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사 스터디를 시작했다. 새해 첫날 가열차게. 공휴일에는 원래 쉬기로 했는데 1월1일이잖아 그러니 그냥 시작하자요 동무들! 하는 마음으로 밀어부쳤다. 어려운 단어 많은데 좀 공포스럽지만 어제 읽은 영어독서관련서에 따르면 그거 모르는 단어 다 찾으면 그냥 영어 포기하게 된다고 해서 진짜 모르겠다 싶은 거 딱 두 개만 찾고 냅다 읽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딸아이랑 따로따로 떨어져 자는 오늘밤 첫 밤. 마음 편할 줄 알았는데 자유부인 노릇을 해볼까 했는데 다 큰 딸아이 보고싶다고 바닥을 긁는다. 아 보고싶어 우리딸, 엄마가 좀 더 잘할게 엉엉. 없어지니 아는 것이다 귀한 것을. 보고싶고 막 만지고싶고 막 구박하고싶고 막 보고싶다. 빈둥지증후군인가 뭔가 그거 오면 아무래도 나 빼싹 말라버릴듯 하다. 가방에 들고 나간 책은 총 3권이었는데 영어도 하고 독일어도 하고 한국어 책도 읽어보려고 어깨 빠질뻔. 도저히 이제는 안되겠다 한 권만 들고 다녀야지. 그 중에 딱 한 권만 읽었다. 심장을 훑는 구절들을 발견하고는 숨이 턱턱 막히는데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미적분 독학해보겠노라고 수학책을 학교 선생님한테 얻어갖고오는 타라의 오빠 타일러에게 잠깐 반했다. 미적분을 독학으로 이게 말이 되나 말이다. 내가 못하니 잘하는 이가 대단해보이는 건 당연한 이치. 아직 본격적으로 이야기는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페이지들이 날개 달린 것마냥 휘리리릭 날아간다. 복숭아 병조림 만드는 서두에서는 아빠 생각, 우리 아빠는 복숭아를 정말 좋아하셨는데 암에 걸리고난 후 집안에는 복숭아 상자들이 쌓여만 갔다. 복숭아 좋아하는 아빠도 나중에는 아 질려 못먹겠어! 소리를 치셨다. 책을 읽으면서도 우리딸 보고싶어 엉엉 눈물을 흘리면서 딸아이 사진 한번 쳐다보고 책 한 페이지 읽고 맥주 한 모금 마시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20-01-01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민이 어디 갔어요? 그런데 자녀들이 잠시 없을 때 자유롭게 지낼 수 있어서 편하지 않아요? ^^;;

수연 2020-01-01 22:25   좋아요 0 | URL
응 시골 갔어~ 근데 태어나서 처음 떨어져서 자는 거라서 기분이 이상해 ㅠㅠ 심장이 뻥 뚫린 느낌이야 ㅎㅎㅎ 사이러스, 새해 복 많이 받아❤️

cyrus 2020-01-01 22:37   좋아요 1 | URL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예요. 두고 보세요. 하고 싶은 거 다하는 누님의 모습을 보게 될 걸요. ㅎㅎㅎㅎ 누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세요.

수연 2020-01-01 23:03   좋아요 0 | URL
방금 전에 네 댓글 읽고 바로 민이 전화 왔어 ㅋㅋㅋ 나한테 오바쟁이라고 ㅋㅋㅋㅋ 나 보고싶다는 핑계로 맥주 마시는 거지?! 라고 ㅋㅋㅋㅋㅋ 응응 빈둥지증후군 따위 앓지 않고 하고싶은 거 다 하는 늙은이가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 같아. 건강하고 또 건강하자. 그래야 에구에구 하고 늙은 몸을 타박하면서 소주 한잔 주고받을 수 있겠지!

희선 2020-01-04 0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첫날부터 공부하셨군요 저는 새해 첫날이니 아무것도 하지 말까 하다가 그날은 그날 다 볼 만한 책 봤어요 다음날에는 책은 거의 못 보고 다른 걸 했어요 따님이 보고 싶어 울다니, 지금은 어떠세요 집에 돌아왔는지... 늘 같이 지내고 사이가 좋아서 그런가 봅니다


희선

수연 2020-01-05 00:23   좋아요 1 | URL
네 희선님 돌아왔어요. 후후 태어나서 처음 떨어져서 자는 날이라서 제가 너무 주책을 떨었어요. 벌써 5일이네요! 시간이 이토록 빠르게 흐르다니!! 따뜻한 주말 보내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