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방학 시간표 결정했다. 
어떻게 읽고 쓸 것인지.


얼마 전, 종로에 일이 있어서 시간이 남는 김에 알라딘 중고서점 들렸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만화 한 권과 동화책 한 권을 사주기 위해서. 내가 그 나이에 모두 다 읽었던 것을 딸아이는 어렵다고 했다. 글이 너무 많아. 그건 내가 읽을 수 없어. 그러면서 또 만화책을 들고 오는데 속이 부글부글 다 끓었다. 문자가 많다고 해서 이미지가 적다고 해서 지금 네가 이걸 거부하는 거란 말인가 싶어 나 홀로 생각에 잠겼다. 네 나이에 엄마가 다 읽었던 것들이야. 하나도 어렵지 않아. 뭐가 문제인가_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히 알았다. 아니 정확히는 여기 어떤 문제가 놓여져있다_는 걸 감지했다. 그리고 다시, 책으로_ 읽는 사이 문제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형태를 짚어나가는중. 이번 여름방학 시간표는 어떻게 짤지 결정했다. 어떻게 읽고 쓸 것인지_로. 웹툰과 게임과 넷플릭스와 학습만화라는 것들에 완전히 중독되어버린 나의 딸과 조카딸과 함께 보낼 여름방학. 때가 되면 읽겠지, 쓰겠지 했으나 잘못 하면 그때가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빨간 불이 띠옹띠옹 하고 머릿속에서 울렸다. 왜 이렇게 요즘 책이 안 읽히나 하고 집어던지고 집어던지고 집어던졌는데 그건 책의 잘못이 아니었어. 스크린 중독증세에 난독증세가 찾아온 나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 연필과 노트를 준비하고 가장 기초적인 읽기와 쓰기로 돌아간다.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나 역시. 



 "따라서 문제는 디지털 문화에서 우리가 소비하는 단어의 양이나 읽는 방법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읽는 양이 읽는 방식에 미치는 영향과, 읽는 양과 방식이 우리가 읽고 기억하는 것에 미치는 영향도 문제가 됩니다. 더욱이 그 영향은 우리가 읽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읽는 것은 사슬의 다음 연결고리인 쓰는 방식마저 바꿔놓습니다."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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