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기록을 한다는 취지로 너무 너저분한 것들까지 모두 드러내보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젯밤에는. 대중들에게는 이혼녀이고 삼류에로물에 다수 출연한 배우로 알려져있지만 나는 어린 시절부터 그녀가 참 좋았다. 당당하게 카메라를 응시하는 그 눈빛이 제일 좋았던듯. 나이를 먹으면서 더 이상 옷을 벗지 않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변신을 하는 모습들도 좋았다. 하지만 언제고 다시 작품 속에서 옷을 벗어야 한다면 벗지 않을까 다만 삼류에로물 따위 말고 일류작품이라고 불리우는 그런 작품성 있는 작품 속에서. 옆자리에서 밥을 먹으면서 힐끔힐끔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를 썼고 잠깐 그녀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옆에 앉은 딸아이에게 엄마가 좋아하는 배우야, 짱 멋지지 않아? 귓속말을 했더니 저 아줌마 싸인 받고 싶어? 물어보아 응, 받고싶지만 지금 식사하시는데 실례잖아, 그러니까 괜찮아_ 했더니 그게 뭐 별거라고 하더니 종이와 펜을 갖고 냉큼 옆자리로 이동해서 실례합니다, 식사하시는데 죄송합니다, 배우님, 우리 엄마가 팬이라고 하는데 싸인 한 장만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극존칭 하는데 나도 풋 하고 웃고 맞은편 자리 앉은 애인도 풋 웃고 여배우와 동석한 이들까지 모두 웃음보. 너는 나를 모르겠지? 하고 물어보니 네, 몰라요, 근데 뭔지 모르게 엄청 멋져요. 싸인을 해주시면서 슬쩍 나를 쳐다보며 따님이 멋져요, 해서 감사합니다_ 더 이상 잘근잘근 깨물고싶은 순간들은 없다, 솔직히. 아가아가한 모습들은 모두 사라져버리고 나를 닮은 자그마한 아이가 어린이 틀을 벗어나려고 해서. 그런데 어제는 좀 근사해서 잘근잘근 깨물고싶었다. 


 강박적으로 영어공부를 하고싶은 순간들을 내다버리고싶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뭐가 있을까 하고. 노팅힐을 드디어 다 봤다. 나는 영국영어를 좋아하는듯. 그래서 찾다가 발견한 클립들에 넋을 놓고 보았다. 일단 아가들이 넘 귀엽고 영국아저씨 목소리 진짜 좋으며 한국언니 솔직발랄한 모습도 좋다. 영상미가 아주 제대로. 영상관련 일을 하는 아빠의 작품인듯. 순간들은 모두 꿈결처럼 사라져버린다. 그걸 알기에 소중하게 여겨야할듯. 작년 생일은 먹먹했고 2년 전 생일에는 죽고싶었다. 그런데 오늘은 행복해서 선물받은 카프카 책을 쓰다듬으며 토마토를 깨물고있다. 잘근잘근 깨물고싶은 순간들이 많아져야 나이들어서도 추억 꺼내들며 많이 웃을듯 하다. 이 모든 '꿈 같은 삶의 기록'들. 언니는 앞으로 꽃길만 걸으면 좋겠다 하지만 사람 인생이 꽃길만 걸으면서 살 수는 없으니까 다만 절망스러운 순간들 잘 넘기시면 좋겠다. 고통을 어떻게 승화할 수 있을까 싶은 순간들에 대해서 어젯밤 애인과 대화, 스스로를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들일거야, 그래서 수시로 자살에 실패한 이들이 구급차 안으로 안으로. 어느 순간만 잘 버텨도 더 괴로운 순간은 닥치기 마련이다. 그걸 어떻게 형태를 바꿀 수 있을까 헤아릴 수도 없지만 인간이라면 그 안으로 들어가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할 수 없다고 여긴 일들을_ 하고 카프카를 읽으며 나는 헤아려본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은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지만 이해하고싶은 순간들 역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다보면 헤드랜턴을 켜고 굴 속을 탐사하는 탐험꾼이 된다. 언어를 공부하면서도 역시 마찬가지 심정이 되어 헤드랜턴을 켜고 굴 속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지 못한채 굴 속이 얼마나 깊을지 아무런 정보도 갖지 못한채 하염없이 그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그런 마음을 품게 된다. 더구나 나는 여러 가지 언어들에 마음을 앗긴 상태인지라. 그래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더 영어공부를 하고 조금 더 영어를 잘하게 되고싶다. 독일어 진척이 된다면 오스트리아에 가서 일주일이라도 지내고오고싶다. 와인을 마시면서 아 오스트리아에서 한달 동안 살다오면 소원이 없겠다 하니까 나 같으면 가겠다, 민이 데리고 방학 동안에. 눈이 반짝반짝. 그렇지! 그렇네! 스페인어는 나날이 퇴보되어간다. 알던 단어들도 모조리 기억에서 사라져간다. 어떻게 문장을 만들어야하는지 그 구조도 모두 새까맣게 잊혀질지도. 아 어쩔 수 없어 나란 인간은 하고 어젯밤에는 자조했다. 그래도 술 취해서 독일어 단어 열개 외우고 잤다. 미친년처럼. 해가 밝다. 새벽에 해가 서서히 떠오르는 모습을 창밖으로 가만히 응시했다. 죽고싶은 순간들에서 벗어나면 다시 잘근잘근 깨물고싶어진다,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잘 알지 못하는 외국어도 잘근잘근. 이 보잘것없는 모든 순간들, 이 되씹는 과정들, 그 모든 건 살아서야 가능한 행위들. 죽고싶어도 죽지 말자, 낯선 손을 잡고 속삭이고 싶은 순간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머리에서 열불 나서 죽을뻔, 외워지지 않는다. 그래도 뭐 두 시간 더 하면 뭔가 목표량 50프로에는 도달할듯. 

