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과음을 했다. 덕분에 마음속 말을 나눠서 했다. 샤워를 하다가 면도를 했고 덕분에 다리 살갗 한쪽이 떨어져나갈뻔. 술에 잔뜩 취해서 면도를 하면 큰일 납니다. 하고 깨달았다.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게 말은 쉬운데 그걸 인생에 적용해서 살아가려면 참 쉽지 않은 거 같다. 기다리던 책이 나왔고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술에 취한 김에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다. 선생님 사랑해요 하고 말했는데 젠장 오늘 아침에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난감하기 그지없다. 어젯밤 사랑한다고 누구누구에게 말했는지 떠올렸고 보고싶다는 카톡을 몇 개 보냈고 보고싶다는 같은 말을 몇 번 들었는지 헤아려보았다. 어른이 되어서 마음대로 웃지 못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야. 어떻게 해서 쌍둥이 같다는 말을 할 수 있는지 그것도 생각해보았다. 나와 전혀 다른 생김새에 나와 전혀 다른 목소리를 갖고 있고 나와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왔는데 그렇게 너와 나는 쌍둥이 같아 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은. 


패러다임을 바꾸면 사는 게 얼마나 좋은지 그걸 알 까닭이 없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패러다임을 바꾸어도 괜찮을 만한 여지가 주어지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한 인간의 온전한 생에서. 루이제 린저 언니 떠올랐다. 수녀님의 새 책도 나왔고 선생님의 새 책도 나왔다.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앉아 읽을 일이다. 낙타처럼 어슬렁거리며 신촌앞을 걷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강하게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잠꼬대를 거하게 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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