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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보이 (리커버 특별판) ㅣ 놀 청소년문학 1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18년 8월
평점 :
읽다보니 나 이거 읽었던 거 같아 하고 살펴보니 몇년 전 리버보이 원서로 읽었다. 그때 영어공부 다시 시작한다고 할 즈음에 금방 다시 손에서 영어를 놓긴 했는데 그때 읽었다. 손에 꼽는 영어원서 읽기. 그때도 감동이었는데 한국어 번역본으로 읽어도 역시. 강을 너무 사랑해서 한없이 헤엄을 쳤던 소년이 잔인한 인생의 발톱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강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다, 죽을 즈음이 되어. 원하던 인생 길을 살아갔다고 말할 수는 없으리라. 어제 본 추억의 마니_에서는 할머니와 손녀 관계도였는데 이번 리버보이에서는 할아버지와 손녀 관계도로. 뜬금포지만 5인 이상 모이지 말라 하기 전에_ 우리 딸들이 딸들을 낳는다면 그러니 손녀딸을 본다면 어마무시하게 귀엽겠지? 사랑스럽겠지? 딸보다 손녀딸이 더 사랑스럽겠지? 여동생이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본인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싶은 마음에 안마의자에 앉아 안마를 받는 엄마에게 물어보았다. 엄마 딸이 더 사랑스러워? 손녀딸이 더 사랑스러워? 손녀딸이 더 사랑스럽지? 대답은 기대했던 것과 달랐다. 손녀딸이 아무리 사랑스러워도 내 딸이 더 사랑스러워. 손녀딸은 건너 건너잖아. 딸은 다이렉트고. 사랑이 다르지. 내 손녀딸이 딸의 딸이라서 더 사랑스러운 것도 있고. 엄마 대답 듣고 여동생도 나도 눈이 똥그래졌다. 아 그래?! 할머니의 최고 귀염둥이는 자기인 줄 아는 민이는 때마침 사촌동생들이랑 미친듯이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기에 이 서운한 말을 듣지 않았다. 헐, 뭐라구요? 할머니, 나보다 엄마를 더 사랑한다구요? 내가 엄마보다 더 예쁜데? 그게 말이 돼요? 이러했을 터이니...... 동시에 예전에 시엄마가 했던 말씀도 떠올랐다. 민이 갓난아이일 때 너무 까칠해서 어마무시하게 울음을 달고 살 때. 딸 고생한다고 우리 손녀딸 미워하면 어떻게 하나. 이렇게 까시럽게 굴면 외할미가 미워할 텐데. 발악에 가깝게 울어대는 민이를 시엄마가 어화둥둥 해주시며 하시던 말씀_ 이때 역시 눈이 똥그래졌다. 에이 엄마, 우리 엄마 그런 사람 아닌데. 했더니 시엄마 왈 넌 니 엄마딸이니까 이렇게 손녀딸이 까시럽게 굴면 우리딸 고생한다고 니 엄마가 얘 미워한다. 그게 사람 마음이다. 바로 다음날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시엄마가 이리이리 말씀하셨어 하하하하 하니 엄마가 그리 말씀하심. 니 엄마 말이 맞다. 너는 내 딸이니까 민이가 너무 까시럽게 굴어서 너 못살게 하면 민이가 밉긴 하지. 내 딸 고생시키는 손녀딸 오냐오냐 예뻐할 수만은 없지, 그게 사람 마음이야. 오. 그때도 신기방기. 시엄마도 엄마도 서로 사둔 이야기 할 때 니 엄마가 니 엄마가 하심. 역시 뜬금포로 끝을 맺자. 리버보이는 가슴을 촉촉하게 해주는 책이다. 강이 끝없이 흐르듯 우리 인생도 우리 꿈도 끝없이 흐른다. 사람과 사람을 거쳐. 보봐르 언니 읽다가 리버보이랑 겹쳐지는 구석들 있어서 이렇게 간단하게나마 남기는 것이 낫겠다 여겨서 기록. 오늘 너무 놀아서 프랑스어 공부 하나도 못했는데 그냥 자야겠다 에잇. 어쩔 수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