원어민 선생님의 발음은 확실히 오 뭔가 남다른 그런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벽에 잠들기 전 커피 두 모금 마신 게 탈이 나서 새벽 세 시에 일어나고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고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고 결국 잠을 설치고 딸아이 등교 준비를 하고 사과를 아삭아삭 베어물면서 오늘 뭘 할 지를 생각. 계속 다니엘 슈틸 책을 두 시간 정도 읽을 계획. 단어를 모르는 게 많아서 제대로 단어 정리를 하고싶다는 마음. 한겨울에 입던 패딩을 꺼내서 입히려고 보니 얼마나 자랐는지 낑겨서 결국 내 패딩 입혀서 등교시켰다. 소매가 좀 길어서 그렇지 몸통은 얼추 맞아서 엄마가 5키로 다이어트하고 네가 5센치 더 크면 우리 얼추 옷 같이 입을 수 있겠다 싶어서 쿡쿡 웃었다. 날이 차가워지면서 볼에 살짝 얹힌 기미를 제거하려고 했는데 내가 여기 살짝 낀 엄마 기미와 주근깨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빼지마 라고 해서 진짜 기미 제거하지 말아야 하나 하고 진심으로 갈등했다. 다니엘 슈틸을 읽으면서 알게 된 건데 휘둘리고 싶지 않다. 휘둘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가볍고 낡아서 더 무게감이 없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밤에는. 더 가볍고 더 낡게 만들어 그 어느 곳에도 담기게 하지 마옵소서 하고 내 마음에 깃드려는 악한 것들을 물리쳤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친한 이웃분들이 댓글을 남기셨는데 그 중 센스짱, 더 가볍고 더 낡게_ 이건 기미를 빼지 않겠다는 뜻이고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뜻인가요? 빵 터졌다. 커피 마시다가 진짜 뿜을뻔. 


다니엘 슈틸을 읽다보니 좀 많이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에 아 이건 정말 아니다 싶지만 아침밥을 먹으면서 나뭇가지 하나 뿐질러서 내 마법 지팡이 좀 만들어주면 어때 엄마 아 마법사 되고싶어 환장하겠다 하는 딸아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삼 책의 힘을 절감하게 된다. 세상과 나날들의 중심축이 되어주는 건 오롯이 해리 포터다. 만 10세 여자아이의 머릿속에는 오롯이 해리 포터만이. 반에서도 학원에서도 해리 포터를 읽은 아이들의 그룹과 아직 읽지 않은 그룹으로 나뉘어 읽은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해리 포터 안의 용어들을 갖고 대화를 이어간다고. 알리스 머튼의 노 룻츠를 계속 들으면서 산책을 하는데 옛날 열망들이 오롯이 되살아나는 게 느껴졌다. 다니엘 슈틸을 읽으면서 이 통속적이고 아줌마용 소설이라는 핑크빛 책을 소중하게 품에 안고 다니는 동안 어린 시절에 열망하던 것들을 아직까지 몸 속 세포들이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좀 충격을 받았다. 결국 나는 이런 인간이 되고싶었던 거고 이런 인생을 꿈꾸었던 것이며 이런 풍경들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는 거 아닌가. 아 그랬던 거였구나 그랬던 거였어. 더 낡고 더 가벼이 만들어 그 어느 곳에도 담기게 하지 마소서. 그렇게 제발 플리즈 뽀르 파보르, 씰부뿔레, 빗뜨빗뜨. 


