노가 절대로 긍정성을 선취하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것도같은 의미죠. 그것은 경계를 넘어가버린 쪽에 잠재태로서 있는 것을 전제로 할 때에만 가능해요.- P29

몽땅 거짓말이었어요. 거품경제를 만들어내고 말이에요. 어떻게 보면리버럴리즘이 계속 연계되고 있는 거예요.
이 자유주의는 늘 이데올로기를 제공해요. 자유주의가 개인의 행복을 보장해준다는 식으로요. 아도르노가 볼 때 이 사회는 겉보기엔 자유와 행복을 구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적 영역에서는 파시즘으로 건너가는 과정이에요. 파시즘이 다른 게 아니죠. 약자는 누르고 강자는 승하는 약육강식의 정치제도예요. 또한 경제는 가진 자들의 생산력에 완전히 종속되어버려요. 독점 같은 방법을 통해서 가진 자들의 생산력에 종속되어버리는 것이후기 자본주의 사회예요.
또 문화는 어떠냐? 문화에 대한 비판이 가장 심하다고 볼 수 있는데, 미국 사회에서 팝송이니 로큰롤이니 자유롭게 나오는 것 같아 보여도 아도르노가 볼 때는 문화가 전부 산업이 되어버렸다는 거죠.-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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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1-03-21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 와닿네요 ‘모든 것이 거짓말이다’ ㅠㅠ

수연 2021-03-21 20:52   좋아요 0 | URL
ㅠㅠ 언니 ㅠㅠ

바람돌이 2021-03-21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분 책이 많이 나오네요. 그럼에도 보관함에만 넣어두고 한권도 안 읽었다는....
두번째 문장의 단호한 말을 보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무럭 무럭 자랍니다. ^^

수연 2021-03-21 20:54   좋아요 0 | URL
네_ 계속 꾸준하게 나올 거라고 들었어요. 저는 김진영 선생님 책은 이제 두 번째인데 이 책으로 고려 시절에 읽었던 아도르노 다시 읽어볼까 하고 있어요. 아도르노가 누군데? 하고 아무것도 몰랐을 때 읽었는데 그 당시 지적인 충격을 꾸꾸꿍 받았던 기억만 남아있어요 -_- 책은 읽어 뭣 하나;;; 다 기억에서 사라져버리는데 -_-;;;; 자책하고 있습니다.
 

1964년에는 저널리스트 리사 하워드를 인터뷰했고, 10대들이 보는 잡지 《앤저뉴ingenue》에 내가 쓴 인터뷰 기사가 나갔다. 한때 배우로도 활동했던 하워드는 ABC에서 미국 최초의 뉴스 프로그램 여성 앵커가 됐다. 하워드는 흐루시초프, 케네디, 애들레이 스티븐슨, 이란의 왕 샤Shah,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를 인터뷰했다. 미시시피 옥스퍼드에서 발생한 폭동을 보도하기도 했다. 나는 어떻게 그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었느냐고, 소설을 쓰고, 배우가 되고, 여성단체에서 강의를 하고, 인터뷰한 인물들을 연구할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게다가 하워드는 아이가 둘 있는 엄마이기도 했으니까. 그런 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갈고 닦아내 할자질을 꼽는다면 단연 자기 절제입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목표를 향해 나가고 어떤 경우에도 굴하지 말아야 해요. 프로임- P44

을 증명하는 건 준비, 끈기, 인내죠. 남자들보다 뛰어나야 합니다.
열심히 하고 용감해야 해요." 인터뷰 기사가 보도되자 하워드는내게 다정한 감사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1965년, 하워드는 ABC 방송사에서 해고되고 유산까지 한뒤 10개월이 지나 자살했다. 불과 서른아홉의 나이였다. 앞서 1962년에는 서른여섯의 메릴린 먼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두사람 모두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성년이 된, 젊고 아름답고 재능 있고 독보적인 캐릭터로 성공한 여성들이었다. 그런데도 페미니즘이 확산되기 이전인 1960년대를 사는 여성에게 이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었다.- P45

