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요가동작을 따라하다말고 (오늘은 요가가 아니라 헬스 트레이닝 일대일로 받는 그런 느낌이었음, 선생님이 자꾸 나만 동작 교정해주시면서 이렇게 하면 더 잘할거야, 이렇게 하면 될거야, 하면서 자꾸 누르고 찢고 그러는데 못해! 하니 아냐, 할 수 있어! 라고 반말로 서로 질의응답) 문득 스무살 길을 돌아서 마흔살에 들어선 것이 과연 잘한 일인가 물어보았어요. 물론 아니라는 대답이 나와야 마땅하지만 잘한 일이다, 저는 칭찬해줬습니다. 스물에 시작했다면 더 좋았을 일을 그렇다면 인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을 (인생의 리바이벌은 있을 수 없지만 후회와 절망에 대한 몫은 또 그만큼 늘어나니까, 만일 늘어나지 않는 이가 있다면 무한한 존경을) 하면서. 절망하고 실패할 적마다 자꾸 테두리 바깥으로 튕겨져나가는 그 거대한 힘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아직까지도 모르지만 문득 요가를 하다말고 난 오늘 스무살 할래, 했습니다. 스무살 할래_ 라는 말은 다시 스물로 돌아가고 싶단 다른 표현이고 스무살 할래_라는 말은 스무살처럼 살 자신감이 다시 생겼다는 다른 표현입니다. 이러다가 또 어떤 거대한 힘을 다시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내 나마스떼_ 중얼거리며 귀가했습니다. 


 비단 인생이 힘든 게 너뿐이겠느냐 종류의 말보다는 죽을 것만 같은데 그래서 밥도 못 먹을 거 같은데 요상하게 끓인 수제수프를 만들어갖고 와 자, 이걸 먹어봐 하는 종류의 달콤한 말을 나는 더 좋아하는구나 알았습니다. 요가를 하는 동안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최대한 다정하게 굴고 서로가 서로에게 최대한 잘할 수 있노라고 응원을 하고 그러는 동안에 내가 이렇게 알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무한정 뭉툭한 다정함을 느끼는구나 싶어 눈물이 솟구칠 것만 같을 때 미친듯이 온몸에서 땀을 바싹 흘리고 집으로 돌아와 와인을 마십니다. 내가 이렇게 인간에 굶주려있나 싶어서 쓸쓸하고 허전하고 괴로워서. 나는 다자이 오사무도 아니고 뒤라스 언니도 아니지만 이리 괴로워하다가 아마 파도같은 주름살에 뒤덮여 불행하게 늙겠지 싶지만 와인을 마시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존경하는 이들의 문장들을 대하고 있노라면 아 인생 뭐 있어 까짓거 뭐가 그렇게 무섭다고 반짝 기운을 내봅니다. 이게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나와는 아무 관련 없는 요가동작이고 아무 인연 없는 스페인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 사이에 마주하는 이들을 볼 적마다 무한한 존경심만 일어납니다. 나 뭐 하고 살았던 거니 대체 하고. 방학이라 더 느긋해지려고 합니다. 스페인에 가면 못생긴 얼굴로 잔뜩 웃고만 다녀야지 하는 결심도 다이어리 안에 적어보고. 나는 마흔이지만 스무살로 살기로 했으니까 앞으로 60년을 더 산다고 하고 그러면 20 + 60 은 80 그래서 실질적인 나이는 100세, 내가 살기로 결정한 나이는 80세. 이렇게 말 같지도 않은 연산으로 인생 나이 계산. 뭔가 심플하죠, 이런 것도 사는 방법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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