해리 포터 대체 언제 읽을겨? 대화가 안 통하잖아~ 오늘 아침 등교하면서 물어보길래 다니엘 슈틸 언니 책 다 읽고 바로 라고 약속을 해버렸다. 조앤 케이 롤링 작가님은 완전한 천재야, 세상에 이런 천재가 있을 수 있을까. 오, 사랑해요 작가님_ 하고 책을 읽다가 막 하늘을 보고 울부짖는 딸아이를 보면서 아 드디어 크는구나 새삼 느낀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9-11-20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하나만 놓고 보자면 저는 해리 포터에 노관심이라 읽지도 않고 보지도 않았는데 말이지요, 조카가 좋아하네요. 그래서 저도 처음부터 찬찬히 해리포터를 읽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모의 삶이 쉽지 않아요...

수연 2019-11-21 09:56   좋아요 0 | URL
저도 해리 포터 읽을 생각 전혀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해서 슬쩍 건드려보려고 해요. 겨울을 해리 포터와 함께 보내게 생겼어요. 이모의 삶도 화이팅.

단발머리 2019-11-20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 넘게 아이가 해리포터 이야기만 하는데도 같이 읽지를 못 했어요. 후회가 좀 되요.
제가 장담합니다.
1년 이상 해리포터 이야기만 해요.
두 분은 꼭 성공하시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수연 2019-11-21 09:56   좋아요 0 | URL
1권 읽어보고 읽히면 읽고 안 읽히면 패스하는 걸로 ^^ 근데 1년 이상 주구장창 이야기 들으려면 억지로라도 읽어야 하나 하고 갈등도 살짝 해봅니다 ^^;;

cyrus 2019-11-20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타지를 좋아하지 않아서 해리 포터 시리즈를 안 읽어봤어요... ^^;;

수연 2019-11-21 09:57   좋아요 0 | URL
나도 판타지 안 좋아한다고 여겼는데 어쩌면 엄청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싶었어. 사이러스 삼촌도 기회 되면 읽어보세요 ^^
 





















다니엘 슈틸(이라고 읽으면 안됩니다 대니얼 스틸이라고 읽어야 옳은듯)의 소설을 어젯밤 제대로 펼쳤다. 약 다섯 페이지 읽고 11월을 맞이하고 문득 정신을 차리고 친구와 다음 약속 날짜를 정하려고 보니 11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나는 이런 식으로 시간이 흐르는 것에 그다지 개의치 않는 편에 속하는데 너무 속이 상해서 이렇게 정신을 차리지 못한 까닭이 무엇인가 하고 어젯밤 곰곰 헤아려봤다. 딸아이가 해리 포터를 읽는 두 시간 동안 나도 집중해서 다니엘 슈틸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겨우 챕터 8장까지 읽고 패리스는 어떤 인생을 살아가게 될까 하고 기다리던 와중에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새벽 6시에 일어나 약 한 시간 동안 더 읽었다. 계속 사랑만을 외치던 패리스가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아 나는 그가 정말 열나 싫어_ 라고 말할 때 아 이제야 이 여자가 정신을 차리는구나 싶어 가독성이 붙겠다 하는 순간 메모를 하기 위해서 멈춤.

