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이미 벤더 지음, 황근하 옮김 / 멜라이트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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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가족으로 보이지만 알고보면 서로에게 말할 수 없는 각자가 짊어진 슬픔과 고민, 우울이 있다는 이야기. 매우 아름다운 묘사 예민한 감수성 기발한 상상력이 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라면 그 예쁜 문장들이 결말로 가는 여정을 빙 둘러가게 한 것은 아닌지 약간의 답답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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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미국에 사는 혈육이 내가 리처드 루소 좋아한다니까 보내준 책이었는데

내내 안 읽고 묵혀 두고 있다가 이번달들어 읽으려고 꺼내놨다.

하지만 계속 다른 재밌는 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가 주말에 마음잡고 읽어보자 하고 열심히 읽기 시작.

진짜 열심히 읽었는데... 




겨우 이만큼 읽었다ㅠㅠ

너무 느리게 읽고 있어서 화가 좀 나서 오늘은 안 읽었다ㅋㅋㅋㅋㅋ

책은 재미있다. 60살 주인공이 어린시절 회상하면서 써내려간 부분과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화가의 좀 불안한 현재 상태가 교차해서 나오는데 서로 둘이 어린시절 친구였고 얽힌 사연이 앞으로 많이 나올건가 보다. 

뉴욕주의 가상의 조그마한 낙후된 도시가 배경이고 소설 "엠파이어 폴스"에서 처럼 쇠락해가는 도시의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무두질 공장이 도시를 먹여 살리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나오는 화학염료들이 강에 버려져서 강 색깔이 빨랗고 파랗고 막 이렇게 변했다는 부분은 "엠파이어 폴스"를 많이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었다. 분위기도 비슷하다.

도시가 부자동네, 중간층 동네, 가난한층 동네 이렇게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고 주인공은 어린시절부터 저 세부분을 다 겪고 올라온 사람이다. 그래서 그 동네들의 분위기를 두루두루 묘사해주고 있는 점도 딱 리처드 루소 스타일.

내용도 괜찮고 재미도 있는데 쉽게 후루룩 읽히는 문장들이 아니고 단어들도 문학적인 단어들이 많아서 집중해서 읽어내느라 시간이 꽤 걸릴 거 같다.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보자! 





요즘 예쁘게 핀 란타나. 

란타나는 초여름부터 계속 꽃이 핀다. 꽃이 피면서 색깔도 계속 변한다. 신기하고 예쁜 애들이다.

근데 우리집 란타나ㅋㅋㅋㅋ초봄에 잎도 하나도 안 나고 바싹 마른 가지만 있길래 나는 죽었는지 알고 가위로 가지를 싹둑싹둑 잘라내다가 가지가 너무 두꺼워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다 못 자르고 방치해 뒀는데 어느날 보니 죽은 줄 알고 있던 가지들에서 새싹이 나는 거다. 이런이런! 죽은게 아니었던 것이다. 괜히 아까운 가지들만 다 잘라낸 나의 무식한 손ㅠㅠ

아직도 아깝다. 잘 알지도 못 하면서 가위는 왜 들고 설쳤을까? 

깊이 반성하면서 지금 예쁘게 핀 란타나만보면 속이 상한다ㅋㅋㅋ




이건 악마의 나팔꽃. 천사의 나팔인 줄 알고 키웠는데 악마의 나팔이라네ㅋㅋㅋㅋ

아무튼 이름은 좀 그렇지만 크고 예쁘다.



악마의 나팔꽃과 오른쪽은 옥잠화.

 


이제 국화만 피면 올해는 더이상 꽃을 못 보겠지.

벌써 아쉽다. 시간아 천천히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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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3-09-26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망고 님의 마당에는 무궁무진한 세계가 있군요.
다음엔 어떤 꽃들을 만나게 될까, 궁금하고 기대 가득~~

망고 2023-09-26 12:44   좋아요 0 | URL
이제 가을이라....꽃은 내년을 기약해야 할 듯 합니다ㅋㅋㅋ수확의 계절 대봉감 수확만 남았어요😁

2023-10-07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07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보. 견뎌내. 왜냐하면 아무도 당신을 대신할 수 없고, 자살은 영영 미안하다고 말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뜻이니까. 아니, 그러면 안 돼. 사랑은 고집스럽게 삶에 매달린다는 뜻이야. 사랑은 그걸 받아들인다는 뜻이야. (...) 살아. 계속 살아. 난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간호사라고 말하겠어. 그리고 이 따뜻한 수프 한 그릇을 주면서 마시라고 하겠어. (299-300)


 

이 소설의 작가 루이스 어드리크가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이 문장이 아니었을까? “살아. 계속 살아.”

