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를 모르겠어서 나는 차마 다가서지를 못하겠는데 

책을 읽지 못하는 나날들은 이어지고 읽지 못하는 페이지들은 한가득 쌓이고 쌓여서 

내 겨드랑이와 내 허벅지 사이에서 썩어들어간다. 책도 읽지 못하고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도 보지 못하고 반드시 봐야만 할 필름들도 계속 탑을 이루어나간다.

문득 깨닫게 되고마는데 이 시간들이 언젠가 투명하게 스러져버리고 말 것을 정말 문득 

뜀박질을 다 하고난 후에 헐떡거리면서 알게 되고 설거지를 하다말고 알게 되고 헝가리의 뭔가를 

배워갖고 온 딸은 주구장창 헝가리에 가자 헝가리에 가자 헝가리 가자고 엄마 그러면서 

용돈을 모으고 있다. 비행기값 모은다고. 꿈을 갖게 만드는 그 페이지들을 딸아이가 뒤적거린다.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 이제는 가물가물해. 아직 그런 나이가 아닌데도. 

책일 읽지 못하는 나날들이 이어진다. 초조함도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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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4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1-14 20: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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