베티 프리단은 권력과 지위가 있는 여자들, 그리고 이왕이면 정직하고 권력도 있는 남자와 결혼한 여자들이 페미니즘 운동을 대표해 주기를 바랐다. 베티 프리단은 자신이 보기에 점잖고 합리적인 이 운동에 현실감각도 없는 아둔한 사람이나 혹은 예측불가능하거나 지나치게 급진적인 사람이 연루된 모양새로 일반인의 눈에 비치기를 원치 않았다.
대학 시절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발견한 나는 이책을 남몰래 열렬한 마음으로 읽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는 내게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콜레트, 조지 엘리엇, 버지니아 울프, 그리고 정신분석학자 카렌 호나이를 읽어야 했지만 유색인종 여성의 저술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나는 프레데릭 더글러스의 글은 읽었지만 해리엇 앤 제이콥스나 소저너 트루스의 글은 읽지 않았고, 랭스턴 휴스, 리처드 라이트, 랠프 엘리슨의 글은 읽었어도 재발견할 가치가 여전한 조라 닐 허스턴의 글은 읽지 않았다. 나는 그 괴물과의 동거를 선택한 사람이었으니까.- P65

내가 남자들을 혐오한다고 누군가가 지적을 할 때마다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겠나! 그렇다면 나는 선동적인 열혈 페미니스트가 됐을 텐데. 하지만 나는 남자 중독에 가까운 상태였다. 음, 그런데 그게 뭐가 잘못되었단 말인가?
언젠가 레즈비언이자 페미니스트인 한 친구가 이렇게 단언한 적이 있다.
"체슬러, 네가 남자들과 자는 이유는 여자들과의 잠자리가너무 두렵기 때문이야."
"나는 남자들한테 끌린다고. 이건 화학 작용 같은 거야."
내가 사랑을 갈구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헌신할 줄 모르는 남자들만 고르는 걸로 보였을 테니까. 물론 그것은 사실이었다. 페미니즘과 해방 투쟁, 책 쓰는 데 헌신해야 했으므로 남자 고르기로 시간 낭비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구하기 쉬운 남자들을 찾았을 뿐이었다. 나는 모든 면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P83

나는 마이애미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여객기에서 《여성과 광기》를 쓰기 시작했다. 다음날 나는 미약하나 열렬했던 내 발언이 전 세계적 헤드라인으로 실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 발언은 남미, 유럽, 호주, 중동, 그리고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려 댔고 출판사들의 출간 제안이 밀려 들어왔다. 열광적인 시작이었다. 우리 가운데 몇몇에 한해서, 운 좋았던 얼마 동안은. 여성심리학회는 끝까지 배상금을 한 푼도 받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언론 덕을 봤다. 출판사 일곱 군데서 내 책을 내겠다고 달려들었지만, 어쨌거나 나는 그 이야기를 쓸 예정이었다. 거리에서 무료로 나눠 줄 예정이었다.
용기와 힘을 얻은 나는 여성학 과정이 학점으로 인정되게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서류 작업을 했다. 이런 시도는 내가 최초였다. 막판에 학과장이 무산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 학기에 다시 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그는 내가 실망하는 모습을 고소해하는 눈치였다.- P103

페미니즘이 있기 전 강간은 늘 여성의 잘못으로 인식됐다. 성폭력 피해자가 성폭력을 유발했고, "해 달라고 했고, 본인도 원했고, 즐겼다고 여겼다. 그리고 여성이 강간당했다고 경찰에신고하면, 자신을 차 버린 연인 또는 조용히 입 다무는 대가로 요구했던 돈을 주지 않은 기혼 남성에게 앙갚음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정신건강 분야의 전문가들, 가족들, 경찰관들 모두 강간은 드문 일이고 대개는 낯선 사람에게 당하는 것이라 믿었다. 고용자, 연인, 이웃, 삼촌, 아버지, 급우, 지인, 남편에 의한 강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경찰은 피해자를 시큰둥하게 대하거나 외설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심문했다. 간혹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하자고 제안하는 경찰관도 있었다.
강간 피해자는 스스로가 불결하고 더럽혀졌다고 느꼈고 본인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고 자책했다. 강간 신고를 한 여성의 말을 수사당국이 믿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담당 변호사마저도 피해 여성을 마치 창녀라도 되는 양 성적 매력이 지나친 사람으로 대했다. 우울감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강간 피해자에게는 이겨내라는 말뿐이었다.- P113

"여기서 우리 둘만 유대인인 거예요? 정말? 비유대인들 술에 취해서 같이 침대로 가는데, 유대인들은 분석하고 계획 짜고 그러고 있는 건가?"
그건 아니었다. 수전 손택도 거기 있었으니까. 수전은 문학계의 어둠의 군주 Dark Lady of Letters 로 알려져 있었고, 온통 남자들뿐인 맨해튼 상류층 사교계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여성이기도 했다. 긴 검은 머리 위로는 흰 머리 한 갈래가 근사하게 드러나 있었다.-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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