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어떻게 망가지는가 - 경제 위기, 중산층의 배반 그리고 권위주의의 귀환
조슈아 컬랜칙 지음, 노정태 옮김 / 들녘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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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커의 말대로 유사 이래 폭력이 감소했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걸까? 


박영숙의 <유엔미래보고서>를 보고 가장 놀랐던 건 전 세계적인 민주주의 퇴보 현상이었다. 프리덤하우스, 베텔스만,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민주주의 지표index democracy’ 등 모든 조사에서 민주주의는 지속적으로 쇠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언론 및 온라인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 가파르게 증가했고, 심지어 쿠데타도 귀환했다. 기니, 온두라스, 모리타니, 니제르. 기니비사우, 방글라데시, 태국, 피지, 마다가스카르 등등.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민주주의가 질적으로 하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 역시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 민주화 전문가 박종민이 아시아 바로미터의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심지어 개발도상국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민주화를 이루어낸 것으로 여겨지는 대한민국에서조차, 특정한 상황에 놓일 경우 권위주의적 정부가 더욱 적합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응답자의 수가 1996년에 비해 2006년에 두 배가량 늘어났다.

 

정말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주된 원인은 경제와 관련이 깊은 것처럼 보인다. 1990대 말 금융위기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이룩한 경제적 성취를 뒤엎어버렸다. 구소련에서 볼 수 있듯 민영화는 구체제의 내부자들을 새로운 귀족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전 세계의 경제 성장을 종식시키는 결과만을 낳았다.

 

유엔 인간개발 프로그램에 따르면 2000년 대 들어 거의 모든 개발도상국에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부패 역시 심화되었다. 한국의 경우 성완종 리스트가 버젓이 나왔음에도 검찰은 유야무야 수사를 종결시켰다. 중국의 경제 성장은 사람들로 하여금 민주주의를 회의하게끔 만들었다. 그러나, 사실 중국의 경제성장은 신자유주의로 인한 금융위기, 민영화의 폐해를 겪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동일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 듯 보인다. 심지어 이 책의 저자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 경제를 망친 건 민주주의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폐해 때문이었다. 숱한 나라들이 신자유주의로 경제가 곤두박질 칠 때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을 이룩한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저자의 처방.

 

선출된 독재자들이 성공할 수 없는 구조를 창출하라.

중국 모델을 이해할 것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라

 

고위 관료와 공직자에게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방법과 함께 압력으로부터 헌법적으로 보호받는 독립적인 반부패 감시기구를 둘 수도 있을 것이다. 반부패 감시기구는 독립적인 조사권을 반드시 가져야 하며, 국게 투명성 기구 같은 조직에서 파견된 외국 전문가를 포함하여 구성함으로써 보다 확실한 독립성을 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거의 승자를 존중하라 선거가 공정했다면

그러나 선거는 오직 첫 단추임을 깨달을 것

다국적 민주주의 기구들과 협력하라

신흥 강국들을 끌어들이라.

 

이 책을 읽고 의외로 힐링을 경험했다. 나는 독재자 박정희를 지지하는 사람도, 단지 박정희 딸이라는 이유로 박근혜를 뽑아준 사람들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 이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건 엄청난 고통이다. (십년 넘도록 홧병, 자살시도라 말해도 무방할 교통사고)

 

필리핀에선 마르코스 딸이 주지사가 되었다. 필리핀국민 역시 독재정권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대개 과거자체가 향수를 지니고 있다.(현상 유지 편향) 이 책을 읽었다고 색누리당을 지지하거나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들이 저지르는 오류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민주주의 정권 (김대중, 노무현정권)은 거의 모든 민주주의 국가와 똑같이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였다. 경제는 파탄났다. 독재잔당과 재벌은 언론을 통해 수도 없이 경제파탄의 원인을 민주주의정권 때문이라 유포했고 생각지 않는 대중들은 세뇌되었다.

 

필립 코틀러는 부자들을 위한 정당에 투표하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분석을 해봐야겠지만 한 가지 원인은 언론에 의한 세뇌임이 분명하다.

 

민주주의를 파멸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소득 불평등이다. 따라서 소득불평등을 조장하는 신자유주의는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여전히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자들이 있다.

프리모 레비 책 제목을 비틀어 말하자면

 

저것이 인간인가

 

메모한 문장들

 

64. 특히 헌팅턴 같은 개발 이론가들은 중산층이 민주주의적 전환의 주된 원동력 노릇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그들은 중산층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 구성원들의 국가의 통제 영역 바깥에서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관계망을 건설할 것으로 보았다. 중산층은 교육을 더 많이 받고, 민주적 사고방식이 통용되는 바깥 세계와 더 많이 관련을 맺으면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자유에 대한 요구를 높여가리라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경제 발전은 개인들이 서로 더 높은 신뢰 관계를 맺도록 이끌어갈 것인데, 개인 간이 신뢰는 정치에서 토론을 하고 반대되는 견해가 있는 정당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137. 베네수엘라부터 볼리비아, 케냐, 태국, 대만에 이르기까지, 선거로 뽑힌 첫 번째 지도자들이 선출된 독재자로 돌변하는 일이 너무도 자주 일어났다. 독재 정권 아래에서 성장해온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게 마련인 민주화 첫 세대들에게, 선거란 자신들의 지배를 정당화해주는 국민 투표와도 같다. 선거로 뽑힌 독재자들은 헌법적 자유주의를 수호하는 자들이 아니며, 법의 지배가 유지되고 개인의 자유 및 소수자의 권리가 보호될 것임을 보장하려 하지도 않는다. 비록 그들이 민주주의의 한 가지 요건, 즉 다수의 투표를 얻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런 자들은 민주주의의 형식을 따르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

 

138. 민주주의로의 이행이 급격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경우, 수많은 반정부 지도자들은 천수이볜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 익혔던 습속을 떨쳐내는 데 특히 어려움을 겪곤 했다. 1990대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민주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환경 속에서는 기존의 반정부 운동가들이 과거의 실수와 범죄를 용서할 수 있는 여지가 그리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2000년대 초, 천수이볜의 부패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풍문으로 떠돌 뿐이었다. 민주진보당의 지지자들은 그보다 앞서, 천수이볜의 독선적이고 거만한 모습을 목격하고 나서 더 큰 충격에 빠지고 있었다. 일단 대통령직에 오르고 나면 천수이볜은 자연스럽게 반정부 운동 시절의 비밀주의와 편집증적 성향 중 일부를 버릴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믿었지만 그 믿음은 잘못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으려 하는 주변인들을 분노에 가득 차 해임하였고, 자신의 정치적 이너서클에 가족을 끼워넣기 시작했다. 그 가족들 중 적어도 11명은 훗날 대통령 본인의 혐의와 비슷한 부패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그의 아들은 내부 거래 혐의로 기소된다.

