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약속 모두 취소했다. 아마도 8월도 9월도 나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현재 마음은 그러하다. 올해 내내 어디를 차마 갈 생각을 못하겠다. 혹독하게 며칠 동안 마음앓이했다. 핀란드로 떠나는 언니도 만나지 못했다. 언니는 오늘 무사히 도착했다고 한다. 마흔일곱 나이에 다시 공부 시작하는 언니의 앞길을 무조건 응원한다. 언니 인생은 이제 시작이야. 그대가 건강한 모습으로 공부하고 공부할 수 있기를 지칠 때마다 응원하도록 할게. 톡했다. 여름 바람이 불 때 이 미풍을 내 살갗이 느껴준다는 사실이 왜 오늘따라 생생하게 느껴지는지 알 까닭 없다. 나는 사라질 것이다. 절절할 것도 없이 살갗에 닿는 미풍의 속삭임만으로도 너는 필멸의 존재다 알게 된다. 하교 후 이야기, 스페인으로 이민을 가는 동급생과 짝꿍이 되어 그 어느 때보다 더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한다. 친한 남자 동급생에게는 이 새끼가! 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데 스페인을 가는 **에게는 항상 서로의 이름을 예의있게 부르며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짝꿍이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장난을 치다가 서로 이 바보가! 이 멍충이가! 한다고 종알종알. 거리감이 사라진다는 거네. 응, 그런 거 같아. 거리감이 사라져서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하고 떠보니 아 음 하다가 응, 그런 거 같아. 누군가와 가까워진다는 건 기분이 좋은 일이잖아. 그러고보니 1학년때 걔랑 나랑 같은 반이었을 때 엄청 싸우곤 했는데 어떻게 그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이렇게 친하게 된 걸까. 신기하지 않아? 엄마 종알종알. 열어놓은 창문 틈새로 바람이 쓩 불었다. 바람님이 나 대신 대답해주시네. 서로 마주보고 웃었다. 어딘가 저 멀리 있는 사람이 보내는 바람 같다고 잠깐 생각하다 말았다. 아 단테도 계속 읽는 중. 겨드랑이 사이에서 땀방울이 몽글몽글거린다. 선풍기 바람도 없이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 아래 땀방울. 오늘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읽기. 저녁은 간단하게 김밥 싸서 흡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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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1-07-08 22: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용기있는 언니가 전 부럽네요^^ 짱 멋지심!

vita 2021-07-09 00:40   좋아요 2 | URL
유학 갔는데 이민 생각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일단 성공적인 유학 생활 기원 먼저 하고 있습니다!

미미 2021-07-08 2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읽을 시간 사수하시려고 김밥 흡입하신거 다 알아요ㅋㅋㅋ🙄

vita 2021-07-09 00:41   좋아요 1 | URL
라면만 먹기 허전해서 김밥 만들었는데 ㅋㅋㅋ 저 이제 막 책 열심히 읽지 않아서 ㅋㅋㅋ

붕붕툐툐 2021-07-08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저녁 김밥 먹었어요!! 47살에 훌쩍 떠나다니!! 저도 몇 년 준비해서 훌쩍 떠나고 싶어요!!^^

vita 2021-07-09 00:41   좋아요 2 | URL
음 저는 훌쩍 떠나고 싶다가도 그냥 박혀 있고싶고 왔다갔다 하네요. 툐툐님의 훌쩍 떠남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