이 소설은 작가의 실제 결혼 생활에 대한 자전적인 성격이 짙은 소설이다. 루이스 어드리크는 마이클 도리스라는 유명 작가와 16년의 결혼 생활 후 이혼을 했다. 둘 다 미국 원주민 혈통이었고 작가이기도 해서 이상적인 커플이라고 부러움을 샀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혼은 결국 파경을 맞았고 이혼 직후 마이클 도리스는 모텔 방에서 수면제와 술을 마시고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당신은 나를 소유하려고 해. 그리고 내 실수는 이거야. 당신을 사랑한 나머지 당신이 진짜로 나를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 (34)

 

소설 내내 이 부부에게 일어나는 일은 바로 이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남편 길은 부인 아이린에 대한 집착과 질투, 폭력, 광기를 드러내며 부인을 소유하려고 하고 아이린은 그것에 진절머리가 나서 길과 이혼을 결심하지만 막상 또 길 앞에 서면 결심은 무너져 내리고 길이 자신을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답답한 상황이 소설 전반에 쫘악 깔려 있어서 굉장히 우울한데 이것이 작가의 현실 결혼 생활의 반영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참 뭐라 말하기가 쉽지가 않다.

작가 루이스 어드리크의 인생도 쉽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만 든다. 작품과 작가의 사생활은 따로 떼어 놓는 게 맞겠지만 이 소설 너무나 자전적인 소설인데 어디 그게 가능한가?

 




길은 다른 남자의 욕망 속에서 나를 원했어. 그는 그걸 알지도 못했지만, 사실이었어. 그래서 나를 더욱 관능적으로 그린 거야. 나의 형상으로 관객을 약 올린 거지. 길은 경쟁하고 있었어. 다른 남자들이 바라는 것을 소유하고 싶었던 거야. 물론 그건 남자가 품는 지극히 일반적인 소망이지만. 그 욕망의 방정식에서 나는 완전히 배제되어버렸어. (233)

 

이렇게 잘 알면서 떠나지 못 하고 계속 받아주는 아이린. ... 왜 그러는거야 대체ㅜㅜ

 

 



그나저나 이 소설 역시 문장이 참 좋다

답답한 캐릭터들이 내내 답답한 짓을 하는데도 작가가 글을 너무 잘 써서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루이스 어드리크. 다른 작품들도 계속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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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3-09-26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소설 구매한 기억은 있는 데 읽은 기억은 없어요. 물론 찾아보니 책도 없고요 ㅎ

망고 2023-09-26 12:42   좋아요 0 | URL
헐 어떻게 된 걸까요? 책이 작아서 어디 쳐박혀 있으면 잘 안보일거 같긴 한데요...
 



교보문고 출첵하러 들어갔다가 원서를 득템했다!

오천원 짜리들. 근데 저 책 두권 다 페이퍼백 아니고 하드커버다. 너무 좋네.

게다가 나 오천원 교환권도 있었고 택배비 쿠폰도 있어서 결국 저 두권을 오천원에 구매!!!

사랑해 교보문고ㅠㅠ



교보에서 싸게 떨이하는 원서들 있으니까 원서 구하시는 분들은 한번 달려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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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다 읽었다. 야호~ 나도 이제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행본이라는 이 유명한 고전 소설이 무슨 내용인지 알게 되었다. 이제 아주 속이 시원하네.

사실 나는 동화책을 제외하고 찰스 디킨스 소설을 읽은 건 위대한 유산이 유일했다. 이것도 최근에 읽었다. “위대한 유산은 문장마다 유머가 가득하고 상황이 코믹스러워서 매우 재밌게 읽었고 찰스 디킨스의 소설들은 다 이런 스타일 일 줄 알았다. 그래서 두 도시 이야기도 유머가 가득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심각한 내용이었고 묵직한 서술이 그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그래서 읽으면서 슬슬 괜히 시작 했나하는 후회가 밀려올 정도로 약간 지루한 감이 있었는데 그래도 꾹 참고 끝까지 읽었다. 사실 썩 재밌지는 않았다.

