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엄마랑 헤어지면 살 수 있어? 마리? 하고 책을 읽다가 물어보니 냥_이라고 대답을 하긴 하는데 아니 절대 못 살아!로 내 맘대로 해석. 늙고 병들어도 엄마가 끝까지 잘 보살펴줄게 우리는 평생 끝까지 가는거야! 하고 마리에게 이야기하고 나 멍뭉이 키우고 싶어! 멍뭉이 입양하자! 소리치니까 민이는 난 좋아! 자기 방에서 대답하고 남편은 지금은 안돼, 힘들어. 아 나 멍뭉이 키우고 싶어! 어마무시한 멍뭉이! 다시 소리지르니까 옆에 있던 마리가 또 냥! 곰곰 그 대답을 유추하다가 너도 처음에는 까칠하게 굴다가 순둥이랑 잘 지낼 수 있을거야. 그러니까 너도 찬성하는 걸로 엄마 마음대로 정한다. 일단 팍스를 다 읽어보고 책 3권을 꼽아보도록 하자. 어제 엎드려서 계속 책 읽어서 그런가 허리가 갑자기 뻐근하다. 어제 온종일 집에만 있어서 그런가, 아 허리 아픈 거 너무 싫은데.

팍스는 소년과 여우의 이야기다. 아직은 조금 더 읽어봐야 책 내용 이야기를 할 수 있을듯. 전쟁이 나서 아빠가 참전해야 하는 상황이고 할아버지에게 소년을 잠깐 키워달라 하면서 여우는 못 키운다 이제 야생으로 돌아가게 하자 하고 숲에 여우 팍스를 두고 떠나는데 피터와 팍스는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아갈까. 소설 초반부인데 여성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엄마는 교통사고로 죽고 할머니도 죽은 걸로. 잠깐이지만 딸아이와 유치원 같이 다니던 소년이 떠올랐다. 아이가 세 살일 때 엄마는 암으로 죽고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딸아이 첫 남친인지라 유치원 행사가 있으면 아버님과 인사도 하고 몇 마디 이야기도 나누었다. 남자 혼자 아이 키우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생각했다. 어느 날 모임이 있어서 딸아이가 유치원에 늦게까지 있었다. 남편도 회사일로 야근중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나는 오랜만에 모임에 참석하고 싶어 딸아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유치원에 오늘은 늦게까지 있어야 해 미안! 허둥지둥 중간에 나와서 밤 아홉시 가까이 유치원에 당도했다. 창문으로 슬쩍 보니 딸아이와 소년 둘이서 선생님과 무슨 놀이인가를 하고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딸아이가 울먹거렸다. 미안미안 아가 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을 소년이 잠자코 지켜보고 있었다.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소년 아빠 등장. 다행이다 싶었다. 서로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각자의 아파트로 향했다. 엄마 내가 오늘 철이(철이는 아니지만 철이로)랑 이야기를 진짜 많이 나누었거든. 오, 좋았겠네. 응, 철이는 할아버지, 할머니랑 사는 것보다 아빠랑 둘이서 사는 게 좋대. 아마도 남자 혼자 아이 키우는 게 쉽지 않을 텐데. 라는 말을 떠올렸던듯.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다 계시대,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도 다 계시고. 그래서 모두 다 철이 키워주시겠다고 했대. 오 근데? 그런데 철이는 아빠랑 둘이 사는 게 좋다고 그랬대. 철이 아빠도 철이랑 둘이 사는 게 행복하다고 그랬고. 그래서 할머니랑 외할머니랑 자주 오신대. 가끔 너무 심심할 때도 있는데 그래도 아빠랑 둘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거래. 응 멋지다. 피터 이야기 하다 말고 뜬금포로 철이로 나아가버리고 말았다. 어쨌거나 피터가 팍스를 되찾으러 길을 떠나는데 다리를 다치는 장면까지 읽었다. 서서히 몰입이 될 즈음에 컷하고 어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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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9-15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여성이 등장할겁니다. 훗. (먼저 읽은 자의 가벼운 스포!)

유부만두 2021-09-15 10:21   좋아요 0 | URL
훗, 난 5년 전에 읽었다지요. (자랑하기엔 가물가물한 기억;;;;)

vita 2021-09-15 10:23   좋아요 0 | URL
번역본 샀어요 어려워서 (수줍)

vita 2021-09-15 10:24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 / 언니도 읽으셨네요? 제가 꽁찌 ㅋㅋ

다락방 2021-09-15 10:27   좋아요 0 | URL
저는 번역본이랑 원서 다 샀는데 번역본만 읽었어요. 원서는 꺼내보지도 않음요 ㅋㅋ 걍 팔아버려야지 ㅋㅋㅋ

vita 2021-09-15 10:33   좋아요 0 | URL
아니 왜 팔아요 ㅋㅋㅋ 나중에 읽어요

붕붕툐툐 2021-09-15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타님 댁에 멍뭉이 들어오는 거 찬성이욤~😊

vita 2021-09-16 08:32   좋아요 0 | URL
멍뭉이 입양하면 멍뭉이 이야기 매일 할게요 툐툐님 하지만 지금의 현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