 

140. 조지 차이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무능력한 정부를 바라보며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거간꾼 중 한 사람이 정부 자금 가운데 거의 3천만 달러를 빼돌린 사건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바깥세상에서 보면 그저 농담처럼 보일 것이다. 어떻게 정부가 이런 사기를 칠 수 있단 말인가?” 한때 천수이볜을 지지했던 부시 행정부는, 2000년대 중반이 되어서는 그의 무능함과 부패에 학을 뗀 나머지, 천수이볜이 그저 미국에서 하룻밤 머물고자 하는 것도 거절하기에 이르렀다.

 

141. 젊은 민주주의 국가의 첫 번째 지도자들은 때로 오래도록 정부와 맞서온 운동가가 아니라, 구 정권의 내부자들 중에서 나오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그들은 민주적 규범에 대해 그리 많은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일 것이다.

 

151. 푸틴에서 차베스와 탁신에 이르기까지, 선거로 뽑힌 독재자들은 대체로 영악한 정치인 노릇을 한다. 법의 지배를 무시하면서, 대체로 빈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펴거나, 국가주의를 부추기거나, 두 가지를 함께 구사하는 방식으로 자국 인구 중 다수 집단 속에서 큼지막한 규모의 인기를 유지해나가는 것이다. 이런 지도자들이 잘 버티며 생존해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중산층은 그저 점점 더 화가 날 뿐이기에, 더욱 극단적으로 변하여 선거로 뽑힌 독재자를 제거하기 위해 폭력시위부터 쿠데타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고자 하게 된다.

 

155. 실제로, 수많은 개발도상국의 노동계급 구성원들은 경제 성장이 끝나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환상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그 와중에 중산층은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폐기 처분하려 들고 있기에, 결국 노동계급은 더욱 소외될 뿐이다. “왜 그들에게는 자기들 마음대로 우리의 정당을 불법화할 권리가 있는 겁니까?” 속한 정당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후 망명길에 올라야 했던, 노파돈 파타마의 말이다. 그는 탁신 친나왓의 포퓰리즘적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162. 국가가 민주화됨에 따라, 중요한 정보를 독점하고 뇌물을 주고받던 기존의 경로가 사라지고, 더 많은 행위자들이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중요한 정부 정보에 접근 가능하게 되므로, 지역 정치 지도자, 정부 관료 조직 구성원, 국회의원 등 더 많은 이들이 뇌물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부패가 자유화되면 모든 이들의 사업 비용이 늘어난다. 오늘날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기업에서 가장 작은 길거리 상인까지, 누구든 자카르타 같은 도시에서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딱지 떼는 경찰부터 교통경찰 및 해당 지역 관리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에게 꼬박꼬박 벌금을 바쳐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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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22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니엘 튜더의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에 이 책이 잠깐 언급되었어요. 신기하게도 컬랜칙의 책이 2015년 4월에 먼저 나왔고, 튜더의 책이 두 달 뒤에 나왔어요.

시이소오 2016-03-22 18:56   좋아요 0 | URL
다니엘 튜더 책은 아직 못 읽었어요 ^^; 읽고 싶었는데 ...

룰루라떼 2016-03-2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이소님...책상위에 저 노트...뭘 쓰신건지 궁금합니다^^
(제트스트림이 필기감이 좋긴하죠^^)
혹시 실례라면 죄송합니다.

시이소오 2016-03-22 23:23   좋아요 1 | URL
아, 무언가를 써보겠다고 고시원에 있을 때 썼었죠. 한 4년 전이라 저도 제가 뭘 썼는지 궁금하네요 ^^
젯스트림 초창기엔 정말 좋았는데 요즘은 품질이 예전같지 않네요 ^^;

csp 2016-03-2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후퇴가 경제적 불평등 때문이라는 주장이 흥미롭네요. 민주주의의 후퇴를 피부로 경험하고 있는 요즘 일독해 볼 만한 책인것 같습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03-23 00:22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진 한국만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줄 알았어요. ^^:


 
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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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오베 크라우스고르의 <나의 투쟁>은 인구 500만의 노르웨이에서 50만 부가 팔려나갔다. 작가의 작은 아버지는 소송을 걸었다. <나의 투쟁>의 비정상적일 정도의 인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혹시 이것은 일종의 스캔들 문학’, ‘가쉽 문학이 아닐까.

 

시배스천 폭스는 <폭스가 픽션에 대해 말하다>에서 이렇게 지적했다고 한다.

 

작가의 삶과 작품의 관계는 논평이 금지되기는커녕 토론의 중요한 영역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분수령과도 같은 변화가 추측과 가십으로 향한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모든 예술작품이 작가의 개인적인 성격을 표현한다는 가정에 따라, 전기적 비평은 창작의 행위를 쇼로 환원시켜 놓았다는 거죠.

 

지그문트 바우만, <사회학의 쓸모>

 

근대는 전기적 비평의 수난시대였다. 그에 반해 현대는 페이스북의 유행에 따라 누구나 자기 자신을 전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고 대중들 역시, 작품보다는 작가들의 삶에 더 주목하게 된 게 아닐까. 그게 전 세계적인 추세라면 한국 역시 예외일리 없다.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이라는 애매한 장르 역시 일종의 사소설의 부활은 아닐까. ‘스캔들 문학’, ‘가쉽 문학’, 자기 자신을 전시하는 일종의 페이스북 소설

 

이석원의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쓰레기다.

 

누군가 그랬다. 송경동 시인이 연애시를 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동감이다. 개인에게 물리적, 정신적, 경제적 폭력이 자행되는 현실 앞에서 연애 시를 읽거나 연애 소설을 읽는 행위는 부끄러운 일이다.

 

이 책을 재미있게 소비하는 내가 싫다. 부끄럽다. 이석원을 부러워하는 내가 싫다. 포르쉐를 모는 30대 초반의 캐리어 우먼과 붕가붕가 하다니! 돈 걱정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다니!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빚이 있다니!

 

40대에 이르러서도 사랑만을 생각하는 삶이라니, 부럽기 그지없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니!

언제쯤이면 이렇게 말랑말랑한 마쉬멜로우 소설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읽을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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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3-22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레기 분리수거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차피 웬만해선 에세이는 읽지 않지만요.

시이소오 2016-03-22 15:53   좋아요 0 | URL
ㅋ 나름 재밌어요 ^^

룰루라떼 2016-03-22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스북 소설...ㅋㅋ
동감입니다.
괜히 한꺼번에 보통의 존재까지 구입했다가...ㅠㅠㅠㅠ 했던 기억이...
오프라인을 적극 이용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시이소오 2016-03-22 23:11   좋아요 0 | URL
아, 보통의 존재까지
원통하시겠어요 ^^;

nomadology 2016-03-2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통신교육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어서 이번달에 읽기로했습니다. 책이 예쁘네요. 어찌되었든 소비당하고 팔리는 책을 쓸 수 있다는건 능력이겠지요.