 

프랑스 혁명이 배경이 되는 소설인데, 특별한 점은 혁명 이후 혁명에 반하는 사람이라고 지목되면 마구잡이로 기요틴으로 끌고 가는 공포 정치 시대가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로써 혁명이 비인간적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와중에 찰스 디킨스의 나라 영국은 프랑스의 혼란한 상황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혀를 끌끌 차면서 영국의 체제가 더 안정적이고 우월하다는 인상을 감추지 않는다. 이 소설 속 인물들이 잔인한 프랑스 혁명가들 대 이성적이고 인간적인 영국인들이라는 대립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의도가 대충 파악이 되기도 한다.

급기야 영국인 인물 중 한명은 예수처럼 남의 죄를 대신하여 숭고한 최후를 맞는 것으로 소설 속에서 칭송받기까지 하는데... 아아...! 이런 부분들은 좀 낯뜨거웠다. 사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 여자의 남편을 구해주려고 대신 죽는다는 설정의 멜로드라마를 만들려면 아예 처음부터 이 두 인물에만 집중해서 팠어야 하는데 이 소설은 이 남녀가 내내 비중 있는 주인공이 아니었다가 남자가 갑자기 사랑한다며 폭주하며 예수 같은 행동을 하니 뜬금없을 수밖에. 빅토리아 시대 소설이니 현재의 소설 스타일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요즘 이렇게 쓰면 막장드라마라고 욕먹는다고!

영국인이 썼으니 프랑스 혁명 속에서도 영국인이 부각되는 건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려니 하고 넘겨야겠지.

그렇다고 이 소설이 프랑스 혁명 자체에 대해서 떨떠름한 입장을 취하고 있냐하면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 전체적으로 찰스 디킨스는 귀족의 횡포와 극단적인 빈부격차로 인해 혁명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기조를 소설 속에서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혁명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고 초심을 잃는 상황을 비판하고자 이 소설을 썼다고 이해할 수 있다. 권력에 대항하여 권력을 잡은 인간들이 권력의 맛에 취해가는 인간 보편의 속성에 대해서 꼬집고 있는 것이지 혁명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어쨌든 그렇게 재밌게 읽지는 않았지만 나도 이제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읽은 사람이 되었다. 어디 가서 아는 척 할 수 있어서 이것만으로도 뿌듯한 것이다^^

 

이렇게 페이퍼를 끝내기 너무 어이없을 정도로 내용이 없으니까

소설의 첫 문장으로 가장 잘 썼다는 평을 듣는다는 이 소설의 첫 문장을 옮겨 놓는 것으로 마무리 하겠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자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들 천국으로 향해 가고자 했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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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3-09-11 0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망고 2023-09-11 10:04   좋아요 0 | URL
움하하하하 저는 다 읽어서 너무 후련합니다!

다락방 2023-09-11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 읽으면서 디킨스는 프랑스 혁명에 대해 비판적이구나, 생각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저도 디킨스 소설은 이 책보다 [위대한 유산]이 더 좋았고요. 위대한 유산은 읽다가 막판에 울었네요 ㅠㅠ
그렇지만 두 소설 모두 읽어두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위대한 유산의 핍과 해비셤 부인은 문학 작품 읽다보면 수시로 막 등장해서요 ㅎㅎ

망고 2023-09-11 13:3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말씀처럼 찰스 디킨스 소설들은 하도 언급하는 곳이 많아서 저도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위대한 유산˝ 읽을 때는 문장마다 위트가 넘치고 너무 재밌다 하고 읽어서 찰스 디킨스 역시 대문호다 하고 인정했거든요. 근데 사실 이 책 ˝두 도시 이야기˝는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들이 많고 모든 등장 인물들이 어쩌다 보니 다 연결되어 있다는 설정이라 마치 막장드라마 같기도 했어요ㅋㅋㅋㅋ아무튼 이 유명한 작품을 드디어 읽게 되어서 뿌듯 후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