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fonía 듣기 좋은 소리 반대말은 cacofinía 뜻은 불협화음, 귀에 거슬리는 소리 

 프랑스에 있었을 때 스페인어가 참 까꼬포니아였던 걸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그땐 프랑스어가 참 에우포니아였는데 이렇게 시간이 흘러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스페인어는 에우포니아, 프랑스어는 까꼬포니아? 그 정도는 아니다. 프랑스어는 프랑스어만의 매력과 그 발음이 너무 아름다워서 어쩔 줄 몰라했던 시기가 있었으니까 다만 애정이 덜해졌다 뿐이지. 그 순간에 듣게 되는 외국어의 낯선 어조가 나를 미치게 만들 때 있다. 생애 처음 배우게 된 영어도 그랬고 일본어도 그랬고 프랑스어도 그랬고 이탈리아어도 그랬고 스페인어도 그렇다. 순간 훅 반하게 되는 순간들 있다. 끝맺음을 못하는 사랑이라 미안할 때 많지만 곧고 일직선으로 가지지 않아 미안하다 하고 발길을 돌리게 되는 순간들 역시 좋다. 변덕의 최고봉은 바로 이 몸이올시다! 함께 살아본 사람들은 만장일치로 고개를 끄덕끄덕. 그래도 스페인어는 조금 더 길게 가볼까 하고 부비적부비적, 미 아모르 에스빠뇰.


 민이 많이 아프다. 어제는 그래서 이사하고 처음으로 욕조에 물을 받고 둘이 장난을 치면서 오래 놀았다. 여름이니 욕조 안에 뜨끈한 물 받을 일이 없었는데 민이 그러고 싶다 해서_ 온몸이 노곤해지면서 인위적인 표정 짓지 않고 아이랑 많이 웃었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본 책 관련 프로그램도 보고. 그러는 동안 알았다. 얼마나 내 안에 까꼬포니아가 많았는지 그리고 이제 슬슬 에우포니아 인생으로 살아볼까 하는 마음도. 마음이 이렇게 깃든다는 게 신기해서 이런 거 자체가 에우포니아인가 하기도. 억지로 좋은 쪽으로 몰아갈 생각을 하다가는 수전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어, 도리스 레싱의 아껴두었던 단편을 읽고난 후 어젯밤 메모. 누군가 도와줄 이가 있었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런 마음도. 어젯밤에는 와인 한 잔 마시고 아무 생각 없는 펭귄 한 마리 되어 잤다. 태풍이 어떻게 올 것인가. 중얼거리며. 태풍의 세 가지 경로를 뉴스를 통해 바라보며 저렇게도 이렇게도 직진으로도. 존재는 동일한데 어떻게 다가오느냐에 따라 한반도에 은혜로운 태풍일 수도 있고 괘씸한 태풍일 수도 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태풍일 수도 있고. 아 당신도 내게 그러했던가. 그러했던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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