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오늘 생의 탐닉 시간은 7분, 황홀했노라고 고백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우리팀 모조리 죽고 나만 남았는데 7분 동안 미친듯 땀을 흘리며 제한된 공간 안에서 도망쳐다니는데 상대팀에서 아무도 나를 못 맞추는거야, 다 잔뜩 열이 받아서 미친듯이 속사포처럼 공을 날리는데 난 그 공이 오는 게 다 보이더라구 엄마. 그래서 미친듯 도망쳐다녔지. 그리고 결국 7분 후 죽었어. 그런데 체육 선생님이 이야, 대단하다, 너. 7분 동안 너 혼자 완전히 날아다녔다. 하고 칭찬해주셨거든. 온몸이 완전히 땀범벅이 되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서 날아갈 거 같았어. 비록 죽었지만 말야. 원래 인간은 언젠가 한번은 죽잖아. 그런데 이렇게 죽는다면 이렇게 미친듯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 것만 같은 순간을 맞이하고 죽는다면 말이야, 엄마, 죽어도 기분이 좋을 거 같아, 라고 미친듯 속사포처럼 열에 들떠 이야기를 했다. 


 쏟아지는 탐닉들이로구나, 딸아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홀로 생각했다. 7분 동안 날아다녔을 딸아이 모습을 그리면서. 


 오늘은 페이지 거의 읽지 못했으나 칸트까지 읽고 칸트 어디에 그렇게 매력 포인트가 있었더라 찾아봐야지 싶었다. 이지언의 도나 해러웨이와 조지프 슈나이더의 도나 해러웨이를 얼추 정리하고난 후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을 펼친다. 읽는 동안 무수히 탐닉의 순간들이 쏟아지기만을. 하여 오늘 너의 생의 탐닉 포인트는 언제였던가 묻는다면 여행 후 기념으로 밥 산다고 엄마가 해서 진이네 동네까지 가서 쭈꾸미를 어마무시하게 먹고난 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흡입하는 동안 제부의 옛날 애인 이야기 하다가 진이가 진실된 한 순간을 코믹화시켜 한 말에 엄마와 제부와 진이와 내가 동시에 미친듯 웃었을 때다. 나는 언젠가 꼭 이 순간에 대해서 소설로 쓰고 말겠어. 그건 나를 완전히 두 갈래 괴물로 만드는 순간이었거든. 한 존재가 허리까지 분해되어, 너덜거리면서 동시에 본질을 캐치하게 되는 그 순간 말야. 나는 괴물이구나 싶은. 종알거리면서 말하니 동생과 제부와 엄마는 미친듯 웃었다. 이때 넷 모두 미친듯 웃을때 그들은 아이스모카를 쭉쭉, 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쭉쭉 마시면서 온전하게 생의 비밀을 공유해도 싸바싸바했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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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2-05-20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분간 날아다녔을 따님을, 그 때 느꼈을 기분을 불가능한 제 몸뚱이로 상상만 해 봅니다. 부러워요. ^^;;

vita 2022-05-20 20:30   좋아요 1 | URL
제 몸뚱아리로도 가능하지 않아요 달밤님 근데 중학생때 저도 피구 공은 잘 피했어요 크크크 그래서 아이가 느꼈을 그 감정이 뭔지 알 거 같아요. 오늘은 너무 많이 놀아서 책을 하나도 읽지 않아서 죄책감이 조금 느껴지지만 그래도 맛난 거 먹고 좀 더 놀아야겠어요. 오늘은 불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