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때인지라 일주일 만에 귀가한 애인은 뽀뽀고 뭐고 허그고 뭐고 샤워하고 냅다 나 오늘 열두 시간 잘거야 하고 새벽 세 시 들어왔다. 피부 다 뒤집어져서 인간의 꼴이 아니다. 슬렁슬렁 된장찌개를 끓이도록 하자. 길냥이들도 밥 달라고 창문 앞에서 시위한다. 오늘은 느긋하게 다시 플랜을 짜보기로.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단편이 별로인가. 아니면 내가 일관성이 없는건가 싶어서 갸우뚱거리다가 그냥 덮었다. 엄마가 하셨던 말씀이 소설 속 문장으로 나와서 잠깐 놀랐는데 따지고보면 이건 마흔을 넘어선 어른들은 누구나가 할 수 있는 말이고 누구나가 느끼는 거로구나 하고 심상하게 넘어갔다. 스펙트럼이 드넓어진다는 건 다른 이들의 인생을 포용하는 시선 뿐만 아니라 태도에도 있다는 걸 알듯. 동생들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엄마 뱃속에 존재했다가 이 세상에 미존재로 남은 동생들이 잠깐 떠올랐다. 존재와 형태. 아침부터 쓸데없는 얘기한다고 엄마한테 미친년 소리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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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1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11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0-04-11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굿모닝, 수연님. 책탑 이뻐요. 아몬드랑 사자왕 형제의 모험 나도 ‘가지고 있어요‘.
위의 배수아가 <뱀과 물>의 배수아가 아닌가봐요. 그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수연 2020-04-11 22:02   좋아요 0 | URL
그 배수아가 그 배수아 맞아요 단발머리님 ^^ 근데 언제 읽을지는 장담 못하겠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