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보다는 연결되어있음. 돈도 중요하지만 가장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고 인생길에서 가장 지혜로운 정원사로 꼽힌 조이의 예를 들어보자면 돈은 행복의 조건에서 그다지 많은 잠재성을 지니지 못한다. 소박하나마 자신의 나날들에 만족하고 살아가면서 오늘이 어제보다 더 행복했고 내일이 오늘보다 더 행복하리라는 기대감은 여든이 훌쩍 넘은 이들에게 중요하다. 가급적 많은 친구들을 사귀기, 그들과 교류하기, 일정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취미 생활을 갖기, 같이 살아가는 가족, 아무래도 노년이다보니 홀로 노년 생활을 하는 이들도 있다. 독립적이지만 언제든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이들(자녀건 친지건 친구건 동료건)과 가까이 지내고 나이들었다고 해서 새로운 친구들(젊은 친구들,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는 일에 마음을 닫는 어리석은 일 같은 건 하지 않기. 질병은 노년에 필수일지 모르지만 그 질병으로 인해서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는 마음가짐과 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그 병에 연연해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해나간다면, 고통의 잣대가 어디에 존재하는가에 따라서 인생의 스펙트럼이 달라진다. 뛰어난 두뇌를 가졌다고 해서 항상 돈을 많이 벌고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건 아니다. 자신의 특별한 지능으로 인해 사람들과 덤덤하게 지낼 수 없었노라고 이건 하늘이 주신 축복보다는 거의 저주에 가깝다는 이의 말과 프로이트와 셰익스피어를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낄 줄 아는 뛰어난 지능을 하늘이 주신 건 내가 지닌 수많은 축복들 중 하나라고 말한 이. 알코홀릭 구절들에서는 일면 동의를 하기도 고개를 내젓기도 했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건 부모 모두 알코홀릭인 경우 자녀가 불행할 수 있는 퍼센트가 확 상승했다는 점, 엄마나 아빠 둘 중의 하나가 알코홀릭인 경우와 부모 모두 알코홀릭인 경우 자녀의 불행지수. 알코홀릭과 우울증의 상관관계, 알코홀릭이여서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 우울증에 걸려서 알코홀릭이 되는 경우. 대개는 술을 과하게 마시다 보면 우울증이 자연스럽게 발병한다는 점. 지금 당장 떠오르는 인물은 역시 아이리스 조이. 수첩에 적어놓았다. 아이리스 조이. 불행한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가까이 지내는 이들이 거의 없었고 고양이 한 마리를 인간처럼 취급하며 애정을 보인다는 점. 이건 좀 억지 같기도 한데 하고 버럭 한 건 고양이 사랑이 지극해서인 걸로. 그러다가 문득 얼마 전에 일곱살 조카 연수가 이모, 이모는 마리를 엄청 사랑하잖아요. 마리랑 연수 중에 누가 더 좋아요? 물었을 때 당연히 연수지! 하고 대답, 그런데 이모가 실은 둘 다 사랑하는데 하니까 동생이 어디 감히 고양이와 내 새끼를 비교하는 것이냐! 하고 버럭. 인간이 주는 다정함과 고양이가 안겨주는 애정을 감히 비교할 생각은 없지만 고양이 애정도 무시할 바는 아닌데 이 책에서는 불행한 이들에게는 아무도 없었고 고양이만이 곁을 지켜주고 있었다...... 이런 식의 풍경이라서....... 연수는 워낙 다정이 병인양 사랑을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아이인지라 일단 얼굴만 봤다 하면 이모! 하고 포르르르 날아와서 덥썩 안기며 보고싶었어요! 한다.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는 이모는 사랑, 우주 사랑, 연수 사랑, 이모는 연수 사랑, 이라고 휘리리릭 써서 아무도 안 보는 사이 내 에코백 안에 쪽지를 몰래 넣어놓는 아이. 인간의 사랑이란 심장을 부글부글 끓게 만들어 저절로 입술 꼬리를 치솟게 만드는 것. 으흠. 이 책을 시작으로 다른 행복론에 대한 호기심이 서서히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이제 당분간 보부아르 읽기 모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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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북사랑 2021-10-16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머그에 묻은 자연스러운 커피, 미니어처 정원, 그리고 읽고 쓰기를 사랑하시는 vita님! 포스팅 제목과 사진이 너무나 하모니~~~~

vita 2021-10-17 22:31   좋아요 0 | URL
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1-10-17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나도 내 가방 속에 ‘이모♡해요‘같은 쪽지 팝업되어 올라왔으면~~^^
동생분 버럭하실만 하겠어요.아무리 미운 일곱 살이래도 지금이 가장 고양이만큼 사랑스러울 나이 아니겠어요???ㅋㅋㅋㅋ
즐거움을 느낄 줄 아는 뛰어난 지능을 하늘이 주신 수많은 축복 중 하나.
내맘 속에 밑줄 긋고 갑니다^^

vita 2021-10-17 22:32   좋아요 1 | URL
둘 다 모두 사랑스러워요 ㅋㅋ 뛰어난 지능을 주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독서하며 얻는 즐거움은 있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