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와 만나 외국어 공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꽤 재미가 쏠쏠했다. 스피킹 실력은 비루하지만 그래도 리스닝 실력은 조금 낫고 철수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에서는 더 쉽고 더 천천히 말을 해주었기에. 철수가 제일 궁금해한 점은 어째서 영어와 스페인어와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동시에 공부를 하는지 그걸 이해할 수 없노라 했다. 음 그냥 재밌으니까 라고 했더니 본인과 본인의 형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철수가 말할 줄 아는 언어는 러시아어와 스페인어, 스웨덴어, 영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다. 원어로 읽고자 독일어를 공부한 적이 있지만 독일어를 공부하기에 이번 인생은 너무 짧다는 유명한 문장을 말하면서 3개월 만에 포기를 했다는 이야기도. 러시아어를 얼추 말할 무렵 칠레로 갔고 칠레로 가서 스페인어를 얼추 말할 수 있을 무렵 스웨덴으로 이민을 갔다고 한다. 그 기간이 대략 3년 터울. 러시아어로 입을 뗐고 엄마의 모국어가 러시아어이기 때문에 러시아어를 줄곧 사용하지만 엄마와 아빠와 형 이렇게 넷이서만 모였을 때 러시아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러시아어를 거의 사용할 일은 없다. 엄마와 전화통화를 할 때만_ 그때가 거의 유일한 거 같다고 이야기. 스페인어는 아빠의 모국어이기 때문에 습득했고 칠레를 비롯 중남미 국가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기에 스페인어로 자유롭게, 스웨덴어는 일곱 살 이후 이민을 가서 배웠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철수의 형은 스페인어와 러시아어와 스웨덴어를 동시에 습득해서 한 문장을 말할 때도 이 세 나라의 말을 동시에 사용한다고. 말을 하다보니 너에게서도 우리 형의 모습이 보인다고. 너 영어 단어 기억 안 나면 스페인어로 말하잖아. 라며. 그렇지. 그런 식으로 공부하다가는 영어와 스페인어와 프랑스어와 독일어가 한 문장 안에 전부 나타날 수 있다고. 그럼 그것도 나름 재미있잖아. 하지만 너는 지금 그저 즐기기 위해서 외국어를 공부하려는 게 아니잖아. 거기에 포인트를 둬야 해. 영어와 스페인어, 영어와 독어, 영어와 불어, 이런 식으로 두 가지만 선택해서 공부를 하도록 해. 두 가지는 괜찮아 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야. 그저 재미만을 위해서는 무관하지만 그 나라 사람을 만났을 때 그 나라 언어로 소통을 하려면 그렇게 공부해서는 안돼. 스스로를 과신하지마.

그럼 영어와 독일어로 축소. 했더니 헤이 이봐, 그것도 좋지만 지금 스페인어와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스피킹을 할 수 있는데 굳이 영어와 독일어라고 해야 해? 가능하면 스페인어와 영어로 축소하면 좋겠다, 그리고 귀를 트는 게 가장 중요해. 우리 학교 교장은 한국에서 이 학교를 운영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한국어를 거의 사용해본 적이 없대. 그래서 딱 말할 수 있는 한국어 문장이 세 가지야.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고맙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나는 농담을 하나 했지, 그리고 동료들과도 이야기를 해봤어. 한국에 온지 7년이 되었는데 그 친구는 아직도 안녕하세요 와 안녕히 가세요 를 구분하지 못해. 영어만 써도 이 나라에서 부족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이야기하더군. 물론 그 친구의 한국인 친구들과도 영어로 소통을 하니 그렇지만 나는 솔직히 이해를 못하겠어.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동안 일상 회화는 당연히 한국어로 이야기해야하는 거 아냐. 그래서 어떻게 한국어 공부를 할 계획인데? 물어보니 동료들은 연세대어학당 가라고 하는데 교장이 비추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일단은 학교 가서 등록할 일은 없을듯. 독학하겠다는 이야기? 응, 출퇴근하면서 운동하면서 계속 한국어 노래 듣고 있는데 리스닝이 얼추 되면 그 이후로 독학하는 건 가뿐해. 너도 일단 나처럼 미친듯 듣기를 해야할 거 같아. 자신감이 부족하고 문장을 만드는 일에 더뎌서 그렇지 영어면 영어, 스페인어면 스페인어 하나만 정해서 공부하면 금방 실력이 늘거야. 틀려도 일단 내뱉어봐 그리고 미친듯 들어. 어버어버어버버버 하면서 생각이 안 나면 구글번역기를 돌리려고 할 때 휴대폰을 낚아채면서 우리는 충분히 구글번역기와 파파고의 도움을 받았어, 만나서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파파고랑 구글번역기 쓰지 말자. 이건 너와 나의 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도와줄 테니까 문장을 만들어봐. 장기간 프로젝트로 생각해. 너도 언어 감각이 있는 사람이니까 내가 말하는 것처럼 공부를 하면 10년 후에는 네가 원하는 그런 스킬을 가질 수 있을거야. 우리 학교에 들어와서 한 학기만 일하면 금방 영어 잘할 수 있을 텐데_ 철수는 말했으나 내가 가진 스펙으로 그 학교에 들어가려면 주방 아줌마 정도 아닐까. 심리치료사로 오랫동안 일했던 철수는 그리고 내 약점을 금방 간파하고 말했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지금 안됐어, 너는. 어떤 직업을 갖고싶은지 그걸 확실히 해야 학교에 들어가는 것, 어떤 언어를 공부할지 동기부여가 더 확실해질거야, 정답은 너만이 알고 있어, 네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그에 따라 동기가 달라질 거야.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 확신을 가지지 못해서 자주 비틀거려. 불행이 펀치를 가하면 보통 인간들은 모두 다 뻗어버리지. 그게 정상이야. 하지만 가만히 바닥에 누워서 뒹굴면 그 이후 인생은 어떻게 할 거야? 그렇게 그냥 인생을 낭비할 거야? 아니잖아. 불행은 모든 인간에게 펀치를 가해. 펀치를 맞고 계속 바닥에 뻗어있을지 아니면 욕을 하면서 벌떡 일어나 다시 링 위에 설 준비를 할지 그건 각자가 결정할 일이야. 내가 하는 말 이해하고 있지? 동기가 확실히 있으면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인간이 어느 정도 노력할 수 있는지 아직 그걸 모르는 거 같아. 그저 단순히 즐기기 위해서 네가 가진 재능을 낭비하지마. 그건 너 자신에게도 세상에게도 이롭지 않아, 수연. 철수를 만나고 한국어 공부 한 시간, 영어 두 시간 공부하고 돌아오는 길 생각할 거리가 엄청났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지 않아, 네가 어떤 인생을 살고싶은지 정해.

Je veux vivre libremen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