시이소오 2016-03-23 09:44   좋아요 0 | URL
그럼요. 능력이지요^^

옆구리왕짜 2016-04-22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씩 불량식품도 먹어 봐야 내가 평소 먹고 있는 것이 건강식이구나 느낄 수 있을겁니다. 책 중간에 존재하는 쉬어가는 페이지 성격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저도 님처럼 생각하는 부분이 많아서 조금씩 저를 괴롭히기도 합니다ㅠㅠ

시이소오 2016-04-22 05:43   좋아요 1 | URL
쉬어가는 페이지로 생각해야겠네요 ^^
 

아무래도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사서봐야 마음이 편할것 같습니다
저부터 인증샷 나갑니다. 릴레이 인증샷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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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6-03-2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있는데, 바다에 허우적거리던 구00 학생이 수영을 못 하는 안00 학생의 손을 꼭 잡고 헤엄을 치며
겨우 구명보트에 도착했는데 두 학생을 끌어올리던 해경이 말했다.

˝존나 늦게 올라오네, 씨발. 이 새끼 존나 무거워.˝
˝죄송해요.˝

김00 학생은 바다에 빠지는게 무서워 노란색 펜더가 달린 로프를 몸에 감았다. 해경이 다시 말했다.

˝그거 빨리 놔라, 개새끼야.˝
˝안돼요. 죽을 것 같아요.˝

어디 다치진 않았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묻는 해경은 없었다.
구조하던 놈들도 이지경인데...

참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에요.

시이소오 2016-03-21 12:19   좋아요 0 | URL
황당하네요. 하여간 죽음을 방기한 놈들 한 놈도 빠짐없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물어야 합니다.

:Dora 2016-03-21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곧^^

시이소오 2016-03-21 12:37   좋아요 1 | URL
3테라바이트의 자료를 정리하다니 어마어마하네요. 인증샷 기대할께용^^

깊이에의강요 2016-03-2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지기도 하시지*^^*

시이소오 2016-03-21 17:05   좋아요 0 | URL
이런 책을 쓰신 분들이 멋지지요 ^^

깊이에의강요 2016-03-2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복하고 볼 수 있을런지...후~~

시이소오 2016-03-21 18:43   좋아요 0 | URL
너무 겁먹지마요. ^^; 같이 인내심을 기르자구요^^

나와같다면 2016-03-2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있는 중입니다.. 근데 책장을 잘 넘기지 못하겠어요..

시이소오 2016-03-21 21:44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은 꽤 오래동안 볼 것 같습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사이언스 클래식 24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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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는 유사 이래 폭력이 감소해왔다는 것이다. 이 한 가지 주장을 펴고자 스티븐 핑커는 무려 1,400여 페이지 분량의 책을 썼다. 그가 수집한 방대한 자료들을 대하자니 절로 경외심이 든다. 서문을 읽고선 워낙 두꺼운 책이라 대충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1,2장부터 낚여서는 완독하는데 보름이나 걸렸다.

 

그는 모든 육체적 폭력의 경우를 추적한다. 국가 간의 전쟁, 국민에게 저질러진 국가 살해, 집단 살해, 테러리즘, 연쇄살인, 강간, 영아 살해, 동성애, 동물들에 행해진 폭력까지. 핑커의 주장에 의하면 그 모든 부분에서 폭력은 줄어들었다. 이 책을 덮고 나자, 핑커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고 싶은 충동이 듬과 동시에 한편으론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연구자의 입장에서 그는 어쩔 수없이 폭력을 계량화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아예 공감의 능력을 상실한 것일까.

 

그는 세상을 평화로운 방향으로 밀어붙인 다섯 가지 요소를 주장한다. 국가(리바이어던), 온화한 상업, 여성화, 세계주의, 이성화다.

 

내가 잘못들은 걸까? 국가라고?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구 숫자 대비 사망자 수로 계산했을 때 국가 형성 이전의 사회보단 국가 사회에서 덜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망자 수로만 따진다면 유럽 500년 역사에서 17세기와 20세기에 가장 많은 사람이 죽었다. 핑커는 매슈 화이트가 집계한 인위적 원인들로 인한 총 사망자수 ‘18000만명20세기 총 사망자의 3퍼센트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18천명의 죽음은 3%라는 통계에 불과하다)

 

국가가 자국의 국민을 살해한 경우의 사망자도 1억 명이 넘는다. 그런데도 국가 때문에 폭력이 완화되었다고!!! (심리 치료를 권유한다.)

 

상업과 세계주의도 원인과 결과의 명백한 혼동이다. 널리 알려져있듯 20세기 초 강대국들은 식민지를 구축해왔다. 그러다 20세기 중반부터 식민지를 포기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엔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강대국 입장으로선 식민지 사업이 딱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경제적 이유도 존재했을 것이다.

 

저자가 말했듯 죽이는 것보다는 파는 게 강대국으로서도 이익이 된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핑커의 주장처럼 상업과 세계주의는 폭력을 줄어들 게 한 원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결과에 가깝다. 문명화 과정으로 폭력을 직접적으로 쓸 수 없게 되자, 1980년 초에 강대국인 미국과 영국에서 비롯된 보다 고도화되고 내면화된 폭력이 신자유주의다.

 

핑커는 심리학자다. 이해할 수 없는 건 그가 오로지 육체적 폭력으로만 폭력을 한정했다는 것이다. 즉 그는 현대에 자행되고 있는 정신적, 경제적 폭력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 심리학자가 어떻게 이렇게 인간 심리에 무지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일부러 외면한 것일까.

 

그의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 ‘왜 오늘날 폭력이 줄어들었을까를 묻기 보다는 문명화, 이성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왜 오늘날 폭력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을까를 물어야 했다. 또한 국가와 지배계급이 어떻게 육체적 폭력을 내면화했는지 파고들었어야 했다. 한국을 보아라. 국가는 고문하기보단 노동자들에게 배상금 47억 때린다. 이것은 고문이 아니란 말인가?

 

핑커는 팔레스타인에서 겨우 4,000명 죽었다고, 그래서 세상이 나빠졌다고? 옛날엔 더 죽었어. 감사해야지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그는 통계에만 집착하다보니, 혹은 자신의 주장만을 고수하려다 보니, 자신이 인간 생명을 다루고 있음을 망각한 듯 보인다.

 

단 한 사람도 폭력에 노출 되서는 안 된다. 그것이 육체적 폭력이든, 언어적, 정신적 폭력이든, 경제적 폭력이든. 서문만 읽을 걸 그랬다. 미국식 낙천주의가 낳은 1,400여 페이지의 재앙이다. 이 책은 21세기에 씌여진 가장 두꺼우면서 가장 빈곤한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옥시토신을 처방 받길 권유한다. 혹시 그는 저활성 MAO-A 유전자를 지닌 걸까)

 

- 2014. 11. 14. 작성  


박노자는 <비굴의 시대>에서 이렇게 말했다. 


