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는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것들에 대해서 딸아이와 잠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인생은 우리에게 무엇을 줄까? 하고 물어보았더니 딸아이는 쫘라라라락 좋은 거, 나쁜 거 무관하게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것들을 나열했습니다. 사랑, 엄마아빠, 고양이 마리, 하늘, 바람, 나무, 꿈, 친구들, 적들, 책, 스페인어, 악몽, 기쁨, 슬픔, 우울, 즐거움, 마구 뛰어놀 수 있는 튼튼한 몸, 희망, 맛있는 소고기, 맛없는 양고기, 레고, 쓰레기, 고래, 수영장, 빗방울, 폭풍우, 여름, 고구마, 학교, 선생님, 미술, 여행, 우리집 등등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인생에서 받는지 깨닫고 새삼 깜짝 놀랐습니다. 이토록 많은 것들을 받았는데 나는 인생에게 무엇을 해준 적이 있던가? 하고 딸아이가 잠드는 모습을 보면서 물어보았습니다. 나는 인생을 위해서 무엇을 했더라? 하고.

저는 콰지모도를 참 좋아합니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노틀담의 꼽추를 보면 콰지모도가 이 말을 했던가, 동상이 이 말을 했던가 가물가물한데 어쨌거나 요지는 이러합니다. 인생이라는 건 그냥 구경만 하는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고, 구경만 하고 있다가는 네 인생이 그 사이 모조리 다 흘러가버릴 거라고. 그래서 오늘은 인생에게서 받은 것들을 헤아리는 일 말고 인생을 위해서 제가 하고싶은 일 목록을 정리해보려고 해요. 인생이 내게 이토록 많은 것들을 안겨준다면 저 또한 인생에게 안겨줄 것들이 얼마나 많을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오지 않았나 싶어요. 언제나 갖고싶은 것과 그래도 또 갖고싶은 마음만 있었지 절실하게 내가 뭘 해서 하나밖에 없는 인생에게 무엇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은 정말 이제까지 사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노래를 듣다가 인생이 내게 주는 것들, 인생이 네게 주는 것들 그러다가 인생이 내게 그토록 많은 것들을 주었는데 나는 이 정관사 인생 그리고 나의 인생을 위해서 무엇을 했던가 이런 생각은 정말 어제 처음 해봤어요. 그럼 내가 오늘처럼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지는 않았을 텐데 ㅠㅠ 어쨌거나 오늘은 비가 오고 날이 흐리지만 그래도 따뜻한 커피 마시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이토록 괜찮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 내가 스스로 이룬 것은 거의 없어서 뭔가 막 도전의식이 뭉클뭉클 솟아오르는 아침입니다. 아 하나 더 노틀담의 꼽추_가 원제가 아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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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6-10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민이가 커서 본인 인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좋은 것들을 많이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작고 사소한 것들이 우리 인생에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

수연 2019-06-11 07:32   좋아요 0 | URL
큰 것들도 중요하지만 아주 작은 것들, 너무 작아서 보이지조차 않는 것들에 위안을 얻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그걸 아주 어릴 때부터 아는 것도 좋을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