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는 독학하기에 가장 쉬운 외국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스페인어 독학 일기를 쓰기로 합니다. 좋은 선생님과 좋은 교재가 있다면 독학에 최상, 저는 프랑스어 중급과 영어 초급, 이탈리아어 초급 수준의 외국어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프랑스어 중급 진짜 맞아? 영어와 이탈리아어도 초급 맞아? 라고 하신다면 급수축_ 아 맞다, 일본어도 공부해보겠노라고 경기도 구리 살던 시절 민이 유치원에 보내고 주민센터 일본어 초급 강좌를 들었습니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는 어찌어찌 외웠고 4개월 동안 다니며 중급반에 막 들어설 무렵 시들해져서 그만둔 경험이 있네요. 한자라는 암초를 만나 아 괴로워 고통을 느끼면서 관뒀습니다. 그때 계속 할 걸 그랬나봐_ 하는 후회는 이번 오키나와 여행때 잠시 느낄뻔 했지만 지금은 일본어는 새까맣게 머리속에서 사라진 상태입니다. 외국어라는 게 쓰지 않으면 이렇게 망각의 늪으로 급속히 빠져드는 것이라는 사실이야 뭐 말하나마나. 그래도 그렇게 근자감을 지닌 상태로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스페인어를 해보겠다고 입맛을 다실 때 남편과 연애를 막 시작했고_ 연애 시작과 더불어 결혼 준비도 해야했던지라 스페인어는 저 멀리 날아가버렸습니다. 그때가 바야흐로 2007년 겨울. 시간은 흐르고 흘러 2017년이 되었고 저는 다시 한 번 스페인어에 대한 꿈을 품어봅니다. 

2007년에 사두었던 스페인어문법 책은 새하얀 상태, 정리는 잘 되어 있으나 너무 지루하고 빡빡하여 좋은 교재가 없을까 둘러보던 차 우연인지 운명인지는 모르겠으나 실비아의 스페인어 멘토링 입문편을 교보문고에서 집어듭니다. 펠리* 스페인어학원도 3개월 다녔습니다. 좋은 교재와 깔끔한 강의, 멋진 선생님들과 깨끗한 강의실 모두 좋았지만 너무 정형화되어있고 단기간 동안 접할 수 있는 문법을 너무 늘여서 강의한다는 느낌에 거부감이 살짝 들 무렵 개인적인 사정으로 4개월째 등록을 하지 못합니다. 만일 스페인어 능력시험을 보게 된다면 펠리*에 돌아갈 수도 있으니 까는 건 여기까지 적당히. 실비아의 스페인어 멘토링을 더불어 공부해서 더 정리가 잘 되는 느낌이었어요. 호랑이가 담배 태우던 옛날 옛날에 프랑스어를 처음 공부했을 때 경험을 되돌아보면 알리앙스를 6개월 동안 다녔던 것보다 이화여대 강의실에서 매주 주말 모여 프랑스어스터디를 했을 때 더 크나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능동적으로 공부를 하느냐 수동적으로 따르느냐 여기에서 얼마나 큰 차이점이 발생하는지 그때 알았습니다. 알리앙스에도 좋은 선생님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외국어를 공부할 때 더 행복해집니다. 자, 그래서 저는 스페인어라는 언어에 다시 한 번 빠져들어봅니다. 2개월째 접어들기 전 스페인어 스터디는 잠시 방학을 갖고_ 다음 주부터 좋은 사람들과 함께 다시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합니다. 다시 시작_ 이건 무슨 일에서나 어떤 인간관계에서나 중요한듯. 엉뚱한 길로 빠져들기 전에 다시_ 

실비아 선생님의 초대를 받아 8월 오프모임에 나갈 준비를 하다가 그렇다면 스페인어 독학일기를 써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_ 싶어서 오늘부터 차곡차곡 최소 100일 최대 1000일 동안 써보겠습니다. 스페인어 공부를 하면서 힘든 점, 기쁜 점, 어떤 교재로 공부를 하는지 등등. 현재 실비아의 스페인어 멘토링 초급편을 거의 끝낸 상태입니다. 팟캐스트는 입문편부터 꾸준하게 들었고 반복해서 2회씩 들은 경우는 아직 없습니다. 스페인어 독학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입문편부터 다시 들으려고 합니다. 일단 오늘은 아베쎄데리오부터. 교재 사진은 내일부터.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이들과 좋은 교류의 장이 된다면 좋겠어요. 도움을 주시는 것도 도움을 드리는 것도 모두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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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7-06-18 0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나 님의 블로그에 올 때마다 항상 궁금했던 게 ‘야냐‘의 ‘뜻‘이었는데, 어느 책에선가 우연히 ‘야나‘가 ‘달‘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이름이라는 걸 알고 얼마나 반갑던지요. 그런데 그 책 속 구절을 그만 깜빡 잊고 있다가 오늘에야 우연히 다시 찾았네요. 달을 좋아하시는 야나 님께서도 혹시 이 책을 읽으셨는지 괜히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그 대목을 살짝 덧붙여 봅니다.
* * *
마르켈루스 팔링게니우스는 자신이 신성한 혼령들과 교류한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는 달에서 내려와 이 세상에서 살면서 자연과 인간의 삶을 엿보는 악령조직의 존재를 확신했으며, 자신이 직접 그들과 나눈 교분을 얘기해 주었다. 이 책의 목적상 당시의 혼령 신앙에 대한 체계적인 기술은 어렵기 때문에 팔링게니우스의 보고만을 하나의 사례로 들어보겠다.
(중략)
오, 어리석은 자여. 당신은 정말 이 세상에 현자가 있다고 믿습니까? 지혜는 지고한 존재들(Divi)에게만 있는 것입니다. 비록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어도 우리 세 명이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 내 이름은 사라칠이고 여기 있는 이들은 사티엘과 야나입니다. 우리가 사는 곳은 달입니다. 그곳에서는 수많은 무리의 중간자들이 살면서 땅과 바다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팔링게니우스는 속으로 전율을 느끼면서 그들에게 로마에서 무엇을 하려느냐고 물었다. …… (625-626쪽)

- 야콥 부르크하르트,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수연 2017-06-18 15:26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 책도 그 구절들도 처음입니다. oren님이 알려주셨으니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장바구니 목록에 살짝 끼워넣었습니다. 야나는 라틴어로 달의 여신_이라고 어디에선가 얼핏 읽었어요. 체코인 단골님이 계시는데 그 분 말씀이 God‘s gracious gift 라는 의미가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그냥 달이 좋아서 닉네임으로 즐겨 쓰는건데 말씀을 듣고보니 좀 쑥스러워졌어요. ^^;;

oren 2017-06-18 23:47   좋아요 1 | URL
저도 인터넷으로 라틴어 사전은 찾아 봤답니다^^ 그런데 ‘야나‘가 달에 얽힌 이야기의 ‘인물‘로도 존재한다는 건 책을 읽다가 처음 발견해서 깜짝 놀랬더랬지요.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체코인 단골님이 계시다면 혹시 그분도 드보르작의 <루살카>에 나오는 <달에게 부치는 노래>를 좋아하시는 그게 또 궁금해지네요. 2년 전에 프라하에 갔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게 드보르작이나 스메타나의 음악을 단 한 번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거였어요.(술집에서 아코디언으로 <블타바> 들은 거 밖에...) 일부러 프라하 국립 오페라 극장에도 찾아갔는데 그냥 건물 안까지 ‘관광‘만 하고 왔고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