핑커의 주장과 달리 우리 사회에서 폭력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 주된 폭력의 형태는 자본의 횡포, 이른바 갑질이다. ‘은 파견 업체를 통해서 1년 계약의 비정규직을 모집해서 정규직과 같은 라인에서 일하게 한다.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힘든 일을 한다. 그들이 비정규직 보호법에 의거해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기만 하면 갑은 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그들을 내보낸다. 직장이외에는 사실상 어떤 복지도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 실업 수당을 최장 10개월간 받고 나면 그저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갑의 이러한 횡포는 그 자체가 폭력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초적인 정의를 짓밟는 강자의 부당 대우는 바로 광의의 폭력에 속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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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급에 대한 b급 논평 : 지랄이 풍년'이다
    from 새빨간 활 2016-03-21 15:29 
    c급에 대한 b급 논평 : 지랄이 풍년'이다 스티븐 핑크의 << 우리 본성의 착한 천사 >> 라는 책'이 있다. 내용은 간단하다. 스티븐 핑크는 " 날로 증가하는 폭력 " 이라는 상투적 문장에 의문을 가지고 폭력의 역사'를 탐구한다. 그는 고고학, 민족지학, 인류학, 문학 작품 따위에서 자료를 분석한 후, 다음과 같은 10자평을 내놓는다. " 날로 감소하는 폭력 " 쉽게 말해서 현재는 과거보다 덜 잔인하고 덜 폭력적이며 더 평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1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핑크의 논리는 매우 위험한데
폭력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굴복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복종하라, 이게 폭력의 목적인데
시이소오 님이 지적했듯이 이제는 굳이 폭력을 행사할 필요가 없습니다.
밥줄을 끊으면 되니깐 말이죠. 폭력을 휘둘러서 거기서 오는 부작용보다는 단순하게 밥줄을 끊어서 오는 부작용이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파업했어 ? 50억 벌금 내... 이게 폭력이죠. 핑크는 멍청한 거죠.. 저런 것을 과학의 데이타라며 내놓는 게 웃긴 것입니다. 핑크가 스티븐 제이 굴드를 무척 싫어합니다..
공교롭게도굴드는 핑크 같은 학자를 사이비라고 부르며 맹 공격하고는 했죠. 잘못된 과학적 데이터를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위해 사용한다고 말입니다..

시이소오 2016-03-21 14:11   좋아요 1 | URL
아렌트 책을 읽으면서 제가 `악의 평범성`을 오해했다는걸 알았어요.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란 `남들이 무순일을 겪는지 상상하길 꺼리는 단순한 심리`라고 주장합니다. 다른 모든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무능력이죠. 그런 뜻에서 보자면 핑크를 비롯한 지식인들, 한국 정치인, 지배계층은 전부 악한 놈들입니다. 터무니없을 정도로 멍청하구요. 아이히만과 다를바가 없어요. 데닛은 굴드를 까기 바쁘던데 물고 물리기네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1 14:54   좋아요 1 | URL
몽둥이로 몇 대 때렸다 라는 팩트와 명퇴거부한 두산노동자 책상을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사물함 벽 보고 몇 개월 대기 발령 시키는 것과 어느 것이 더 잔인한 폭력일까요 ? 전 후자라고 생각하는데 핑크는 그리 생각 안 하는 모양.. 폭력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니깐 새로운 폭력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이지 이것이 인간이 선하기 때문에 폭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위의 사례를 핑크에게 던지고 싶습니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것이 결국은 사고의 정지 상태 아닙니까. 비판하고 판단할 능력 혹은 그럴 의지가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책읽기에도 이것이작동하고는 합니다. 책 쓴 사람이 권위자이니깐 그 사람 말이 맞을 거야... 이것도 어찌 보면..

시이소오 2016-03-21 15:03   좋아요 0 | URL
동감입니다. 이름탓인지 세상이 다 핑크빛으로 보이나봐요. 개명을 요구할수도 없고 ^^;

blueyonder 2016-05-27 16:20   좋아요 0 | URL
비판적 시각에 한 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05-27 16:37   좋아요 0 | URL
제가 감사하죠 ^^

별족 2016-03-21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어볼까, 생각했는데, 제껴야겠습니다. 사실, 서양인들의 기독교적 비유나 해석은, 좀 참기 힘들더라구요.

시이소오 2016-03-21 15:54   좋아요 0 | URL
시간도 아깝고 돈도 아깝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책을 보시는게 ㅋ ^^

caesar 2016-03-21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읽었던 문유석 판사의 <<판사유감>>에서 이 책이 언급된 이후 줄곧 읽고 싶던 책이었는데, 이 책엔 시이소오님이 지적하신 한계도 있었군요. 유의해야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시이소오 2016-03-21 18:25   좋아요 1 | URL
판사유감읽고 싶은데 아직 못 읽었어요. 유감이네요^^;

coolcat329 2016-03-23 06:43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이 책을 어디서 봤더라...했는데, 판사유감이었네요^^ 저도 읽어봐야지 했던 책인데 시이소님께서 너무 설명을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03-23 09:52   좋아요 0 | URL
판사유감에서는 어떻게 소개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

글월마야 2016-03-2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렇구나 `하면서 읽다가 너무 두꺼워서 놔뒀는데.....이런 배신감이!!

시이소오 2016-03-21 23:14   좋아요 1 | URL
그냥 역사책이려니 생각하고 보시면 재밌을수도 있어요 ^^

고양이라디오 2016-03-22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분들의 비판이 있으니 더욱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이군요.

저는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스티븐 핑커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알라디너 분들은 육체적 폭력 뿐만 아니라 심리적 폭력도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살인, 강간 보다 더 큰 폭력이 있을까요?

1, 2차 세계대전 때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지만 단순 비율로 보자면 과거의 전쟁이 더욱 무자비했다고 생각합니다. 한 도시의 시민을 모조리 죽이거나 전쟁에 진 포로들을 모조리 생매장한 경우도 있었고요.