11월에 넷플릭스를 하나도 시청하지 않았다. 결국 12월에는 넷플릭스 결제를 하지 않기로 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점에 도달했다. 나는 지독히도 내 시간을 훼방놓는 것들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정말 오랜만에 깨달았다. 관심과 사랑이 만일 집착으로 느껴진다면 그건 내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실로 집착일 수도 있다고 여기니까 좀 무섭기도 하고. 지금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내가 시간을 쏟고싶은 일, 내 공간을 함께 나눠주어도 전혀 거리낌이 없는 이들과만 만나고싶다. 그건 한편으로 독이 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을 생략한 채 무언가를 도모한다는 건 쉽지 않다. 조금 더 활동하고 싶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그저 즐기기 위함이 아니라. 도전해보고 실패해도 늦지 않아. 어젯밤에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사십대 초반의 노숙자를 보았다. 항상 나이든 노숙자들만 보았는데 주름살이 이제 막 자리한 팽팽한 얼굴을 보고 이제 겨우 사십이 되었을까말까 그렇게 보이는데 왜 저 나이에 노숙의 길을 택했을까 싶어 절망스러웠다. 노숙자의 표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샐러리맨 같은 표정이기도 했고. 재수를 할 무렵에 자존감이 바닥을 쳤을 때 아 혹시 인생이 나를 미친듯 할퀴고 지나가면 나도 노숙자가 될 수 있는 거잖아 하는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 때가 있었다. 종로 한복판에서 노숙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 생각이 퍼뜩 났다.

어제는 누군가의 죽음 소식을 들었다. 나는 가지 않지만 준비를 도와주면서 드는 생각, 탄생과 죽음 정확히 그 한복판. 오늘 계획은 다니엘 슈틸 챕터 18장까지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들 옮겨 적기. 11장 구절 읽는데 작년에 스페인에 가려고 준비하던 생각이 떠올랐다. 날이 확 추워졌다. 정말 이렇게 추울 때 길거리 한복판에서 집이 없는 자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걸까.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들의 보금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을 까닭들을 헤아려본다.

영어공부를 위해서 펼쳐든 소설책인데 의외로 건질 것들이 짭짤할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수와 만나 외국어 공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꽤 재미가 쏠쏠했다. 스피킹 실력은 비루하지만 그래도 리스닝 실력은 조금 낫고 철수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에서는 더 쉽고 더 천천히 말을 해주었기에. 철수가 제일 궁금해한 점은 어째서 영어와 스페인어와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동시에 공부를 하는지 그걸 이해할 수 없노라 했다. 음 그냥 재밌으니까 라고 했더니 본인과 본인의 형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철수가 말할 줄 아는 언어는 러시아어와 스페인어, 스웨덴어, 영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다. 원어로 읽고자 독일어를 공부한 적이 있지만 독일어를 공부하기에 이번 인생은 너무 짧다는 유명한 문장을 말하면서 3개월 만에 포기를 했다는 이야기도. 러시아어를 얼추 말할 무렵 칠레로 갔고 칠레로 가서 스페인어를 얼추 말할 수 있을 무렵 스웨덴으로 이민을 갔다고 한다. 그 기간이 대략 3년 터울. 러시아어로 입을 뗐고 엄마의 모국어가 러시아어이기 때문에 러시아어를 줄곧 사용하지만 엄마와 아빠와 형 이렇게 넷이서만 모였을 때 러시아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러시아어를 거의 사용할 일은 없다. 엄마와 전화통화를 할 때만_ 그때가 거의 유일한 거 같다고 이야기. 스페인어는 아빠의 모국어이기 때문에 습득했고 칠레를 비롯 중남미 국가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기에 스페인어로 자유롭게, 스웨덴어는 일곱 살 이후 이민을 가서 배웠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철수의 형은 스페인어와 러시아어와 스웨덴어를 동시에 습득해서 한 문장을 말할 때도 이 세 나라의 말을 동시에 사용한다고. 말을 하다보니 너에게서도 우리 형의 모습이 보인다고. 너 영어 단어 기억 안 나면 스페인어로 말하잖아. 라며. 그렇지. 그런 식으로 공부하다가는 영어와 스페인어와 프랑스어와 독일어가 한 문장 안에 전부 나타날 수 있다고. 그럼 그것도 나름 재미있잖아. 하지만 너는 지금 그저 즐기기 위해서 외국어를 공부하려는 게 아니잖아. 거기에 포인트를 둬야 해. 영어와 스페인어, 영어와 독어, 영어와 불어, 이런 식으로 두 가지만 선택해서 공부를 하도록 해. 두 가지는 괜찮아 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야. 그저 재미만을 위해서는 무관하지만 그 나라 사람을 만났을 때 그 나라 언어로 소통을 하려면 그렇게 공부해서는 안돼. 스스로를 과신하지마.

