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주지 못하고 그냥 와버렸네, 애니웨이 맥주 일곱 병 둘이 마시면서 이야기를 많이도 했다. 노후를 대비하는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왔다. 어쩌다보니 노년의 인생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주워담은건지 귀가하는 길 돌아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럴 때이기도 하잖아, 라고. 홍대앞보다는 신촌을 다시 선호하게 되어버린. 둘다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우리 늙었나보다, 너무 번잡스러워서 정신을 못차리고 뒷골목에 숨어있는 태국밥집으로 급히 들어가 밥 시키고 밥 나오기 전에 술부터. 요즘 술 줄이려고 의식적으로 애쓰고 있는데 술이 이렇게 맛있는 거였니? 지금 여기만 아니면 다 괜찮아, 음식점 곳곳에 붙여진 방콕 사진 들여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중얼. 친구도 5년 동안 중국에서 근무하려고 준비중이라고. 남편은? 물어보니 비행기 타면 한 시간인데 뭐, 주말부부하려고. 애들만 데리고 나가려고. 오, 좋다! 박수를 쳤다. 아이스크림 먹다말고 여권이랑 민이만 있었으면 그냥 이대로 너 따라 니네집에서 하룻밤 묵고 바로 다음날 비행기 타고 날아가고싶다 하고 귀가. 징글징글맞다는 게 뭔지 알 것도 같아서 앞으로 일상의 무게를 더 덜어버리고싶어서 새벽부터 일어나 바로 쓰레기부터 정리. 친구가 우리 나중에 늙어서 같이 살까? 라고 말해줘서 감사했다. 고독은 필수이지만 노년의 삶에 있어서는 최악이기도 하니까. 더 날카롭고 더 매서워지자, 하지만 친구들에게는 부드럽게. 내 인생의 모토 하나 더. 너랑 내가 사수자리라서 일상을 못 견뎌하는 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심한 거야, 말하니 깔깔깔. 머리는 인간인데 하체가 말이에요, 말, 그러니 어딘가를 미친듯 달리고싶은 거지, 막 달려야 막 쉬는 것도 더 즐거운 인생인 거지. 아름다운 나의 친구. 뒤늦은 우정이지만 그윽하게 깊게 서로를 안아줄 수 있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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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5-20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이 아픈 사람일수록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아플 때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요. 아프면 외롭게 느껴져서 서러워요.

수연 2019-05-21 09:52   좋아요 0 | URL
아프지 말고 가까이 사는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 가족보다 친구들이 더 든든할 때도 있으니까. 술은 조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