우리 나라만 봐도 현재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간다고 해서 총에 맞을 것 같지는 않고요. 물론 몽둥이에 맞거나 유치장 신세는 지겠지만 광주학살같은 사태는 더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살인에 대한 위협은 과거에 비해 분명 감소한 것 같습니다. 스티븐 핑커가 살인에 대해서 말했다면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시이소오 2016-03-22 10:11   좋아요 0 | URL
고양이라디오님 말씀도 일리 있지요. 핑커에게 묻고싶어요. `그래서 뭐? 당신이 말하는 거 누구나 더 아는데 어쩌자구?` 바우만을 비롯해 지성인들은 `사회가 여전히 잘못되었다`는 비판적 의견이 많을수록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핑커의 논리는 얼마든지 권력자들이 피지배계층을 이용할 때, 애용될 수도 있습니다. 강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성희롱이 타당해지는건 아니라는거죠. 쌍용사태를 예를 들어보죠. 지금까지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했습니다. 그럼 이건 살인이 아니고 고문이 아닌가요? 그래서 박노자는 `비굴의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정말 이렇게 더러운 시대는 없었어요.
다시한번 아렌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모르는 터무니없을 정도의 멍청함`,그게 바로 악입니다. 그게 바로 일베들의 논리고, 그게 바로 한국 정치가, 재벌, 그 밑에서 기생하는 어용 지식인들의 뇌구조죠. 핑커의 주장을 통해 폭력은 줄어들기 보단 늘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권력을 지닌자들이 `옛날보다 폭력이 줄어들었다니 더 줄여보자`라고 생각할까요? 그보단 물리적, 경제적 폭력을 행사하면서 `예전엔 이것보다 더 했어` 하며 자신들을 합리화하려 하지 않을까요? 이래저래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네요. 읽어보시고 또 의견을 나누죠^^

고양이라디오 2016-03-22 12:51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는 사실과 당위의 문제를 구분해야할 것 같습니다.

시이소오님도 핑커의 주장에 대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봤을때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살인이 줄어들었다는 사실과 권력자들이 ˝예전에는 이것보다 더 했어. 그러니깐 물리적, 경제적 폭력을 행사해도 돼.˝ 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진화론이 멜서스의 <인구론>이나 나치의 사상에 근거가 되는 것이 아니듯이요.

핑커가 밝힌 것은 사실이지 당위가 아닙니다. 핑커가 ˝폭력이 줄어들었으니깐 심리적. 경제적 폭력은 허용되도 괜찮아.˝ 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그가 비판받을 이유는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고대나 중세시대 혹은 지금보다 과거 어느시대에 살 것인가. 아니면 현재시대에 살 것인가라고 선택하라고 하면 현재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물론 고대나 중세 근대에 왕이나 귀족, 양반 등으로 태어나지 않고 평범하게 태어난다는 가정하에 말이죠.

저또한 지금 현실이 좋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헬조선이라 생각하고 <왜 분노해야 하는가>도 읽었고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유신정권 이전이나 6.25이전이나 일제강점기이전이나 조선시대, 고려시대, 삼국시대 등 어떤 사회보다 지금이 생명의 위협으로 부터는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2 11:07   좋아요 0 | URL
핑커의 윤리는 기득권의 좋은 변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 폭력의 감소가 인간 지성의 승리 ˝ 라고 짜맞추는 것은 논리적 오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히틀러는 게르만 혈통의 우수성, 나아가 학살을 정당할 목표로 내세웠던 것은 혈액형 b형은 나쁜 피`다, 라는 사실을 근거로 폭력을 정당화했습니다. 독일(유럽인)은 b형이 10% 미만입니다. 나치는 이걸 이용해서 유대인과 아시아인을 침략해도 된다는 근거를 세웠습니다. 아시아 계통은 b형은 20~30%가 나오거든요.. 통계를 이용한 폭력의 정당화입니다. 과학이 정치에 이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될 사안인데 핑커는 이것을 놓치고 있습니다.

핑커의 논리가 맞다면 다음과 같은 추론도 가능합니다.
˝ 한국인의 입맛이 바뀌었다. 80년대 명태 소비량이 90인데 현재는 20이므로 소비자는 잆맛이 변하였다 ˝ 라고 했을 때 이것은 사실일까요 ? 팩트만 놓고 보면 사실입니다. 명태 소비량이 옛날만 못하니 말이죠. 하지만 이 팩트를 가지고 한국인의 입맛이 바뀌었다고 추론하는 것은 잘못된 오류에 해당됩니다 왜냐하면 요즘 한국인이 명태를 안 먹는 게 아니라 명태가 잡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깅네 핑커 논리는 명태 논리와 비슷합니다. 눈에 보이는 폭력이 줄어들었다면 그 수치만 가지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폭력의 다른 변형을 추적하고 심도 깊은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이소오 2016-03-22 11:41   좋아요 0 | URL
너무 `당위`로만 말씀드렸다는 걸 인정합니다. `사실`의 관점에서만 이야기해 볼까요? 그렇다면 유사 이래 폭력이 감소해왔다는 핑커의 주장은 `팩트`일까요? 거짓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20세기인 2차 대전 때 가장 많은 사람이 죽었으니까요.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사실`은 사실이 아닐수도 있죠. 사실의 문제라기 보다는 `해석`의 문제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또한 핑커의 주장을 받아들여 폭력이 감소해 왔으니 앞으로도 폭력이 감소할 거라 예단할 수 있을까요? 역사를 큰 단위로 보자면 21세기의 상대적인 평화는 어쩌면 폭력과 전쟁으로 점철된 20세기에 대한 반동일 수도 있습니다. 23세기쯤 또 다시 히틀러같은 독재자가 출현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폭력이 점차 늘어나는 추셉니다.
심지어 독재국가로 회귀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박정희의 개발독재에 대한 향수가 사그러들지 않는 한,
한국 역시 그렇게 바뀌지 말라는 법도 없죠

또한 수 억명을 죽이다 이제는 수 천명을 죽이는 정도니 인간의 본성이 과연 선해졌다고
결론 내릴 수 있을까요?









고양이라디오 2016-03-22 12:49   좋아요 0 | URL
to. 곰곰생각하는발

핑커의 의견이 기득권은 좋은 변명거리가 된다고 해서 핑커의 의견이 비판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사실` 과 `당위` 는 구분해야합니다. 진화론이 기득권에 이용당했다고 해서 진화론을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명태 논리는 적절한 비유 같습니다. 눈에 띄는 수치만 줄어들었다고 해서 잘못된 해석을 내놓을 수 있겠지요. 분명 좀 더 다각도로 그리고 더 심층적으로 분석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살인 등의 강도 높은 폭력이 아니라 심리적 폭력, 혹은 잠재된 폭력까지 다루었다면 책이 3000페이지는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핑커에게도 독자에게도 힘든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심리적 폭력, 잠재된 폭력은 다루기가 상당히 어려운 부분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간과해서는 안되겠지만요.

물론 곰곰생각하는발님과 시이소오님의 지적은 합당하고 옳은 말씀이지만, 저는 항상 독자들이 저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한 권의 책이 모든 내용을 담을 수도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핑커가 심리적 폭력, 다른 형태의 폭력들에 대해서 다루지 않았다고 그것이 그렇게 비판받을만을 일인가 의심이 듭니다. 그럴꺼면 아예 선행도 함께 다루었어야 하겠죠. 폭력은 줄고 선행은 늘었다는 것을 더 잘 보여주려면요. 그러면 또 책이 6000페이지는 되야 할 것 같네요.