그럼 영어와 독일어로 축소. 했더니 헤이 이봐, 그것도 좋지만 지금 스페인어와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스피킹을 할 수 있는데 굳이 영어와 독일어라고 해야 해? 가능하면 스페인어와 영어로 축소하면 좋겠다, 그리고 귀를 트는 게 가장 중요해. 우리 학교 교장은 한국에서 이 학교를 운영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한국어를 거의 사용해본 적이 없대. 그래서 딱 말할 수 있는 한국어 문장이 세 가지야.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고맙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나는 농담을 하나 했지, 그리고 동료들과도 이야기를 해봤어. 한국에 온지 7년이 되었는데 그 친구는 아직도 안녕하세요 와 안녕히 가세요 를 구분하지 못해. 영어만 써도 이 나라에서 부족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이야기하더군. 물론 그 친구의 한국인 친구들과도 영어로 소통을 하니 그렇지만 나는 솔직히 이해를 못하겠어.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동안 일상 회화는 당연히 한국어로 이야기해야하는 거 아냐. 그래서 어떻게 한국어 공부를 할 계획인데? 물어보니 동료들은 연세대어학당 가라고 하는데 교장이 비추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일단은 학교 가서 등록할 일은 없을듯. 독학하겠다는 이야기? 응, 출퇴근하면서 운동하면서 계속 한국어 노래 듣고 있는데 리스닝이 얼추 되면 그 이후로 독학하는 건 가뿐해. 너도 일단 나처럼 미친듯 듣기를 해야할 거 같아. 자신감이 부족하고 문장을 만드는 일에 더뎌서 그렇지 영어면 영어, 스페인어면 스페인어 하나만 정해서 공부하면 금방 실력이 늘거야. 틀려도 일단 내뱉어봐 그리고 미친듯 들어. 어버어버어버버버 하면서 생각이 안 나면 구글번역기를 돌리려고 할 때 휴대폰을 낚아채면서 우리는 충분히 구글번역기와 파파고의 도움을 받았어, 만나서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파파고랑 구글번역기 쓰지 말자. 이건 너와 나의 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도와줄 테니까 문장을 만들어봐. 장기간 프로젝트로 생각해. 너도 언어 감각이 있는 사람이니까 내가 말하는 것처럼 공부를 하면 10년 후에는 네가 원하는 그런 스킬을 가질 수 있을거야. 우리 학교에 들어와서 한 학기만 일하면 금방 영어 잘할 수 있을 텐데_ 철수는 말했으나 내가 가진 스펙으로 그 학교에 들어가려면 주방 아줌마 정도 아닐까. 심리치료사로 오랫동안 일했던 철수는 그리고 내 약점을 금방 간파하고 말했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지금 안됐어, 너는. 어떤 직업을 갖고싶은지 그걸 확실히 해야 학교에 들어가는 것, 어떤 언어를 공부할지 동기부여가 더 확실해질거야, 정답은 너만이 알고 있어, 네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그에 따라 동기가 달라질 거야.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 확신을 가지지 못해서 자주 비틀거려. 불행이 펀치를 가하면 보통 인간들은 모두 다 뻗어버리지. 그게 정상이야. 하지만 가만히 바닥에 누워서 뒹굴면 그 이후 인생은 어떻게 할 거야? 그렇게 그냥 인생을 낭비할 거야? 아니잖아. 불행은 모든 인간에게 펀치를 가해. 펀치를 맞고 계속 바닥에 뻗어있을지 아니면 욕을 하면서 벌떡 일어나 다시 링 위에 설 준비를 할지 그건 각자가 결정할 일이야. 내가 하는 말 이해하고 있지? 동기가 확실히 있으면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인간이 어느 정도 노력할 수 있는지 아직 그걸 모르는 거 같아. 그저 단순히 즐기기 위해서 네가 가진 재능을 낭비하지마. 그건 너 자신에게도 세상에게도 이롭지 않아, 수연. 철수를 만나고 한국어 공부 한 시간, 영어 두 시간 공부하고 돌아오는 길 생각할 거리가 엄청났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지 않아, 네가 어떤 인생을 살고싶은지 정해.

Je veux vivre libremen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