그럼 강도 높은 폭력은 줄었는데 심리적 폭력은 과연 늘었을까요? 이 둘은 어느 정도 함께 가는 것이 아닐까요? 과거 노예들을 생각해보면 과연 우리가 그들보다 심리적 폭력을 더 많이 당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과연 현대인 중에 노예와 역할을 바꾸겠다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요즘에도 채찍질을 당하는 사람이 있나요? 멍석말이를 당하는 사람이 있나요? 왕이나 양반이 지나가는데 고개를 수그리지 않았다고 해서 매질을 당하는 사람이 있나요? 인종차별도 과거에 비해 감소되지 않았을까요? 예를 대부분 육체적 폭력으로만 들었는데, 육체적 폭력을 당하면 심리적 폭력도 함께 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강간은 육체적 폭력인가요 심리적 폭력인가요? 강간율은 과거에 비해 지금이 더 줄지 않았을까요? 저는 거의 확실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나 책도 읽지 않고 이렇게 이야기한다는 것이 많이 부끄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2 13:02   좋아요 0 | URL
고양이라디오 님, 그 생각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강간 후 살인 사건이 많았던 것에 비하면
현재는 강간하고 살인은 하지 않는 사건이 많아졌다면, 과거에 비해 현재는 유토피아라는 말인가요 ?


고양이라디오 2016-03-22 13:10   좋아요 0 | URL
정확히 어떤 생각이 위험하다고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강간율이 줄어든 것이 폭력이 줄어든 것이라 본 것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유토피아라는 말씀은 너무 비약이고요. 강간 후 살인하는 것보다는 강간 후 살인하지 않는 사건이 덜 폭력적인 것 아닌가요?

그럼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똑같이 되돌려 질문드리겠습니다. 강간 후 살인하는 사건이 더 많아져야 유토피아인가요? 저보다 위험한 생각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2 13:19   좋아요 0 | URL
박정희 시대 때도 어르신들은 고양이라디오 님과 똑같은 말을 했죠. 이것아, 옛날에는 밥도 못 먹었는데 요즘은 얼마나 살기 좋으냐. 데모할 생각 허덜덜 말어... 알긋냐... 지금 을마나 살기 좋으냐...

그런데 그때 살기 좋았나요 ?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죠.
그 논리가 맞다면 전두환 시절은 정말 좋았습니다..
이것아, 옛날에는 간신히 밥 먹고 살았는디 요즘은 배 불리 먹으니 을마나 좋으냐. 데모할 생각 허덜덜 말어...


제가 고양이라디오 님 생각이 위험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2 13:36   좋아요 0 | URL
제 말씀을 오해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이 살기 좋아졌으니 데모하지 말고 만족하라고 말씀드린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고요. 설사 저와 박정희 시대 어르신들이 ˝현재가 과거보다 낫다.˝ 라는 사실을 공유해도 제가 어른신들과 같은 주장을 하지 않은 것은 구분해주셨으면 합니다. 사실과 당위를 구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과거보다 현재 살인이 덜 발생한다` 가 사실명제라면 `살인이 덜 발생하니깐 조금은 해도 괜찮아.`는 당위명제입니다.

저는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지 그것을 끌어들여 어떠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저는 과거는 50점인데 현재는 70점이니깐 입다물고 만족하고 살자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는 50점인데 현재는 70점인 것 같다. 고 말씀드리는 것이지요. 현재 70점이라고 해서 만족하라는 주장을 할 수도 있지만 더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더 개선되어야한다고 생각하고요.

사실을 당위로 오용하면 위험한 생각이지. 사실을 사실로서 인식하는 것은 결코 위험한 생각이 아닙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2 14:00   좋아요 1 | URL
네에. 무슨 말씀인지 알고 있습니다. 댓글창에 빠르게 쓰다 보니 곁가지 빼고 댓글 달다 보니 감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런 의도로 댓글을 단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폭력이 감소한다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제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그러니깐 이것은 고양이 님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핑커에 대한 반감인 것이라는 점 미리 말씀 드리고 적 전ㄱ 전개하자면...

보스니아 내전이 터지기 전 유고는 살기 좋은 나라였습니다. 유고 연방은 사회주의 유럽 국가 가운데서도 선진국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모든 것이 풍요로웠고 정치적으로 성숙한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주 짧은 순간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위험한 정치인 한 명이 모든 것을 바꾼 것이죠.그게 바로 보스니아 내전 사태입니다. 이 사태에 대한 잔혹함은 << 네 이웃을.. ) 아 갑자기 생각이 -_-

거기 내용을 보면 내전이 발생하고 나자 아수라장이 됩니다. 이웃(말로 이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옆집 사는 사람)이 딸이 보는 데서 강간을 하고 딸도 강간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이 모녀를 군부대 비스무리한 곳에 대려가 수십 명이 강간하도록 내버려둡니다. 그렇다면 그 이웃은 누구냐... 그 전에는 의사였고 교수였다는 점이 충격입니다. 폭력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숨겨져 있을 뿐 히틀러 같은 인물이 나타나ㅏ 선동을 하면 폭발한다는 점입니다. 보스니아 피해자 들의 진술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 그들은 내 이웃이었다. 아침에 서로 인사하고 파티도 종종 했던 이웃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


제가 뵈 보기엔 핑커는 너무 낭만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형사 뭐시기 연구소에 따르면 강력 범죄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4,50년대 존속살해 사건 수와 지금은 비교도 할 수 없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2 16:59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사실 저도 근현대의 전쟁과 학살 등을 생각하니 스티븐 핑커의 주장에 의심이 듭니다. 폭력성이 인간의 본성이라면 겨우 만년 사이에 쉽게 변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강력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말씀도 일견 타당하다 생각하고요.

하지만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강력범죄율은 어떤가 궁금하네요. 이 책에서 그런 부분도 다루어지고 있을텐데요. 저는 그래도 조선시대, 고려시대, 삼국시대 보다 과연 지금 더 강력범죄율이 높을까 싶습니다. 예전이 훨씬 사법체계나 법질서 경찰 질서가 잘 안잡혀있고 혼란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인간의 본성이 선해졌냐고 하면 저도 의문이 듭니다. 얼마든지 상황이 변하면 인간도 예전과 똑같이 잔혹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현재 인류의 한 개인이 국가든 타인이든 남에게 살해당할 확률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명화 되었다고 생각하고요. 인권이나 생명권, 자유, 평등, 박애 등의 개념이 좀 더 보편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2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o. 시이소오님께

지금 하고 있는 논의는 역사의 진보와도 관련이 있는 이야기같습니다. 어차피 결론이 날 것 같지는 않네요. 저는 역사가 진보한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역사의 진보가 자유의 확대라고 정의한다면요. 물론 역행하기는 하지만 진보하는 방향으로 이동한다고 생각합니다. 천년 단위로 본다면요.

폭력이 감소했는지 않했는지도 이야기해봤자 의견이 좁혀질 것 같지 않네요.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니깐요.

과거 사회에서는 반전운동이라는 개념조차 없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요즘은 테러나 전쟁에 대해 반대하는 의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발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시이소오님도 그렇고 곰곰생각하는발님도 그렇고 모두 폭력에 대해 굉장히 거부감을 느끼고 반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육체적이든 심리적이든 말이죠. 저도 물론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어땠을까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전쟁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평화를 더 추구했을까요? 우리는 1, 2차 세계대전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홀로코스트도 겪었죠. 그로 인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에서 전쟁에 대한 거부감, 두려움이 더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2차 대전 때 가장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하나의 사건만을 따지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려면 시기와 인구비율을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통계를 말한다고 해서 한 인간의 죽음을 경시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집계를 한다고 해서 그 사람 혹은 그 통계처 혹은 그 사회가 생명을 경시하는 것은 아니니깐요.

저도 지금까지 폭력이 감소되어 왔다고 해서 미래에도 폭력이 감소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물론 핑커도 저와 같이 생각할 것이라 거의 확신합니다.(혹시 핑커가 미래에도 폭력이 감소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 말했나요?) 과거의 경향이 미래의 경향을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당장 가까운 미래에 핵전쟁으로 온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폭력이 감소해왔다고 미래도 그럴 것이라고 낙관할 수는 없습니다. 칠면조가 날마다 먹이를 먹어서 내일도 먹이를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은 오류이죠. 내일이 추수감사절일 수도 있으니깐요.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있는 추세일까요? 단기적으로는 그렇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역시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분명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잘 모르겠습니다.

수 억명을 죽이다 수 천명을 죽이는 정도로 감소했다면 인간의 본성이 선해졌다고 생각할수도 있지 않을까요? 무려 10분의 1이나 줄었으니깐요. 하지만 시이소오님 말씀대로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본성이 선해졌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잠재된 폭력은 측정할 수 없으니깐요. 그리고 작은 폭력들도 모두 더하면 오히려 합이 더 클 수도 있고요. 그리고 법이나 윤리 등 사회적인 제도가 달려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니깐요. 하지만 그 사회적 제도를 만드는 것도 인간이며 그것에 영향을 받는 것도 인간이라 생각하면 인간의 본성이 선해졌다고 생각할수도 있지 않을까요? 잠재적 폭력과 작은 폭력들은 측정하기 어렵겠지만요.

책을 읽지도 않고 너무 제가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측면을 보느냐에 따라서 핑커의 의견에 동의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시이소오 2016-03-22 17:10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간만에 일하느라. 마치 중간에 두분토론 붙여놓고 살짝 빠진것처럼 보였겠네요. ㅋ
리뷰 자체가 편협했죠? 아무튼 두 분 덕분에 다시 한 번 폭력에 대해 재고하는 계기가 됐네요. ^^

고양이라디오 2016-03-22 17:55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책도 읽지 않고 두 분과 이야기 나누는 것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보는 관점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 같습니다. 저도 자주 한쪽으로 치우친 리뷰를 쓰기도 하는데요 멀^^

그리고 전 꼭 저자가 공격당하면 옹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ㅎ;; 사실 예전에 스티븐 핑커의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때 `일리가 있다. 그럴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하긴 했습니다ㅎ

좋은 저녁 시간 되세요~^^

시이소오 2016-03-22 18:11   좋아요 1 | URL
일을 마치고 오면서 `왜 핑커는 이런 책을 썼을까` 고민해봤어요. `핑커의 환경이 그런 사유를 추동시킨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빼앗기고, 핍박받고, 항시 폭력에 시달리는 사람이 과연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저 역시 세상사에 당한게 많다보니 이런 주장들에 쿨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참 못났다 싶었습니다. 이성적이라기 보단 감정적인거죠.
좋은 저녁 되시길 ^^

고양이라디오 2016-03-23 23:42   좋아요 1 | URL
누구나 감성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깨닫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이번 논쟁에서 감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이소오님 덕분에 저도 반성하게되네요.

스티븐 핑커도 어마어마한 폭력의 역사를 조사하면서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가 우리와 비슷한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요.

그렇지만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인류의 진보에 낙관적인 희망을 가질 수 있진 않았을까요?

시이소오님의 리뷰를 보고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을 요즘 보고있는데, 독일에서 루터 이후에 종교혁명에서 독일 인구의 4분의 1이 죽었다고 나오더군요. 150년 동안 말입니다. 그 시대에 유럽에서의 종교전쟁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었죠. 30년전쟁이나 100년전쟁등 전쟁이 끊이질 않았고요.

저도 저 두꺼운 책을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alummii 2016-06-20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려고 했는데 망설여지는군요 비판적인 리뷰에 공감합니다

시이소오 2016-06-20 23:52   좋아요 1 | URL
이런 비판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읽으시면 더 재밌지않을까요? ^^

alummii 2016-06-20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00쪽이라...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 힘들어요 ㅋㅋ일전에 700쪽짜리 읽다가 토했어요 진짜

시이소오 2016-06-21 00:49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ㅋ 나눠 읽으시징
^^

비로그인 2017-05-2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커는 ‘폭력이 감소‘했다고 주장하는데 박노자는 ‘폭력이 있다‘로 반박하네... ‘폭력이 감소한다‘와 ‘폭력이 없다‘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자의적으로 논점 조작해서 학자의 국적을 들먹이네요...

시이소오 2017-05-24 06:56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에 박노자는 ‘폭력이 있다‘로 반박한것이 아닙니다. 핑커가 제시한 폭력의 개념으론 현대사회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기에 폭력의 개념을 확장한것이겠죠.

고문으로 맞아 죽고 집단에 의해 성폭행당하는 사람에게 폭력이 줄어들었다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기득권의 노리개 논리‘로 이용될뿐이겠죠



비로그인 2017-05-24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력의 개념을 확장하는 게 ‘폭력의 감소‘설을 반박하지않습니다. 예로 박노자는 ‘‘고문 만 폭력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50억 때리는 것도 폭력이다‘고 하는데 이게 타당한 반박이 되려면 이 주장은 ‘노동자에게 50억 때리는 행위‘같은 종류 (물리적인 접촉에 의한 폭력의 성격이 아닌)의 폭력이 이전시대에 없었다는 전제가 있어야하지만 박노자는 그것에 대해 증명하지않았습니다

비로그인 2017-05-24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노동자에게 50억 때리는 행위‘같은 종류 (물리적인 접촉에 의한 폭력의 성격이 아닌)의 폭력이 전근대엔 없었다고 주장하시는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폭력 개념 확장‘은 ‘폭력 감소설‘을 반박하지 못하는데요...
 
왜 분노해야 하는가 - 분배의 실패가 만든 한국의 불평등 한국 자본주의 2
장하성 지음 / 헤이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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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장하성 교수를 한국의 토마 피케티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한국은 1997IMF이후로 급속히 불평등이 악화되었다. 불평등은 재산 불평등소득 불평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은 재산불평등보단 버는 것의 격차,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

 

2014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8,000천 달러를 넘었다. 그런데 왜 너도 나도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을까. 분배가 불공정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노동자의 몫을 착취했다.

 

전 세계에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는 비정규직.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이런 상황이니 한국에선 고용 안정성이란 게 있을 수 없다. 노동자 세 명중 한 명은 1년 안에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야 되는 게 현실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노동자 회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고용 불안정성의 척도) 거의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2000년 이후 지난 10년 이상 항시 1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대기업 임원들이 거리로 나가 해고 유연성을 높여달라고 애원하며 국민들로부터 서명을 요구하기 바쁘다.

 

노조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졌다?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10.1%. OECD 회원 국 중 31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임금노동자 중에서 중소기업 노동자는 88.1%. 중소 기업 중 노동조합이 결성된 기업은 전체 5.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과 대기업, 언론 등은 툭하면 노조를 빨갱이로 몬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노조 가입률이 높은 OECD 30개 국은 전부 빨갱이 나라냐?!

 

한국은 재산 불평등이 가장 빠른 속도로 악화된 나라다. 전 세계 2위 국가다. 지금의 불평등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원천적 분배재분배를 교정해야만 한다. 원천적 분배는 기업이 한다. 원천적 분배가 불평등한 경우 정부가 나서서 재분배를 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어처구니없게도 정부가 재분배에 나서기는커녕 오히려 기업의 이익을 높이는데 발 벗고 나섰다. 이명박 정부는 대기업 세금 줄이는데 여념이 없었고 박근혜 정부는 직접세를 손대는 대신 서민에게 부담이 가는 담배세와 같은 간접세를 인상했다.

 

저자는 지금의 불평등한 원천적 분배의 시작이 재벌 대기업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정경유착이나 재벌연금보다는 더욱 근본적으로 재벌 집착증재벌 공포증’.

 

재벌 집착증이란 재벌 덕분에 한국 경제가 발전했다, 재벌이 한국을 먹여 살리고 있다, 재벌이 잘되어야 한국 경제가 잘된다, 그래서 재벌은 한국 경제의 미래라는 연쇄적 논리 구성으로 생긴 증상 이다. 재벌 공포증은 재벌이 안되면 한국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우려, 재벌이 망하면 한국 경제가 망한다는 협박, 재벌에게 밉보여서 좋을 것 없다는 보신, 한국 기업을 외국인 투기꾼들에게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애국형 등 복합적이다.

 

재벌 집착증을 치유하는 하나의 방법은 연쇄적 논리 구성에서 한국로 바꾸어보는 것이다. 재벌이 를 먹여 살리고 있다, 재벌이 잘되어 도 더 잘살게 되었다, 그래서 재벌은 의 미래라고 말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되는가?

 

- P276. <왜 분노해야 하는가>

 

재벌이 망하면 한국 경제가 망할까? 외환위기 때 30대 재벌 기업 중 16개가 망했다. 그래서 한국이 망했나? 임금은 시장이 결정하지 않는다.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이 결정한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는 재벌이 공정한 임금을 책정하겠는가. 때문에 정부가 규제해야만 한다.

 

국가의 목적이 무엇인가? 소수만의 풍요를 위해 국민 대다수를 빈곤으로 고통 받게 하는 게 국가의 존재이유인가? 피에르 르장드르는 국가의 목적이란 재생산 = 번식을 보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사키 아타루는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국가의 형식이야말로 가장 먼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은 단지 일본의 사례일 것이라 짐작했다. ‘사토리 세대라는 일본 젊은이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75%의 일본 젊은이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젊은이 행복도 조사 결과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 ‘행복감이 보통 이상이라고 답한 20대와 30대의 비율은 62.9%, 64.2%였다.

 

‘88만원 세대는 이제 30대가 되었다. 20대는 흔히 오포 세대혹은 ‘n포 세대로 불리운다. 이들이 지금 행복하다니! 저자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청년 유니온과 알바노조의 출현은 희망적이다. 청년 유니온이 거둔 단기간의 성과는 눈부실 정도다. 그들은 배달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던 ‘30분 배달제를 폐지시켰다. 또한 커피전문점들의 노동자에게 유급 휴일 수당을 지급토록 만들었다.

 

저자는 청년 세대가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 참여가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비정규직 폐지, 인턴 폐지, 임금 차별 폐지, 보육의 국가 책임, 알바 최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해야 한다. 단지 청년 세대뿐만이 아니라 이 땅에서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살아갈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국가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밑줄 그은 문장

 

p402.

개미 방아(ants mill)’라는 현상이 있다. 군대 개미는 수 만 마리가 군집을 이루고 있어서 부족한 먹이를 찾아 일정한 곳에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이동하는 유목 개미다. 대부분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 개미인데, 뒤따르는 개미는 앞서가는 개미가 남긴 페로몬의 자취를 따라간다. 그러다 맨 앞에 가는 개미가 방향을 잃고 원을 그리게 되면, 뒤 따르는 개미는 앞서가는 개미의 페론몬을 맡아 따라가고, 그 뒤의 개미는 또 바로 앞선 개미를 따라가면서 결과적으로 다 함께 집단적으로 원을 그리며 맴돌게 되는 것이다.

 

한번 개미 방아가 만들어지면, 군대 개미들은 지쳐서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원을 돌다가 종말을 맞게 된다. 앞을 보지 못하는 개미들이 목적이나 정해진 방향 없이 바로 앞에 있는 개미만 무조건 따라가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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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16-03-21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이 특히 개미 방아적이라고 생각하니 이건 공포영화는 비교도 우리가 살고있는 지옥도라고 연상됩니다. 장씨 형제분들의 번갈아 연타가 그치는 그런 날이 오긴 할런지

시이소오 2016-03-21 13:15   좋아요 1 | URL
개미방아에 대해선 언급하진 않았는데 인용문만 보고 척하니 알아 들으시네요^^

2016-03-22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3-22 00:09   좋아요 0 | URL
어구야, 제가 이분들과 비교가 되나요^^; 아무튼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 감사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모든 국민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시이소오 2016-03-22 10:13   좋아요 0 | URL
저도요. ^^

룰루라떼 2016-03-22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머낫~구입하면서 보니까
장하준 교수님이 아니셨네요~하핫!
제가 순간 착칵했어요.워낙에 장하준교수님을 존경하다보니...ㅎ
그래도 빨리 배달되길 기대합니다.

시이소오 2016-03-22 23:09   좋아요 0 | URL
이름이 비슷하시죠 ㅋ